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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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2월 9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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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정부, 살처분 완화 건의 진지하게 검토하라 지면기사
경기도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양계농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규정을 완화하자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정식 건의했다. AI 발생 원점에서 반경 3㎞내의 모든 닭 개체를 무차별적으로 살처분하는 현행 규정이 과도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양계농가의 반발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렴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요청한 것이다. 반경 3㎞에서 500m로 살처분 범위 완화와 함께 종계와 산란계에 대한 백신 접종 허용이 핵심이다.경기도의 건의는 양계농가의 반발에서 촉발됐다. AI가 발생할 때마다 살처분과 재입식을 반복하는 피해를 입었던 양계농가들이 올 겨울 AI를 계기로 정부의 방역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AI에 지쳐 밀집사육을 포기하고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사육으로 전환한 동물복지농장들이 살처분을 거부하고 제기한 법적 대응이 여론을 움직였다.정부는 2018년 살처분 범위를 500m에서 3㎞로 강화한 방역규정을 올 겨울 AI 사태에 처음 적용했다. 그 결과 도내에서 살처분된 가금류가 1천만마리에 달하고, 이 중 762만여마리는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농가들은 AI로부터 생계를 지키기 위해 이중 삼중의 자발적인 방역 조치로 농장 간 전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현장 방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기계적인 살처분 행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농장별로 방역현장 여건을 살펴 살처분 대상을 선별하는 현장 중심의 방역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다.정부는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백신 사용도 마다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AI 감염 개체 구분이 어려워 조용한 전파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댄다.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르다. 백신 접종으로 AI를 발생 원점에서 고립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으로 청정국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반론엔, 축산물 수입국인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일축한다.정부의 방역 정책은 철저하게 과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농가의 이익 보호다. 현장에서 제기한 문제가 과학적으로 합당한지, 농가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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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2·4 주택공급대책, 구도심 활성화 계기 돼야 지면기사
정부가 최근 내놓은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2·4대책)이 인천과 경기 지역 구도심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GH(경기주택도시공사), iH(인천도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주택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직접 시행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때문이다. 택지 확보의 어려움을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인천·경기 지역 입장에선 반길 일이다.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지역 활성화와 주택 공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해당 토지주 입장에선 '민간 주도'와 '공공 직접 시행' 방식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사업성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민간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이 나서지 않아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개발사업을 공공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인천·경기는 서울과 달리 이 같은 곳이 적지 않다. 사업성 부족으로 엄두도 내지 못했거나 중단된 노후 불량 건축물 밀집 지역은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초과이익환수 면제, 추가 수익 보장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설계와 시공, 아파트 브랜드 결정 권한 등도 주민에게 주기로 했다.정부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지역 대부분은 민간 소유다. 정부는 토지주 등이 공공 주도 시행에 응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투기 발생, 민간 업체 피해 등 부작용이 없는지도 되짚어야 한다.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물량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중앙·지방공기업이 재개발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공공이 민간 영역에 진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물량이 많아서도 안 된다. 순차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곳의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성공하면, 그 일대에 정체된 재개발사업도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시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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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2월 9일자]정치의 저울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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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데스크]다가오는 봄 알리는 '복수초' 지면기사
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복수초가 개화했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복수초를 보면서 긴 겨울의 마지막을 버텨낼 위로를 얻습니다. 머지않은 봄을 향해 꽃을 피운 복수초처럼 저마다의 봄을 맞이할 날을 준비해야겠습니다. 글·사진/김금보기자artomat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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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메타버스가 오고 있다(The metaverse is coming) 지면기사
물리적 현실 적용 가상세계 집합체삶이 확장되고 새로운 가치들 창출공연예술 설자리 완전히 잃은 요즘실감나는 콘텐츠로 현실 무대 넘어전세계인에 보여줄 '감동무대' 가능그래픽카드와 기계학습에 효과적인 그래픽처리장치인 GPU를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회장이 2020년 10월 GPU개발자 대회에서 한 기조연설 제목은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물리적인 이동이나 집회가 제한되다 보니 자유로운 여행이나 만남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바뀐 것은 변화의 방향보다 변화의 속도라는데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사람들이 모바일로 시장을 보고 줌(Zoom)으로 화상회의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아우르고 넘어서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이를 달리 메타버스라 표현하며 초월한다는 의미의 메타(meta)와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말이다. 가상과 현실이 완전히 융합되는 미래를 꿈꾸는 것으로, 엔비디아에서는 기술적으로 XR이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을 '옴니버스'라 하여 내놓게 되었다.컴퓨터그래픽으로 현실과 구별이 안 되는 가상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자 각종 게임이나 가상의 세트에서 영화를 찍어서 아바타나 알라딘 같은 라이브액션 영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ASF(가속연구재단·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의 정의에 의하면 메타버스란 가상화된 물리적 현실(중력, 재질, 텍스처, 색상, 소리 등)이 적용된 실존하는 가상세계들의 집합체로서 증강-시뮬레이션의 축과 외부와 내부의 2X2 메트릭스로 분류해 보면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 가상세계 그리고 거울세계로 나뉜다.포켓몬으로 익숙해진 증강현실 세계는 물리적 공간 위에 가상세계를 중첩시켜 마치 요사이 모든 영상에 자막이 첨부되어 편이성과 정보성을 높이는 것처럼 현실세계에 각종 정보가 확장되는 것이다. 라이프로깅의 세계는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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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아웅 산 수치의 추락 지면기사
아웅 산 수치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인물이다.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은 2012년 그의 역정을 주제로 영화 '더 레이디(The Lady)'를 제작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영국에서 평범하게 살다 고국에 돌아와 민주 역정에 뛰어든 이력을 담았다. 주연을 맡은 배우 양자경의 외모가 수치와 닮았다고 해 화제가 됐다.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미얀마 군부 독재가 종식됐다. 배우자가 외국인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조항 때문에 대리인을 내세우고 외무장관을 지냈으나 이후 군부와 적당히 타협하는 태도를 보여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군부가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탄압하는데도 적극 제지하지 않아 국내외 비난을 샀다. 노벨상을 취소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돌았으나 노벨재단은 유감을 전하는 선에 그쳤다. 2017년에는 아일랜드의 록 밴드 U2의 리더가 그를 향해 '역겨움이 느껴진다'며 국가자문역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U2는 2000년 'Walk On'이라는 곡을 만들어 수치에 헌정한 바 있다.수치 여사가 11년 만에 다시 가택 연금됐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세력에 의해서다. 2020년 미얀마 총선에서 NLD가 압승한 이후 군부의 쿠데타 설이 돌았다. 군부는 대법원에 대통령, 선관위원장 자격을 무효화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군 최고사령관은 '선거 부정과 불공정을 지적했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군 대변인은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쿠데타를 예고하는 대담한 발언이다.미얀마 정국은 안갯속이다. 시민 저항운동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최대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는 NLD 상징인 빨간색으로 뒤덮였다. 쿠데타 친위대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시위대에 총부리를 겨누지는 않았으나 유혈 충돌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수치는 조국의 민주화를 쟁취했으나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다. 군부와의 불안한 동거로 이미지가 바랬다. 눈치를 보며 소수 민족 탄압을 방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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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꽃]코스모스 지면기사
십삼 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고사모사(高士慕師) 꽃이라 부르기를 청하옵니다뜻이 높은 선비는제 스승을 홀로 사모한다는 뜻이오나함부로 절을 하고 엎드리는다른 무리와 달리, 이 꽃은제 뜻을 높이되익으면 익을수록머리를 수그리는 꽃이옵니다눈 감고 사는 이 꽃은여기저기 모여 피기를 꺼려저 혼자 한구석을 찾아구석을 비로소 구석다운 분위기로 이루게 하는고사모사 꽃이옵니다조정권(1949~2017)늦은 가을까지 개화하는 코스모스의 꽃말은 순정이다. 코스모스는 꽃이 지는 계절에 사람 만한 키로 허공을 들어 올리는 꽃. 그것도 들길에 '십삼 촉보다' 엷은 빛깔로 하늘을 채색하면서 '뜻이 높은 선비'처럼 꼿꼿하게 서 있다. 자연스럽게 멈춰서 '함부로 절을 하지도 엎드리지' 않으며 그렇다고 바람을 피하지도, 햇살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꽃을 보기 위해 우리는 들길로 나서야 한다. 눈 감고 사는 이 꽃이 눈 뜨고 사는 우리를 불러내는 것은, 안간힘을 다해 살고 있는 당신 웃음을 돌려주고 싶은 것. '저 혼자 한구석' 무리 속에서 외롭게 사는 당신과 그렇게 피어나는 꽃의 거리. 그러나 코스모스는 '제 뜻을 높이되 익으면 익을수록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에게 소곤대며 그 소리에 웃고 또 웃고 있질 않던가. 그런 당신이 찾아온 발걸음에 가녀린 입술 파르르 반겨 주고 싶은 순정으로.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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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김명수 대법원장 지면기사
거짓말로 대한민국 양심에 좌절한 국민들'법률 차치' 법·정치 동격인식 정치적 의심자신이 '삼권분립 한 축'임을 스스로 부인대법원 사법정신 훼손 당사자가 치유해야지난해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은 진보진영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그런 긴즈버그가 자신의 생애에 흔치 않은 오점을 남겼다.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그가 당선되면 이민 가겠다"고도 했다. 연방대법관의 정치발언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긴즈버그는 "경솔했고 후회한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우리 같았으면 나라가 뒤집어질 일이다. 대법원의 밤은 촛불로 대낮처럼 환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긴즈버그의 사과로 넘어갔다. 연방대법원에 대한 신뢰와 존중은 웬만한 정치 시비로 깨지지 않는다. 미국인은 연방대법관들을 정의의 화신(Justice)으로 존칭한다. 연방대법원장(Chief Justice)은 정의의 수장이고, 8명의 연방대법관(Associate Justice)은 각자가 정의의 일원이다. 미 헌법 3조는 '선한 행동을 하는 한(During Good Behavior)' 대법관의 임기를 보장한다. 악한 행동을 할 리 없다는 믿음으로 종신직을 보장한 것이다.트럼프는 재임 중 한 판사가 자신의 이민정책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놓자 '오바마 판사'라고 비난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공식 성명으로 답했다. "미국에는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 '부시 판사'나 '클린턴 판사'는 없다. 우리에게는 자신들 앞에 선 모든 이들을 공평하게 대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의 비범한 집단만 존재할 뿐이다." 연방대법관은 정파가 임명하지만 정파를 초월한 정의의 수호자로 신뢰받기에 연방대법원은 권위를 유지한다. 트럼프를 아무리 미워해도, 트럼프가 법정에 서면 정의에 따라 공평하게 판결할 것이란 신뢰가 있다. 긴즈버그가 죽음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다.우리 대법원도 그랬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를 겪고서도 대법원은 권위를 존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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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 시대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적 실천
21세기를 사는 많은 사람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통한 자본 증식에 몰두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 안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자본이나 권력을 가진 고위 계층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소방 안전 분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바탕으로 할 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 소방 시스템으로부터 보호받는 시민이 많으나 여전히 사회 안전망에서 소외된 계층이 있다. 사회 고위 계층은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복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부평의 경우 주민 49만명 중에는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수급대상자를 비롯해 65세 이상 고령층 약 10만명과 다문화가정 6천여 가구가 포함돼 있다.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화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화기·화재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평소방서는 대상 가구 90%에 소방시설을 지원했고, 올해까지 나머지 가구에도 이를 지급할 예정이다.정부의 사회 안전망 구축 사업이 순탄하게 이뤄졌던 이유는 적극적인 정책 수립·추진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큰 몫을 했다. 최근 3년간 부평소방서와 함께한 사회적 기업은 총 9곳으로, 그간 전달한 주택용 소방시설만 1천여 개에 달한다.때때로 신문 사회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한 일부 기업의 이기적이고 비난받는 활동에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들의 모범적인 행보는 사회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이웃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서로 훈훈한 나눔을 이어나가는 따뜻한 명절이 되길 기대해본다./김기영 부평소방서장김기영 부평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