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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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안산, '경제자유구역' 선물보따리 필요 지면기사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안산시는 과거 기회의 땅이었다. 2011년에는 인구가 71만명에 달할 정도로 매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인구 유입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산단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가 안산 인구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 입을 모은다. 10~20년 전 안산에 정착한 사람들도 당시 안산에 오면 먹고 살 궁리는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그랬던 안산이 지금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65만명 선이 무너지더니 지난달에는 63만명 대로 떨어졌다. 특히 초중고 학생 수는 2013년 10만7천여명에서 2022년 6만7천여명으로 36%나 줄어 경기도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라기보단 삶의 터전을 타지역으로 옮기는 경우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일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자녀를 둔 가정이 안산을 떠나면서 시를 이끌 미래의 주역마저 함께 잃고 있다. 즉 인구 유입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먹고 살 궁리를 이제는 안산에서 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게다가 산단을 통해 제조업 중심의 2차산업으로 성장했던 만큼 안산은 3차산업 기반이 부족하다. 기업의 일자리가 없으면 인구를 붙잡을 여력이 없는 셈이다.이제 산단 바라보기는 끝났다.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한데 쉬운 문제는 아니다.다만 다행인 점은 4차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상록구 사동 안산사이언스밸리 일대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다.이민근 시장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외국 자본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과 독일 출장길에 나섰던 만큼, 조만간 선물보따리 풀기를 기대해 본다. /황준성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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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천지개벽'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 지면기사
하루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 녀석이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는 "아빠, 우리 집은 붕세권이네요"라고 했다. 유명 커피전문점의 '스세권', 패스트푸드점의 '맥세권'까진 들어봤으나 '붕세권'은 처음 들어본 용어였다.요즘은 '반세권'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반도체로 인한 호재가 예상되는 주거지역을 뜻한다고 한다. 지난 3월15일 정부가 용인시 남사·이동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생겨난 신조어인 듯싶다. 반도체 덕분에 용인은 지난 한 달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인근의 땅값과 집값은 곧바로 폭등했다. 남사읍에 위치한 용인 한숲시티는 단번에 '한숨시티'의 오명을 벗고 '(신의)한수시티'로 거듭났다. 용인뿐 아니라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인근 지역의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반도체 분야는 이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에 30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이유다. 시민들은 이 같은 시설이 용인에 들어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한껏 고무됐다. 땅값·집값 상승에 따른 각자의 이익 때문일 수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와 지역의 발전을 기대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지금도 시내 곳곳에서 국가산단 지정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국가산단이 순탄하게 조성돼야 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소수의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절대다수가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사이 남사·이동읍 일대 원주민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주라는 정해진 수순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의 합당한 요구를 더 많은 보상을 위한 전략쯤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정부 발표 이후 줄곧 보상·이주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에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황성규 지역사회부(용인)차장 homerun@kyeongin.com황성규 지역사회부(용인)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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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안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 지면기사
일조권 문제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던 광명뉴타운 1R·2R주택재개발구역의 초·중학교 설립계획이 최종 백지화됐다.지역구 국회의원인 임오경 의원이 발의한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월 말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되면서 현재로서는 손을 써 볼 방안도 없는 상태다.앞서 지난해 8월24일 '광명1R·2R 비롯, 재개발구역내 학교 신설 위한 입법조치 추진한다', 9월6일 '국회 예결위에서 재건축·재개발 구역 내 학교 신설 통한 교육환경 보장 촉구', 2월15일 '학부모대표들, 광명 1R·2R 학교 설립 위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정책간담회 개최' 등 3차례의 보도자료까지 낸 임 의원은 시민들에게 1R·2R구역 초·중학교 설립문제를 입법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기대감을 안겼다.정치인의 공약(公約)은 '빌 공(空)'자의 공약이라는 말처럼 지켜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정치인을 비난하지도 않는다.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치인의 태도는 당연히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정치인의 침묵은 유권자인 시민들을 속이는 행위, 다시 말해 적극적인 기만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1R·2R구역 초·중학교 설립 추진 과정을 볼 때 전자보다 후자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새로운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이미 현실성이 떨어져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난 방안을 언급하는 의원실 관계자를 보면서 헛웃음만 나온다.광명시민들은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 "행사장에서 사진 찍는 것 말고 그동안 한 일이 뭐냐"고 대놓고 말한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보여진다. '안 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는 광명의 현실이 웃프다(웃기면서 슬프다). /문성호 지역사회부(광명)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광명)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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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내려 놓음'이 전하는 정치 현실 지면기사
내년 총선 첫 불출마 선언이 경기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인 오영환(의정부갑) 의원이 스스로 '금배지'를 내려놓기로 했다. MZ세대를 대표하고, 소방관들의 소명을 짊어졌던 청년정치인의 하차다.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소방)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더욱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정치인이 총선을 1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공천 동아줄을 놓아버린 건 극히 이례적이다.무력감 속에서 그만큼 절박했고, 두터운 벽에 부닥쳤을 터다.이런 흔적은 회견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한계를 개탄했다. 키워드로 요약하면 '극한대립' '정치개혁' '국민통합'으로 이어진다.오 의원의 메시지는 이랬다.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극한 대립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은 양보와 타협조차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정치권이 늘 쓰는 표현이지만, 자신의 직을 내려놓는 청년 정치인의 성찰에서 나온 말이라 더 겸허히 다가온다.그는 개혁 의지를 품은 초선 의원들의 한계도 내비쳤다.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극단의 갈등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조정해 낼 정치적 능력을 제 안에서 찾지 못했다."더 말해 무엇하랴. 이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스스로 '내려놓음'을 선택한 오 의원은 기득권을 향한 정치개혁도 강조했다.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지지 않고, 잘못한 이가 사과하지 않는다. 오로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 사회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다."오 의원의 당부를 귀담아들어야 할 대상은 이제 299명 남았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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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하남 양궁의 미래, 사회적 관심 필요하다 지면기사
한국양궁은 1963년 7월27일 FITA(국제양궁연맹)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국제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수상하며 한국 양궁의 위상을 드높였고, 현재에 이르러선 세계 양궁을 선도하는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이를 위해 선수들은 유소년 시절부터 전문 지도자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하남지역에서는 천현초등학교(10명)와 신장중학교(4명)가 양궁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생은 양궁 강국에 걸맞은 세계적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선수들은 '미사 배수지 양궁장'을 이용해 훈련하고 있다.하지만 하남지역 유일의 훈련장이 도시 발전으로 인해 이전할 처지에 놓이면서 학생들이 운동만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다.양궁장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황산숲'에 위치해 있는데 일부 민원인들은 도심 속 쉼터 조성만 외칠 뿐 학생들의 운동 여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소년 체육에도 사회적 합의점 도출에 이용되는 다수결의 법칙이 적용, 소수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현재 배수지 양궁장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은 기존 훈련장을 그대로 사용하길 원하고 있다.그러나 이전은 불가피하다. 도심 속 쉼터를 마련하는 '황산숲 산책로 조성사업'에 앞서 안전상의 이유로 양궁장은 반드시 이전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하남시는 대체 부지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운동부가 속한 교육기관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올림픽 기간만 되면 국민들은 한국양궁의 선전을 기대한다. 양궁 강국의 위상은 선수들만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하남 양궁장 이전 문제 역시 사회적 관심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종찬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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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남양주 GB사태, 철저한 조사·진상 규명을 지면기사
남양주시가 별내동 일대 그린벨트(GB) 임야에 주택과 캠핑장 조성을 위한 행위허가를 내줘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특혜 의혹 대상자는 시 산하기관에서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임원 출신이다.지난 50년간 GB로 묶여 개발이 제한돼온 해당 임야가 단 수개월 만에 매입·허가 절차를 거쳐 산지전용 허가를 득하고 '대지'로 전환되는 지목변경이 이뤄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하나 같이 "말 도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유명 관광지인 불암산을 토대로 그동안 많은 주민이 개발에 욕심을 냈지만 번번이 '관계법'이라는 진입 장벽에 부딪혀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임원은 산하기관 재직 당시 임야를 수십억원에 매입하고, 수개월만에 허가 등을 거쳐 5배 가량 뛴 가치 상승을 안게 됐다고 한다. 남양주는 GB와 더불어 상수원보호구역, 자연보전권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 각종 굴레에 갇혀 많은 시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규제지역이다. 2017년 7월 조안면에서는 당시 26세 청년이 당국의 대대적인 불법영업 단속과 벌금·규제에 절망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각종 규제, 특히 GB 관련법은 주민들에겐 숨도 못 쉴 정도의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무서운 법이다. 시는 관내 GB 소유주를 상대로 한 불법행위에 대해 2017년 230억원, 2018년 122억원, 2019년 49억원, 2020년 100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도 했다.이런 남양주에서 발생한 GB 특혜 시비에 주민들의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예상대로 시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별내동 인근 주민들은 시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올바른 감사와 원상복구를 촉구했고, GB 소유주들은 성명을 내고 집회 등 집단행동과 수사기관 고발을 예고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마침 정부기관에서 경인일보 기사와 관련 해당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고, 전국 지자체 사례를 취합하는 등 대대적 손질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이다. 모쪼록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고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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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타인의 고통 지면기사
'타인의 고통'을 쓴 수전 손택은 사라예보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내가 다른 나라 전쟁의 참상을 보며 '끔찍하군' 한 마디만 던졌듯, 내가 겪는 전쟁의 고통에 타국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낼 수는 없다. 사람이란 그런 존재다"(타인의 고통 p.151, 도서출판 이후)라는 말을 듣고, '무력감과 공포'를 끌어낸다.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은 '나는 거기에 연루돼 있지 않다'는 안도이고, 타인의 무관심에 관대한 것은 '무력감과 공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냉소 역시 사실은 분노와 좌절의 감정이 가득 찬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면서 무력감과 공포, 동정을 넘어 악랄한 정치를 극복하라고 종용한다.3·1절로 시작하는 3월이 이토록 고통이었던 적이 있나 싶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제3자 대위변제 해법을 우리가 제시한 것부터 한일정상회담 이후까지, 3월은 우리 대통령의 '무력감과 공포'를 드러낸 시간이었다. 지난달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며 "취임 이후 존재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 관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했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끔찍하군' 한 마디 하는 타인처럼 자국민의 고통을 보면서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고 구경한다. 일본이 우리 피해자가 겪는 고통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데서 대통령의 무력감이 읽힌다.그러나 식민지의 상흔은 전쟁의 상흔만큼이나 세월을 거치며 이리저리 왜곡돼 이 땅에 사는 온 가족에 새겨져 있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 앞에 무력감을 드러낼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은 국제정치의 악랄함을 담대하게 봐야 한다. 무력감과 공포를 걷어내고 보면 굴곡진 세월을 헤쳐낸 민족의 역량이 보일 것이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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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시민의 대표와 시정의 수장 지면기사
얼마 전 의정부시에서 한 시의원과 공무원 집단이 갈등을 빚는 일이 있었다. 추가경정예산의 시의회 심의를 앞두고 한 부서 공무원 여럿이 사전 설명을 위해 시의원 사무실을 찾았고, 해당 시의원이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본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언성을 높이다 다툼이 벌어졌다. 피해 공무원들은 모욕적인 시의원의 막말에 상처를 입었다고 했지만, 정작 시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오히려 공무원들을 탓했다. 이후 이 사안 해결을 위해 공무원 노조와 시의회, 정당이 참전했고, 한때 성숙한 대화는커녕 책임 회피와 비난만 난무한 광경이 벌어졌다. 결국 해당 시의원과 당사자 공무원들이 상호 사과하는 듯한 자리를 가졌다고 하나, 누구 한 사람 만족하지 못한 채 승자도 패자도 없이 큰 상처만 남았다.이번 일을 포함해 지난해부터 시의회 안팎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지역 발전을 위해 동반자로 함께 가야 할 시와 시의회의 관계가 갈수록 삐걱거리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특히 일부 시의원이 시민의 대표임을 앞세워 시정에 간섭하려 하거나, 지시에 가까운 요구를 하는 것이 협치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하다.법상 시의원은 시민의 대표가 맞다. 그러나 동시에 시정의 수장은 시장이다. 시의원에게 조례 입법과 예산 심의, 집행부 감시 권한이 있는 것은 맞지만 시가 추진하는 사업마다 이래라저래라 하고, 그것이 당장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서 공무원을 윽박지르거나 겁박하는 것은 월권이다.물론 시의원이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 최종 결정하는 건 시장이 할 일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시장은 평소 얼마나 시의회와 소통하는지에 따라, 또 시의원의 제안과 의견을 얼마나 잘 수용하는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을 테다. 시와 시의회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걸 자꾸 잊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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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경기도 난임부부 지원 확대돼야 지면기사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한 난임 부부들은 난임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진료·시술, 검사, 약 등에 쓸 각종 비용들을 아직 찾아오지 않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이를 감내하고자 하지만 만만치 않은 금액에 부담을 느낀다.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전 여성들은 초음파 검사와 혈당, 갑상선 수치 확인 등을 위한 피 검사를 시작으로 자궁 내 혹 제거 등 시술, 난자의 배란 유도 및 과배란 유도 주사 등 조치가 이뤄진다. 남성들도 정자 수, 운동성 등을 살피는 정자 검사를 비롯해 시술을 앞두고는 정자 특수 처리 등 별도 과정을 거친다.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난임 부부들은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난임 시술의 마지막 단계인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가게 되면 비용은 훌쩍 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다시 신선 배아와 동결 배아로 나뉘는데, 여성의 몸 상태와 성공 확률을 고려해 동결 배아를 선택할 경우 동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동결 시 배아 1개당 가격은 수십만원으로, 동결 배아가 다수일 경우에는 동결 배아당 추가 비용이 붙는다. 시험관 아기 시술 전체 과정에서 1회당 최대 500만원까지도 비용이 소요되지만, 첫 시술에서 임신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N차 시술'을 받게 되면 난임 부부들의 비용 부담도 N배가 된다.난임 시술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환자 연령대가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난임 부부를 위한 지원 사업은 현실에 맞게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보면 경기도 난임 시술 대상자는 2021년 기준 3만6천443명을 기록해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된 2017년 2천532명보다 10배 넘게 증가했다. 출산율 회복이라는 거시적 관점을 차치하더라도 난임 부부들이 겪는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보다 덜어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lwg33@kyeongin.com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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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실익없는 싸움에 애꿎은 노인들만 희생 지면기사
부천시청 앞 도로에는 1년 넘게 수십 명의 노인이 피켓을 들고 연일 시위 중이다.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주말을 제외하곤 늘 같은 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부착한 현수막과 피켓에는 지역의 한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다.부천시에서 파악한 이들의 사정은 이렇다. 이들은 한 종교단체에서 일당을 주고 고용한 대략 30명 정도의 노인들로 추정되고 있다.이 단체 소속의 민원인은 재개발사업 부지에 있던 선친 소유의 땅을 주변인들이 등기 이전 등을 통해 이익을 나눠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그는 땅을 찾겠다며 시측에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사항뿐 아니라 조합원 명단, 회의자료, 분양자 명단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하지만 시에서는 개인정보 및 명목상 재개발조합의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두 비공개로 처리했다.상황이 이렇자 어느 날부터 노인들을 대동해 집회를 여는 것으로 추측된다. 뿐만 아니라 이 단체는 지난해 초부터 시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내용을 보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소송과 정비구역 취소 소송 그리고 조합설립인가 취소 소송 등이다.그러나 이미 재개발사업 부지에는 총 37개 동, 3천7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보니 이 단체가 진행하는 집회는 물론 소송은 결국 실익이 없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힘 없고 순진한 노인들이 시청 앞에 삼삼오오 모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이들의 민원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조용익 부천시장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 보고는 받았지만,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시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조 시장은 '시민중심'과 '소통'을 강조하며 시정을 이끌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들이 시청 앞에서 연일 집회를 여는 이유 등을 파악하고 사태를 해결해 불법 현수막으로 인한 도시미관 저해 문제는 물론 집회 소음 등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상훈 지역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