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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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인천 유망 '스타트업', 타 지자체 러브콜 받다 지면기사
요즘 창업이 화두다. 사회 문제인 청년 실업의 해법으로도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인천 경제계에서도 부쩍 창업 얘기가 많이 나온다. 최근에는 '스타트업'(Start-up, 신생 벤처기업)을 돕는 개인 투자자 모임이 생겨 눈길을 끌었다.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 등을 가진 창업자에게 자본을 투자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선배 기업인 등의 모임인 이른바 '엔젤 클럽'이 결성됐다.그런가 하면, 인천에서 창업을 돕는 경제기관·단체 등이 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각 기관·단체의 창업 지원사업을 분야 또는 단계별로 체계화해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다.국토교통부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물류 스타트업'을 키우는 중심 도시로 인천을 택했다. 물류산업은 로봇·드론·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는다.기자는 얼마 전 인천의 한 스타트업을 찾은 적이 있다.창업한 지 1년 정도 된 작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업체였다. 인상적인 것은 다니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찾아온 젊은 직원들. 회사의 미래를 보고 왔다는 그들은 해외 마케팅 등 저마다 전문 분야의 인재들이었다.올 들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한 이 회사의 창업자는 개인 자금이 바닥나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회사 문을 닫을 뻔했다.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다행히 이 업체를 눈여겨본 인천의 한 경제기관에서 대출자금을 지원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향인 인천에서 성공하고 싶다던 창업자는 힘들었던 시기에 지방의 한 도시로 회사를 옮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지자체 차원의 각종 혜택을 약속하며 러브콜을 보내온 것이다. "작은 격려도 때로는 큰 힘이 됩니다. '다른 도시에선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데…' 하며 내심 인천시에 서운해지더군요." (창업자) 이제 막 기업을 일군 창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때인 것 같았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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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늘어나는 시설 학대 경각심 가져야 지면기사
경인일보는 지난 5월 2일부터 11일까지 노인학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버림받는 노인들'이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한 바 있다.취재를 통해 알게 된 노인학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발생한 '전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모두 1만569건으로, 지난 2005년 3천549건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노인학대(확정) 건수는 모두 428건(12.1%)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노인학대 문제의 특성상 자녀가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아 학대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조사결과 보다 훨씬 많은 학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도 문제지만 노인을 보호해야 하는 '생활시설(양로시설·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요양시설 등)'에서 오히려 노인들을 학대하는 사례가 늘어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 한 해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노인학대는 모두 246건으로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시설 학대 행위자는 주로 의료인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 기관 관계자여서 더욱더 충격을 준다. 이렇게 시설학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2008년 7월 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에 따라 요양시설이 대폭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인일보의 보도 후 정부가 오는 6월 말까지 전국 5천400곳의 양로시설과 요양시설의 인권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하기로 한 일이다. 정부 주도로 노인시설의 인권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경기도의회에서는 경인일보 기사를 직접 언급하며 도내에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의정부, 부천, 성남 단 3곳밖에 없다는 점을 집중 추궁해 경기도로부터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도내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추가 설치 및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정부와 관계기관이 노인학대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개선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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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또 재선거 치러야하나 지면기사
이번 4·13 총선은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등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중심을 이루면서 금품·향응제공보다는 SNS를 이용한 상대 후보 비방, 허위사실 유포를 비롯해 여론조사를 왜곡·공표하는 등 선거법 위반사례가 크게 늘었다.더구나 경쟁해야 하는 상대 당의 경선에 위장 참여해 자신들의 후보들에게 유리한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역선택' 문제도 불거지면서 선거법 위반에 대한 새로운 판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제20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과 동시에 검찰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과의 본격적인 논쟁이 벌어질 차례다. 수원지검, 의정부지검을 포함한 산하 지청 등 검찰쪽에서는 당선자를 중심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대상자들을 추려내는 듯한 분위기다.중·장년층까지 스마트폰 보급이 되면서 선거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지만, 왼쪽 가슴 위에 금배지를 달게 되면서 특권을 누리게 되는 '의원(님)'들의 행태도 바꿔놓을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봐야 한다.이미 정치권 등에서도 전국적으로 20여곳에서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당선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몇몇 선거구에서는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벌써 재선거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재선이 치러질 때마다 소요되는 비용이 국민의 혈세로 부담하지만, 막상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는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보통 국회의원 재보선에 1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히 선거 비용으로 소요되는 금전의 문제뿐 만이 아닌 다른 비용까지 감안하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난다.개인의 비리로 박탈 당한 의원직을 메우기 위해 실시되는 재보선에 대한 비용과 행정력 낭비, 선거로 인한 국민 피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정치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변화는 전혀 없었다. 여야 할 것 없이 금배지를 달게 된 20대 국회의원마다 한결같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이 국민의 목소리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문성호 사회부 차장문성호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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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무(無)에서 유(有)… 시진핑 그리고 곽상욱 지면기사
#조자룡의 고향이자 중국 내 역사관광지로 유명한 허베이성 정딩현은, 과거 그저 작은 지방 마을에 불과한 곳이었다. 작은 농촌 마을이 관광도시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데는 행정가의 판단과 추진력이 있었다. 이곳은 중국 국가주석이 된 시진핑이 30여 년 전 당위원회 부서기로 일했던 곳이다.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문화대혁명 시기 좌천된 부친 때문에, 청년 시기 지방에서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고달픈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아버지인 시중쉰이 복권됐지만 그는 자신의 어려운 시기를 되새기며 지방 현장 근무를 택했고, 그곳이 바로 정딩현이 됐다. 시진핑은 중국 내에서도 낙후된 곳으로 손꼽히던 정딩현을 살리기 위해 '관광산업'을 택했다. 이곳이 삼국지의 조자룡 고향인 점에 착안해, 역사도시로의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 이를 토대로 수 편의 역사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고, 현재 중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다. 정딩현의 성공은 지금의 시진핑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오산시는 발전에 한계가 있는 도시라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경기도 전체 면적의 0.4%에 불과 한데다 인구 역시 21만 명 수준이어서, 무언가 하기에 애매(?)하다는 게 분석의 요지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대표적 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특산품도 없다. 교통여건이 좋아 물류산업이 발달했지만, 경제적 효과가 낮고 지역민들의 민원도 많다. 수원·화성·용인·평택 등 대도시에 둘러쌓인 것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게 한다. 그래서 내세운 것이 교육이다. 시민들의 정주성을 높이려 교육도시를 주창했다. 성적에만 목맨 교육은 아니다. 오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생존을 위한 수영이 가능하고, 통기타 정도는 칠 수 있는 문화형 인재를 만드는 게 지금까지 그려진 작은 그림이다. #교육은 물론 중요하지만, 당장 밥벌이가 되는 일은 아니다. 이에 곽상욱 오산시장은 최근 경제와 역사관광의 도시 오산을 만들겠다며,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최근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유치에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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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심판의 소신(所信)을 바라며 지면기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우리에겐 악몽이었다. 우리가 자랑하는 '피겨 여제' 김연아가 심판의 잘못된 판정에 희생당하며 메달 색깔이 바뀐 것이다. 미국 최대 종합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는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관계자가 심판진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치우쳐있다고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는 등 당시 우리는 물론 외신들도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누가 더 빨리·높이·멀리 뛰고, 멀리 던지고 하는 경기들에 비해 심판이 채점을 하고 선수(들) 간의 경기를 원활히 이끌기 위해 그 안에 개입하는 종목들은 심판에 의해 결과가 종종 바뀔 수 있다. 경기 판정 결과를 놓고 언론이나 스포츠팬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종목 중 하나가 복싱이다.체급 종목 중에서 유도나 레슬링은 선수의 기술이 상대방에 걸릴 때 바로 점수가 가산된다. 하지만 복싱은 라운드별 체점을 한다. 대회에선 심판풀이 형성되고, 국제대회의 경우 제3국의 심판들이 배정된다. 링 위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원활히 진행시키는 주심 1명과 판정을 담당할 5명의 저지(Judge)가 링 주변에 배치된다. 현대 복싱은 선수들의 기량 차가 크지 않고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펴기 때문에 대다수가 판정으로 승패가 갈린다. 5명의 저지가 라운드별로 체점한 것을 합산하고, 이 중 무작위로 선정된 3명의 저지(전광판에 드러남)의 체점을 통해 3-0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 2-1 판정승 등으로 결판난다.스포츠 외교력이 강한 국가의 경우 심판의 혜택(?)을 보는 경우가 있다. 각 체급별로 예선전에서 결승까지 수일간 이뤄지는 복싱 경기에서 A국가 심판이 B국가의 선수 경기에 저지로 참여한다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경기 전 B국가 관계자가 우리 심판도 A국가 선수 경기에 신경 써줄테니 보이지 않게 우리 선수에게 이점을 달라는 부탁을 할 수 있다.한국 여자 복싱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노린 오연지(인천시청)가 오늘 새벽(우리 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16 AIBA 세계여자선수권대회 60㎏급 32강전에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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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가습기 살균제 사태' 범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해야 지면기사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신현우(68)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전 대표가 구속된 날은 공교롭게 14일 석가탄신일이었다. 법원은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구속된 첫 번째 사례가 아이러니하게도 '자비'라는 불교의 근본사상을 남긴 석가의 탄신 일에 일어났다.옥시가 시중에 무더기로 내다 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이 의심되는 사례는 지금까지 400여 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146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수많은 희생자가 상처를 안은 채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살생제'나 다름없는 살균제를 제조해 판매한 사람들이 과연 용서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어찌 인간으로서 쉽사리 그들을 용서할 수 있겠는가. 살균제 피해자들은 어쩌면 용서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싫을지 모른다.용서는 기독교의 개념으로 죄를 사하는 것이다. 독일어 어원으로는 'Verzichten',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단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불가에서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성철 스님은 "용서하기보다는 참회하라"고 설파했다. 종합하자면 모두가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다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돌아가서 살균제를 제조·판매·유통한 관계자들은 우선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 다음에 피해자들로부터 진심 어린 도덕적인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범죄로부터 해방되는 것, 즉 용서에 이를 수 있는 과정이자 절차일 것이다. 미국의 타이레놀 사태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1982년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한 10대 소녀를 비롯해 모두 8명이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다. 첫 번째 사망사고가 나자 제조사인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즉각 문제가 된 약품을 전량 회수했으나 주가 폭락에 시장 퇴출 위기 등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실을 보게 됐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유가족에 대한 사죄와 위로를 최우선 방침으로 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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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후학(後學) 지면기사
후학(後學)은 학문에서의 후배라는 뜻도 있이지만, 후배를 양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학문을 갈고 닦는 길을 뒤쫒는 학자의 후배를 단순히 일컫는 말로도 쓰이지만, 후배들을 살신성인(殺身成仁)으로 이끄는 선배와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제자를 가르치는 것도 스승의 역할이지만 후배 교육, 즉 후학양성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로 총칭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경기도내 교원들에게서는 후학양성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래전부터 교생실습을 맡는 교사들에게 승진가산점 등을 줘 왔다가 지난해 폐지했다. 가산점이 폐지되면서 교생실습을 맡겠다고 나서는 교사와 학교는 모두 사라졌다. 교사들은 교생실습을 맡게 될 경우 교생들의 공개수업을 함께 진행해야하고, 평가 등으로 인한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오래전부터 학생지도 외의 모든 업무를 잔업 또는 과외업무로 보며 지속적으로 경감을 요구해 왔다. 교사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고유의 업무가 충분하기 때문에 나머지 공문작성 등 연계업무에 대해서는 행정실 또는 사무보조원 등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업무경감을 위해 행정서류 간소화와 '공문없는 날' 신설 등을 통해 교사들의 잔무를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도교육청이 교생교육, 즉 후배를 양성하는 업무를 덜어줄 수는 없다. 교사의 고유 업무 영역이기 때문이다. 교생실습 역시 교사들이 주장하는 본연의 업무인 학생지도와 다를바 없다고 본다. 교사가 후배양성이나 교육을 등한시 하거나, 잔무로 치부한채 외면한다면 더 이상 스승으로 불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교육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이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8주 이상 실습이 필수조건이다. 도내 모든 교원들은 이 실습과정을 거쳐 교사가 됐다. 교사, 본인들도 교사를 꿈꾸던 시절, 실습학교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또 교생으로서 학생들, 지도 교사들과 설레이는 첫 만남과 아쉬운 헤어짐을 경험했을 것이다. 최소한 교사로 재직중인 현 시점에서 학생지도와 후배교육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업무이다. 도교육청은 교생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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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자본의 덫에 갇힌 상아탑 지면기사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으로 '노동력의 상품화',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상품이 생산된다'는 점을 꼽았다. 마르크스가 정의한 이런 자본주의의 본질은 21세기를 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유효하게 적용된다.거대 자본이 좌지우지하는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 사회에도 마르크스가 정의한 자본의 논리가 적용되기는 마찬가지다 .며칠전 교육부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을 확정 발표했다. 이들 대학에는 연간 2천억원씩 3년간 총 6천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고 한다.정부가 주도한 프라임 사업의 주요 내용은 산업 수요에 따라 학과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취업 잘되는 실속있는 학과 위주로 학교 정원 구조조정을 하는 대학에 돈을 나눠 주겠다는 정책이다. 결국 문(文)·사(史)·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과 정원을 줄여 취업 잘되고 정부가 전폭 지원하는 산업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공과·의학계열 정원을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노동시장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대학에서 배출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인천의 주요 대학인 인하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프라임 사업으로 큰 내홍을 앓았다. 학교 측은 지난해 문과대학 구조조정 가이드 라인을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통보해 논란이 됐다. 철학과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폐지하고, 영문과와 일문과 정원을 감축한다는 게 골자였다.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의 반발 속에서 프라임 사업 응모를 위한 학과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던 인하대는 내부 분열만 남긴 채 사업 대상에서 탈락했다.자본의 입맛에 맞는 학과만 살리겠다는 정부의 발상과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학 경영진들. 이런 틀 안에서 매년 붕어빵처럼 찍혀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자들. 이쯤 되면 대학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찾는다는 것은 더는 불가능한 일은 아닐까 ?/김명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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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환경공단, 아끼는게 능사가 아니다 지면기사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 사는 '마리 코페니'라는 8살짜리 꼬마의 편지가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돗물 납 오염 사태를 겪는 자신의 동네를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편지를 보고 플린트시를 찾아 성난 민심을 보듬었다. '8살짜리 꼬마'가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야 했던 건, 플린트시의 '재정 절감' 정책 때문이었다. 디트로이트 시에서 상수원을 공급받던 플린트시는 2014년 4월 예산 절감을 위해 인근 플린트강으로 수원지를 바꿨다. 수돗물에서 납이 나온 건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상수도관이 부식돼 있었지만, 시 당국은 예산이 없다며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중보건보다 시 예산을 아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비상 재정담당관' 제도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천 명 이상의 어린이가 납중독 등 질병을 앓는다는 진단이 나오면서야 사태가 표면화됐다. '재정 절감'이 '주민 고통'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의 경영평가에 목을 매는 인천환경공단의 지난해 '대행사업비 절감률' 측정점수는 2014년에 비해 10점 이상 높은 88.09점을 기록했다. 예산을 얼마나 아껴썼느냐는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공단 자본금은 최근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다섯 배 늘었다. 부채비율은 1천200%에서 올해 120% 수준으로 대폭 개선됐다. 이들 경영지표는 모두 '재정 절감'의 결과물들이다. 환경공단은 연속 꼴찌를 했었는데, 이 경영지표가 좋아져 정부 평가를 잘 받으면 상여금 등을 더 받을 수 있다. 반면,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승기하수처리장과 가좌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은 기준치를 넘고 있고, 악취 문제도 여전하다. 특히 가좌처리장은 한강유역환경청의 개선 명령을 받았지만, 문제가 됐던 총질소(T-N)는 이달 들어서도 기준치인 20㎎/ℓ를 넘어서고 있다. 공단의 '재정 절감'이 경영지표 개선은 가져왔지만, 시민이 겪는 고통과 환경악화 문제는 줄이지 못한 것이다. 시민과 경영지표 중 더욱 중요한 건 단연 시민이다. 이 문제로 '인천에 사는 꼬마 아이'가 대통령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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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자영업자들의 끝나지 않는 한숨 지면기사
'엎친데 덮친 격이죠.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얼마전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취재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경기도가 도내 음식점에서 오리·거위를 자가 사육·조리 및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한 데 따른 현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유독 가든형 음식점이 많은 광주지역이라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야심차게 취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취재는 반나절 만에 접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현장의 분위기가 당초 생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진 않았지만, 업주들은 '이런 조치가 없었어도 워낙 경기가 안좋아 장사가 되지 않았다'며 평소에도 불경기에 시달렸기 때문에 굳이 누구의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동안 가든형 식당에서 직접 키워 조리·판매하는 토종닭이나 오리의 경우, 통상 1만~2만원 정도 더 받는 것이 보편화 돼 있었다.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가든형 식당에 온 손님들은 대부분 1만~2만원을 더주고서라도 토종닭 등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마니아들이 아니고서는 그 수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안타깝다고 해야할 지 모호해 하며 취재를 접으려는데 또 씁쓸해지는 얘기를 듣게 됐다.예전만 하더라도 광주 관내 위반사항이 적발된 일반음식점들의 경우, '영업정지 00일'의 행정조치를 취하면 대부분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택해 영업을 이어나갔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업주들은 '영업해봤자 큰 이익도 없고, 과징금을 낼 바에야 차라리 쉬겠다'는 것이다. 일부는 정말 돈이 없어서 영업정지를 택하는 곳도 상당하다고 한다.이렇게 되자 당혹스러운 것은 행정기관인 광주시다. 과징금으로 기금을 적립해 각종 식품안전이나 위생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소위 바닥경기가 정말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이런 가운데 정부가 민생 경기를 살려보겠다며 오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내수 진작에 나섰다. 황금 연휴를 맞아 많은 시민들이 밖에 나가서 경제활동을 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