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기고] 메르스이후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방향
    칼럼

    [기고] 메르스이후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방향 지면기사

    지난해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발생해 전국이 감염병 위기 상황이었으나,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천은 감염자가 없어 청정 지역을 유지한 바 있다.메르스로 한국 사회의 유행을 포함해 2012년 4월부터 2016년 1월 21일까지 총 26개국에서 638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총 18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이 중 38명이 사망했으며, 1만6천명이 넘는 인원이 자가격리 또는 시설에 격리조치 됐다. 첫 환자 발생부터 상황 종료 시까지 직접적인 피해와 관련 산업에 끼친 간접적 경제적 손실 규모를 합하면 그 피해액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대처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과 중앙정부의 방역조직체계 개편, 지방과 중앙의 지휘체계 혁신, 의료기관의 응급실 과밀화 해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응급실 호흡기계 감염병 환자 격리시설 보완, 공공의료체계 확대 등의 의료체계 개선, 사회적 관행인 병문안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으로 과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예전과는 다르게 해외 유행 감염병이 대륙을 넘나들어 쉽게 유입될 수가 있고, 인류의 거주 지역 또한 넓어짐에 따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들이 인류사회로 침투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토착화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해외 유입 감염병이 기후 변화로 인해 토착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해외유입 신종 감염병의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해외 여행객의 70%가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위치한 우리 인천은 감염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중앙정부로부터 39억3천만원의 국비를 확보해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 의과대학부속병원, 가천대 길병원에 총 16개 국가 지정 음압치료병상을 지정, 호흡기 감염병 환자를 최단 시간 내 격리해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20개 종합병원에 선별진료소 운영 장비 지원을 완료했고, 오는 8월 말까지 '감염병 안심

  • [자치단상] 전국 시장·군수· 구청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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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전국 시장·군수· 구청장님께 지면기사

    정부 '지방재정개편'… 지방자치 근간 흔드는 일'국세-지방세 8:2' 극심한 불균형부터 바로 잡아야공동 번영·발전위해 '지방분권 실현' 상생·협력 시급자치분권실현과 지역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시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제가 일일이 찾아뵙고 호소 드려야 하오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부득이 언론기고형식으로 이렇게 편지를 올리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추진을 앞두고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우려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전국의 단체장님들께 호소를 드리고자 해서입니다. 먼저,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자치분권실현을 위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님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과중한 복지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공동 호소문을 채택해 지방의 어려운 살림을 부각시켰고, 경주선언문을 통해 '지방을 바꾸어 나라를 바꾸자'는 결의를 다졌으며 특별·광역시 자치구·군제 폐지 등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에 적극 대응하여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자치분권의 역사가 단체장님들의 관심과 참여 덕분에 하나둘 열매를 맺고 있다는 사실에 저는 기쁜 마음으로 사무총장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정신입니다. 우리는 지방자치의 문을 열기 위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건 단식투쟁과 고(故) 김영삼 대통령께서 내린 '풀뿌리 지방자치 전면 부활'의 결단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우리는 지난 20년동안 지방자치를 꽃피우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금 그러나 지난 20년의 공든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 추진 때문입니다. 정부의 주장처럼 '좀 살만한 지역이 어려운 지자체를 돕는다'는 건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당장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 [기고]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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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지면기사

    청년 실업, 청년 고용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글로벌 이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 2월 청년 실업률이 무려 12.5%까지 치솟으며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에 사상 최악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5~29세 청년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안양시의 총인구 59만6천485명 중 15세~29세 이하 청년은 12만6천598명으로 총인구의 21.22%를 차지하고 있고, 34세까지 확대하게 되면 17만1천393명으로 28.7%에 달한다.2015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 15세~29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59.4%이며, 반면 중년층(30~49세)의 실업률은 24%로 청년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 취업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국가적 난제이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 세대인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지난 4월 27일 정부는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 방안'을 통해 전 정부부처가 나서서 일자리 발굴 및 중개, 수요자 맞춤형 종합 서비스 제공, 중소기업 취업·근속 지원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지방자치단체들도 중앙정부와 발맞추어 청년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그러나 청년 실업만이 청년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현시대 청년들이 처한 불안정한 현실에 맞게 청년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다각적, 다변화된 청년 정책을 마련하여 청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절실히 필요한 때 다음과 같은 준비가 지자체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첫째, 청년들의 일자리·설자리·놀자리·살자리 문제를 반영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일자리(노동) : 일자리 진입 지원 및 안전망 구축 ▲설자리(활동) : 청년 사회참여 기회 확대 및 역량강화 ▲놀자리(공간) : 청년활동 생태계 조성 및 정책기반 확대 ▲살자리(주거) : 청년 주거 및 생활 안정 지원은 물론 금전적·비금전적 통합적 지원 및 다양한

  • [발언대] '진심으로 소통한 안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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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진심으로 소통한 안전' 프로젝트 지면기사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갈 길이 멀구나'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사회 전반의 이해와 관심 없이는 제대로 된 안전이 자리 잡기 힘들다는 것을 느껴왔기 때문이다.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 건널목에 제법 큰 인형뽑기 게임기가 설치돼 아이들 통학 길에 위험요인이 된 적이 있다. 아이들이 학교 앞 문방구를 가려면 길모퉁이를 돌아야 하는데 게임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됐다. 그러던 중 광주경찰서에서 아이가 다니는 광주초교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됐고, 며칠이 지났을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며칠 후 건널목이 환하게 변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각 기관과 안전과 관련된 여러 캠페인 및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프로그램도 일시적 형식적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광주 경찰관들과 녹색 어머니들이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어가는데 의기투합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학교 특성상 크고 작은 골목과 학교로 통하는 입구가 많아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녹색 어머니들과 공공근로 할머니 두 분으로는 역부족이었고, 더욱이 옆에 중학교가 함께 있어 등교 시간이면 차량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참여한 이후로는 차량통제는 물론이고 녹색 어머니들의 말을 듣지 않던 일부 학생들도 안전한 등굣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이들과 시민과 가까이 다가가는 광주경찰서 특히 정보과 경찰관을 보고 느낀 부분이 많았다.언제까지 지속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는 나 자신에게도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겠다는 열정에 힘을 불어넣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고 했던가. 학부모와 경찰의 진심이 합쳐지니 아이들과 인근 주민들도 안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 감사할 따

  • [시인의 연인] 해후(邂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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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해후(邂逅) 지면기사

    그는 병난 시계처럼 휘둥그레지며 멈칫 섰다.박용철(1904~1938)세계의 시간은 흐름에 따라 기록되지만 개인의 시간은 의미와 마주쳤을 때 기억된다. 이를테면 기록은 세계의 역사지만 기억은 개인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역사는 세계의 역사에 선행한다. 개인에게 시간의 의미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산출될수록 오래토록 남아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 시간은 지금-여기라는 공간의 장소에서 만나는바, '시공간'에서 벌어지고 재생된다. 개별적인 시간을 가지고 사는 우리에게 주요하게 남아있는 시간의 의미는 하나의 사건이며, 이 사건은 기억으로 저장된 것이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뼈아픈 이별을 해본 당신도 헤어진 사랑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났을 때 순간적으로 초점이 "휘둥그레지며 멈칫"했다. 그 후 정지된 시계처럼 얼어붙은 당신의 사랑을 캐내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문득 문득 무의식의 저편에서 찾아온다. 이른바 운명처럼 마주치게 되는 '해후'라는 '기억의 장치'는 고장 난 시간과 같이 불연속적인 '이별의 공식'으로 돌아오고 돌아가고 있다./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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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지면기사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소용돌이치는 국제 정세와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태극기에 담긴 조화통일의 원리남북통일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었으면오늘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61회 현충일이다. 이 강토를 목숨으로 지켜온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호국영령(護國英靈)'은 '나라를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으로 주로 6·25전쟁 중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산화하신 국군용사들을 지칭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로 주로 일제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탄압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 바쳐 저항하다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을 일컫는다. 즉,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삶보다 죽음을 기꺼이 택했던 모든 애국지사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다. 생자(生者)는 사지근(死之根)이요 사자(死者)는 생지근(生之根)이란 말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오늘날 꽃피어 있는 우리들의 삶의 밑뿌리가 되어 영원히 살아있는 거룩한 혼령들이다. 현충일을 처음 제정하던 1956년 당시 추모 대상은 한국전쟁 전사자 즉 호국영령에 한정되었다가, 1965년 국군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함께 추모하게 되었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6·25 전몰장병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 국가원수,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82년 5월부터 현충일을 국정공휴일로 정하여 모든 애국지사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아울러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고 아침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분향하고 헌화한다. 올해 현충일에는 가족 자녀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를 새겨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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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 지면기사

    화려한 봄꽃들의 축제가 끝나고 녹음이 우거진 숲속을 거닐다보면 초록의 바다에서 마치 하얀 나비 떼의 군무를 보는 듯해 유난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나무 전체에 팔랑개비 모양의 커다랗고 새하얀 꽃이 층을 이루듯 무리지어 피어 멀리서 보아도 청초하고 깨끗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 바로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며 겨울에 잎이 지는 넓은잎 큰키나무로 제주도 한라산에서부터 중부 이남까지 표고 300∼500m정도에서 높이 12m, 가슴둘레직경 50㎝까지 자란다. 줄기는 어두운 회색이거나 갈색으로 매끄럽고 얼룩무늬가 돋보이며, 잎은 계란형으로 마주보며 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잔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산딸나무는 지역에 따라 딸나무, 산달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르는데,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에 딸기 같은 열매가 달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9~10월에 열리는 빨간 열매는 모양도 우리가 흔히 먹는 산딸기를 쏙 빼닮았고 달착지근하고 육질이 많아서 먹을 수 있으며 새들에게도 인기가 많다.산딸나무를 아는 사람들에게 꽃잎이 몇 장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4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보통 흔히 보는 벚꽃이나 매화, 살구꽃 등은 꽃잎이 5장인데 산딸나무는 특이하게 4장이다. 그러나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해 꽃잎처럼 보이는 '포'라고 하는 식물기관이다. 산딸나무는 아주 작은 꽃들이 20∼30개씩 모여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름이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거진 초여름의 숲에서 작은 꽃만으로는 벌이나 나비 같은 수분곤충들을 불러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절실한 생존전략으로 꽃포가 크고 화려하게 발달한 것이다. 서양산딸나무는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꽃의 색깔도 다양하고 높이도 크게 자라지 않는 등 우리나라 산딸나무와 좀 다르다.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도 사랑을 받아온 나무인데 미국의 버지니아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 [발언대]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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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 유감 지면기사

    정부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지방재정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군세인 법인 지방소득세의 50% 내외를 도세로 전환해 시·군에 재분배하고,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재정이 열악한 시·군에 유리하게 변경하겠다는 것이다.개편안이 시행되면 수원·용인·화성·과천·성남·고양 등 경기도내 6개 불(不)교부 지방자치단체(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단체)는 연간 8천억원 이상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경기도 역시 연간 5천억원 이상의 세수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다. 해당 자치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부자도시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도시의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발상이지만 문제는 부자도시 역시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다는 데 있다.지난해 경기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고작 55.2%로 전국 평균(52.5%)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지난 2012년 61.7%에 비해 6.5%포인트나 낮아졌다.또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77:23 수준으로 여전히 국세 비중이 월등히 높다.이런 상황에서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 의한 무상복지공약이 남발되면서 복지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 지방자치단체는 복지비를 부담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개편안이 시행되면 용인시는 연간 1천500억원의 세수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정도의 예산은 경전철 건설로 빚어진 재정파탄을 극복하기 위해 용인시가 각종 사업을 중단하고 매년 빚을 갚는 데 투입한 금액과 비슷하다. 용인시는 최근 수년 동안 계획된 구별 체육대회마저 취소하고 해당 예산을 빚 갚는데 사용할 만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왔다.결국 지방재정개편안이 시행되면 재정여건이 좋다는 소위 불교부단체들 대부분이 이처럼 용인시의 자구노력 당시와 비슷한 재정상태에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자치단체간 재정 불균형 조정이 아니라 지방재정의 하향 평준화가 불가피하다.정부는 이처럼 자치단체간 갈등을 부추기는 지방재정개악(?)을 할 것이 아니라 당초 약속한 지방재정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지방소비세율 16%로 인상 ▲지방교부세

  • [춘추칼럼] 한 나무의 주검
    칼럼

    [춘추칼럼] 한 나무의 주검 지면기사

    450년 주민들 사랑 받으며 동고동락했던 '당산나무'영주댐공사로 줄기 잘리고 새까만 피 토한채 죽어나무는 인간들 때문에 피폐해진 땅 살리려는건 아닐까어느 날 메일로 충격적인 사진 몇 장이 날아왔다. 비계파이프가 얼기설기 얽힌 사이사이로 새까맣게 타들어가 죽은 거대한 시체 한 구가 보였다. 수많은 팔이 잘린 온몸 이곳저곳에 이불 홑청처럼 큰 붕대가 친친 감겨 있었다. 붕대는 대부분 풀려 바람에 나부끼고 시체가 흘린 새까만 피로 뒤범벅된 지 오래인 듯했다. 거대한 몸 곳곳에는 링거 줄 몇 개가 무심히 엉켜 있었다. 곡절 많은 세월을, 고단한 역사를 묵묵히 견뎌왔을 그 몸은 비록 팔들이 모두 잘려나갔지만 꿈틀대듯 솟아오른 몸통의 근육들 속에 금방이라도 용트림 치며 끄응, 하고 살아날 것만 같은 힘찬 생기를 정지시키고 있었다. 맞다. 새까맣게 타들어간 이 거대한 시체는 나무다. 메일로 덩그마니 사진만 날아온 터라 사연이 궁금해 차를 몰고, 그 거대한 주검이 인간들에게 항거하듯 서 있을 영주 댐으로 달려갔다. 나무의 주검 앞에는 '보호수'라는 이름 아래 묘비처럼 이렇게 씌어 있었다. "품격:마을 나무, 지정번호:11-28-3-4-19, 지정일자:1982.10.26., 수종 및 수령:느티나무 450년, 소재지:영주시 평은면 강동리 304"450년 세월을 마을사람들 사랑 듬뿍 받으며, 그늘진 평상에서 나눈 숱한 사연들 들어가며 동고동락했을 오지랖 넓은 당산나무. 바람둥이 까치가 집을 서너 채나 지었을 가슴팍 넓은 느티나무. 우듬지 사이로 다람쥐들 오르내리고 까치가 집을 비운 사이 박새며 참새가 후드득 날아들어 잠시 쉬어갔을 다정한 나무. 영주 댐 공사로 느닷없이 수몰지역으로 지정된 마을에서 건져낸 450세의 연세 많으신 나무는 인간으로 치면 12대가 넘는 세월을 뿌리박고 살아온 땅에서 파헤쳐져 하늘 향해 뻗은 팔 같았을 수많은 줄기를 몽땅 잘린 채, 몸통만 남아 낯선 곳으로 강제 이송되었다. 뿌리가 잘려나가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나무를 살리고자 인간들이 설치한 비계파이프와 거추장스런 붕대와 영양제 주사를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안중근 의사와 치바 도시치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 안중근 의사와 치바 도시치 지면기사

    안의사 투옥중 간수였던 치바씨국운 걱정과 민족 독립위해몸 바친 안의사 보고 감동사형대로 가기 직전에'위국헌신군인본분' 문구 받아소중하게 간직 매일 명복 빌어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일본 뉴스에 집중 보도되는 것을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같은 평화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끝까지 참배하지 않아 서운했지만 피폭자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언급해 그나마 다행이다. 히로시마는 필자가 근무한 적이 있고 한국인 위령비의 이설 당시 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로 근무했었기 때문에 느낌이 남달랐다. 해외근무를 하다 보면 한일관계의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센다이 영사로 부임하기 전 중국 선양에 근무할 때 하얼빈과 다롄을 관할하며 하얼빈역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장소,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 대련사의 안중근 감옥 박물관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다롄의 우리 조선족 동포들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글짓기 대회를 열어 안 의사를 추모하는 마음을 한민족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가게 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에서도 주은래를 비롯한 많은 중국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필자의 근무지가 센다이로 변경되고 나서 안 의사 관련 유적지가 이곳에도 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단순히 유적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년 안 의사의 추모위령제를 지내고 한국에서 오는 안중근 숭모회 회원들과 한일우호교류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얼마 전 화사한 5월 연휴를 이용해 교외의 대림사를 방문했다. 이곳에는 1981년에 세워진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 쓰인 '안중근 의사 현창비(顯彰碑)'가 있다. 이 비석 뒤에는 안 의사와 간수였던 치바 도시치(千葉十七)간의 교류를 칭찬하는 당시 미야기현 지사의 현창비문이 있다. 이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이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비문의 내용을 일부 옮겨 적어 본다. 많은 이들이 대림사를 방문해주기를 기대한다. 안중근 의사와 치바씨의 현창비문국가의 쇠망에 직면해 의병을 일으켜서 구국의 영웅이 된 대한의병안중근참모중장(1879-1910).때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