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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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뜸 들은 안성도시공사 추진이 해법 지면기사
뜸이 안 들어 설익은 밥보다 뜸이 든 밥이 맛있다는 건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안성도시공사 설립 문제의 해법으로 '뜸 들인 밥'을 제시하고 싶다. 도시공사 설립은 김보라 시장의 핵심공약 사항이기에 안성시에서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의회 과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 번번이 막히고 있다.안성은 기반 시설과 사업 환경이 취약해 사기업이 투자를 꺼려 지역발전을 위해선 개인적으로 도시공사가 설립되길 희망한다. 다만 시는 재정기반이 취약한 만큼 도시공사 설립에 앞서 장·단점과 수요 분석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추진 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이 부분에서 시가 제대로 절차를 이행했는지는 의문이다.시는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가 지난 8월에 나왔음에도 이와 관련한 입법예고는 두 달 전인 지난 6월에 먼저 했고, 7월 시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에게는 용역 결과를 사전 공유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도시공사 관련 조례안과 동의안 등을 부결하거나 상정하지 않았다. 시와 김 시장은 의원들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조례안과 동의안을 재차 상정했다고 항변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기에 안타까운 심정이다. 주민설명회를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시점에 열고 의원들에게 행감을 빠지고 참여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편, 행정 절차와 용역사 선정 과정 의혹 등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서로 감정만 상하고 있다.현재 대한민국은 금리도 오르고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건설 자잿값도 폭등해 대규모 개발사업은 모두 멈춘 상태다. 시는 조바심을 내지 말고 다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와 찬·반 의견을 모두 듣고 문제를 풀어나가길 희망한다. 현명한 20만 안성시민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뜸이 잘 든 맛있는 밥이 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임을 단언하기에. /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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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인사를 위한 조직개편' 우려 불식을 지면기사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가평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신년 정기 인사를 앞두고 퇴임이나 공로연수 등의 인사 요인이 다수 발생, 공무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본청 2개 과와 직속기관인 보건소 2개 과가 신설되고 공무원 정원이 30여 명 늘어나는 '가평군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최근 군의회를 통과, 이들의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현행 3국 21담당관·과, 2직속(2과), 3사업소, 1읍, 5면에서 3국 23담당관·과, 2직속(4과), 3사업소, 1읍, 5면으로 개편된다.또한 일반직 5급 이상 정원은 현행 4급 4명, 4~5급 1명(직속 보건소), 5급 33명(본청 21명, 의회사무과 2명, 직속기관 의무직 1명, 사업소 3명, 읍 1명, 면 5명)에서 4급 5명(보건소장 포함), 5급 37명(본청 23명, 의회사무과 2명, 직속기관 의무직 포함 3명, 사업소 3명, 읍 1명, 면 5명) 등으로 변경되며 공무원 정원은 현행 796명에서 831명으로 35명 늘어나게 돼 대폭 인사가 예상된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정기구 등의 조직 개편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사·조직 등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직에 의한 인사가 아닌 인사를 위한 조직 개편 등의 행태를 우려하는 소리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조직 업무는 분리와 통합으로 이원화돼 있다. 가평군은 인사팀에서 인사와 조직 업무를 통합해 맡고 있지만, 전반의 인사업무와는 달리 조직업무는 '행정기구와 정원에 관한 사항', '조직진단 및 중기인력운용계획의 수립' 등 부분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군정 종합기획·조정', '군 중장기 계획수립·조정', '군 비전 수립 및 정체성 확립', '군정 현황지표 운영' 등 조직 구조, 군정 운영 등의 측면에서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할 상당수의 업무는 기획조정팀이 담당하고 있다. 인사·조직 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정책입안자들의 혜안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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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파주시당과 특별조정교부금 지면기사
국회는 물론이고 광역·기초의회는 11·12월이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기다. 내년도 시민의 삶과 직결된 예산을 다루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2023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파주시에 지원될 국·도비 전액(특별조정교부금·6천519억원)을 삭감했다가 일부 삭감으로 조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와 시민들은 주민생활과 직결된 예산이 정치권의 정쟁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지역 정치인들이 예산을 두고 정치적 거래를 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도의원까지 역임한 김경일 파주시장은 별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특조금 확보를 위해 김 시장이 '특별히 노력을 했다'는 흔적은 없고 사회단체 송년행사 참석 보도자료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파주시장들이 해오던 '국·도비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다. 취임 5개월을 넘긴 김 시장에게 지역 정치권에서는 벌써 '소통 부재'라는 '딱지'를 붙였다고 전해진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어공(어쩌다 공무원:시장과 함께 들어온 정무직 공무원)들의 말만 듣는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실에는 비서실장, 미래전략추진단장, 시민소통관 등 어공들이 여느 때보다 많다. 그러면서 국·과장들이 업무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도의회 고준호(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타 시군의 시장·군수, 예산부서 공직자들은 도의회 예산안 심의기간 수시로 소통하며 예산확보가 시급한 사업들에 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데 파주시는 지역 도의원을 패싱하는 불통행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인재 전 시장(민선 5기)은 "파주시 발전을 위해서는 나는 민주당도, 새누리당도 아니고 '파주당'"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도·시의원들에게 주민숙원사업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당시 최대 특조금을 교부받는 자치단체가 되기도 했다. 김 시장이 본받고 명심해야 할 '정치행위'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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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막내와 벌이는 마스크 승강이 지면기사
막내 아들에게는 마스크를 쓰고 살아온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길다. 막내 나이는 한국식으로 6살, 만으로 5세다. 막내는 국내 1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로 기록되는 2020년 1월20일 전까지 800여 일을, 이후 1천여 일을 살았다.막내와 마스크는 생애 절반 이상을 함께한 각별한 사이다. 이 마스크 때문에 나는 막내와 종종 승강이를 벌인다. 외출길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겨주려 하면 내 손길을 피하며 벗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일쑤다. 밖에서는 괜찮다고 차분하게 설명해도 "벗기 싫다"라며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마스크를 손으로 감싸 쥐고 뒤로 물러서며 마스크를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몸짓을 보인다. 비슷한 일은 최근까지 반복된다. 마스크를 분신처럼 챙기고, 벗는 것을 불안해하며 마스크 없는 얼굴을 몹시 불편하게 느끼는 막내의 모습을 보면 매번 참 속이 상한다.속상한 일은 또 있다. 막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알림장 앱'으로 가끔 보내오는 활동사진 속 친구들과 막내의 사진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건지 두려워하는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 또 몇 년을 지켜봤음에도 막내의 친구들 얼굴 절반 이상은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막내는 아빠는 친구 이름도 모른다며 나를 꾸짖는다.물론 마스크의 효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마스크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마스크와 함께 살아온 지난 몇 년 동안 어쩌면 잃은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조만간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기준을 마련해 설명한다고 했다. 정책적 판단은 득과 실을 잘 따져 내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에는 커가는 어린 아이를 우선 생각해줬으면 한다. 막내가 더는 나와의 승강이 없이 자신 있게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레저부 차장 ksh96@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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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하남시 자족기능 회복, 정부 손에 달렸다 지면기사
하남시는 1989년 광주시의 동부읍과 서부면, 중부면 일부가 법정리 지역으로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이후 시는 서울과 인접해 있단 이유로 서울의 주택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거주용 주택단지(신장택지개발사업, 하남 풍산택지개발사업, 미사강변도시 택지개발사업, 위례지구 택지개발사업, 하남 감일 공공택지지구사업)로 특화돼 개발됐다.하지만 도시개발이 주택난에만 집중돼 개발되다 보니 도시의 자족기능은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민선 8기는 출범 이후 자족도시 기능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도시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먹거리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시는 '미사섬' 일대에 세계적인 영화촬영장과 디즈니사의 아이언맨 등 13개 캐릭터를 활용한 테마파크 마블시티를 비롯 K-POP 공연장과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첨단영상문화 산업단지 조성 사업인 '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전체 인구수의 10%에 달하는 약 3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2조5천억원의 경제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K-스타월드 프로젝트' 사업만으로도 하남시는 침상도시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로 탈바꿈된다. 하남지역은 그동안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상수원과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지역 등으로 인해 자족기능 회복을 위한 자체적인 개발이 힘들었다. 이 규제는 지금까지도 하남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시는 잇따라 정부의 문을 두드리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시의 개발은 인구 증가와 함께 일자리 창출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한쪽에만 편중된 기형적인 개발은 겉모습은 그럴 듯 하지만 실속이 없는 '화이부실(華而不實)'과 다름이 없다. 때문에 정부는 이제라도 하남시가 균형을 갖춘 알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규제 완화 조치를 해줘야 한다. /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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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지면기사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가톨릭에서 미사가 끝날 때 신부님이 신자들에게 강복을 할 때 하는 멘트라고 한다. 가톨릭 신자 지인의 말을 빌리면 천주교 교리에서 '미사'는 예수의 최후의 만찬을 기념해 행하는 제사 의식으로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보내시는 가장 위대한 은총의 순간을 함께하는 기적'이라 했다.지난 7월 달라진 정권의 민선 8기 출범 이후 남양주시에 새로운 교리가 등장한 듯하다. 공직사회에서 "우리 주님께서~", "주님 말씀대로~" 등 주광덕 시장의 성을 딴 직원들만의 애칭, '주님'이 일종의 밈(meme)처럼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 기관에서조차 겹치는 단어가 들리는 걸 보면 취임 후 보인 소통 확대와 내부 탕평인사 등 그간 발자취가 대내외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로 뿌리내린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시장과의 면담을 수차례 거절당했다는 수도검침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우개선을 약속했던 시정의 속도가 느렸던 것인지, 이들은 여전히 ▲타 시군 검침원 및 관내 현장직 공무직 대비 낮은 임금 ▲현장지원직 중 유일한 위험수당 미지급 직군 등 만성피로처럼 쌓인 개선안을 촉구하고 있다. 10년 전 우연히 취재를 위해 수도검침원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놀라운 점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났는데도 당시 요구안이 현재까지 반복되며 검침원들의 삶을 옭아매고 있다는 데 있다.물론 남양주시도 어느 때보다 신중한 행정을 펼칠 시기임은 분명하다. 최근 남양주도시공사에선 일반직과 무기계약직 간 임금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선 '검침원의 난' 제하로 남양주 수도검침원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이들을 비난·조롱하는 글이 게시되는 등 관내에서 빚어지는 직원 간 갈등이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악인은 없는데 피해자가 있을 땐 구조적인 문제에 시선을 모아야 한다. 높은 분께서 가진 평소 신념대로 더 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한정된 은총이 모든 이와 함께 하길 기원해 본다. /하지은 지역자치부(남양주) 차장 zee@k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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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봉쇄투쟁과 엄중대처 사이 지면기사
한국어 아름다움은 섞임에 있다. '신문'이란 단어도 한자다. 대체로 명사는 한자가 많고 순 한글이라고 불리는 말은 형용사가 주다. 오랜 기간 한자 문화권에 있었기에 한자를 제외하곤 한국어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기자들도 어려운 말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말을 쓰려 노력한다. 대개 한자를 담은 단어를 풀어쓰는 경우가 많다. 갈등을 다툼으로 노후는 낡음으로 인접은 가깝다로 바꾸는 식이다. 한자 문화에서 영어 문화로 바뀌며 영어를 반영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리모델링이란 말을 탈바꿈으로 바꾸면 어색해 결국은 단어를 그대로 쓴다.얼마 전 후배가 쓴 기사를 고치려다 두 단어에 시선이 머물렀다. 봉쇄투쟁과 엄중대처였다. 봉쇄와 투쟁, 엄중과 대처 모두 일상에선 쉬이 쓰지 않는 단어이기도 했지만 단어에 섞인 맥락 때문에 골똘했다. 하나는 노조가 보내준 자료에 나온 말이고 하나는 행정부가 보도자료에 쓴 말이었다.길을 막는 걸 투쟁이라고 부르고 불법을 대응한다는 상식을 엄정이라고 부르는 대척의 말이었다. 서로 섞이지 않는 이 말들을 바꾸지 못했다. 봉쇄투쟁을 봉쇄로 엄중대처를 대처로 바꾸려 했지만 그런다고 의미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학교 비정규직, 화물, 지하철 등 곳곳에서 파업이 벌어지거나 벌어질 예정이다.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회색 지대가 사라진 상황이다. 한 발을 디뎌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밀리면 죽는다'는 전쟁 용어만 남았다. 가운데로 오지 않으니 섞일 리 만무하다.이제사 저 두 단어를 고치지 않은 게 후회된다. 단어를 고칠 뿐 아니라 사회에 회색지대를 만드는 게 언론 역할이다. 기자는 한국어를 다루며 매일 섞인 언어로 현실을 전한다. 한국어가 말하는 건 순 한글도 순 한자도 순 영어도 각자론 한국어를 이룰 수 없고 섞이고 바뀌어야 온전한 한국어가 된다는 사실이다.모두가 자기 입장만을 말할 때가 회색지대에서 섞임을 얘기할 때다. 봉쇄투쟁과 엄중대처 사이에 작은 점을 찍어야겠다.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신지영 사회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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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시민의 대표인가, 천덕꾸러기인가 지면기사
어린이집 관리 감독을 시의회에서 하겠다며 이삿짐 박스 3개 분량 자료를 요구한 시의원, 간부 공무원과 언성을 높이곤 인사자료를 요구한 시의원….요즘 전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시의원들 소식으로 의정부시가 연일 시끄럽다. 막 뽑힌 선출직 공무원의 열정으로 보기엔 그들이 사용하는 말과 행동의 방식이 꽤 강압적이어서 대부분 '이해'보다는 '불쾌'로 다가온다고 피해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지방자치법에 명시된 권한 내 정당한 의정활동인지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일부 시의원의 사례는 사회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존중과 예의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사례가 모이다 보니 문제의 시의원을 공천한 정당의 판단 기준을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시의원은 지방행정에 작지 않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의 대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시민은 시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표로 삼는 과정에 다소 밀려나 있었다. 시의원 후보를 정하는 일엔 시민의 의견보다는 정당의 결정이 우선한다.그러다 보니 인성이나 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인물이 당선되는 일이 발생하고, 그를 향한 기대와 실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해 잡음이 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당 중심의 현재 선거 시스템상 이 괴리를 없애려면 우선은 정당과 시의원이 시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의원은 자신의 권한이 본인이 잘나서 부여된 것이 아니라, 시민의 대표로 일하기 위해 주어졌다는 점을 자각하고 겸손해야 할 것이다. 모르면 배우고, 부족하면 채우려는 노력 또한 요구된다. 시 집행부를 하부 기관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가는 파트너로 보는 인식도 필요하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기반으로 한 의정활동을 보여야 천덕꾸러기가 아닌, 진정한 시민의 대표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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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족구와 소맥 잔치 지면기사
전 국민이 안타까워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 정부는 지난 5일 자정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공직자들에게는 술자리 등 사적인 모임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 기간 지역위원회 정치 일정을 최소화해 달라고 의원 및 당직자들에게 요청했다.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각종 행사를 취소하며 슬픔을 나눴다. 많은 이들이 동참했다.하지만 누구보다도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할 부천지역 일부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민주당 소속 A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참사 바로 다음날 파주의 한 저수지로 당원 워크숍을 떠났다. 이 자리에서 전 국민의 슬픔을 무시한 채 술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당원들과 함께 족구경기도 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포천의 한 식당으로 이동해 술자리를 이어갔다.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A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행사 진행으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음주 금지령에도 술판을 벌인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까지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들의 사퇴를 잇달아 촉구했다.상황이 이런데도 A 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여전히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고 있다. 지역 정가는 기가 찬다는 반응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사람들은 이들이 진짜 사퇴하길 기다리는 게 아닐 것이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 정치문화가 정착하길 원하는 것으로 짐작된다.이태원 참사 희생자는 158명으로 늘었다.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 이제는 답해야 할 때다. 그게 바로 정치인의 책임 있는 자세다. /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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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빈곤 포르노 지면기사
'빈곤포르노'.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 심장질환 환자의 집에 방문해 찍은 사진을 보고 한 말이다. 지난 14일 그 말이 나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듣던 필자도, 그 회의 뒤 만난 타사 후배 기자도 서로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있다. '포르노'라는 단어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다른 기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곧 빈곤 포르노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고, 국민의힘은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대척점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돌을 던졌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성을 찾자'고 맺은 글에서 '빈곤포르노는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하는 용어"라며 "빈곤포르노라는 용어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라고 장 의원을 향해 던지는 비난에 일침을 놨다. 그의 말처럼 빈곤포르노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 영상과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용어였다. 뉴스 채널을 틀면 저개발국 아이들을 등장시켜 후원을 요구하는 사회단체의 광고에 문제제기하는 용어다. 그렇다면 포르노와 동급으로, 윤리적 지탄을 받을 저열한 언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장 의원의 표현이 적절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이 대중이 이해하는 언어를 썼는지가 의문이다. 관련 학회 세미나였거나 시민단체의 토론회였다면 단어가 적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단어로, 혹은 어려운 단어로 장 의원은 방문국(캄보디아)이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데 그 나라 국빈으로 초대받은 김 여사가 그와 반대되는 일을 한 것이 외교적 결례라는 요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의도적으로 논란을 원한 것이 아니라면 장 의원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