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알권리 위해 '피의사실 공표 기준' 마련을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알권리 위해 '피의사실 공표 기준' 마련을 지면기사

    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에는 많은 요소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투명성이다. 투명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선 국민 모두가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가 함께 공유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 알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그러나 사법기관들은 어느 순간부터 피의사실 공표죄를 이유로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에게도 대부분의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죄 강화는 양날의 검이다. 무죄 추정 원칙 실현과 인권 침해, 2차 피해 등을 예방할 수 있지만 사법기관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도구로도 악용될 수 있다. 물론 분단국가의 특성상 국가의 존립과 존망을 다투는 피의사실과 정쟁을 위한 정보 등은 제한돼야 마땅하지만 그것을 일반적인 사건·사고에까지 적용해서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오는 10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즉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게 된다. 이는 비대해진 경찰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언론의 감시밖에 남지 않게 되는 셈이다.하지만 피의사실 공표죄를 이유로 기자들조차 사실 확인을 위한 정보 접근성이 차단된 현실에서 감시는커녕 사법기관이 입맛에 맞게 부분적으로 공개하는 사실만을 받아쓰기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사법기관이 감시 없이 제멋대로 수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덤이다.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법기관의 폐해를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어져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언론의 감시는 사법기관이 수사를 끝낸 후 내놓은 결과물을 갖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후 수사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사법기관들은 피의사실 공표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마패가 아님을 인식하고, 시급히 사건·사고와 범죄 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공표 기준을 마련해주길 희망한다. /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 [오늘의 창] 정치의 진심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정치의 진심 지면기사

    나는 아이들 문제에 진심이다. 이 문장이 우리 문법에 들어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유행대로 기자인 나를 표현하는 데는 딱이다. 요즘은 어떤 것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을 때 '진심이다'를 넣어 말하는 게 유행이다. 또 각종 SNS 게시물, 일상 속 오가는 말을 살펴보면 진심은 '아주' '매우' 와 같은 부사를 대신해 관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행위를 설명할 때도 진심을 유행어로 활용하는 만큼 진심,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사회의 중요한 가치판단 기준이 됐다.나를 비롯해 타인을 판단하고,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그렇게 변했다. 그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종종 타인의 행위를 두고 '진심이냐, 아니냐' 갑론을박이 오가고 거짓말, 가짜로 판명나면 이전보다 훨씬 더 크게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그래서 연예인과 같은 공인들에게 사람들의 시선은 더 가혹해졌고, 일반인과 공인의 경계에 있는 유튜버, 인플루언서들도 진심을 평가받아야 한다. 하물며 이러한 '진심 레이더'는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젠 어딜 가나 진심을 다해, 조심스럽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게 요즘의 분위기다. 안타까운 건 유독 진심 레이더에 빗겨있는 게 정치라는 영역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며 뜨거운 선거현장 한복판에 서 있어보니 목이 터져라 외치던 그들의 말, 두 눈을 마주치며 꽉 잡은 두 손을 진심이라 믿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 요즘 회자 중인 '양두구육'과 같은, 우리 정치의 본색을 보았다. 진심 레이더에 걸려 가짜인 것을 들켜도 개의치 않는 이들 또한 정치인들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쳐도 아무렇지 않은 최근의 서울 정치만 해도 그렇고, 지난 7월1일 출발한 민선8기 경기도와 11대 경기도의회의 지난 47일도 딱 그렇다. 그런 정치를 바라보면 뒷맛이 아리다. 그럼에도 민생 곳곳이 탈출구가 쉬이 보이지 않는 위기에 직면했고 우리는 경기도민을 위하겠다던 지난 봄, 그들의 진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공지영 정치부 차장 jyg@kyeongin.com공지영 정치부 차장

  • [오늘의 창] 완성도 아쉬운 지역현안공약
    참성단

    [오늘의 창] 완성도 아쉬운 지역현안공약 지면기사

    지난 6·1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역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언론사 등도 예외 없이 선거 1년여 전부터 출마 예상자를 전망하고 사전 여론조사 등을 실시, 결과·분석 등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선거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경인일보는 지난 4월 18·19일 양일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평군수 여론조사를 벌여 후보 지지·적합도, 정당지지도, 시급처리 현안 등에 대한 여론을 살폈다.여론조사 분석결과, 선거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정치 성향과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이 지목됐다. 가평지역의 시급처리 현안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주거환경개선 등이 제시됐다. 이처럼 다수의 지역 현안은 유권자에 의해 제시됐고 출마자의 입을 통해 이슈화됐다.유권자의 물음에 출마자들은 선거공약으로 답했다. 이런 과정 등을 거쳐 국민의힘 서태원 후보가 가평군수로 낙점됐다.당시 서 후보는 '인구증가 정책 발굴 추진', '명품주거단지 1만세대 건립', '10만 자족 도시 완성' 등 12대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우 포괄적 공약이라며 좀 더 구체화한 개괄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의 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 가평읍 대단위 공동주택 조성에 따른 교통 대책 마련 등의 현안을 한 예로 들었다. 가평읍에는 오는 2023년까지 5개소 1천800여세대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또 3개소 900여 세대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이 접수된 상태로 총 2천700여 세대가 늘어날 전망이다.하지만 이들 공동주택 준공이 목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 교통 후 입주' 계획이 이뤄지지 않아 교통난 및 주차난 등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확충, 주차장 확보 등 기반시설 확충을 간과한 채 인구 늘리기, 1만세대 건립, 10만 자족 도시 완성 등의 포괄 공약에만 치중하면 공약의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공약의 대전제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 [오늘의 창] 순천을 다녀오니 더 아쉬운 안산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순천을 다녀오니 더 아쉬운 안산 지면기사

    여름휴가지 중 한 곳으로 순천을 들렀다. 소싯적엔 순천이라고 하면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과 자주 헷갈렸지만 이제는 국가정원과 갈대습지로 머릿속에 확고하다.사실 최근 순천을 방문한 이유도 국가정원과 갈대습지를 가기 위해서다.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이따금 비치는 햇빛으로 오히려 정원이 더 빛났다.꽃·나무·풀·잔디와 호수·언덕·다리·이국적인 건물 등 정원이 사람들 마음에 주는 긍정적 영향은 비도 습도도 이따금 비치는 따가운 햇살도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정원을 둘러본 뒤 갈대습지로 가기 위해 이동 수단으로 탑승한 모노레일은 자연 속에 현대 장치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모노레일 안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풍경 역시 글로 담기 어려울 정도다. 한시도 눈길을 떼지 못했다.모노레일에서 내려 갈대열차(셔틀버스)로 갈아탄 뒤 도착한 갈대습지는 순수한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한눈에 담지 못할 정도의 넓은 공간에 가득히 핀 갯벌 위 갈대는 오락가락 내린 비로 다소 지친 마음마저 치유했다. 갈대 밑 갯벌에 기어 다니는 농게와 짱뚱어만 봐도 눈이 즐거웠다.인공적인 국가정원과 순수한 갈대습지의 조화는 그야말로 최고의 파트너다. 멀어도(수원과 약 300㎞거리) 찾는 이유일 것이다.지난 2013년 제1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당시 인구 30만명도 안 되는 도시에 무려 440만 관람객이 다녀간 것도 국가정원과 갈대습지의 조화 속에 나오는 힘이다.이에 순천은 내년에 10년 전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한층 더 발전한 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유사한 정원(세계정원 경기가든(가칭))이 조성될 예정인 안산시로서는 참으로 부러울 따름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금 안산에서도 어디 못지 않은 정원 안을 거닐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앞서 경기도는 지난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옛 안산시화쓰레기매립장에 세계정원 경기가든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첫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2020년에 계획보다 늦어진 2024년 완공하겠다며 2022년 하반기께 착공한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소식이 없다. 2022년 하반기면 지난달부터

  • [오늘의 창] 대정부질문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대정부질문 지면기사

    "(신문지를 펼쳐보이며) 크기가 이렇습니다. 가로·세로·높이 80㎝에 0.495㎡입니다. 이 안에 있던 유최안씨 키가 178㎝입니다. 80㎝면 상반신도 못 들어갑니다. 총리님은 목, 허리 굽히시고 기저귀 차고 여기서 한 달 버티실 수 있겠습니까?"노동의 양극화 문제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은 경제상황도 안 좋다. 국민들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임금협상을 앞두고 벌이는 대기업 노조의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갑갑하고 안타깝고 안쓰럽다. 가로·세로·높이 80㎝의 철제구조물을 '노예감옥' '노동자의 고혈을 짜는 압착기'라고 부르는 데도 그런 국민들의 감정이 투영돼 있다. 그럼에도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국민감정은 아랑곳없이 '앞으로도 노동쟁의가 발생한다면 경찰특공대 투입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용인정) 국회의원이 주도한 대정부질문에서다. 이 의원은 이 장관을 앞에 두고 "행안부장관님 덕분에 특공대 투입 검토가 될 뻔했다. 민간 시위에 특공대 투입한 실례가 있나? 하청 노동자들이 테러리스트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이 장관은 "특공대는 일반 경찰력으로는 제지나 진압이 현저히 곤란한 시설 불법 점거의 경우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비단 테러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간인의 시위에 특공대를 투입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다. 이 의원이 다시 특정 단어를 콕 집었다. 그는 "불법 점거다, 어떻게 수사·재판도 안 해 보시고 처음부터 확신하시나"라고 따졌다. 이 장관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문하다가 몇 차례의 공방 끝에 "현재 불법 점거 상태인 것은 틀림없으니까 그렇다(불법 행위다)"라며 주장을 물리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해당 파업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시작됐으며 쟁의 시작과 유최안씨의 선택 사이에 '사측의 폭력'이 있었음을 전했다. 이 의원은 이 장관이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즉각 '불법' 딱지를 붙인 것처럼 사측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판단해 줄 것을 요구했

  • [오늘의 창] 생존투쟁 치닫는 건설현장과 분양가 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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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생존투쟁 치닫는 건설현장과 분양가 상한제 지면기사

    광명 도덕초등학교 증·개축과 관련해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 중서부지부, 재건축조합, 학부모 등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내년 3월 재개교 연기가 우려됐으나,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탓하지 전에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건설현장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도덕초와 유사한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 1~6월 경기지역 주택 착공실적이 5만호를 겨우 넘어섰다. 9만8천호를 넘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8.5%나 줄었다. 39.6%와 139%가 증가한 서울·인천과 비교하면 경기도의 건설현장이 얼마만큼 심각한지 엿볼 수 있다.사실 공사비가 300억~400억원에 불과한 학교 건설현장은 소위 돈 안 되는 현장으로 지목돼 양대 노총 건설노조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주로 소규모 노조나 비(非)노조원들이 일해 왔던 곳이다. 소규모 건설현장에도 대규모 노조가 고용촉구집회를 벌인다는 것은 일할 곳이 줄어들면서 조합원들의 생존투쟁뿐만 아니라 대규모 건설노조의 조립을 위한 몸부림으로도 볼 수 있다.그런데 올 하반기 건설현장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1~6월 공동주택(아파트) 분양(승인) 실적은 더 우울하다. 경기지역 올 상반기 분양실적은 4만2천700여호로 지난해보다 23.8%나 줄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부동산경기 침체에 이은 분양가 상한제 재검토 움직임에 재건축·재개발조합이나 시행사들이 분양(승인) 신청을 미루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현장의 일자리 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방의 건설현장도 수도권과 비슷한 분위기다. 전국적으로 건설현장이 줄어들면 지방에서 일하던 현장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아 상대적으로 현장 수가 많은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그만큼 수도권 건설현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건설현장의 상황을 바로 해결할 방안은 마땅치 않은 편이지만 그나마 착공을 늘릴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문성호 지역자치부(광명) 차

  • [오늘의 창] 대체 뭣이 중헌디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대체 뭣이 중헌디 지면기사

    월급과 자녀의 성적 빼고는 다 올랐다는 '3고(高)' 시대다.국제유가를 시작으로 물가는 폭등했고, 금리와 환율은 천장을 뚫고 고공 상승하고 있다.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경기는 하강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짙어지고 있다.지난 3년간 우리를 괴롭힌 코로나19마저 재확산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기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얇아지고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어려운 국면에 그나마 국민이 기댈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정치가 희망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생이 어려울수록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이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도 정치권이 제시해야 한다는 뜻일 테다.그러나 지금의 정치 현실은 한마디로 한심스럽다. 아군과 적군을 나눠 서로를 겨냥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민생위기를 꺼내 드는 척 하다가도 말미는 결국 상대를 향한 총질로 끝맺음한다.전후를 멀리 보고 따질 것도 없다. 최근 열린 윤석열 정부의 첫 대정부질문만 봐도 그렇다.국민 입장에선 여야가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원찮은 판에, 민생은 뒷전으로 팽개치고 정국 현안에만 매몰돼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됐다.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경찰국 신설'과 '인사 문란 논란' 등을 집중 공격하기 바빴다.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간 힘겨루기야 매번 반복돼 온 일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한편으론 속상하고 서운한 게 국민의 심정이다.국민의 삶이 피폐해진 지금의 '3고(高)' 시대에 단 한 번만이라도 여야가 의기투합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인가. 국민은 입으로만 민생을 말하는 정치는 원하지 않는다.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말과 행동을 구분하지 못할 것이라 속단하지 마시라.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 [오늘의 창] 지역현안, 시민성보다 국민성으로 해법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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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지역현안, 시민성보다 국민성으로 해법찾기 지면기사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국민성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사회의 불합리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위급상황 발생 시나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국민성이 더욱 많이 발휘된다. 하지만 국민을 시민으로 세분화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지리적 여건과 이해 관계 등에 따라 국민성보다 시민성이 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남시에서는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과 서울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건설사업 관련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하남시의 시민성을 볼 수 있는 단편적인 사건들에는 항시 강동구가 등장한다.지리적 여건상 강동구가 하남시와 접해 있기 때문인데 실례로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문제를 들 경우 서울시는 현재 1일 1천t에 달하는 신규 소각장 건립 대상 입지 후보지로 하남시와 인접한 강동구를 거론하고 있다. 서울시는 소각장이 대표적인 도심 혐오시설이다 보니 시민들을 고려, 도시 외곽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강동구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남시 역시 강동구가 입지 후보지로 선정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건설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민성으로 보면 부족한 주택 공급을 위해 해당 지역에 건설되는 아파트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가 높다. 하지만 시민성으로 보면 강동구에서 건설되는 공사로 인해 하남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공사현장에서 날리는 비산먼지가 편도 1차선을 사이에 두고 입주가 끝난 하남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성과 시민성은 주체만 다를 뿐 사전적 의미만 놓고 보면 같다. 오직 관점의 차이는 경계에서 비롯된 지역 이기주의다. 여기에서 벗어난다면 지역별 현안 발생 시 시민성보다는 국민성을 앞세운 해법찾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자치부(하남) 차장

  • [오늘의 창] 이상하지도 괴이하지도 않은 보통사람 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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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이상하지도 괴이하지도 않은 보통사람 퀴어 지면기사

    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수습기자 교육을 하던 유월 어느 날, "지금 이 순간, 가장 기자를 필요로 할 사람을 찾아 취재해 와라"는 지시에서 시작됐다. 한 수습기자가 퀴어(queer)를 찾아왔다. "선배 그런데 이 분이 회사로 직접 찾아와서 말씀하시겠다는데 어쩌죠."'가장 기자를 필요로 할 사람'으로 꼽힌 성전환자는 회사를 찾았고 학생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디서 상처받았고 또 왜 싸우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본인 얼굴을 찍어도 된다고 했고 다른 퀴어를 연결해 주겠다고도 했다. 수습기자와 함께 그분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는 삶이었고, '다름'이 디폴트 값으로 설정돼 왜 다른지를 설명해야 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삶을 가까이서 보는 건 단지 교육 이상의 것이고, 보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수습기자는 주말 시간을 할애해 대학생 퀴어를 만났고,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갔고, 그들에게 최소한 울타리가 되어 줄 조례나 법이 있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바로 그들이 가장 일반의 보통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가장 보통의 퀴어' 기획기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들도 사랑할 사람을 찾아 거리를 헤맨다는 점에서 나 혹은 수습기자와 다르지 않았다. 친구와 모이길 원하고 일자리를 찾아 다니기에 그들과 우리는 동일했다. 하나 다른 것은 나 혹은 수습기자는 성적 지향과 가치관 혹은 삶의 방식을 굳이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그들은 늘 그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목소리 높여 자신을 자신이라고 외쳐야 겨우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 그거 하나가 달랐다.'가장 보통의 퀴어'를 나에게 알려준 수습기자의 이름은 유혜연이다. 수습은 바이라인을 달지 않는다는 철칙 때문에 비록 제 이름으로 기사를 올리진 못했지만, 나는 수습기자를 통해 또 하나를 배웠다.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 [오늘의 창] 청년은 순수할 것이라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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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청년은 순수할 것이라는 기대 지면기사

    보름 전, 청년 대표를 표방하며 당선된 한 의정부시의회 의원이 단식농성을 했다. '의회 정상화'를 외치며 풍찬노숙을 자청한 청년 정치인을 처음 맞닥뜨린 지역사회에서는 '신선하다', '의식 있는 의원의 등장을 환영한다'는 등의 기대 섞인 반응이 나왔다.그의 농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계속하면 징계하겠다는 정당의 엄포가 나오고, 동료의원들이 설득에 나서자 그는 이틀 만에 투쟁을 종료했다. 그리고 그 이튿날 열린 시의회 의장단 투표에서 그 청년 의원이 했던 행동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사전에 합의했던 내용과 달리 그와 같은 지역위원회에 속해있던 재선 의원이 의장이 됐기 때문이다.의장 선출 결과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단식투쟁이라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이 동원되기 전에, 시의회 내 의사소통이 얼마나 민주적이었고 의원들이 그 과정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짚고 싶다.건강한 사람도 3일 밥을 먹지 않으면 건강을 해친다. 단식투쟁은 그야말로 자신의 건강을 볼모로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극단적인 행위다. 때문에 대부분의 단식투쟁은 사회적으로 잃을 것이 없는 약자와 소수자들이 많이 한다. 중대한 사안에 있어 밀리고 밀리다 마지막으로 '나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려면 내 말 들어'를 시전하는 것이다. 결국은 단식농성에 나섰던 청년 의원의 바람대로 본회의는 열렸고, 일각의 반발 속에 그가 바라던 대로 의장단이 꾸려졌다. 시의회는 이제 갈등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되돌아보면 청년 정치인의 단식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씁쓸함이 남는다. 개인적으론 청년이라면 응당 순수하고, 정의롭고, 창의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이제는 허구에 가까워진 것은 아닌가 반문이 드는 경험이었다. /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김도란 지역자치부(의정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