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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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우리는 아주 특별한 학교에 다닙니다 지면기사
아이들에 따뜻한 미래 만들어 줄 '동탄중앙이음터'학부모·교사·주민 참여 공동체 되살리는 공간마을과 마을·사람과 사람 이어주는 소통의 터전질문 하나. 옆집에 사는 아이의 이름은 무엇일까? 질문 둘. 아파트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청소년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도, 선뜻 대답은 쉽지 않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간단한 인사조차 선뜻 건네기 어려운 게 세상이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 줄 아주 특별한 학교를 생각해냈다. 바로 올 11월 동탄2신도시에 문을 여는 '동탄중앙이음터'이다.이음터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같이 다니는 마을 학교다. 학교 운동장은 옆에 있는 공원을 이용해 주민들이 함께 체육대회를 해도 될 정도로 넓다. 5층으로 지어진 복합문화공간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돼 요새 말로 짱짱하다. 도서관, 어린이집, 대강당, 방음실, 동아리실, 조리실, 3D프린터실, 카페, 옥상정원도 준비됐다. 기획 단계부터 고안된 안전시스템은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 배우고 가르치기만 하던 학교가 공동체의 생각과 정을 나누고, 온 마을의 미래가 자라나고 키워내는 곳으로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이렇게 말하는데도 몇몇 사람들은 커다란 문화센터나 단순히 학교 개방 정도를 떠올리며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평생학습 프로그램 몇 개 돌리고, 시설 나눠쓰자고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든 이음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음터는 철저히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운영도 학생부터 학부모, 교사,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담당한다. 이음터에서 아이들은 더 이상 내 관심 밖의 남의 자식이 아니다. 이음터에서 어른들은 '아재'나 '꼰대'가 아니다. 선배이고 선생님이다. 이음터는 말 그대로 마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곳이다. 다 함께 배움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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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수원화성박물관 존재이유 분명해진 특별전 지면기사
"왜, 수원에 박물관이 많지?" 수원에는 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등이 있다. 역사는 뭐고, 화성은 뭘까.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있다. 수원은 정조대왕과 수원화성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도시다. 정조대왕이 손수 도읍을 선정하고 공사를 지휘하고 노후에 머물 공간마저 마련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수원은 그 자체다.수원화성박물관에서 '정조대왕과 수원화성' 특별기획전이 12월 4일까지 열리고 있다. 뜻깊은 전시다. 올해가 정조대왕이 즉위한 지 240년, 수원화성이 완공된 지 220주년을 맞기에 더더욱 그렇다. 또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가 아닌가? 그가 통치한 시대를 건릉성제(健陵盛際)로 불러 조선후기의 태평성대로 추억한다. 건릉은 정조대왕의 이름이고 성제는 융성한 시대라는 뜻이다.이 땅에 왕조가 사라진 지금까지도 호감을 갖고 있는 대표적 국왕이 바로 정조대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규장각 등 20여 개 박물관과 소장처로부터 대여하여 정조대왕의 진면목(眞面目)을 보여주는 맞춤 전시다. 그는 시·서·화(詩書畵)에 능통했다. 수많은 글을 썼으나 서체가 모두 다르다. 그림도 파격적인 구도다. 어찰(御札)도 숱하게 남겼다. 이 모두가 문예군주라는 증거다. 그걸 읽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전시다. 수원화성박물관이 있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정조대왕의 유물을 한곳에 모아 전시가 가능한 것일 게다. 처음 선보이는 유물도 많다. 화홍문 상량문(上樑文)을 쓴 신하 윤숙에게 보낸 정조대왕의 비밀 어찰도 그중 하나다. 문장가로 이름은 높으나 눈병으로 실명(失明)한 신하에게 완성된 화홍문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소상하게 적어, 그에게 상량문을 짓게 한 정조대왕의 신하 사랑과 배려를 읽을 수 있다. 전시는 전시물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숨겨둔 뜻을 헤아리는 것도 유물을 보는 쏠쏠한 재미요 의의다. '화성성역의궤'를 간행한 활자를 보관하는 정리자 활자장(整理字活字欌)도 현존하는 2개 유물 가운데 한 점이 전시되어 당시 활자발전사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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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경기도 100년 기업 육성을 꿈꾸며 지면기사
경쟁력 있는 소상공인 발굴가업 승계할 2·3세 후계자들글로벌마인드 갖춘 인재로 육성道, 지원사업 통해 인력난 해소폐업위기 몰린 기업 재기 돕는'사업정리도우미 프로젝트' 운영지난 13·14일 이틀간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2016 경기도 소상공인 창업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준비된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 소상공인들에게는 홍보와 판로개척 기회를 제공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이번 '2016 경기도 소상공인 창업 한마당'은 도내 144개 소상공인들이 참가해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고 현장 판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 성공사례 특강에서는 2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교육을 수강해 성황을 이뤘다.특히 '경기도 프랜차이즈 육성 지원사업', '청년 소상공인 가업승계 사업', '기술재창업 사업', '경영환경개선사업' 등 경기도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참가한 소상공인들이 대거 참가해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했다.박람회에 참가한 '이만세 삼겹살'은 족발 및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와 삼겹살집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과 삼겹살 소스인 강된장 납품에 대한 상담을 다수 진행했고, 행사 첫날 800인분의 소스를 판매했다. 또한 (주)남순남은 준비한 순대와 족발 500인분을 완판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박람회를 통해 소상공인들 간 제품 공유와 협업을 통해 서로 상생하는 자리가 된 것 같아 행사를 준비한 기관의 책임자로서 기쁘기 그지없었다.박람회에 참가한 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들은 홍보와 판로개척을 위한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번에 다양한 소상공인 제품과 소비자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해 이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올해 초 중소기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 중 40%가 창업 후 1년 내에 폐업하고, 평균 1천588만원의 부채를 떠안는다고 한다. 또한 200년 이상 세계 최장수기업 7천200여개 중 일본이 43.2%를 차지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30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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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하드디스크 믿지 말고 데이터 이중화 절실 지면기사
필자는 업무상 컴퓨터, 스마트폰, CCTV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분석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운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중한 자료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권장하고자 한다.우리는 오래전부터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다. 고객정보, 매출정보, 설계도 등 기업데이터 뿐만 아니라 가족사진 등 개인자료들도 대부분 디지털 형태로 보관된다. 이러한 자료들이 어느 날 모두 사라진다면 어떤 피해가 올까. 데이터 손실 사고의 원인은 외부해커, 악성코드 감염, 내부자 소행, 본인 과실, 저장매체 고장, 자연재해 등 다양하다. 특히 하드디스크, USB 등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도 크게 주목하여야 한다. 복구비용 수십만∼수백만원을 지불하더라도 완벽한 복구를 보장 받을 수는 없다. 일단 모든 업무는 마비되고 앞이 캄캄해 지게 된다. 나아가 기업이 몰락할 수도 있다. 기업 담당자는 사고원인에 따라 징계나 해고를 걱정해야 하고, 심지어 민·형사적 책임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가족사진이라고 하찮게 볼 수 없다. 소중한 추억들은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우리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정답은 '이중화' 이다. 일종의 데이터 보험을 드는 것이다. 약간의 저장비용이 더 투입되더라도, 사고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중화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모든 위협에 대비하여 복제본을 하나 이상 더 저장하여 두는 방법이다. 큰 기업과 기관들은 자체 구축한 물리적, 지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중요한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복제하여 두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기업이나 가정은 사정이 다르다. 물론 저렴하거나 무료인 원격 저장소(예 : 클라우드 동기화 또는 웹 드라이브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다만, 원격저장소 서비스 운영자가 나의 정보를 철저히 보호해줄지 여부가 불안하거나,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따른 번거로움 때문에 이용을 꺼리게 된다. 그렇다면, 최소한 개인이 소장하는 외장형 하드디스크나 별도의 컴퓨터에 복사해 두자.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월 한번이라도 복사해둔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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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규제프리존 특별법제정에 국가 미래 달려 있다 지면기사
수도권 규제완화를 검토했던 정부는 북한과의 접경지역중 낙후지역을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하는 등 경기 동북부지역에 대해서만 규제완화를 추진키로 했었다. 그러나 비수도권지역의 반대가 거세지자 올해 경제정책방향 핵심 콘텐츠로 14개 시도가 선정한 전략사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과감한 규제개혁과 맞춤형 정부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추진은 무엇보다 '규제프리존 지정·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과감한 돌파구가 필요하다.정부의 전략사업 육성방침에 대해 야당이나 일부학자들은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을 겨냥한 것으로 자칫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총선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주요 경제단체와 기업관계자들은 규제프리존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각 지자체별 전략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소비 진작을 활성화하겠다는 각오다. 이는 경제단체 및 무역업계가 환영했다. 하지만 지자체와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는 점이 중심기반이다. 신성장산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신성장 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추진하는 것이 규제프리존이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가칭 특별법 제정이라고 주장하고 싶다.국회 몫이지만 20대 국회가 개원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늘 그랬듯이 정쟁만을 일삼으며 국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우리에겐 절실한 정책임에는 틀림없는데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대 국회만큼 전향적 자세로 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실업, 양극화, 복지재정, 국가부채 등 국가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심축 역할을 게을리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기도 하다. 지금 한국경제는 저성장 기조에 고착되었으며, 순환기적 위기가 아닌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해지고 중국의 저성장 및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움츠러든 기업의 투자를 유발시켜 국내기업의 입지선택 범위를 확대 시켜 나갈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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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박대통령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부패·양극화·도덕적 해이·정치 실종… 불안감만우병우·최순실 비호 등 더 큰 부메랑으로 올 수도 정치·권력운용 방식 전환만이 난국타개 단초 마련20대 총선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났다. 여소야대 국회는 협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으나 결과는 참담하다. 사드 배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 미르와 K 스포츠 두 재단의 이른바 비선실세 개입 정황, 집권당 대표의 단식과 국정감사 파행, 백남기 씨 사망을 둘러싼 책임 규명 등의 국면에서 정치는 철저하게 실종됐다. 노무현 정부 때의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을 두고 또 다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시 비서실장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휘발성이 강한 사안으로 커지고 있다. 당연히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또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의식한 지지층 결집에 이만한 이슈도 없다. 한국정치의 문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블랙홀의 정치공학이 정권 주변의 의혹들마저 덮으리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민심에 대한 심각한 난독(難讀)이다. 대한민국은 국내외적인 미증유의 위기 앞에 아무런 방패없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을 급기야 '지옥'에까지 비유하며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북한 핵의 실전배치는 이제 코 앞이다. 미국은 실질적인 자국 안보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은 그래서 마냥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한반도 상황이 안정되게 관리되지 못하고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상황이다. 각자도생으로 치닫는 사회적 연대의 붕괴,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 양극화와 격차의 심화, 기득 엘리트의 도덕적 해이와 권력을 농단하는 '비선실세'의 의혹은 민심의 이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권 핵심에 기생하여 나라를 좀먹고 있는 무리의 권력 사유화와 농단을 방치하는 야당도 공범이다. 부정의하고 부조리한 의혹의 핵심을 파헤치지 못하는 야당의 무능은 청와대 엄호가 존재가치로 보이는 여당의 친박 핵심과 같은 무게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당나라 후기 시인인 허혼(許渾)의 시 중 '산에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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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대학 문턱이 너무나도 높은 장애학생들 지면기사
비장애인과 같은 교육권 갖지만습득능력 한계 있다고 보는 편견졸업해도 취업문 여는곳 드물고배려 차원의 입시제도도 부족동등하게 경쟁하지만 장애라고종종 입학 불허해 높은 벽 실감내달 17일 2017 대입 수능 시험이 치러진다. 초등학교부터 따지면 지난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단 하루에 쏟아내야 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수능 시험 날 저녁 뉴스를 보면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 직전에 교문을 가까스로 통과하는 수험생,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하루 종일 고사장 앞에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같은 또래 친구들이 대학 시험을 치르는 날에 조용히 눈물짓는 많은 장애학생들이 있다. 얼마 전 '바꿈'이라는 시민단체에서 만든 카드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장애인 교육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취학률은 68.1%인 데 비해 장애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겨우 15.9%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할 때 지극히 낮은 수치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째서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인의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인가?우선 장애인의 대학 진학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장애학생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비장애인과 동일한 교육권을 가지고 있지만, 장애학생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애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전문적 직업을 갖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취업과 관련해 일부 제도적인 지원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편견 없이 장애인에게 취업의 문을 개방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학 내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 시설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학은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투자의 효율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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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태산문정: 태산에서 정치를 묻다 지면기사
맹자에 보면 "공자가 태산을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았다"는 글귀가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 가서 태산 정상에 새겨져 있는 글귀를 보니 공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몇 가지 있다. 아마 공자가 제나라로 갈 기회가 있어서 그 노정에 태산에 올라갔을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공자가 태산을 지나가는데 어느 여인이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를 멈추고는 동행한 제자 중 자로에게 사연을 묻게 하였다. 여인은 "예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고, 다음에는 남편이 물려 죽더니 이번에는 아들이 또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인이 "이곳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공자는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잘 알아두어라, 백성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이것이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는 고사성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의 유래이다. 이 얼마나 처절한 부르짖음인가. 호랑이 곁에선 살아도 너의 곁에선 살 수 없다는 이 울부짖음이!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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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적절한 육류 섭취로 건강을 지키세요 지면기사
오늘날 채식과 육식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책과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MBC 다큐멘터리 '밥상, 상식을 뒤집다-지방의 누명'이 방송된 이후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를 통한 다이어트가 화제다. 이는 채식주의자들에게 그동안 일방적 수세에 몰려 있던 육식주의자들의 반격이라 평하는 사람도 있으리라.하지만 현대 전문가들은 고지방 다이어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채식·육식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질의 균형 잡힌 식단을 권장한다. 이는 채식만으로 신체 활동 에너지와 철, 아연, 칼슘 등 미네랄과 비타민 B12 등 육류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25%를 소비하며 뇌 활동을 위해 고단백질, 고칼로리 식품이 필요하고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육식은 필연적이라고 알려져 왔다.미국 과학저널 e-life에 따르면 2014년 200여 개 국가의 만 18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 평균 신장은 162.3㎝, 남성은 174.9㎝로 아시아에서 가장 컸으며, 남녀 신장 증가 폭도 최상위권이었다. 이러한 급격한 신체 발달은 1970년 국민 1인당 5.2㎏에 불과했던 육류 소비가 2015년 47.6㎏으로 9배나 증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육식은 인류 발전과 우리 국민들의 신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인의 필수적인 먹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육식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부정적 측면은 과다한 육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과 가축의 사양 및 축산물 생산·가공 과정에 사용되는 유해 물질들이 적절하게 제거되지 않음으로써 국민 건강에 위해를 주는 경우다.국내 가축 사육 두수는 소 300만, 돼지 1천만, 닭·오리 1억8천만 마리다. 대량 소비에 맞춰진 대량 생산 체제의 밀집 사육 환경은 가축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으로부터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항생제 등 다양한 약품 사용이 필수가 되어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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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풍성한 가을,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로 초대 합니다 지면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뛰어난 축성술 '천혜의 요새'전통 공연·전시·체험… 걸어보고 만지며 느껴보자호국 역사 되새기고 선대의 정신 계승하는 큰 의미축제의 달 10월! 산하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이맘때면 전국에서 행락객을 붙잡는 다양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경기도 광주에서는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남한산성을 무대로 '제21회 광주 남한산성문화제'가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펼쳐진다. '걸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자! 세계문화유산 광주 남한산성'이라는 축제 주제가 말해주듯 남한산성은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이번 남한산성문화제는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전통문화 계승에 이바지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 남한산성=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약 24㎞ 떨어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삼국시대에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거점이었으며, 한민족의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다. 남한산성은 서기 673년 신라 문무왕(文武王) 13년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을 기반으로, 1624년 조선 16대 왕 인조 때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발 50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을 따라 8㎞ 이상의 성벽을 구축한 남한산성은 17세기 동아시아 성곽축조기술 및 군사방어 기술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요새화된 도시의 표상으로 손꼽힌다. 부속시설을 포함한 성벽 전체 길이는 12.356㎞, 내부 면적은 212만6천637㎡에 달하는데, 전란과 능행, 휴양 등 유사시 임시 수도로 활용하기 위해 성내에 임금이 거처할 행궁을 두었다. 본래 규모가 상궐(上闕) 73칸, 하궐(下闕) 154칸으로 도합 227칸이었다고 알려진 '남한산성 행궁'에는 정무시설은 물론 다른 행궁에 없는 종묘사직 위패를 봉안할 수 있는 건물이 있어 조선시대 행궁 제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천혜의 요새'라 평가받는 남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