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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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인천장학기금 이대로는 안된다 지면기사
인천시민들이 잘 알고 있는 인천장학회는 꼭 30년 전인 1985년에 기본재산 8천200만원으로 출범하였다. 1997년에 이르러 6조(條)짜리 단출한 지원 조례가 마련되고 그 후 2010년에 기금 확대와 다양한 장학사업 발굴, 출연금 지원이 추가된 전면 개정 과정을 거쳤다. 현재의 조례를 보면 다양한 장학사업은 물론 그에 소요되는 자금에 대한 부분도 명시되어 있고 인천의 내로라하는 인물들과 CEO들이 이사회를 꾸리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설립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재단의 기본재산은 겨우 98억원이 전부인 데다가 육성재단의 운영 또한 얼마 안 되는 이자수입과 기부금, 또 생색 수준인 시의 출연금으로 연명하고 있다.불과 몇 년 전 1천억원의 기금을 확충하겠다고 했던 약속과 비교한다면 초라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인구 10만 명인 도시의 장학회가 7년 만에 125억원의 장학기금을 모았고 인구 1만명의 작은 군도 100억 원의 기금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3대 도시라는 인천의 위상과 비교할 때 부끄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인재 육성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더 무슨 표현으로 더해야 할 것인가. 필자도 인재육성재단의 이사로서 기금 확충을 수차 건의하였으나 힘이 부족하다. 인천의 인재가 자라 지역에 봉사하고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된다면 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그래서 인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인재 육성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하는 백년대계의 첫걸음이다. 작금 인천시의 재정 상태를 보아 시 재정을 출연금으로 대폭 염출하기는 어렵다. 불필요한 용역이나 멀쩡한 도로를 파헤쳐 예산을 낭비하는 일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재원은 염출될 수 있다지만 법정 경비가 더 급한 시 정부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장학기금은 시 재정이나 특정 단체, 기업보다 시민들의 정성으로 모아야 그 참다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지역처럼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장학회원을 두는 방안과 개인과 단체에 대한 모금 운동 전개, 은행을 비롯한 기업의 기부, 자발적인 장학기금 모금 운동을 전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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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병역의무와 국외 이주의 자유 지면기사
지난 8월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로 인해 많은 국민이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또한번 깨닫게 됐다. 이처럼 날로 호전성을 더해가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개병주의에 의해 예외 없이 누구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역의무는 국가수호를 위해 국민에게 부여된 헌법상 의무다. 그러므로 그 의무를 부과함에 있어 ‘형평성’은 병무행정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병역의무의 형평성이 이렇듯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병역제도는 생활의 근거지를 국외로 이전한 국외 이주자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병역의무를 연기해주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거주·이전의 자유와 국민의 의무인 병역의무 사이에 조화를 꾀하기 위함이다.그런데,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국가 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모 스포츠 선수의 사례처럼 간혹 외국의 영주권만 취득하면 병역의무를 감면받게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병역감면 대상에 해당하는 국외 이주자는 외국의 영주권 취득 외에도 실제로 생활근거지를 국외로 이전해 거주해야만 ‘국외 이주’ 사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생활근거지를 국외로 이전했는지에 대한 심사가 다각적이고 면밀하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병역의무자가 학생일 경우 재학하고 있는 학교의 소재지가, 직장인의 경우는 상시 출퇴근하는 직장의 소재지 등이 생활근거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표지가 될 수 있다. 이렇게 ‘국외 이주자’의 범위를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국민개병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정상 병역부담 평등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한도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 때문이다. 국외이주 사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사람은 허가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계속 국외에 거주해야만 병역의무를 연기받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허가기간 중에 국내에 입국하여 일정 기간 이상 장기 체재하거나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국외여행허가를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하게 된다. 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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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흙수저론과 헬조선 지면기사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5천만·2천만원 이하면 ‘흙수저’많은 청년들이 이계급에 속하면노력해도 못 벗어난다고 느껴…당장의 고통보다 더욱 힘든건쉽게 탈출 못한다는 좌절감이다지난 몇 달 간 수저 계급론이 급속도로 정교해졌다. 수저로 신분을 구분하는 이 속설은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영어 관용구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세대로부터 열렬한 공감을 샀다. 그들은 각 계급의 특성과 양상을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그 결과 지금은 우리나라의 카스트 제도(인도에서 출생시 결정되는 사회적 계층 제도)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사람들은 네 가지 계급으로 나뉜다. 금·은·동 수저 그리고 흙수저. 경제적으로 따진다면, 금수저는 20억원 이상의 자산에 2억원 이상의 연소득을 구가하는 계급이다.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 5천만원과 2천만원 이하라면 흙수저다. 금수저보다 더 누리고 사는 계급으로 플래티늄이나 다이아몬드 수저도 등장했다. 단순히 재산과 수입이 구분의 전부는 아니다. SNS 상에서 회자된 흙수저 빙고게임은 자신의 소속 계급이 흙수저인지를 판별해보는 항목들이다. 여기에는 ‘화장실에 물 받는 대야가 있음’이라거나 ‘집에 곰팡이 핀 곳이 있음’ 등이 있다. 심지어 ‘부모님 취미생활 없음’ 같은 지표마저 있다. 흙수저의 겨울나기라는 글에는 이 계층에 속한 청년들의 고단한 삶이 지독하리만치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보온과 가습을 동시에 해결하는 이들의 월동 현실과 묘안은 방 안에서 버너로 물을 끓이는 방법이다. 하룻밤 부탄가스 사용량은 400원 가량. 한 달 1만2천원이면 추위와 건조를 견딜 수 있다.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이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계층에서 더 나은 계층으로 올라서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한 세대에 걸친 경제적 이동성이나 탈빈곤율로 입증되곤 했다. 그보다 더욱 우려되는 현실은 부모 세대와 자녀 간의 세대 간 이동성 문제였다. 부모의 재산 혹은 소득과 자녀들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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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문화 가족과 함께가는 ‘용인’ 지면기사
2015년 1월 1일 기준 외국인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용인시 다문화가족은 총 2천713명(결혼이민자는 1천872명, 혼인귀화자 841명)으로 경기도에서 7위이며, 새터민은 614명으로 경기도 내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총 외국인 주민은 2만5천968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지 10년 사이 결혼이민자, 새터민 등 이주민들이 놀랄 만큼 급증해 왔으며 결혼이민, 다문화, 외국인이라는 용어는 생소하지 않으며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이제, 다문화가족도 용인 시민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할 때이고, 이에 발맞추어 정책적인 배려가 추진되어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과 사회통합을 도모해야 한다.이주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려운 문제는 언어, 주거, 문화, 생활상의 경제적 빈곤, 가족갈등, 사회의 편견과 차별 등 많은 부분이 상존한다. 이주여성들의 가족내 갈등과 폭력, 새터민들의 불안정한 한국정착과 사회적응, 외국인 근로자들의 직장내에서의 차별과 법적 지위의 불안정, 이들의 자녀 양육과 아이들의 성장과정의 어려움, 빈곤, 사회통합의 어려움…. 이러한 문제는 장기간 지속해 왔으며, 심각한 수준에 있다. 이에 따라 우리시는 다문화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은 한국사회 조기정착을 위한 체계 마련과 다문화가족 자녀교육, 위기가정 갈등해소, 취업교육, 제2의 고향인 ‘용인시 바로알기’ 프로젝트 등 5대 목표를 설정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한국사회 조기정착을 위해 한국어 교육장 5개소를 운영하는 한편 베트남어, 영어, 중국어 등 3개국어로 된 ‘생활안내 책자’를 제작 배부한다. 특히 다문화신문사와 협약을 통해 신문을 가정에 배달해 다문화정책과 생활정보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다문화가족 자녀교육을 위해 연령별 수준에 맞는 언어발달 지원, 방문학습지 지원, 학부모 교실 운영, 대학생 멘토링으로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자존감 고취와 비전 제시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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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잘못없는 아이들의 한 끼를 책임 못지는가 지면기사
“1학년때부터 몇백만 원을 안 냈어. 밥 먹지 마라”, “급식비를 안 냈으면 먹지 마라. 내일부터 오지 마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전체 애들이 피해 본다.”누구도 가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70년대 학교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이 점심시간에 식당 앞에서 급식비 미납자 현황을 들고 한 명씩 아이들을 확인하고 들여보내는 과정에서 급식비 미납 아이들에게 퍼부었던 막말이라고 한다. 학교에 납부해야 하는 수업료나 육성회비를 못내 선생님께 면박을 당하고 집에 와서 부모님께 짜증 부리고 원망하던 어린 시절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기성세대라면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무상급식은 물론 0~5세 보육 및 교육을 국가가 완전히 책임지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 관계 부처에서는 모든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인천은 2011년부터 초등 3~6학년 전면 의무급식을 시행하였고, 그해 2학기에는 1~2학년까지 확대해서 인천의 초등학생 18만 명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중학교는 의무교육 기간임에도 아직 의무(무상)급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인천시교육청에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의무급식을 추진하기 위해 세웠던 무상급식비 예산은 번번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다. 전국 꼴찌인 인천의 중학교 의무급식에 대한 시민의 질책과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가까운 서울과 경기 지역 중학교는 의무급식을 하고 있는데, 인천은 이렇지 못하니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16년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중학교 1학년부터 단계적 의무급식을 다시 추진한다고 한다. 더 이상 아이들의 밥그릇을 놓고 정치 논리를 따지며 정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급식도 엄연한 교육이다. 교사는 학교에 출근해서 8시간 근무를 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교실 또는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챙겨야 할 게 많다. 점심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었는지 확인해야 하고, 뜨거운 국에 데지 않도록 조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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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KBS 인천지역국이 필요한가?” 지면기사
‘가치 재창조·정체성 회복’에 더할 나위없는 무기방송국·네트워크에만 집착하다보니 답 못찾아‘인천의 관점’ 적극 반영하는 방송콘텐츠가 필요지난해 3월, 존함을 대면 누구나 다 알만한 지역원로를 찾아뵙고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설립 목적과 역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드린 뒤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자네는 인천에 KBS 지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원로의 하문(下問)은 필시 부산, 대전, 강릉 등 전국 18개 시에서 총국 또는 지국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KBS 지역국을 염두에 두신 게다.“있으면 좋겠으나 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그렇게 답했다. 공영방송인 KBS의 인천지역국이 있으면 분명 좋을 것이다. 인천시가 부르짖고 있는 ‘인천 가치의 재창조’나 ‘인천의 정체성 회복’에 더할 나위 없는 무기가 될 것이다. 서울의 그늘에 갇혀 ‘지역문화’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인천사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인천의 관점’이란 것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KBS 인천지역국 유치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간절한 인천의 바람과는 달리 수도권이라는 단일한 문화적 생활환경에서 독자적인 제작시스템을 갖춘 지역국을 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더군다나 인천시청에서 여의도 KBS 본사까지는 직선거리로 20km 남짓한 지척이다. 지금 수원에 있는 KBS 경인방송센터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지역국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뉴스를 위해 기능한다. 이러한 구조로는 ‘인천 가치의 재창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시간이 흘러 올해 7월, 인천의 한 언론인단체가 주최한 ‘방송주권 찾기’ 토론회에서 ‘인천의 방송’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그러나 도출된 대안들도 설득력이 약하다. 케이블TV와 IPTV는 유료방송이다. 방송권역도 저마다 다르고, 네트워크도 제각각이다. 시청자의 보편적 접근권이 허용되지 않는 방송시스템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된 인터넷과 모바일 인터넷 기반의 인천N방송은 얼핏 맞춤의 해결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천N방송은 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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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공무원 시험 광풍을 접하며 지면기사
요즘 젊은이들 극심한 취업난불안정한 일자리·비싼 생활비로결혼·출산·꿈 포기하게 만드니공무원 열망은 지나치지 않아그들에게 무한경쟁 바라기보다기성세대 책임없는지 자성해야2015년도 7급 지방직 공무원 경쟁률이 전국 평균 125대 1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무려 26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일반행정직 9급은 25.2대 1, 서울시 사서 9급은 무려 457대 1이다. 공무원 중 대통령의 경쟁률이 2012년 7대 1, 2007년 10대 1이니까 경쟁률로만 비교하면 대통령보다 7급, 9급 공무원 되기가 훨씬 어렵다. 이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의 열풍은 ‘광풍’이 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취업 준비생 63만여 명 중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2만여 명으로 34.9%에 이른다. 2014년 청소년통계에서는 직업선택의 주된 요인이 ‘적성·흥미(34.2%)’이고 선호하는 직장 1위가 ‘국가기관(28.6%)’ 이며 취업시험 준비 1위를 ‘일반직 공무원(31.9)’이 차지했다. 자료상으로만 보면 적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선호 직장과 공무원 시험 준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진로교육 또한 매우 성공적인 셈이라고 우겨볼만 하다.그런데 지난 4월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8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한 보도를 보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 중 ‘평생직장(56.9%)’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연금 등 노후보장(26.7%)’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하는 이유는 5.1%에 불과했다. 그러니 공무원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적성과 흥미’ 보다는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한 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대개 어린 시절에는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미래의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주로 과학자, 운동선수, 교사, 연예인 등이다. 그러나 시간이 잠시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 자리를 공무원, 교사, 전문직 등이 차지하게 된다.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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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유공유문: 혹시나 또 무슨 말을 듣게 될까 겁난다 지면기사
공자의 제자 가운데 재여(宰予)가 낮잠을 자자 공자가 꾸짖었다. 나무에 조각을 할 때 나무가 썩어있으면 조각을 할 수 없고, 담장을 손질할 때 흙이 썩어있으면 역시 담장을 손질할 수 없다는 비유를 들었다. 낮잠이야 졸리면 잘 수도 있고 일정 시간 정해놓고 낮잠을 잤던 철학자도 있었으니 낮잠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의 언급이다. 예전엔 어떤 사람이 말을 하면 그의 말을 듣고 곧 그렇게 행할 것이라 믿었는데, 지금은 그의 말을 들으면 그의 행위를 관찰하게 되었는데 재여로 인하여 이렇게 바꾸었다는 것이다. 학문에 실제 힘쓰지 않고 말만 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재여를 꾸짖은 대목이다.반면에 자로(子路)는 어떤 일을 하겠다고 대답하면 그 말을 묵히지 않았다(無宿諾)고 하였다. 선생으로부터 좋은 말을 듣고 그것을 아직 실천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또 새로운 좋은 말을 듣게 될까봐 저어했다는 것이다(惟恐有聞). 재여가 게으른 성격인 반면 자로는 급한 성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둘의 차이는 단지 성격의 문제로 돌릴 것만은 아니고 말과 행위라는 言行의 상관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좋은 말은 하기 쉽지만 좋은 행위는 실천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늘 실천은 말을 따라가기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할 때는 그 말에 따르는 행위를 염두하고 말하며(言顧行), 행위를 할 때는 자기가 한 말과 부합하는 행위인지도 점검해보아야(行顧言) 언행간의 괴리가 크게 생기지 않아 심신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깊은 사려 없이 말만 해놓고 지키지 못하는 게으른 자신을 돌아보며 자로의 기상을 생각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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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길을 만들며 간다, 새로운 복지를 향해 지면기사
어르신들 당당하고 열정적인 일자리 ‘老NO카페’市전역 29개지점 182명 바리스타 ‘행복한 타임’세대간 소통 매개체로 창조적 복지 ‘자리매김’매일 아침 출근길, 향긋한 커피 향으로 기분 좋은 아침을 맞게 된다. 우리 시청 로비 한쪽에는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능숙한 손길로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내는 노노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커피 한잔에 여유와 연륜을 함께 건네는 그 모습이 마치 국화 옆에 선 누이를 닮았다. 20, 30대 젊은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고 환한 미소로 커피를 내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세대 간의 몰이해와 갈등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다. 카페는 어르신들의 자부심과 젊은이들의 이웃을 보듬는 마음이 오고 가는 따듯한 현장이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이 수반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미소 가득한 어르신 바리스타에서 보듯 고립되지 않은 주체적인 사회생활은 건강한 정신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과거 노년은 청춘을 뒤로 한 채 한발 물러나 있는 삶을 떠올리게 했지만, 이제는 60 청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전히 ‘현역’의 마음으로 사시는 분들이 많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 WHO가 발표한 ‘노령화와 보건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시대의 해답으로 노령층이 경제, 사회적 활동을 수반한 ‘건강한 늙음’을 유지할 수 있는 보건 정책과 노인 친화적 도시 만들기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화성시는 어르신들이 당당하게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시 대표 노인일자리 브랜드로 ‘노노카페’를 만들었다. 노노카페는 영어의 ‘NO’와 한자의 ‘늙을 로 : 老’를 합친 말로 ‘늙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이름 그대로 화성시 전역 29개 지점에서 182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따듯한 활기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노노카페는 2017년까지 100개 지점에 1천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를 배출할 계획이다. 노노카페 사업은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은 예산 후원으로 매장과 집기들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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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수도권지역 맞춤형 기상기후서비스 시작 지면기사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뉴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빈번해졌다. 최근 가뭄과 엘니뇨로 인해 기후변화의 문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도시화가 진행된 오늘날에는 도시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다.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도시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신속한 기상기후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도권기상청을 신설하였다.수도권은 경기, 인천, 서울의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2천500만 명이 살고 있고 대부분 인구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기반시설이 집중되어 있으며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수도권기상청은 이러한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에게 단방향의 서비스가 아닌 지역 특성 및 수요자 요구에 맞는 ‘맞춤형 기상기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 발굴을 위해 수도권 지역 34개 지자체를 선정해 발로 뛰어다니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고, 260개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시행하였다. 또한 지역 기상기후서비스 업무를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발굴한 각 지역의 핵심 서비스를 토대로 간담회, 포럼 등을 개최하였다. 수도권 각 지방자치단체의 부서장과 담당자, 그리고 분야별 전문가 등이 모인 포럼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보를 개방, 공유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의 융합서비스로 전환함으로써 정부 3.0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상기후서비스 융합 활용 과제와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발굴된 과제를 바탕으로 수도권기상청에서는 수도권 지역의 도시화 특징을 반영하여 열섬지도 작성 및 쿨시티 바람길 확보를 위한 도시 미세기후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도권기상청과 수원시 간 MOU를 체결하여 수원시 도시기상기후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와의 협력을 통해 완성될 도시 열섬 완화 및 3차원 바람길 구현 서비스는 지자체 도시계획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향후 다른 도시로 확대하여 제공할 예정이다.과거 정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