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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의 연인]가을
    칼럼

    [시인의 연인]가을 지면기사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함민복(1962~)언어가 미치지 못하는 그곳에 생각이 있다. 가을에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물들이 단풍으로 지기 때문이다. 바람같이 걸리지도 않고 바위같이 들리지도 않는 생각이 걸릴 듯, 들릴 듯 교차되는 시기. 생각이 물들어 갈수록 지나온 과거와 지나는 현재, 그리고 오지 않은 미래는 헛되고 부질없는 생각 속에서 형형색색의 빛깔을 낸다. 거슬러 올라간 거기에는 나와 너도, 너와 나도 외로운 뿌리에서 고요하게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당신 생각을 하며 잠든 당신의 당신도 하염없는 생각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함민복(1962~)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미르재단과 선데이저널
    칼럼

    [월요논단]미르재단과 선데이저널 지면기사

    용의 옛 우리말로 '왕·신' 뜻해비선 실세·측근들, 기업 줄세워급조한 재단법인 의혹 일파만파박 대통령의 주변 관리 걱정돼푸틴의 장기집권 벤치마킹일까국민의 분노하는 현실 직시해야미르와 K스포츠재단. 초미의 관심사다. 제 2의 일해재단으로 불리는 미르(MI-R). 여의도와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설과 주장은 그렇다 치고 미르가 무엇인지,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홈페이지를 찾았다.미르란 '용의 옛 우리말로 주로 왕이나 신을 나타낸다. 심벌의 모티브는 보물 343-5호 반용문전이다. 백제시대 절터에서 출토된 벽돌에 새겨져 있다. 이를 형상화하여 용이 소용돌이치며, 구름을 밟고, 도약하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왕·신·용. 로고나 명칭만을 보면 범상치 않은 재단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드러난 것은 국감 등이나 언론 보도와 같다. 2015년 10월 27일 미르재단은 삼성과 현대차 등 16개 그룹이 486억원을 출연하여 발족한 문화재단이며,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출범했다고 밝힌바 있다.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를 넘어 음식·의류·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이른바 문화예술을 통한 세계화이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자화자찬도 빠지지 않는다. 궁금했다. 누가 이런 것을 기획하였을까. 홈페이지를 보면서 생각했다. 어떤 것을 참고한 것일까.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은 아닐 것이다. 이미 세종연구소로 바뀐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답은 미르(Mir)에 있지 않을까. 미르는 페르시아 등에서는 예언자의 후손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존칭이다. 아랍어에서는 왕자나 사령관의 약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러시아어로 미르는 평화를 뜻한다. 1986년 소련이 발사한 인류 최초의 우주정거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재단을 설립한 이들은 무엇을 벤치마킹한 것일까. 상상했다. 러시아의 '루스키 미르 재단(Russkiy Mir Foundation)'이 아닐까. 2007년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자리를 잠시 물려

  • [춘추칼럼]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
    칼럼

    [춘추칼럼]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 지면기사

    미·중 갈등에 눈치만 보다간 끌려다닐 수 밖에…北도발 강력대응 했다면 이제는 협상카드 쓸 필요새 분위기로 북핵문제 해결국면 진입시킬 수 있어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면이 더욱 길어진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며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구도의 틀이 바뀔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후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특히, 최근 상황을 보면 한반도가 전장화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벌였다. 지난달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미국은 확장억지의 일환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악화일로의 환경에서 북한은 주변 상황과 정세 변화를 적극 활용하며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의 강력한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우리는 군사적·안보적 대응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 역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하여 적절히 자신들의 패권과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은 미·중 간의 전략적 이해에 따른 경쟁·대립이 정리되기 전까지 한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정상화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는 것에 일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한 함경북도 북부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입혔음에도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을 거론하며 대북 수해 복구 지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그러나 북핵문제는 제재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감안하고 제반상황을 따져 볼 때, 북한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얼마나 가능한지 의문이다. 지속적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온 북한을 더욱 강력한 제재로 변화를 갖게 하는데는 한계가

  • [발언대]자살공화국 오명, 따뜻한 관심으로 씻어버리자
    칼럼

    [발언대]자살공화국 오명, 따뜻한 관심으로 씻어버리자 지면기사

    '자살공화국', 잊혀 질만하면 한번씩 회자되는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오명이다. 하지만 뜬금없는 오명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명백한 사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하고 그 수치가 계속 증가추세이니 엄청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필자가 시흥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하루 평균 300∼400건의 112 신고를 접하게 되는 바, 올해 9월 한달동안 시흥경찰서 관내에서 '자살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신고가 78건이 접수되었다. 기타 자살을 암시하는 신고까지 포함하면 더욱 그 건수는 늘어난다. 하루평균 2~3건의 명시적 자살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자살신고가 접수되면, 최소 30여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자살의심자를 구조하기 위해 투입이 되고 위치값·핸드폰 추적 등 국민 생명과 관련된 중대범죄 신고로 간주, 모든 가용 인력과 최첨단 수사 기법까지 동원이 된다.지난 8월 인터넷 자살카페 운영자가 초등 5학년 여학생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살을 공모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자살 유해정보가 공유되고 자살을 부추기는 내용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자살정보의 공유는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자살카페운영자는 자살방조죄나 미수의 죄를 물을 수 있고, 자살 교사 또는 방조하는 행위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그 행위에는 적극적·소극적·정신적·물질적 모든 행위나 방법이 포함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함께 사는 우리 이웃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미리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한다. 주변에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자주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아? 잘 지내지?"와 같은 주변의 관심어린 말 한마디가 인식을 바꾸고 삶을 이어가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기고]농업·농촌은 '인류의 보물창고'
    칼럼

    [기고]농업·농촌은 '인류의 보물창고' 지면기사

    누렇게 익은 황금들판을 바라보면서 마냥 흐뭇한 미소를 머금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108년 만의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튼실한 열매로 대풍(大豊)을 이뤄낸 생명의 경외감도 무색하게 농업인들 근심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올해 벼 재배면적이 77만㏊로 지난 해에 비해 대략 2만㏊가 감소했다. 하지만 양곡 창고마다 재고가 많아 재배면적 감소가 쌀값 지지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매년 이맘때면 갖게 되는 불편한 마음이 여기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275만 명의 농가인구가 2025년에는 201만 명까지 줄어들고, 107만호의 농가호수는 95만 호로 감소한다. 또한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현재 39% 수준에서 47%까지 증가하고, 농가소득은 약 600만원 정도 늘어난 4천330만원에 머물 것이란다. 농업·농촌에 깊은 애정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우울한 전망이 아닐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국내 곡물 자급률은 24%로 34개 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최근 잦은 기후변화로 국제 곡물가 변동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자원화 추세도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콩 자급률은 8.7%, 밀과 옥수수는 1% 미만으로 식량안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는 '농민독본'을 통해 농민이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은 그 자리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이며, 농민의 세상은 무궁무진하다"고 호소했다. 산업화로 농업·농촌이 겪게 될 어려움을 예견하면서도 농민과 농업의 역할, 희망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이다.사실 농업과 농촌은 엄청난 가치와 의미를 지닌 생명 창고다. 식량생산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전통문화, 지역 공동체 유지, 수질개선, 담수효과 등 다원적 기능이 넘쳐나고 공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 공익적 가치는 무려 252조원이라고 한다. 도시민들에게

  • [풍경이 있는 에세이]친근한 한·일관계 지속 필요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친근한 한·일관계 지속 필요 지면기사

    故김용성 목사 일본인 아내들 구제월드컵·한류·대지진 복구지원…한·일, 친했었는데 갑자기 '냉각'양국의 앞날·아시아 미래 위해선경제·문화·관광·청소년 등더 많은 풀뿌리 교류 이뤄져야"우리는 죽어 한국의 흙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혼령만은 조국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한·일간 슬픈 역사에 휘말려 지옥 같은 삶을 살아온 그녀들, 경주 나자레원 부용회(芙蓉會) 할머니들의 외침이다. 부용회는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가 해방 뒤 버림받고 내쳐진 일본인 아내들의 모임이다. 현재 나자레원에는 23명이 거주하고 있고 평균 나이는 93세이다.나자레원 설립자 고 김용성 목사(1918~2003년)는 독립운동가인 선친이 일본군에 의해 검거돼 살해당했음에도 갈 곳 없는 일본인 아내들을 삶의 나락에서 구제해 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또한 한국인들은 전혀 모르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정의를 위해 일제 당시 조선인을 후원한 일본인들이 의외로 많다. 일례로 3·1 독립선언의 토대가 된 동경 YMCA 회관 조선 유학생들의 1919년 2·8 독립선언 당시 일본 경찰에 체포된 우리 유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조국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변호하고 지원한 후세 타츠지 변호사(미야기현 출신) 등이다. 후세 변호사는 조선인을 돕는다는 이유로 옥살이, 변호사 자격정지, 아들까지 수감돼 옥사를 당하는 등 일본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2004년에야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된 인물이다.나자레원 설립자 김용성 목사의 선행은 아키타현의 일한친선협회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한 일본 무용가 마츠시마 케이쇼씨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는 김 목사 생전인 1986년부터 경주 나자레원 지원회를 창설해 대표로 활동해오고 있다.그는 현지에서 일본무용을 포함한 토크쇼를 개최하는 등 모금 활동을 해 나자레원을 방문하거나, 김 목사 선행을 널리 알려 혐한정서를 완화해 왔다. 또한 현재까지 40회 넘게 한국을 방문해 일본에서 모은 기부금 6천만엔(6억원)을 기부해 왔다. 마츠시마 씨는 슬픈 역사의 삶을

  • [경제전망대]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
    칼럼

    [경제전망대]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 지면기사

    20~30년 전만 해도 기업경영은선택과 집중전략이 옳았지만현재는 급변하는 환경으로불확실성에 대비 사업구조의균형과 분산이 더 절실하다과거·미래 경영이 같지않기 때문지금은 작고한 미국의 경영대가(management guru) 피터 드러커를 흠모한 나머지 영어의 중간 이름을 드러커라고 지은 유명 기업인을 안다. 그 이름이 적힌 명함을 내밀었을 때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현대 기업은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경영학은 미국인들이 발전시켜왔다. 그들을 따르려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우리 대기업 오너와 전문 경영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경영자라면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잭 웰치일 것이다. 그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으로 대표되는 당대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경영자다. 1등이 아니거나 핵심 경쟁력과 무관한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해 회사를 회생시켰다. '잭 나이프'라거나 '중성자탄'이라는 그의 별명이 재계에서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우리 기업이 지금 처한 상황 때문일 것이다. 경영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구조조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대변되는 잭 웰치식 다운사이징은 과연 언제나 옳은 선택일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대기업을 보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하나는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하에서 눈에 두드러지게 사업 영역을 축소하고 있다.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파는가 하면, 계열사 추가 매각도 고심 중이다. 금융 계열사들이 보유한 알짜 부동산마저 팔아치웠다. 물론 이는 전자와 금융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함이다. 전자의 경우도 현재 주요 수입원인 휴대폰과 반도체에 집중하고, 미래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데 대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불량 문제가 터지고 보니, 갑작스럽게 언젠가 꾸게 될지도 모를 악몽 하나가 떠올랐다. 전자와 휴대폰에 올인했는데, 혹시 이 사업들이 잘못된다면? 이는 삼성그룹 구성원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를 불안하게 하는 시나리오에

  • [발언대] 농자천하지근본(農者天下之根本)
    칼럼

    [발언대] 농자천하지근본(農者天下之根本) 지면기사

    쌀은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식량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오랜 역사와 삶을 함께해 온 에너지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이다. 마을마다 쌀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됐고 협동과 상부상조의 지혜를 배워왔다.하지만 일제 강점기 많은 양의 쌀이 공출되는 바람에 백성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했다. 또 1970년대까지 만성적인 식량 부족으로 봄이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다. 당시 정부에서는 혼·분식을 장려하고 쌀막걸리를 못 담그게 하는 등 쌀소비 억제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쌀이 남아도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쌀 소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우리 국민이 밥을 덜 먹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980년 132.4kg이었던 것이 2000년 93.6kg으로 줄었고 2015년 62.9kg으로 줄어 30여 년 새 절반 이하가 됐다. 쌀 수급동향을 보면 2015년 전국 쌀 생산량은 433만t인데 반해 수요량은 397만t으로 약 36만t이 초과 공급되고 있다. 1인당 소비량 62.9kg은 하루 172g이며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약 100g이므로 하루 2공기를 못 먹는 것이다. 요즘 쌀값이 떨어져 20kg 한 포에 4만원이면 살 수 있지만 가장 비싼 이천쌀 6만원을 예로 들어도 한 끼에 들어가는 쌀값은 고작 300원이다. 하루 2끼 먹을 경우 600원이면 되는 것이다. 물론 반찬값이 따로 들긴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이 하루에 3잔은 마셔야 하는 커피값에 비할까? 3천원하는 생맥주 한 잔이면 5일 치 쌀을 살 수 있다. 경기도는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쌀 생산 감축과 소비 활성화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5년 8만2천㏊이던 벼 재배면적을 매년 약 3천㏊씩 줄여나가고 쌀 소비 판촉활동과 캠페인, 쌀 가공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벼 재배면적 감축을 통해 매년 쌀 생산량을 1만5천t씩 줄여나가고,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매년 약 2천300t의 벼 우수품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논에 벼를 심는 대신 콩, 감자

  • [기고] 소상공인 생존권·지역경제 위협 '부천 복합쇼핑몰' 입점계획
    칼럼

    [기고] 소상공인 생존권·지역경제 위협 '부천 복합쇼핑몰' 입점계획 지면기사

    최근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극화 문제로 심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더욱 고착화하여 자영업자의 생계와 일자리, 근로자 간 임금격차, 지역 경제침체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시간이 거듭될수록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부천시가 상동 호수공원 근처의 영상문화단지에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이 부천의 소상공인은 물론, 부천에 인접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등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에 커다란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심히 우려스럽다.인천시의 경우 2014년 자영업자 수가 32만명에서 2015년 29만7천명으로 7.2% 급감하는 등 이미 자영업자의 폐업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부천에 들어설 신세계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과 쇼핑몰, 전문점, 시내면세점 등 다양한 형태의 대형유통점이 들어설 계획으로 인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경영상황과 복합쇼핑몰의 규모와 파급력 등을 종합 고려해 볼 때 쇼핑몰 주변의 인천지역 소상공인 상당수의 폐업과 이에 따른 인천지역 경제의 악영향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문을 연 후 반경 15km 이내의 상권 매출은 평균 46.5% 감소했으며, 음식점은 80%, 의류는 58.8%, 식료품 및 담배판매점은 43.1% 줄었다고 한다. 또한 2014년 서울시립대 성낙일 교수의 논문을 보면 대형 할인마트 1개가 추가로 문을 열 때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은 22.03개, 전통시장으로 상징되는 식료품 소매점은 20.1개, 전체 소매업 사업체는 83.3개가 감소한다고 한다.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진입은 주변 상권 매출의 감소뿐만 아니라 주변 소매업체들의 폐업까지 유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반경 800m 거리에 있는 삼산시장과

  • [경인칼럼] 인천N방송은 실패했다
    칼럼

    [경인칼럼] 인천N방송은 실패했다 지면기사

    문화·콘텐츠사업을 경제·산업적 접근 '잘못된 출발'동네 유튜브를 글로벌 유통플랫폼 처럼 '과대 포장'市, PP전환·시청자미디어센터 참여 등 해법 찾아야"10월 7일 인천방송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갖습니다. 패널로 꼭 참석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인천N방송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테크노파크 본부장은 우리 센터 발전협의회 14명 위원 중 한 분이다. 인천N방송의 향후 운영방안을 놓고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한단다. "난 사실 이 센터장님처럼 인천N방송에 비판적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꼭 참석해주길 바랍니다." 아쉽게도 일정이 겹쳐 모레 열리는 토론회에는 참석하질 못한다. 대신 이 지면을 빌려 생각을 보태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천N방송은 실패다. 정부와 인천시가 적지 않은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기관장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지만, 운영진이 의욕을 활활 불태웠지만, 실패했다. 콘텐츠가 없고 보는 사람이 없다. 인천N방송은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통신융합 공공서비스 시범사업이다. 인터넷 인프라에 소규모 방송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다. 채널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당초 이 사업의 목적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정보 제공, 동호회와 교회 등과 같은 비개방적 이용자그룹을 위한 소규모 방송서비스 제공,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홈쇼핑서비스 제공에 있었다. 한 지역 울타리 안에서 그 지역의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를 편리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동네 유튜브'의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설계됐다. "태생적으로 소박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2015년 11월 4일 경인칼럼 'KBS 인천지역국이 필요한가?')인 것이다. 인천N방송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작용했다. 첫째, 처음부터 번지수가 틀렸다. 인천N방송은 하나의 문화현상이며, 콘텐츠 지향 사업이다. 그런데 엉뚱한 프레임으로 접근했다. 시의 주관부서가 창조경제를 담당하는 경제정책과였다. 지금도 신성장산업과가 담당한다. 문화현상과 콘텐츠사업을 경제적·산업적 관점에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