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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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여주 산업단지 조성 '혁신 클러스터'가 답이다 지면기사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바람이다. 이보다 확실하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산업단지 조성이다. 제조업 산업 활동의 기본 요소인 토지와 노동의 투입을 원활하게 하고, 도로와 전기와 용수 같은 산업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해 기업을 돕자는 것이 산업단지 조성의 목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을 이끈 60·70년대의 산업화는 이를 기반으로 삼았다.1996년 지방자치제도의 본격 시행은 지방정부에 지방산단 개발 권한을 안겨주었다. 여기에는 1980년대 이후 국토 균형발전이란 화두와 맥락을 같이 한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지방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난개발로 인한 부정적 효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져야 했다.여주시가 경기도와 머리를 맞대고 산단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의 상생 협약이 기폭제가 되었다. 우선 수도권정비법 시행령의 개발 제한 규제인 '산업단지 공업용지 6만㎡ 이하'를 준수하되 대신 15개의 산단을 3개 지구로 나눠 한 번에 조성해 산업 집적지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단순 기업의 군집이 아닌 혁신 클러스터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규모가 무려 90만㎡다. 여주시는 이곳에 약 70개의 기업을 입주시켜 최소 1천500여 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여주시의 산단 조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는 그동안에 조성된 산단들이 왜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를 꼼꼼히 되짚어봐야 한다. 시는 지난 2월 차세대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주)그리너지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장이 준공되는 내년부터는 이차전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간 산단 및 공공 산단을 추진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신속한 행정지원으로 경기 동부권에 K-배터리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시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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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현수막 난장판 지면기사
정치현수막을 마주하는 시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총성 없는 현수막 전쟁은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12월11일부터 시작됐다. 정당마다 신고·허가절차 없이 정치적 현안이나 정책이 담긴 현수막을 최대 15일간 마음껏 내걸 수 있게 됐다. 수량은 무제한이다.당연히 주요 길목에 현수막이 쏟아져 나왔다. 내용은 점점 진화했다. 초창기에는 난방비 등 민생정책을 놓고 점잖게 맞서는가 싶더니 요즘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순신판 더글로리, 연진아 네 아빠도 검사니' 현수막과 국민의힘의 '이재명판 더글로리, 죄지었으면 벌 받아야지' 현수막이 같은 공간에서 감정적으로 대치한다. 민주당은 검찰을 조폭에, 국힘은 노조를 조폭에 비유한다. 대통령을 '이완용'으로, 야당 대표를 '깡패'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정치현수막이 아니라 비방현수막의 고삐가 풀린 것이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직선거법 취지가 무색해진다. 합성수지를 어떻게든 줄여보려는 환경정책도 거스르고 지자체의 도시미관정책도 헛수고로 만든다. 평범한 시민은 허가를 받아 정해진 기간 지정게시대에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가장 큰 문제는 '관람등급'이 없다는 것이다. 명당은 죄다 차지한 까닭에 유·초·중·고생의 눈에도 쏙쏙 들어온다. 심지어 학교 앞까지 합법적으로 침투했다. 최근 김포시 사우동 학원가 건물에 '친일매국 굴종외교 꺼져 2××야!'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붙었다. 이 현수막은 건물 공동소유주인 60대 민주당원이 내걸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욕설 섞인 정권퇴진촉구 현수막을 걸었다. 보수진영에서도 건물 주변에 맞불현수막을 거는 등 당시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이번에는 이슈가 그때만큼 확산하지 않고 있다. 훨씬 자극적이고 가독성 좋은 정치현수막에 가려지는 분위기다. 이런 거 왜 허용했을까.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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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희비 엇갈리는 카페리 지면기사
인천을 두고 해양도시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한중카페리가 여객 운송을 재개하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인천과 중국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한중수교를 맺기 2년 전부터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를 잇는 카페리가 운영됐다. 이후에도 한중카페리는 한중 교역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엔 연간 100만명이 인천과 중국을 잇는 카페리를 이용했다. 3년여 만에 여객 운송이 이뤄지면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도 활기가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9일에는 크루즈도 인천항에 기항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 넘게 인천에 오지 않았던 크루즈는 이달 첫 크루즈를 시작으로 올해 12차례 인천항을 찾는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하면서 점차 해양관광도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다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인천과 제주를 잇는 카페리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지난달 22일부터 여객 운송을 못하고 있다.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취항한 지 1년여 만에 여러 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결국 안전을 위해 여객 없이 화물만 운송키로 한 것인데 그 기간이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잦은 고장으로 여객들은 불편을 겪었고, 이는 낮은 승객 탑승률로 이어졌다. 특히 인천~제주 항로는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항로라는 점에서 더욱 안전이 강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고장으로 승객들은 점차 외면한 것이다. 여객 운송을 하지 않는 기간에 확실한 선박과 관련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객 운송이 재개됐을 때 다시 고장 등이 발생하면 여객 신뢰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인천이 해양도시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여객선뿐만 아니라 연안여객선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다. 인천~제주 항로가 철저한 안전을 바탕으로 정상화하길 바란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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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문화의 힘' 재확인시킨 영화 슬램덩크 지면기사
1990년대 일본 만화를 영화화한 슬램덩크가 대한민국 30·40대 남성들의 가슴을 울렸다. 영화 슬램덩크는 3월 현재 박스오피스 3위에 누적 관객수 338만명을 기록, 메가히트급은 아니지만 한 때 아바타2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이 같은 결과는 오롯이 극장가를 찾지 않는 30·40대 남성들만의 힘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가히 '신드롬'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나이대 남성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 돼 웬만하면 추억과 감상에 젖어들지 않는 특성이 있다. 고단한 삶에 지친 남성들이 스스로 티켓을 구매하고, 혼자 영화관에 가는 풍경은 부인과 아이들에겐 의아한 현상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슬램덩크가 이들의 화려했던 청춘기에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촉매제라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실 슬램덩크는 친절하지 않은 영화다. 만화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다. 한 마디로 감독은 '너, 내용 다 알고 왔잖아'라는 느낌이다. 영화의 마지막 3분은 원작처럼 대사도 없고, 흔한 배경음악도 없다. 그리고 주인공 강백호가 역전의 버저비터 슛을 쏘기 전 대사 없이 입 모양만 나오지만 우리는 안다.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것을. 영화가 끝나고 관객석에선 기이한 현상들이 이어진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 옛 추억과 감동을 느낀 표정 등등…. 슬램덩크는 중년에 접어든 남성들에게 화려한 옛 영광을 토대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는 삶의 활력소와 힘의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슬램덩크는 문화의 힘을 재확인시켜줬다. 개봉과 함께 반일몰이 소재가 됐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어떤 이념과 애국심보다 개개인의 추억이 더 중요했던 셈이다.대한민국은 이러한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향후 20년 뒤엔 남성들이 지금 느꼈던 이 감정과 감동을 전 세계인들이 우리의 영화를 보며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한류의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해주길 희망한다. 그것이 '문화의 힘'이기에. /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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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가평군정의 실정을 반면교사로 지면기사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가평 군정은 파란만장했다. 제2 경춘국도 가평군 노선(안) 배제, 공동형 장사시설건립 사업 제동, 도 산하기관 유치 탈락 등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9년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제2 경춘국도 건설사업이 선정되면서 정부 노선(안)을 두고 지역 민심이 요동쳤다.당시 가평군·의회 등은 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 노선(안)에 반대 뜻을 표명했다. 주민들은 반대의사 표시로 상여 가두행진 퍼포먼스를 벌이며 반발했다. 이후 제2 경춘국도 노선(안)은 몇 차례 변경되면서 정부·지자체, 지자체·주민, 주민·주민 등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지만 결국 정부(안)으로 가닥이 잡혔다.2020년에는 군이 내놓은 가평군·남양주·포천시의 '가평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 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다수의 주민 등이 장사시설 건립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입지 후보지를 두고 재공모까지 진행되는 등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됐다. 이 갈등은 군수 주민소환 투표 서명운동으로 이어지면서 극에 달했다. 하지만 청구인 측이 시한 1주일을 앞두고 전격 종료를 선언, 일단락됐다.또 2020년과 2021년에도 경기도 공공기관 2·3차 이전 공모에 각각 2개 기관, 4개 기관을 신청했으나 모두 탈락하면서 군민들은 상실감을 넘어 분노했다. 이 같은 군의 실정을 놓고 일각에서는 각 사안의 문제 해결 프로세스와 차선책 등이 마련되지 않은 행정·정치력 부재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최근에 군은 해결해야 할 당면 현안으로 2025~2026년 도 종합체육대회·도 의료원 가평병원 유치 등을 꼽고 본격 유치전에 뛰어들었다.이를 두고 지역사회는 지난 몇 년간의 실정이 되풀이될지 아니면 이를 거울삼아 유치전에 성공할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의료 사각지대 해소는 그야말로 해결해야 할 지역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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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비슷한 공고의 다른 조회수 지면기사
최근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인천아트플랫폼 관련 공고 2건이 게시됐다. 하나는 '인천아트플랫폼 2023년 레지던시 입주 예술가 모집 공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2023 인천예술가스튜디오지원 공모'다.사업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작가를 뽑아 작업실도 주고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슷해 보이지만 두 사업은 중요한 차이가 있는 별도 사업이다. 전자는 인천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작가가 지원할 수 있는 '전국단위 모집'이고 후자는 '인천예술가'라는 중요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사업이다. 전자는 물론 인천 작가도 지원할 수 있다.여기서 문제! 과연 어느 공고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았을까? 답을 먼저 공개하면 후자다. 26일 오전 기준으로 전자는 재단홈페이지에서 900여 회의 조회수를, 후자는 3천500여 회를 기록 중이다. '인천예술가'로 범위를 좁히고 또 20분 늦게 게시된 공고의 조회수가 오히려 더 높게 나온 것이다. 비슷한 공고에 무려 4배 가까운 차이가 생긴 이유가 개인적으로는 신기하고 무척 흥미로웠다.'인천예술가'를 위한 이 사업은 이종구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해 연말 창립 18주년 기념식 등에서 예고한 사업이다. 이번 공고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인천아트플랫폼의 문턱이 높아) 인천 작가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고 지역 작가에게 동기유발 요인도 되지 못한다"며 "인천아트플랫폼을 '인천화'해 더 단단히 지역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했다.이번 공고의 '조회수'로만 판단해보면 지역과 지역작가에 더 집중하고자 한 문화재단의 노력과 시도는 일단 지역 예술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선발된 '인천예술가'들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지역에 뿌리내리는 기회로 만드는 일이다. 기획단계에서 사업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지역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번 공고에 관심을 가졌을지, 실제 지원하는 결과로도 이어질지,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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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결국 새 술은 새 부대 인가… 지면기사
지난해 10월 직관한 '제2회 안산 김홍도 여자장사씨름대회'에서 안산 여자 씨름부는 단체전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출전팀이 적고 대진표상 가능한 결과라는 데서 축하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대회에서는 장사도 배출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내곤 했는데 안방에서의 부진한 경기력과 결과로 첫 직관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사실 경기력 부진은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당시 안산 여자 씨름부는 다른 팀과 달리 선수들이 감독 대신 코치의 지도를 듣고 경기에 나서는 이상한 운영을 연출했다. 심지어 안산 여자 씨름부의 감독은 경기 내내 입도 열지 않고 선수들도 감독 근처에 없었다. 물론 코치가 지도할 수 있지만 다른 팀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출전했고 승리 땐 기쁨도 함께 나눴다. 취재해 보니 내막에는 지난해 6월 선임된 신임 감독과 2017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 간 마찰이 있었다.결과 먼저 말하면 신임 감독이 강제로 짐을 쌌다. 지난해 12월 직장운동부 인사위원회의 결정으로 파면됐다가 재심의 요청에 지난달 해임으로 변경됐다. 오랜 기간 안산 여자씨름부를 이끈 감독이 정년으로 떠난 후 신임 감독 체제로의 변모는 실패로 끝났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신임 감독이었던 만큼 기대가 컸지만 수포로 돌아갔다.안산지역의 씨름 관계자들은 이 결과를 신임 감독 선임 전부터 예상했다고 한다. 코치와 더 가까울 수밖에 없는 선수들인 만큼 웬만한 장악력 없이는 실패가 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안산시도 한동안 코치의 감독대행체제로 씨름부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새 감독 선임에 별다른 의지가 없어 보인다.풍속도 씨름도를 그린 단원 김홍도의 고장인 만큼 시 또한 유일한 씨름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안산 여자 씨름부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직장운동부다. 단합된 모습으로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황준성 지역자치부(안산) 차장 ayajoon@kyeongin.com황준성 지역자치부(안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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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도시의 보이지 않는 규제, 경계넘어 합의 필요 지면기사
정부는 2008년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위례신도시는 법정동을 기준으로 서울특별시 송파구 장지동·거여동의 일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복정동의 일부, 하남시 학암동을 끼고 개발됐다. 이런 사정 때문에 위례신도시는 생활권은 같지만 행정구역은 3개로 분리된 독특한 구조를 띠게 됐다.한때 행정구역 통합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지만 결국 실행까지는 가지 못했다.다만 각 행정기관별 협약을 통해 일부 문화시설을 공유하고 있다. 송파위례도서관과 하남위례스마트도서관들은 개장 초기 행정구역 주민만 도서 대출이 가능했다가 이후 지자체의 업무 협약으로 위례신도시 주민 모두 도서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하지만 교육분야는 아직까지 각 행정구역별로 입학전형이 적용돼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서울 송파는 강남 6학군, 성남은 성남학군, 하남은 하남학군으로 묶여 있어 고교 입시철에는 지역별 입학 전형에 맞춰 진학을 준비해야 한다. 실례로 장지동과 거여동에 속한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평준화 지역으로 묶인 서울 송파의 입학전형을, 창곡동 주민들은 평준화 지역으로 분류된 경기도 입학전형을, 학암동 주민들은 비평준화 지역 적용 입학전형을 따라야 한다.교통편도 불편하다.광역버스를 제외한 마을버스는 각 행정구역에 맞는 노선만 순회하고 지역경계를 넘어가지 않는다. 서울과 성남의 경우 시가지와 경계가 이어지지만 하남은 남한산 산줄기로 인해 분리되다 보니 그만큼 교통편도 부족하다. 때문에 하남에 속한 위례신도시의 최대 민원 중 하나는 교통편 확충이다.사실상 서울시 성남시 하남시간의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위례신도시는 한 동네이다. 따라서 경계에서 시작하는 주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을 둘러싼 지자체간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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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저널리스트로 생존하기 지면기사
기사는 시로 치자면 정형시다. 3장 6구 45자 내외, 종장 첫 구에 3음절을 꼭 넣어야 하는 시조처럼 기사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스트레이트·박스·르포라는 형식에 맞게 자주 쓰이는 단어와 문장이 정해져 있고 대개 그 틀 안에 내용을 채워 넣는 식이다.글쓰기 훈련과정에선 창의성을 덕목으로 치지만 기자 시험 논술·작문은 예외다. 기자 시험을 준비하는 사교육이 횡행하는데, 그곳에선 합격자 논술·작문을 맘껏 볼 수 있다는 게 으뜸가는 장점이라고 한다. 많이 보면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기사가 틀이 정해진 글쓰기인 탓에 현장에서도 글을 맛깔나게 잘 쓰는 사람보다는 외향적이고 사람 사귀길 좋아하는 인물이 기자직에 유리하다. 수습과정에선 "기사는 훈련하면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런 연유로 인공지능(AI) 기사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이미 보도자료를 리라이팅(rewriting)하는 수준인 증권·날씨분야는 AI가 기사를 쓴다. 지금도 언론사들이 포털과 계약을 맺고 저작권을 포기한 기사 데이터가 하루에 수천 수만 건씩 쌓이고 있다. 포털 기사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딥러닝하면 인류 최고 수준의 바둑기사를 이긴 알파고 같은 AI 기자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현장을 중계하는 수준의 글, 누가 어디서 이런 말을 했다는 식의 기사는 속도와 정확도에서 AI와 겨룰 수 있을까. 여러 이념 성향 언론과 지역·서울 언론을 망라한 포털 원자료를 데이터로 하면 AI 기자는 정치·지역 편향에서도 자유로운 것 아닐까. 직업 장래를 비관케 하는 이런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이런저런 공상 끝에 인간 기자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 문학에 견줄 표현과 적확한 문장으로 독자 마음을 흔드는 일. 온라인 세상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건져 올린 사람이 아니고선 찾을 수 없는 팩트를 찾아내는 일. 무엇보다 인간미 있는 상식적인 기사를 쓰는 것이 AI 시대에 기자가 생존하는 방법이 아닐까.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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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부대찌개 말고 이성계 지면기사
의정부에 '전좌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전좌'는 임금이 정사를 볼 때 편전에 나와 있던 자리를 말하는데, 호원동에 위치한 이 마을의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아들 태종 이방원과 갈등 끝에 함흥까지 갔다가 무학대사의 설득에 못 이겨 한양으로 돌아가던 중 의정부에 머물면서 대신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던 곳에서 유래했다.조선 초기 때 이런 역사는 지금의 의정부시라는 지명으로도 이어졌다. 3정승을 포함한 관료 대신들이 수시로 찾아 국사를 논의하고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다보니 조선시대 최고 관청의 이름이 절로 붙은 것이다. 전좌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엔 태조가 머물렀던 고찰 '회룡사'가 있고 인근엔 사찰의 이름에서 딴 지하철 1호선 '회룡역'이 있다. 회룡은 '용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태조를 의미한다.의정부에서 활동하다 보면 부대찌개나 미군부대로 대표되는 도시 이미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거리 힙합이 자연스러운 청년 문화나 시민들의 참여의식, 수락산과 원도봉산, 중랑천을 아우르는 빼어난 자연환경 등 수많은 장점이 대표 먹거리 하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의정부시가 지역의 이야기 자산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시는 올해 이성계 설화를 중심으로 정체성 연구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전좌마을의 유래와 관련된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엔 이성계와 이방원의 만남을 재연하는 행사도 구상 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논함에 있어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요즘, 의정부가 보유한 소중한 이야기 자산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 이제 의정부라고 하면, 찌개가 아닌 선도적 행정의 중심지를 먼저 떠올리는 날이 올 것이다. /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