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사라지는 역사성, 강조되는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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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사라지는 역사성, 강조되는 '브랜딩' 지면기사

    급격한 도시성장은 때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지역민들은 개발에 밀려 뿔뿔이 흩어지고, 지역을 상징하는 역사는 점차 중요성을 잃게 된다. 역사와 상징성보다는 개발 이후 지역의 이미지와 상품성을 높이는 일명 '브랜딩' 행위가 많아진다. 브랜딩은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신뢰감, 충성도, 편안함 등의 감정을 느끼며 그런 감정들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경험들을 통해 그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하남시에선 풍산동이 대표적으로 '브랜딩'이 행해지는 지역이다. 풍산동에서는 수년 전부터 명칭변경 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역사성 등을 중시하는 원주민과 '미사'란 명칭을 앞세운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이주민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풍산동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이 시행된 시기에 정해진 명칭으로 100여 년의 역사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원주민들에게는 '풍산'이란 명칭이 친밀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주민들은 단일 브랜드가 갖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수록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지역 이미지까지 덩달아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미사는 하남지역에서 대표적인 신도시 명칭으로 통하고 부동산 시장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택지지구 개발 당시 풍산동은 선동, 망월동, 덕풍동과 함께 개발지역에 포함돼 미사란 명칭으로 행정동 개편이 추진됐지만 유일하게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역시 주민 숙원 사업으로 풍산동의 명칭 변경이 추진됐지만 예산 확보 실패로 또다시 미뤄졌다. 내년에는 올해 미뤄진 절차가 재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칭 변경이 필수 조건인 만큼 타협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사업에 행정력을 낭비할 수 없는 만큼 이젠 문제점을 공론화시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 [오늘의 창] 해결하지 못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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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해결하지 못한 숙제 지면기사

    지난 2월 파주 제조업 공장단지 안에서 인도 출신 이주 노동자가 불에 타 숨졌다. 그는 26.4㎡ 남짓 컨테이너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 불과 20분 동안 화재가 진행됐는데 컨테이너는 반쯤 불에 탔다. 그곳은 회사가 그에게 제공한 숙소였다.반년이 지나 현장에 가보니 여전히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숙소에 외국인들이 거주하며 일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이주 노동자는 이 숙소를 두고 "이 정도면 숙소 중엔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자의 아주 가까운 가족도 공장 컨테이너에서 꽤 긴 기간 머물렀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컨테이너 안이 냉골로 변하는데 바람만 막아줄 뿐, 안이나 밖이나 온도가 같아진다고 한다. 두꺼운 외투와 밤새 켜둔 전기난로만이 차가운 밤 자신을 지켜주는데 보일러가 아닌 난로는 언제든 화마로 돌변할 수 있다. "잘 잤어?" 안부 인사로 밤새 품은 불안감을 해소하곤 했다.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화재에 취약한 간이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영세 기업이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열악한 숙소를 제공할 테고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쓰는 공장이 더 열악할 것이다. 근근이 공장 살림을 꾸려갈 영세 경영자에겐 부디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길, 화재가 나지 않길 바라는 것만이 최선이다.현장 기자는 실패한다. 약속한 취재원이 인터뷰를 거부하기도 하고, 생각했던 현장과 실제 현장이 달라 취재가 어긋나기도 하며, 막상 갔더니 취재할 것이 없어 빈손으로 현장을 떠나기도 한다. 컨테이너 숙소처럼 현장에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 가지 않고 답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번 가서 답을 가져오지 못하면 두 번 가는 것이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답을 찾을 때까지 현장에 간다. 현장 기자는 실패하지만, 그래서 실패하는 자만이 현장 기자가 된다. 경인일보 사회부는 간이 숙소에 머무르는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현장에 갈 것이다.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 [오늘의 창] '기후위기 극복' 우리 모두 고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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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기후위기 극복' 우리 모두 고민 필요 지면기사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지자체 단위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과천시는 지난 16일부터 3일간 열린 과천축제에서 사용되는 음식 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꿔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시민들이 사용한 다회용기를 수거해 별도 세척과정을 거쳐 향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과천시는 배달용 전기이륜차를 구입하면 최대 370만원을 지원하는 보급 사업도 올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기존까지는 전기이륜차 구매시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었지만 배달용으로 구매할 경우 70만원을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안양에서는 오는 24∼25일 열리는 안양시민축제 우선멈춤 행사에 기후위기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운영하는 이곳 부스에서는 '안양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 제정을 위한 의견을 공유하고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안양시는 앞서 '안양시 기후 위기 대응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고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추진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감축 전략에는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노후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폐기물 에너지 활용 등이 담겼다.기후 위기에 따른 기후 변화는 최근 심상치 않게 경험하고 있다. 실제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힌남노는 북위 20도 이상에서 발생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상 이변으로 보고 있다. 남해와 동중국해의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태풍이 강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장마철과 동시에 이른 열대야가 시작됐고 장마철 이후에 역대급 집중호우가 내리는 등 기후 변동성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두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최근 삼성전자도 'RE100' 가입하면서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로 했다. 우리 자녀들에게 보다 맑은 가을 하늘을 남겨주기 위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모두의 고민과 참여가 필요하다. /이원근 지역자치부(안양·과천) 차장 lwg33@kyeongin.com이원근 지역자치부(안

  • [오늘의 창] 방송제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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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방송제한구역 지면기사

    "특정 장소에서 방송을 못 하게 한다고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부천의 번화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1인 미디어 BJ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광경을 방송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길거리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아프리카TV 열혈 시청자 A씨는 "상동 현대백화점이나 중동 롯데백화점 인근 로데오거리는 예전부터 BJ들이 자주 찾는 성지였는데 요즘은 그나마 줄었다"며 "그래도 인파가 몰리는 곳이면 개인방송을 하는 BJ들이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BJ는 시청자가 선물하는 별풍선(유료 후원 아이템)을 받아 돈을 번다. 별풍선 한 개 가격은 100원. 한 BJ는 최근 추석을 맞아 안산 중앙역에서 댄스경연대회 방송을 기획, 하루 동안 별풍선 52만4천여 개를 쓸어담았다. 5천24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처럼 단시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부천의 거리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돈벌이에 눈먼 일부 BJ의 행태는 시민들과 상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삼는데, 예를 들어 노출이 심한 옷차림으로 춤을 추거나 욕설과 고성방가도 서슴지 않는다. 의도된 연출이든 아니든 때로 폭력사태도 벌어진다.부천시는 지난달 중순 '심곡동 피노키오광장에서 BJ들이 방송을 못 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아프리카TV에 발송했다. 소음 및 개인정보유출 피해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프리카TV 측은 실제로 해당 지점에서의 방송을 제한했다. 회사 차원에서 특정 장소의 방송을 금지한 첫 사례였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다른 장소는 여전히 제한이 없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콘텐츠는 시청자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선을 넘는 일탈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부천의 사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려면 창작자들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

  • [오늘의 창] 추석에 무슨 얘기를 나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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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추석에 무슨 얘기를 나누셨나요 지면기사

    기자의 시댁은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포항이다. 다행히 수재를 피했지만 인근 시장은 주요 피해지역 중 하나였다. 추석을 맞아 내려가니 물에 잠겼던 시장 주변으로 여전히 접근금지 노란색 줄이 쳐졌고, 소방차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지하 기계실 및 창고 등의 물을 뽑아내고 있었다. 배수작업 막바지였던 셈이다. 그날 오후 금줄을 거두고 차량 통행이 재개됐지만 일상으로 돌아오진 못했다. 시어머니는 자꾸 올라가는 추석 물가에 당일에 닥쳐 성수품을 준비하면 좀 나으려나 싶어 머리 쓴 소비자들이 홍수로 살 물건이 없어 차례상을 준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소식을 전했다.구룡포가 고향인 큰 형님도 안타까운 소식을 들고왔다. 식육점 냉장고가 쓸려갈 정도의 태풍 위력, 상인들이 추석 대목을 위해 떼어놓은 고기를 모두 포대에 버린 일, 상수도가 망가져 흙물이 쏟아져 나오고 밥을 해 먹을 수 없어서 인근 편의점 도시락이 동나는 등 힌남노가 지나갔다는 뉴스 이면에 감춰진 실상을 낱낱이 들려줬다. 지하주차장에서 인명피해가 난 그 아파트에 사는 친구의 소식, 그 아파트 옆 범람한 냉천의 정비사업은 수재의 원인을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그런데 이 어디에도 정치는 없었다. 추석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대비를 했었다. 야당의 당 대표 기소를 두고 추석까지도 수습되지 않은 여당의 자중지란을 덮으려는 노림수란 분석이 다수였다. 야당의 영부인 특검법 발의도 같은 해석이 뒤따랐다. 추석 밥상에 밉상은 자당만이어서는 안된다는 계산이었을 터.하지만 정치권의 이름 중 유일하게 등장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이다. 구룡포가 피해복구가 더딘데 그 지역 사람들은 대통령이 구룡포를 다녀가지 않아서라고 원성이 높다는 것이었다.국회 패싱. 양당 모두 밉상이어서 패스하는지, 아니면 너무 의견이 갈려 가족 간 불화가 싫어 패스하는지 모르지만, 양당이 추석을 맞아 준비한 것이 민생과 전혀 관련이 없어 등장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윤 대통령이 등장한 단 한 번의 순간조차 수해복구와 연관 지어서니 말이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 [오늘의 창] 지자체가 청년 창업자들을 도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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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지자체가 청년 창업자들을 도우려면? 지면기사

    "장사라는 게 쉽지 않네요." 지난해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수구 청년외식사업지원센터'에서 만난 박천수씨는 취재를 하러 나온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두 달 전 문을 연 연수구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가 개소하자마자 인기몰이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취재에 나섰던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는 "아무래도 장사를 처음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다. 그만둘지도 모르겠다"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1년여가 지난 이달 1일 만난 박천수씨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는 "여러 시도를 하다 보니 고객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었다"며 "외부 매장이었으면 고정 비용 부담 때문에 새로운 실험은 해보지도 못하고 기존에 하던 일만 되풀이하다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수구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는 내가 외식 사업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연수구 청년외식사업지원센터가 청년 창업가들에게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센터는 '공유 주방'으로 운영되는 배달 전문 외식 창업 공동체 공간이다. 임대료와 보증금 등 초기 비용을 대폭 낮춘 데다, 배달 전문이라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에도 청년 창업자들이 성장하는데 보탬이 됐다.지난해 4월과 지난 1일 이곳을 취재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처음 입주했던 10명의 청년 창업자가 현재까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 청년 창업 지원 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전통시장 '청년몰'의 1년 내 폐업률이 43.6%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침체하면서 청년들의 창업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박천수씨처럼 많은 청년이 실패를 맛보고,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박천수씨는 연수구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버텨나갈 수 있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청년 창업자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차장 kjy86@kyeongi

  • [오늘의 창] 조합장 선거, 우리의 일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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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조합장 선거, 우리의 일이 되려면 지면기사

    경제산업부에서 일한 지 1년 가까이가 돼간다. 이 부서에서 느낀 것은 부끄럽게도 그동안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1차 산업의 중요성이다. 경기도 곳곳이 급격히 도시화 되면서 논과 밭이 점차 사라지고 소·돼지 울음소리가 작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농촌은 많은 이들의 삶 그 자체다. 농촌에서의 삶이 유유자적하리라는 것은 도시의 환상이다. 숱한 현안들이 번번이 농민들의 한숨을 깊게 한다.올해는 유독 더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얽히고설킨 국제 정세가 평생 흙 속에 산 경기도의 나이 든 농부들에게 직격탄을 쐈다. 쌀 가격이 떨어지고 사료 가격이 치솟는 게 다수의 도시 주민들에겐 당장은 먼 이야기 같이 느껴져도,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뛴 요즘 농촌의 고충이 곧 도시 주민들의 애환으로도 이어진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그런 가운데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1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농업, 축산업, 어업, 임업 할 것 없이 농민들의 생활은 지역 농·축·수협과 산림조합을 떼어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조합장 선거는 지역 농민들의 삶과 밀접한 해당 조합의 대표를 뽑는 선거다.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공직선거와 다르게 유권자가 한정돼, 많은 주민들에겐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터다. 이 때문에 조합장 선거는 한때 '깜깜이 선거', '그들만의 리그'라는 오명 속 금품 선거 등으로 혼탁 양상을 빚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관리를 위탁받으면서 상황은 나아졌지만 단숨에 개선되진 않았다.지역 농·축·수협과 산림조합이 건강해야 건강한 농촌과 어촌, 산촌을 만들 수 있다. 농민들의 주름살이 펴져야 도시 주민들의 주름살도 펴질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인 조합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 모두가 조합장 선거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 되면 땅도, 바다도, 산도 좀 더 건강해질 것이라 믿는다. /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kanggj@kyeongin.com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 [오늘의 창] '의지'가 아니라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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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의지'가 아니라 '조직'이다 지면기사

    최근 뇌과학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뇌과학을 알아야 건강도 지키고 사회성도 기른다고 한다. 뇌과학을 모르고는 부자는커녕 낙오자가 되기 쉽다는 '섬뜩한' 글도 보인다. 닉 채터라는 영국의 인지과학자는 '생각한다는 착각'이란 책에서 인간의 판단이나 행동의 기저에 의지나 가치 같은 심오한 인간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고전적인 인식을 깨부순다. 인간의 뇌는 고작해야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즉흥적인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는 것이다.민선 8기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지자체마다 새로운 시장이 내놓은 공약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다. 전에 없던 조직이 생기는가 하면 어떤 조직은 유명무실해진다. 여주시는 편리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허가건축과를 허가과와 건축과를 분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양평군은 생활행정 실천을 위해 청소과의 신설과 함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관광과와 도로과 신설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에 선거 때 보여준 '의지'가 보이지 않는 그늘도 있다. 여주시는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실천할 방안이 딱히 거론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공론화도 형식적 절차에 그칠 공산이 크다. 양평군의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추진했던 정책들(토종자원, 양평공사)은 자칫 두루뭉실하게 변질될 공산이 크다.행정의 성패는 최고 관리자의 능력에 달렸지만 이를 실행하는 것은 오직 구성원들의 협력과 협조다. 업무를 전문화하고 능률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조직의 기능이다. 뇌 과학자들은 소신이나 책임 같은 심오한 정신의 깊이에 대한 환상을 떨쳐버리고 지극히 표면적인 '과정'에 집중할 것을 주장한다. 행정에서는 그 '과정'이 바로 조직이다. 조직만이 '평면적이고 얄팍한' 인간의 생각을 굳세게 만들 것이다. /양동민 지역자치부(여주·양평) 차장 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자치부(여주·양평) 차장

  • [오늘의 창] 숲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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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숲의 약속 지면기사

    수도권에서 가장 울창한 산림을 보유한 가평 축령산 자락 해발 약 500m에 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가 있다. 가평군은 산업화·서구화로 인한 환경성 질환의 치유를 돕겠다며 2019년 산 깊은 곳에 센터를 설립하고 '숲의약속'이라 이름 붙였다.시설은 거창할 게 없다.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메인 건물과 조그만 숙박동 3개가 전부다. 숲의약속은 그러나 수령 80년 이상된 잣나무가 최대로 분포하는 가평의 대자연을 끌어안고 있다. 깨끗한 건물 내부 가득한 나무향기, 창문 하나 열면 훅하고 들어오는 숲내음, 지저귀는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고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노라면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환경성 질환자들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숲의약속은 전 구역에서 음주와 흡연을 철저히 금한다. 훌륭한 운영철학과 시설에 비해 저렴한 숙박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공헌 수준의 휴양지다. 바로 옆에는 2014년 개장한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이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드문드문 펜션이나 볼 수 있던 이 일대는 이제 수도권 최고의 산림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명소가 됐다.가평군은 '모바일 스탬프투어'를 통해 숲의약속을 다른 관광지에 링크한다. 가까이 아침고요수목원부터 더스테이힐링파크, 쁘띠프랑스·이탈리아마을·스위스마을, 음악역, 레일파크로 외지인의 발걸음을 유도한다. 기존 관광지인 호명호수와 자라섬 등도 물론 포함돼 있다.얼핏 가평에 원래 관광자원이 넘쳐난 듯 보이지만, 이는 불과 10~15년 사이에 민관이 각자 혹은 협업으로 이룬 창조물에 가깝다. 복선화로 떠나버린 옛 경춘선에는 레일바이크를, 추억 속 관광지였던 청평호에는 이국적인 유럽의 마을을, 아무것도 없던 숲에는 시대흐름에 맞춘 휴양시설을 조성하며 어디에도 없는 가평의 색깔을 완성해 가고 있다.관광 측면에서 특색 없고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좀처럼 벗지 못하는 김포와 같은 지자체가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 [오늘의 창] 한 마리 토끼라도 제대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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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한 마리 토끼라도 제대로 잡아야 지면기사

    현시점에서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공간은 어디일까. 하나의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인천국제공항이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몇 차례 유행이 왔다. 최근에도 하루 10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바이러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그 사이 '인식'과 '방역정책'도 달라졌다. 바이러스 발견 초기에 정보가 없었고 많은 이들이 두려워했다. 확진자 1명이 늘어갈 때마다 두려움이 커졌다. 정부는 방역정책을 강화해 확산을 막는데 주력했다. 지금은 아니다. 사적 모임 등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다. 하루 1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 숫자에 대한 반응도 줄었다. 같은 사무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크게 놀라지 않고, 확진자를 빼면 격리도 이뤄지지 않는다. 일상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에 닿아 있다.반면 공항은 다르다. 여객 수는 크게 늘지 않았고, 한산하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휴양지로 신혼여행을 고민했던 이들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아직도 허다하다.항공업계는 답답함을 호소한다. 정부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강도 높은 방역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입국 전에 코로나19 음성검사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입국자 중 확진자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볼 수 있지만 정부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방역'과 '항공산업'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를 한다.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랜 기간 공석이다. 이 때문인지, 항공업계에서는 정부의 '변화 없음'을 하소연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항공산업은 수출과 수입뿐 아니라 관광·레저·문화 등 여러 분야와 연계된 중요 산업이다.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머지않아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은 없다'가 정답으로 인식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차장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