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를 통한 신경제 공간구조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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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를 통한 신경제 공간구조의 창출 지면기사

    테크노밸리사업 성공 위해선새로운 도시개발 방식을 찾아 입주 기업에 다양한 지원책 필요과밀억제권역에 조성되므로규모·용도 철저히 계획하고비수도권 전문가도 참여 시켜야최근 들어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인해 안보상황이 매우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경기 북부지역은 다양한 지역발전사업의 추진으로 인해 큰 희망에 부풀어 있다. 포천의 K디자인빌리지, 연천의 따복산단, 고양의 K-컬처밸리, 경기북부테크노밸리 등 유사 이래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계획들이 발표되었다. 이 중에서도 경기 북부지역주민에게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사업은 7개 시·군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사업이 아닌가 싶다.이렇게 경기 북부지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경기북부테크노밸리 대상지는 고양시로 선정되었다. 경기북부테크로밸리는 고양시 일산구 일원 30만~50만㎡의 부지에 경기도·고양시·경기도시공사가 공동개발할 예정으로 약 1조6천억원의 신규투자로 1천900여개의 기업유치와 1만 8천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경기도에서 발표했다. 파주LCD산업단지가 접경지역의 작은 도시 파주를 첨단산업의 메카로 탈바꿈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경기북부테크노밸리는 고양뿐 아니라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 북부지역의 도시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테크노밸리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입주할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무엇인가에 달려있다. 이 다양한 지원책은 사업방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양은 수도권정비계획법 상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업단지로 개발하지 못하고 도시개발법에 의한 개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단지로 개발하지 못한다는 말은 산업단지로 조성할 때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도로와 공원 등의 기부채납비율이 상대적으로 산업단지보다 높아 조성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당연히 기업의 매력이 상실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더라고 기존의 도시개발사업보다 발전된 새로운 방식을 찾아,

  • [기고] '인천발 KTX' 새로운 인천의 희망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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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인천발 KTX' 새로운 인천의 희망길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2004년 4월 1일 KTX 개통으로 바야흐로 고속철도 시대를 맞이했다. 고속철도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안전성·고속성·정시성이 우수하고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 수송·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 지역 간 이동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으로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특히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변화시켜 국민들의 이동 편의 증진을 도모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토의 균형 발전, 교통혼잡 완화, 물류 및 에너지 비용 절감 등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정부도 주요 거점 간 고속이동 서비스 제공이라는 정책 목표에 따라 고속철도 수혜지역 확대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인천은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과 항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도로와 철도가 서울과 경기도 위주로 건설·운영됐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인천시가 비약적인 발전과 다양한 철도망을 구축했음에도 이에 걸맞은 고속철도 서비스 수혜는 받지 못했다. 인구 300만명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임에도 인천시민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속철도 노선이 없어 인근 도시인 광명역을 이용하거나 서울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왔다.우리 시는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인천발 KTX 사업을 대표 공약사업으로 정하고 인천의 고속철도 신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역량을 결집해왔다. 국토교통부의 고속철도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 수행, 인천·경기지역 국회의원 공동 주관으로 KTX 건설 조기 착공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 건의 등 국회·중앙정부·지자체·인천시민과 합심하여 긴밀히 협조하고 노력했다.그 결과 지난 6월 27일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인천발 KTX 직결사업이 반영됐고, 7월 8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는 우리 시가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이뤄낸 것으로, 통상적인 행정 절차보다 1~2년 앞당겨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인 사례가 없는 기록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는 인천발 KTX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

  • [자치단상] 열정 융합 희망 증폭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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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열정 융합 희망 증폭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지면기사

    일자리조차 없는 젊은이들에게 '도전 기회' 제공빈 상가 채워지고 활기 되찾아 '도시재생' 기여현재 30개인 '청년큐브' 300개로 확대할 계획근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근심은 청년실업이다. 고용없는 성장, 그나마 낮은 성장률의 지속으로 일자리가 늘지 않는 데다 새로운 일자리 기회조차 청년들이 소외되는 상황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그들에게 도전할 기회가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청년들은 여전히 큰 희망과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전부터 청년들의 이런 희망과 열정을 응원하고 싶었다. 사회가 조금만 도와주면 청년들이 받은 도움의 몇 배를 사회와 기성 경제에 돌려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그들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자 했다.작년 말부터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사업을 시작했다. 안산에 있는 대학 부근 공실 상가를 임대해 도전적인 대학생 및 청년들에게 창업활동공간과 교육·멘토링 등을 안산시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지원하면서도 청년창업자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현재 2개소(한양대 정문 앞 1개소, 서울예술대 부근 광덕시장 1개소) 30실에 100여 명의 청년들이 IT와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13개 창업기업에서 1억6천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고, 게임·앱 개발 및 제품 출시도 잇따랐다.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재생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응하듯, 빈 사무실이 청년들로 채워지면서 침체됐던 인근 상가들도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상인들과 주민들도 청년들을 반긴다. 허름한 상가건물이 청년들로 북적이자 건물주인이 승강기를 만드는 등 건물을 재단장한다. 청년들이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 또는 마을, 더 나아가 도시를 더욱 젊고 활기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청년큐브'라 불리는 창업공간을 청년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던 것은, 청년들이 '청년큐브'에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기업을 만들고 또 '청년큐브'간 다양한 융복합이 일어나 더욱 성장하고 그것

  • [열린마당] 주부는 우리의 새로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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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주부는 우리의 새로운 미래다 지면기사

    어둠이 사라지고 햇살이 동네 안을 기웃거리기 시작할 때 이 곳 공원 안은 잠들었던 모든 기운들이 되살아 움직이며 바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잠이 없는 어르신들은 해가 조금 비치기만 해도 모두 신발 끈을 단단히 잡아매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다. 여섯시 즈음 간이무대가 마련된 한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마음씨 넉넉하게 생긴 기체조 선생님께 공손하게 인사를 한 다음, 편안한 곳에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몸을 푼다. 이곳 공원에서는 꽃들이 만발하고 만물의 생기가 살아나는 4월에서부터 10월까지, 월요일에서 금요일 아침 6시가 되면 어르신들을 위한 기체조 교실이 열린다. 손가락을 풀고 허리를 돌리고 더러는 정지하는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몸을 다스리는 새벽의 시간은 공기방울처럼 상쾌하다. 공원의 아침 시간은 어르신들의 운동과 산책, 담소로 느긋하면서도 여유롭다.어르신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무렵이면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새댁들로 다시 공원 안의 공기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물방울처럼 싱싱한 아기들의 웃음과 천지를 진동하는 울음소리는 태초에 신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셨을 때나 들렸음직한 소리의 문양들로 와글거린다. 또래 아기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아기에게 일광욕을 시킬 겸, 엄마들과 세상 사는 정보도 함께 나눌 겸 유모차 부대를 이루면서 삼삼오오 그늘 속에서 지난밤의 모자라는 잠을 수다로 날려 보내기도 한다. 오전의 시간이 지나가면 공원 안의 놀이터로 모여드는 유년의 아이들은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막론하고 모두가 액티브하다. 공원 안 놀이터는 웬만한 놀이공원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마치 소인국을 탐험했던 걸리버처럼 모험과 스릴로 아이들의 오후는 즐겁다. 아이들의 시간이 지나가면 공원 안은 청소년들로 붐빈다. 방과 후 딱히 갈 곳도 없는 청소년들로 이용자들의 세대가 자연스럽게 교체되는 것이다. 공원을 찾아온 청소년들은 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햇살 아래 꽃보다 더 싱싱한 믿음으로 공원 안을 꽉 채운다.공원은 새벽 어르신의 나라에서 새댁들의 오전 시간으로, 다시

  • [시인의 연인] 연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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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연밥 지면기사

    천 개 손을 뻗어만 개 꽃을 피우더니놓인 손목에선피도 뚝 뚝 흐르더니어느새진흙밥 짓고쑥쑥 올린저 골반들!정수자(1957~)식탁은 삶과 죽음을 한 눈에 보여주는 실존의 민낯이다. 그곳은 한 끼 식사가 되기 위해 자신을 죽이고 놓여있는 존재와 그것을 섭취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공존한다. 인연의 관점에서 모든 사물은 서로 관계 맺으면서 생성되고, 변화되며, 소멸하는 이치를 볼 수 있다. 마치 연꽃의 생태와 같이 "천 개 손을 뻗어" 줄기로 맺은 인연은 "만 개 꽃을" 생성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손을 놓으며 "놓인 손목에선 피도 뚝 뚝"흘리면서 변화한다. 드디어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진흙밥'을 지어 바칠 때 완전히 연소될 수 있는 것이다. 연밥은 연꽃이 "쑥쑥 올린' 땅의 골반에서 나온 보살이 틀림없다. 오늘 아침 허겁지겁 먹은 당신의 식탁도 그러하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정수자(1957~)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 한글로 피어난 여성들의 애절한 사연들
    칼럼

    [월요논단] 한글로 피어난 여성들의 애절한 사연들 지면기사

    문학·생활·사회 등 여러방면을밝혀내는 귀중한 기록유산으로애틋하고 진솔한 내용과 함께서체의 다양함과 아름다움이앞으로도 전통한류로서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가 될 것세종대왕의 한글창제가 우리 민족이 자긍심을 갖게 하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당대에도 한글이 임금으로부터 양반, 서민, 여성들 그리고 천민 계층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한글 : 소통과 배려의 문자'라는 주제로 조선왕실도서관인 장서각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전시장 안에는 장면 장면마다 섬세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글은 어느 한 계층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계층 간의 소통과 배려 그리고 화합을 지향한 문자였다. 특히 모든 계층에서 사용된 한글편지는 안부와 정감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역시 말이 다른데 글을 남의 나라 글로 쓴다는 것은 사용하는 어휘가 달라 엄청난 한계가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한글 자료들을 보면서 새삼 한글이 없었다면 이렇게 애절하고 애틋한 사연들이 기록될 수 있었을까 하는 안도감과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읽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은 아버지가 딸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시할아버지가 손자며느리에게 그리고 여성 자신들이 그 가슴 속 깊은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한글은 여성의 문자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은 더 이상 글을 읽는 독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뜻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편지뿐 아니라 문서 및 각종 기록을 직접 작성하면서 문자생활의 영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갔다.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는 음식, 의복, 제사 등을 비롯하여 그들의 한평생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 남겼다. 한평생 규방의 생활을 기록한 고행록, 음식조리법에 관한 기록, 관가에 억울함을 호소한 소지, 원정, 상언 등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비로소 한글이 창제됨으로써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

  • [김준혁의 역사산책] 파리동양어학교 도서관의 한국 서가(書架)
    칼럼

    [김준혁의 역사산책] 파리동양어학교 도서관의 한국 서가(書架) 지면기사

    2016년 7월 1일. 프랑스 파리 동양어학교 도서관에 있었다. 파리동양어학교는 루이 16세때 아시아로 파견하는 외교관을 위하여 언어를 집중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만든 349년 교육기관이다. 이 교육기관에서 양성된 수많은 외교관과 제국주의 국가 건설의 신봉자들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조선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아시아를 식민지화 하거나 국제 교류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얻겠다고 치밀하게 준비한 프랑스 사람들을 생각하면 무섭기 그지없다. 유로 2016 축구대회 열기로 가득한 시기에 이곳을 찾아간 것은 특별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이곳에 한글로 작성된 정리의궤(整理儀軌) 때문이다. 이 정리의궤는 주한 프랑스 초대공사인 블랑시(Collin de Plancy)가 구입하였다가 자신의 모교에 기증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너무도 잘 알려진 수원에서 개최된 혜경궁 홍씨의 회갑진찬연을 비롯한 8일간의 화성행차가 기록된 글이다.이 의궤는 매우 귀중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파리동양어학교에서 한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를 포함한 4명의 방문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자 하였다.필자는 이곳에서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한글본 정리의궤를 본 것 때문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파리동양어학교 도서관을 관람하고 나서였다. 전 세계의 수많은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고, 전 세계인들이 전문적으로 혹은 대중적으로 공부하고 책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파리동양어학교 도서관이었다. 우리들에게 호의를 베풀기 위해 아시아담당관은 개방된 아시아 서가로 방문단을 안내했다. 그는 자신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에서 간행된 역사와 문학을 비롯한 여러 책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한국 서적들이 꽂혀있는 서가는 아시아관 가장 뒤편에 있었다. 그런데 기대한 서가의 책은 달랑 2개의 서가에 그것도 상단부 2~3칸 정도만 있을 뿐이었다. 한국 서가 옆으로 일본 서가와 중국 서가가 있었는데 일본 서가는 한국 서가의 10배가 넘었고, 중국 서가는 그 이상이었다. 완전히 충격이었다. 유네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애 이야기를 듣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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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애 이야기를 듣는 밤 지면기사

    열심히 사랑하다 어렵게 이별또다시 사랑을 기다리지만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아프지만 그것을 확인했다는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온도는조금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지난 한달만큼 연애에 대해 말하고 생각해야 했던 계절이 있을까. 최근 출간한 책에 '연애'라는 단어가 들어가고 표제작이 옛 연인의 재회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작품 속의 연애와 나의 연애 그리고 세상의 대체적인 연애에 대해. 이렇게 하면 내가 연애에 대해 꽤 많이 아는 사람 같지만 사실 떠올려보면 즉흥적으로 사랑했다가 별안간 마음이 돌아섰다가 결국 뼈아픈 이별을 해야 하는, 우리 대부분이 겪는 그런 '연애 젬병'에 불과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것에 능수능란한 사람이 몇이나 되나. 그래서 소설에서의 연애란 그것이 얼마나 처참하게 실패했는가를 다룰 뿐, 흥미진진한 연애의 성공담을 담아내는 데 주력하지는 않는다. '보바리 부인'에서는 한 여자의 환상과 욕망 속에 깃들어 자신을 파괴해 들어가는 사랑의 속성을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묘파하고, '제인 에어'에서는 숱한 불행을 넘어서 마침내 두 눈이 멀어버리는 비극 앞에서야 완성되는 사랑의 고된 여정을 다룬다. 그런 사랑의 어려움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아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번 우리의 한계를 넘는 일이다.지난주 독자와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참석하는 분들에게 옛 연애의 사연과 그것과 관련한 물건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일종의 입장료인 셈이었는데, 그렇게 조건이 달리자 신청을 주저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그런 기획을 한 건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독자와 작가로 만나서 내 이야기를 듣다가 돌아가는 분들도 고맙지만 한번쯤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처음 3명이었던 신청자들은 강독회 직전에는 조금 더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사연과 사진이 도착했다. 남색 스웨터, 디지털카메라, 일기장, 주고받은 편지들… 사진을 하나씩 열 때마다 마음 어딘가가 조금씩 흔들렸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사랑하고 이별하면서

  • [열린마당] '경인신공 NIE' 학부모 연수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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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경인신공 NIE' 학부모 연수를 들으며… 지면기사

    광릉중학교에서 지난 5월부터 '경인신공 NIE 학부모 연수'가 진행 중이다. 남양주시 진접 일대 학부모 20여명이 때아닌 열공 분위기에 후끈 달아올라 있다.한국언론진흥재단 김현경 미디어 강사의 주도아래 '미래사회와 NIE-신문과 교과 속에서 만나는 미래교육' 등 10강이 열려 지역내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이 좋다. 평소 책이나 신문, 잡지를 즐겨 읽었으나 이번 학부모연수를 들으면서 신문활용교육이 서술형 논술형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제목을 읽고 문장을 만들고 6하 원칙에 의해 핵심내용을 정리하면서 글을 제대로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까지 실습이 이루어졌다.현재 학교수업에 이미 미디어 영역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며 미디어 교육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육에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NIE(신문활용교육)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주변 아이들에게도 좋은 학습교재로 활용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강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주위 학부모께 함께 듣기를 적극 권했다.같이 강의를 듣고 있는 학부모들도 유익하고 즐거운 강의에 매우 만족해해 더 흐뭇했다. 멀리 퇴계원에서 오신다는 한 학부모님은 "이곳에 오는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금요일이 되면 힐링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오게 된다"고 말했다. 강의를 듣는 동안 우리 사회문제에 대해 학부모와 학부모, 학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됐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느꼈다. 같은 부모 입장에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질문하면서 거기에 알맞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학부모 발표시간에도 매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아 나를 더욱 분발하게 하고 이런 분들로 인해 더욱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주 1회 운영된 강의지만 매번 새로웠고 NIE 수업을 통해 평소 딱딱하게 느껴졌던 신문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신문을 활용하면서 공부도 하고 정보도 얻으며 신문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우리 아이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데

  • [춘추칼럼] 사드 배치 결정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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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 사드 배치 결정의 자충수 지면기사

    '한·미·일 對 북·중·러' 새로운 냉전구도 예고최첨단무기 '각축장' 되면 평화통일 멀어질 듯건강문제·님비현상 만만찮아 내부 갈등 우려지난 8일 한미 정부 당국은 한국에서의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발표 시기와 배치 후보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갑작스런 결정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측보다 미국측이 서둘렀던 느낌이다. 지난 1년 동안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은 적극적이었고 한국은 소극적이었다. 미국은 중국·북한·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2017년까지 한반도의 사드 배치 완료라는 전략적 목표가 세워져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 임기말에 동북아지역에서의 안보적 성과가 필요했다. 내년도에는 박근혜 정부의 임기 말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와 같은 중요한 결정이 어렵다는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한미 당국은 사드 배치의 목적이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얼마만큼 실제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느냐의 논란이 많다. 사드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요격에는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사드는 아직 완성된 무기체계가 아니고 개선해 나가는 진행형의 요격체계이다. 지난해 3월 미국 국방부 소속 길모어 미사일운용시험국장은 사드의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천~3천㎞까지의 중거리미사일이다. 북한이 우리측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은 사거리가 500㎞ 내외의 탄도미사일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X-밴드 레이더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요격하는 데는 별로 효과가 없음을 보여준다.중국은 한국에 사드 배치 결정의 철회를 요구한다. 사드 배치시 필요한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압박 메시지도 보낸다. 경제적·외교적 대중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현실에서 사드 배치가 불러올 파장은 크다. 한중관계의 악화는 시간문제다. 중국은 한류와 관광객과 같은 사회문화 분야에서부터 경제·외교 분야로 압박 수위를 높여 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