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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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통일의 꿈을 나르는 경원선 철마 지면기사
나는 남한의 끝자락 연천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당시 낮에는 빈번히 오가는 군부대 차량으로 흙먼지가 날리고 밤에는 멀리서 울려오는 훈련 포성이 적막을 깨는 최전방 지역이었으며, 교육·문화적 여건 또한 열악했다. 1968년 1월, 30여명의 북한 무장공비들이 연천, 파주를 거쳐 서울로 침투한 사건이 발생한 다음부터 국내 안보 위기감이 급속히 고조됐다. 접경지역인 경기북부 주민들은 더 큰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남북 상호간 적대심이 커지고 통일의 꿈은 멀어져 갔다.이런 상황에도 경원선 철마는 쉼 없이 서울과 연천을 오가며 북부 주민들과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을 함께 나누었다. 동두천까지 전철 1호선이 연장되었지만, 동두천~백마고지 구간(41km)은 아직도 디젤 열차가 대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동료직원 두 명과 함께 경원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운행을 시작한 DMZ 관광열차를 탔다. 지금의 전철 1호선 노선이 아니라 원래의 경원선 노선을 따라 굽이굽이 가는 기차를 타는 특별한 체험이었다. 물론 전기가 아닌 오래된 디젤동력차이고 오래된 열차라서 속도는 느렸지만 정취와 여유가 있어 더 좋았다. ‘곰돌이 푸’의 저자 AA 밀른이 ‘열차는 행복해지기에 아주 이상적인 곳’이라고 했던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이 설레었고 세 명의 여승무원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윽고 즐겁게 물놀이하던 한탄강의 다리를 지난다. 북한 평강지역에서 발원하여 장고한 세월을 흐르는 큰 여울이며 6·25 때는 격렬한 격전지였다. 두만강을 건너 만주로 가는 독립군 같은 마음이 들면서 저절로 한 시 구절이 떠올랐다. ‘잠들지 말라 우리의 강아/오늘밤도/너의 가슴을 밟는 뭇 슬픔이 목마르고/얼음길은 거칠다 길은 멀다…’(이용악,‘두만강 우리의 강아’)종착역인 백마고지 역에 내려 철원 땅을 밟았다. DMZ 지역 같지 않게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하늘은 비취처럼 푸르고 공기는 꿀처럼 달콤했다. 경원선 철도 중단지점, 곡식이 무르익어 가는 넓은 철원평야, 금강산 전기철도가 다녔던 철교, 27만년 된 주상절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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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의 밥상을 부탁해 ‘로컬푸드’ 지면기사
그야말로 먹방, 쿡방의 전성시대다. TV 채널만 돌리면 음식을 소재로 한 온갖 예능프로그램들이 넘쳐 난다.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도 대부분 음식 소재의 프로그램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온 나라가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천㎞ 떨어진 남미나 아프리카 등에서 생산된 농식품들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식탁 위에 오르고,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도심 주변엔 색다른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많은 사람이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바로 올해 농산업의 키워드 ‘로컬푸드(Local Food)’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농산물을 말하는데, 흔히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식품을 수송하는 거리가 짧아 더 신선하고, 우리 지역 농민들의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된다.먹거리의 세계화 추세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건강하게 섭취하고자 하는 로컬푸드 운동은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직접 소비하자는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요즈음 생활협동조합 등 민간차원의 문화운동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정부와 각 시·군 지자체에서도 직매장 건립, 공동작업장, 농가교육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 불고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 영국의 리얼푸드(Real Food), 미국의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공동체지원농업) 운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김포·양평 등 5개 매장을 시작으로 출범한 경기도내 로컬푸드 매장은 지난해 7곳, 올해 5곳이 새로 문을 열면서 모두 17곳으로 늘었다. 첫해 49억8천100만원이던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어 지난해 223억6천100만원, 올해 10월 현재 벌써 367억 3천300만원을 넘어섰다.이 같은 로컬푸드 매장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로컬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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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애인이 아닌 ‘사과’에 먼저 입 맞추세요 지면기사
탁구공만큼 작고 입냄새 억제시키는 ‘키스 사과’껍질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 ‘각종 질환예방’ 탁월깎는건 ‘알맹이 버리는셈’… 통째로 먹어야 제맛‘키스(Kiss) 사과’라는 것이 있다. 탁구공만큼 작고, 먹으면 입 냄새를 없앨 수 있는 사과다. 이 키스 사과를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에서 2014년에 개발했는데 ‘루비에스(Ruby-S)’라는 품종이다. 과실은 탁구공보다 약간 더 큰 100g 정도로 앙증맞다. 이 품종은 맛과 저장력도 뛰어나며 학교, 회사 등의 단체 급식용으로도 제격이다. 그런데 왜 키스 사과가 필요할까? 성인의 30% 정도가 입 냄새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입 냄새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상대방이 대화를 꺼리고, 본인 스스로도 대인관계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입 냄새를 없애는 보편적인 방법은 치아를 자주 닦거나 구강세척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는 녹차나 커피, 홍차 등을 마셔도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과가 입 냄새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과는 어떤 작용으로 입 냄새를 억제할까? 입 냄새는 불결한 구강 위생, 잇몸 질환, 충치, 침 분비 감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나, 주로 구강 내의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나 침출액 등을 분해할 때 발생한다. 입 냄새의 주된 원인 물질은 메틸메르캡탄, 황화수소, 디메틸설파이드 등의 휘발성 황화합물이다. 이 중에서도 메틸메르캡탄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입 냄새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국내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사과 과육의 갈변 반응에서는 퀴논(o-quinone)이라는 중간산물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메틸메르캡탄을 비휘발성화 시킴으로써 입 냄새를 억제시킨다. 사과를 즙을내 얻은 추출물의 메틸메르캡탄 억제 활성을 측정한 결과, 표준용액에 사과 추출액 10mg/㎖를 첨가의 경우 73.5% 정도 구취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화학작용 말고도 사과를 먹음으로써 증가하는 침 분비나 치아 속의 음식물 찌꺼기가 제거돼 입 냄새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사과를 먹으면 건강도 지킬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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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축산물 수출과 국내 식품안전관리의 현주소 지면기사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삼계탕·계란·우유제품 등위생상태는 그 국가의 이미지업계, 물량에만 관심두지 말고제품 안전성에 우선 중점두고정부도 정책지원 적극 나서야세계무역기구(WTO)의 홈페이지에는 “WTO는 국가들간의 범세계적인 무역규범을 다룬다. 그 주요 기능은 무역의 흐름을 원활하게(smoothly), 예측 가능하게(predictably), 그리고 자유롭게(freely) 보장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세계 각국에 제한 없이 상품을 사고팔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상품의 교역에는 상당한 제한이 따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품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실제로 국가 간의 무역에 관한 질서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는 WTO의 여러 협정문 중 식품에 관한 협정문인 ‘위생 및 식품위생조치에 관한 협정’에서는 “인간의 생명이나 위생을 보호할 목적으로 필요한 위생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WTO 회원국이 상대국의 식품위생관리나 안전조치 수준을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특히 수입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위생수준과 동등한 수준이 아닌 국가로부터의 축산물의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역으로 말한다면 축산물의 교역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는 수입국의 위생수준과 수출국의 위생수준이 동등하다는 것이며, 이러한 사실은 WTO라는 국제체제 하에서 인정이 되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우리나라의 경우 축산물을 포함한 수입식품이 우리 식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식품, 그중에서도 축산물이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국내 불량 계란 유통, 도축장 위생관리 불량 등 축산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초래한 일로 인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와 업계에서는 세계가 인정하는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로 현재 세계 많은 나라로 축산식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14년도 21만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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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화성시 난개발이 걱정된다 지면기사
경기도 서남부 화성시로 들어서면 주거시설 못지않게 곳곳에 공장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기저기 공장을 세운 것이 적법하더라도 공단지역이 아닌 생산녹지 또는 자연녹지, 특히 산비탈은 물론 산허리를 파헤쳐 공장을 지은 건 환경파괴행위로 좋지 않다. 화성시는 서울을 가까이 두고 그 사이에 수원시, 안산시, 군포시, 시흥시, 안양시가 있으나 그들 지역은 인구밀집화로 공장을 지을만한 땅이 없기도 하지만 땅값이 이미 많이 올라 투자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들 지역에 비하면 화성시는 워낙 지역이 넓어서인지 값이 저렴한 농지나 임야 등 개발 가능한 토지가 많다. 그 때문에 수도권 각지에 있는 값비싼 공장대지를 팔아 비교적 값이 싼 화성시로 이전을 한다. 문제는 난개발이다. 화성시는 지방재정과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만을 위해 공장유치에만 중점을 두고 있지 않은가 싶다. 때문에 화성시 곳곳이 공장들로 마치 전 지역이 공업단지와 흡사하다.인간에게 먹고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이다. 난개발은 그런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 공장에서 공산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수질을 오염시키는 폐수가 발생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매연과 분진, 가스를 배출하고, 소음은 물론 토양오염물질인 폐기물, 오물, 쓰레기 등 환경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그것들은 생활환경오염은 물론 자연환경을 파괴,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정부가 특정지역을 정해 그 지역에서만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화성시는 난개발로 곳곳에 공장을 짓고 있다.환경관련법에서 허용하는 오염물질 배출기준은 인간 등 생물이 감수할 수 있는 최대치를 의미하는 것이지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배출하면 환경오염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때문에 관련법에 적합한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적정하게 운용을 하더라도 공장을 가동하면 환경이 오염되고 환경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규제를 한다. 그런데 화성시의 경우 난개발이 심화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 화성시는 지역발전과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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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레저세, 장외발매소 안분비율 개정안 문제점 지면기사
최근 국회에서 레저세 신고·납부에 따른 안분비율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레저세란 경륜 및 경정, 경마(최근에는 소싸움도 포함) 등에 대해 해당 사업자가 승자투표권, 승마투표권 등을 발매하고 그 금액의 100분의 10을 원천징수해 납부하는 간접세의 일종으로 해당 사업자는 경륜장 등의 소재지 및 장외발매소 소재지별로 안분계산해 다음 달 10일까지 당해 자치단체의 장에게 각각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다.경기도에는 광명시에 경륜장, 하남시에 경정장, 과천시에 경마장이 소재하고 있고, 이곳에서는 승차투표권 등을 발매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경기가 이뤄지는 장소 이외에도 스크린 등을 이용한 중계시설을 갖춘 장외발매소(경정장의 경우 전국 1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장외발권소의 경우 발매한 승자투표권 등에 대한 세액은 경륜장 등 소재지와 장외발매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자치단체에 각각 100분의 50으로 나눠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최근 장외발매소 부근 교통혼잡과 주민의 도박중독 등을 이유로 장외발매분에 대한 안분비율을 장외발매소 소재지 자치단체에 100분의 80을 납부하고 경기장 소재지 자치단체에는 100분의 20만을 납부하는 것으로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상식적으로도 경륜 등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직접적 경기가 이뤄지는 경기장 주변 주거단지 건물안 스크린을 비교하는 것은 자체가 불가능하다.실제로 하남에 위치한 경정장의 경우 경기장 발생 소음으로 인한 주민 민원뿐 아니라 최근 미사강변도시 입주와 맞물려 주변 교통상황이 더욱 혼잡해 지고 있다. 또한 자주재원 확보 측면에서는 자치단체에 필요한 시설일 수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혐오시설에 준하는 시설일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돼 장외발매소가 늘어날 경우 경기장이 소재한 자치단체는 그 피해와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하면서도 실속은 하나도 없는 허울뿐인 자치단체가 될 것이다.경기장이 소재한 자치단체에 대한 안분비율을 높이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낮추려는 레저세 개정안은 자칫 경기장이 소재한 자치단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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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복지, 쌍끌이에 의해 침몰하다 지면기사
최근 사회보장위원회의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 계획’이 표면화됨에 따라 전국 장애인복지계가 들끓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는 전국 총 5천891개 사업 중 1천496개의 정비대상 리스트를 내놓았고, 경기도의 경우 244개 사업 총 2천732억3천200만원에 해당하는 대상 리스트에서 77개 사업(116억9천만원)을 정비하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경기도에 있어 장애인 사업의 정비계획 규모가 크지 않으나, 대상 사업이 당장 장애민원이 적거나 지자체의 행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복지관 등이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향후 리스트가 갱신될시 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주변부 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중심으로 이동되어 궁극에는 ‘냄비 속 개구리’의 장애인복지버전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가까운 인천시는 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뿐 아니라 시 자체 특례지원(월 80시간)에 대해 유사 중복 사업으로 분류하여 내년부터 50%를 삭감하고 2017년에 완전 폐지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이 있고, 장애수당 역시 내년부터 3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삭감하고 2017년에 완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충분히 비극적이다. 지방재정법은 또 어떠한가. 최근 1~2년 사이 법 개정 방향은 지방자치의 축소경향과 함께 현장을 위축시키는 내용이 많다. 법이나 조례에 의하지 않는 사업은 시행할 수 없게 되고 열악한 장애인단체 등을 육성하기 위한 운영비는 사업비로 전환하거나 통폐합하여 관련 법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이 법의 영향으로 지자체는 산하 연구기관 등을 활용한 자체평가를 통해 복지현장의 체감도나 수요와는 별개로 일몰사업을 지정, 종료하고 있는 형편이다. 바야흐로 현장은 ‘쌍끌이(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 지방재정법 개정)’로 파헤쳐지고 있다. 세수부족, 복지비용의 급증 등에 대한 무차별적인 언론플레이로 사회복지 현장은 구조조정의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 한 때 필요에 의해 추진된 복지서비스와 사업이 ‘유사’하고 ‘중복’된다는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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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도시 브랜드와 도시 거버넌스 지면기사
‘I.SEOUL.U’ 독자적 의미 전달능력 못 갖춰 논란브랜드 제정할때 전문가·시민·외국인 참여 필수각 주체 소통하는 실용적 거버넌스체계 고민해야서울시가 2016년부터 사용할 새 도시브랜드로 ‘아이·서울·유(I.SEOUL.U)’를 선정 발표했으나, 곧바로 의미가 모호하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9억원을 들여 개발한 새 브랜드에 대한 논란이 새로운 이름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산통치고는 너무 커 보인다. 브랜드 슬로건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정치적 이해관계도 암암리에 작동되게 마련이다. 그런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겠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새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여러 도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새브랜드는 선정 과정과 조어 방식을 보면 혁신적 요소도 많다. 특히 브랜드 선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새브랜드는 시민 사전투표, 시민심사단 1000명의 현장투표, 전문가 심사단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선정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10만명 이상의 서울 시민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하니 거버넌스의 모범사례라 할만하다. 또 서울시의 새 브랜드는 도시명에다 ‘Dynamic’, ‘Colorful’ ‘Fly’ 과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종래의 브랜딩 방식을 벗어나 시민(‘I’)을 브랜드의 핵심요소로 도입했다. 이런 명명법은 국제적 트렌드를 반영한 국내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 새 브랜드가 논란의 대상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브랜드가 독자적 의미 전달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 브랜드는 설명 없이도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직접적인 환기 효과를 위해 기업이나 도시들은 브랜드 제작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뉴욕시의 브랜드 ‘I ♥ NY’에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하트가 뉴욕의 특산물인 사과를 의미한다는 설명이 추가되기도 하지만 이는 디자이너들의 주관적 스토리텔링으로 일종의 덤일 뿐 몰라도 그만이다. 암스테르담의 ‘I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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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유관무곽: 속널만 있고 덧널은 없다 지면기사
공자가 아낀 제자를 꼽으라면 顔淵을 이야기한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제자들 가운데 누가 배움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안회라는 제자가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단명하였다고 하였다. 안연이 30대 초반의 나이에 죽을 당시 공자는 “하늘이 나를 망쳤다”고 통곡을 할 정도였다. 안연의 아버지인 顔路는 그의 아들이 죽자 공자에게 공자의 수레를 팔아서 자식의 외관(外棺)인 덧널(椁)을 만들어달라고 청했다. 관(棺)은 죽은 자의 시신을 넣는 속널, 곽(椁)은 관을 담는 덧널인데 관(棺)과 곽(椁)은 주역의 대과괘(大過卦)에서 착안한 장례 도구이다. 그러자 공자는 잘났든 못났든 누구든 각자 자기 자식을 말하기 마련이라며 아들 리(鯉)가 죽었을 때 이야기를 해주면서 거절하였다. 공자의 아들 리(鯉)가 죽었을 때도 관(棺)만 있고 곽(椁)은 없었는데 그것은 당시 大夫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공식적으로 大夫에게 주어진 수레를 팔아서 곽을 만들게 되면 걸어 다니게 되는데 그것은 이래저래 大夫의 예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의 장사에 관(棺)만 쓰고 곽(椁)은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연이 죽자 문인들도 후하게 장사지내려고 하자 공자는 그러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문인들이 후하게 장사를 지내자 공자가 “안회는 나를 아버지처럼 대했는데 나는 그를 아들처럼 대하지 못했구나!”라고 하였다. 자신의 아들은 실정에 맞는 장례를 치렀는데 안연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자의 예(禮)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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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의사가 생각하는 의사, 환자가 원하는 의사 지면기사
환자없는 의사는 ‘무의미’내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베풀수 있어 감사할 따름…같은 태양아래 기쁘건 슬프건힘든 인생 앞서거니 뒤서거니의지하는 사이이기에 ‘숙명’수술을 주업으로 하는 외과의사라 나는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수술을 주로 하고 목·금요일은 외래방문환자를 보는데 만나는 환자분들은 하루에 30~50명 정도이다. 요즘은 지원자도 거의 없고 인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되어 한숨도 말라버린 흉부외과지만 그래도 어려운 심장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한 생명을 보고 있노라면 히말라야를 정복한 것만큼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외래는 수술상담을 하러 처음 오는 환자 분들도 있고 수술 후에 정기적으로 약을 타러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특성상 환자분이 어디 사는데 자녀가 몇이 있고 올 때 사소한 선물이라도 사오면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 진료기록에 꼼꼼히 적는 편이어서 다음 방문할 때는 그 기록을 보고 항상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다. 혹여 올 때가 된 환자가 오지 않으면 전화번호를 찾아서 집으로 전화하기도 하는데 가족으로부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몇 십 년 동안 나누었던 정 때문에 허전해지면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세월을 느끼기도 한다. 전문의가 된 지 30년이 넘었으니 오랫동안 보는 환자들은 어쩌면 가족처럼 정도 들어서 진료실에서 헤어질 때조차 아쉬운데 하물며 이제는 영영 볼 수 없을 때에랴. 그래서 나이가 드신 분일수록 손도 잡아주고 살포시 안아주기도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서로 아쉬워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해가 짙은 노을을 남기고 낙엽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스러져 간다.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의사로서 환자에게 필요한 사람이었는가를 돌아보면서 그만큼 존재가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사는 것이다.“잘 지내셨지요? 무슨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약 부작용은 없으시지요? ” 종일 매번 같은 말을 물어보면서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기도 하지만 환자가 없는 의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인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음을 감사할 따름이다. 명절 때 선물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