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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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자율 강제학습 지면기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 폐지를 공표했다. 이 교육감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수십년간 지속돼온 입시·성적·성과 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를 만들어 냈고, 비 인간·인격적인 틀(야자)에서 학생들을 해방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새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갖고, 스스로 자신을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체계적인 자기완성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교육감이 야자폐지 발표 직후 교원단체는 취지 자체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며 "야자 폐지가 상징적 이슈로만 그치지 않고 학교현장에 제대로 착근돼 교육발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상당수 학부모 단체 등도 야자폐지가 획일적 교육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기주도형 방과후 학습이 이뤄질 첫 단계가 되길 바란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발표를 접하고 야간자율학습이 굳이 전체 학생 또는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강제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만큼 전면 폐지를 하겠다는 내용 역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수십여년 전부터 시행돼온 자율학습은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의 필요를 느끼고 학습 문제를 발견하며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학습"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경쟁에 내몰린 대부분의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교실에 가둔채(?) 자율학습을 실시해 왔고, 급기야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 건강권 등을 이유로 정책적으로 금지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호응을 등에 업고 강제 야자를 진행해 왔다.그렇다면 이미 금지된 자율학습은 전면 폐지를 해야 하는 정책이 아니고, 자율학습 본연의 의미를 살려 자율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표현이 맞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자율학습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되고, 스스로 자신을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강제 금지 자체가 오히려 비인간적 틀 일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방과후 관련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들을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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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말 뿐인 경찰의 '모든 민원 친절·신속·공정처리' 지면기사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디든지 바로 달려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든 민원은 친절하고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이 다짐은 전자제품 서비스센터나 자동차보험 회사가 아니라 다름 아닌 우리나라 경찰청이 생활안전서비스 헌장을 통해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우리나라에 처음 경찰제도가 도입된 이후 그동안 경찰은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오늘날 국민과 함께하는 '민중의 지팡이'로 자처하고 있다. 경찰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국민의 경찰'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어떠한 조직이든 조직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오래도록 쌓아온 조직 전체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경찰은 어느 조직보다도 경찰 개개인의 직무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경찰 한 명의 잘못이 경찰조직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숱한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경찰의 이러한 노력이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과연 경찰이 국민의 작은 어려움에도 달려와 친절하게 처리하고 있을까.얼마 전 의정부에 사는 A씨는 집 마당에서 기르던 개를 도둑맞았다. 갓 태어난 강아지 때부터 온 가족이 돌보며 가족처럼 지냈고 더욱이 생전의 부친이 자식처럼 알뜰히 보살핀 개를 도둑맞아 황망하기 이를 때 없었다. 개가 목줄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터라 절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우선 경찰에 신고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듯 마치 가족이 갑자기 유괴된 것 같은 심정으로 근처 CCTV(폐쇄회로 TV)라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개 한 마리 잃어버린 것 가지고 어떻게 CCTV를 일일이 조사합니까?"라는 퉁명스런 대답뿐이었다. 결국 잃어버린 주인이 알아서 찾으란 소리였다. 개인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업무상 민원인을 응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분명 아니었다.문제는 이 같은 경찰의 안일함이 비단 도둑맞은 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고업무의 최일선에 있는 상황실 근무자의 부주의로 신고자가 범죄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정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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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지자체만 아프게 하는 '정부 공모사업' 지면기사
정부는 박물관 등을 짓는 사업을 추진할 때 흔히 지자체 대상 '공모'를 한다. 공모를 하면 우선 해당 사업을 전국에 선전하는 데 효과적이다. 공모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예산 절감 등 사업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잃을 게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와 똑같지 않다. 지자체는 '여럿 중에 하나'만 결정되는 공모사업 특성상,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지자체는 탈락할 경우 무의미할 수 있는 행정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본질은 사라진 채 유치를 위한 경쟁과 갈등, 상처만 남는다. 지자체는 일관성 없는 정부 공모사업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국립한국문학관 입지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지자체 과당 경쟁'을 이유로 공모 자체를 백지화했다. 문광부는 애초 '경쟁유발 행위를 할 경우, 선정에 페널티가 부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광부는 이런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무시하고 20개가 넘는 지자체가 응모한 사업을 한순간에 중단시켜버렸다. 지자체는 응모를 위해 예산을 들여 용역을 했다. 전문가를 초빙해 논의하고, 밤을 지새우면서 신청서류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했다. 이 신청서는 정부의 중단 발표로 의미 없는 종잇장이 됐다. 2007년 로봇랜드 조성사업 공모를 진행하던 당시 산업자원부는 깊이 있는 심사가 필요하다며 결과 발표 일정을 미뤘다. 애초 1곳만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계획을 바꿔 2곳을 선정했다. 어떤 사업이 공모사업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부 기준은 없다. 1천억 원 규모의 한국철도박물관 사업은 입지 결정이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비슷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립항공박물관은 정부 자체적으로 입지를 결정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추진되는 현재의 정부 공모사업은 지자체 과열 경쟁과 갈등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정부와 지자체 간 '갑을(甲乙) 관계'만 더욱 고착화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언제까지 칼자루를 쥔 채 시혜를 베푸는 듯한 모습으로 지자체를 상대할 것인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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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미술조각품은 혈세낭비?'… 경제적 논리에 밀린 조형물 지면기사
몇 년 전 독일에서 활동하는 조형예술가가 한국을 찾아 인터뷰하게 된 적이 있다.1990년대 독일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형작가로, 오랜만에 작품전을 통해 한국 나들이를 하게 된 것이다.여러 질문 중 독일 생활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갔다. 어떤 점이 힘드냐는 질문에 "물가가 비싸 좀 힘들 뿐이며 이를 제외하곤 작품 활동하는데 대체로 만족한다"는 뜻밖의 짤막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대로 한국에서 힘든 점을 물으니 얘기가 길어졌다.요약하면 "지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작품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선 작품에 대한 가치도 중요하지만 종종 경제적 논리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그의 작품은 주로 묵직한 조형물이다. 그는 이 조형물을 통해 공간에 의미를 더 하는 작업을 한다. 각종 금속류 등 육중한 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작업도 힘들고, 작품을 완성했다 하더라도 이를 해체해 각지를 돌며 전시회 한번 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는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저마다의 감성을 가질 수 있고,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조형예술 분야는 그 어떤 예술품보다 매력적이며, 작품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요즘 들어 이 재독작가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최근 경기 광주에선 시가 추진하는 조형물 사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일부 시민단체가 지난 4월 광주시의 추경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여름철 야외물놀이 사업'을 놓고 '왜 여름철 야외물놀이 사업 예산(4천200여만원)은 전액 삭감했고, 광주시청사 미술조각품 설치(2곳)를 위한 예산 4억원은 통과시켰느냐'며 이의를 제기했다.이들은 물놀이 사업과 조형물 사업이 별개로 처리된 사안임에도 조형물 사업의 타당성을 추궁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사실 이렇다 할 물놀이 시설이 없는 광주에 여름철 상시 운영할 수 있는 물놀이장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시민 입장에서 십분 이해가 간다. 해당 예산 통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청사 미술조각품 설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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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나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자! 지면기사
유토피아(utopia)는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만들어 낸 말로 처음에는 라틴어로 쓰인 자신의 저서 '유토피아'에서 유래됐다.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로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으로 흔히들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를 일컫는다.말장난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요즈음 대한민국에 유토피아(y(o)utopia)가 도래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은 다리가 하나인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두 다리를 가진 병신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마치 당연한 듯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고, '여성혐오', '흙수저' 등 철저하게 사람을 구분짓는 단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나의 처지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다르다'를 넘어 '틀렸다'는 생각이 만연했기 때문 아닐까.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 그 존재의 의미성을 부여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사람과의 관계성과 계급성을 부여하고 자신과 같지 않은 존재는 그 의미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만연한 듯하다. 과거 '왕따' 현상이 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지금은 특정 그룹을 '왕따' 시키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스스로 '난민'처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동시대, 동일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재 사회 시스템에서 현실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과거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 때문에 유토피아는 말 그대로 단어일 뿐이고 다수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그러나 무엇보다 나와 남(you)은 다르지 않은 인간이고 평등하다는 인식을 갖고 이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물리적인 힘과 자본으로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 위에 군림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가 아니다.노블레스 오블리주 역시 단어적 의미로 사회 고위 계층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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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뭣이 중헌디?' 오산시의회 행감 그후 지면기사
#시험에 대한 점수는 출제자가 매기지만, 수준에 대한 평가는 수험생이 한다. "난이도가 어려웠다", "출제범위와 맞지않는 문제가 나왔다"처럼 말이다. 오산시 공직사회에서는 얼마 전 끝난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행감 이었는지 조례특위였는지 헷갈렸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설왕설래는 '조례'에서 비롯됐다. 오산시의 행정과 정책 전반을 살펴 민생과 관련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시정 해 내야 하는 과정이 행감인데, 난데없는 조례 설전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거의 모든 부서 행감에서 의원들은 "OO조례 문구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언제까지 개정할 겁니까?" 등을 캐물었고 상당시간이 소요됐다. 질의는 맹목적이었고, 간부 공무원들 역시 잘잘못도 따지지 않은 채 "시정 하겠다"는 영혼 없는 답변만을 늘어놨다.#조례가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 시험에 수학문제를 낼 필요는 없다. 조례는 시의회 기능의 핵심이다. 그 어떤 조례도 의회를 통하지 않고는 행정에 적용될 수 없다. '자치법규인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를 우리가 의회 고유의 기능으로 존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의회가 조례 탓을 하는 것은 결국 자승자박이다. "언제까지 고쳐 올 거냐"는 "내 시험을 니가 봐"라고 독촉하는 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례가 문제일 수 있다. 그럴경우 조례정비특위를 만들어 집행부와 논의하고 고쳐 나가면 된다. 행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조례 문제를 집중 질의한 A의원은 집행부를 가장 긴장케 하는 의원이다. 날카로운 지적은 물론 열정적인 현장 의정 활동을 한다는 평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소 아쉽다. 소문대로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았다면 객관적 검증도 해야 했다. 시기와 방법 모두 옳지 않다. 오산시는 산적한 현안이 많다. 멈춰 선 세교신도시, 수년째 제자리인 개발사업은 물론 출산·보육·교육도시의 다양한 사업들도 서민들의 민생과 맞닿은 부분이다. 물론 이 문제들도 행감에서 다뤄졌지만, '사이다'처럼 속 시원한 지적은 드물었다. 시민들은 이 때문에 아쉬워 했다. 올해 히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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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행복한 주택 지면기사
지금 대한민국 주택 시장에서 임대주택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임대주택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전세 값이 치솟고 전세의 월세 전환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돈을 들이지 않고 다만 몇 년이라도 안정된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정부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임대주택 확대 공급에 나서고 있다. 올해에만 12만여 가구의 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특히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8년을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의 경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입주자 모집이 이뤄진 행복주택의 평균청약률은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LH가 지난 4월 서울과 인천, 대구 등 3개 지구(1천590가구)에서 입주자 모집 결과 평균 청약률은 '14.2대 1'로 나타났다. 저렴한 임대료와 젊은 세대를 반영한 맞춤형 공급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수요는 많은데 그만큼 공급이 따라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행복주택이 공급되는 지역이 일치하지 않아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도 크다.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일반 분양 아파트와 바로 인접한 곳에 행복주택 공급지가 결정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경우도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이달 말 동탄2신도시 내 들어서는 행복주택에 입주할 대상자 모집이 예정돼 있다. 최고의 입지 조건을 내세운 동탄2신도시 안에 들어서는 만큼 입주자 모집 경쟁률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행복주택의 흥행은 단순히 높은 경쟁률이 아니다. 행복주택 입주민들이 모두 '나는 행복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바로 흥행 대박인 것이다./이성철 경제부 차장이성철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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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착한 소비 로컬푸드 직매장 지면기사
착한 소비의 한 방법으로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경기지역에서는 이번 주 진접농협과 송포농협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선보이는 등 경기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말 기준 103개에 불과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연말까지 200개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새로운 유통체계로서 관심이 일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모든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로컬푸드 직매장은 복잡한 농산물 유통체계를 생산자와 소비자로 연결하는 직거래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생산자인 농민은 도매상에 판매할때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도 유통체계의 단순화로 일반 판매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 정책에 경기지역에서는 김포농협의 로컬푸드직매장과 화성시로컬푸드직매장이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내자 농협을 비롯한 민간사업자까지도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전문가들은 모든 지역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성공 조건으로 지역적인 조건을 꼽는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김포와 화성의 경우 도농복합지역으로 매장에서 판매할 농산품에 대한 공급이 원활하다. 그리고 농산품을 생산하는 농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생산할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분명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유통체계로서 관심을 끌 만하다. 하지만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역마다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려면 위에 거론한 두 가지 외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상품 개발과 판매 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한 구매가 농민들과 지역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할 때 시민과 함께하는 유통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김종화 경제부 차장김종화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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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제2의 안양 부흥을 기대하며' 지면기사
요즘 안양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미래먹거리' 마련이다. 안양시의 고민은 올해 들어 잇따라 열린 시책추진발표회나 각종 기자회견 등에서 수시로 거론되고 있다. 안양시의 입장은 현 세대의 어려움을 더 이상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적인 공업도시였던 안양시는 과거 전국 지자체 가운데 풍족한 재정을 자랑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2002년 공공자치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안양시는 전국지방자치단체 중 경쟁력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안양시의 굴뚝산업이 점차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안양시의 경쟁력과 함께 재정도 덩달아 하락하기 시작했다.이때부터 안양시의 성장은 사실상 멈춰 섰다. 그나마 있던 대기업과 공공기관도 중앙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지방 도시로 이전하면서 안양시의 도시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켰다.토지 가용면적 또한 90% 이상 개발이 끝났다. 안양시는 현재 관리형 도시이다. 이로 인해 개발에 따른 세수 확대도 크게 기대할 수 없어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오죽하면 자치단체의 발전상을 알리기도 모자란 자치단체장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을 정도이다.지난달 25일 열린 '제2의 안양 부흥'과 관련한 언론인 간담회에서도 이필운 시장은 "도시성장의 정체에 따른 현재의 어려움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는 위기감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현재의 어려움을 물려줄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제2의 안양 부흥'을 추진하게 됐다"고 토로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안양시의 경우 타 지자체보다 발 빠르게 현 상황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한다는 점이다.안양시는 도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제도를 가감없이 개선해 지역경제의 선봉이 될 수 있는 국내외 유수의 대기업 유치를 위한 부지·인센티브 제공 등 전향적인 행정·재정 지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공업지역의 도시형 첨단산업이 집적화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과감한 도시계획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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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버스안 승객 협박 문구를 떼내자 지면기사
"차내 이동 중 발생된 사고는 승객 과실이므로 책임지지 않습니다."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이용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경고문'이다. 주로 버스 기사 운전석 뒤편이나 버스 하차용 출입구 등 승객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부착돼 있다. 버스회사나 버스공제조합이 붙여놓은 것들이다. 이들은 "내리실 승객은 벨을 누르시고 앉아계시다가 차가 완전히 멈춘 후에 내리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한다. 버스가 운행 중일 때, 목적지 도착을 앞두고 하차하기 위해 움직이다가 다치면 승객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볼 때마다 이상했다. 버스가 정류소 앞에 정차한 다음에 좌석에서 일어나 하차하는 승객도, 그런 승객을 위해 기다려주는 기사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버스터미널에서 학익동 방면의 버스에서 겪은 일이다. 한 승객이 목적지에서 내리려고 하는 데 기사가 문을 닫고 출발했다. '내려달라'는 여성 승객의 요구에 기사는 '왜 미리 움직이지 않았냐'는 식으로 힐난했다. 이런 게 버스를 타는 시민의 일상인데, 이동 중에는 움직이지 말라고?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의 말은 맞는 것일까. 판례를 찾아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7단독의 판결이 있었다. 80대 노인이 시내버스에서 하차하려고 움직이다가 급정거로 넘어져 다친 사건인데, 재판부는 공제사업자의 배상 책임을 70%까지 인정했다. 승객이 손잡이를 잡는 등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한 것보다, 승객이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릴 수 있게 해야 하는 운전 기사(버스 업체)의 과실을 더 크게 본 것이다.한국소비자원의 2009년 '시내버스 차내 안전사고 실태 조사' 결과 버스 차내 사고 피해자 상당 비율은 고령자, 여성이었고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무거운 짐 보따리를 든 노인은 버스에서 늘 위태롭다. 차가 완전히 멈춘 후 하차 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빡빡한 배차 간격 등 버스 기사의 열악한 근무 조건을 보면 당장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인천시는 다음 달 30일자로 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다. 이에 맞춰 승객을 협박하는 '버스 정차 후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