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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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고]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일학습병행 제도' 지면기사
취업 앞당기는 '실무형 인재양성' 도입 7년산업 전분야 채용 감소와 고용 불안 위기속청년 구직난·기업 구인난 인력 미스매치 극복지원 늘리고 참여조건 완화 특별조치 기대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로 인해 전 산업분야에서 경영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가 기초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뿌리산업의 메카 인천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대외 수출의 관문인 공항·항만산업과 기초 뿌리산업인 제조산업 현장 곳곳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고용 불안 심화, 영세 기업 구인난 등 아쉬운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가장 큰 문제는 구직의 주체인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구인을 원하는 기업과의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졸업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4년제 대학의 경우 4년을 공부하고 졸업하는 것이 드문 현실이다.통계청에 따르면 4년제 대학생이 졸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남성의 경우 평균 6년2개월, 여성은 4년4개월이다. 취업의 문이 좁다 보니 대학 졸업 학점을 이수해도 휴학을 반복하고, 졸업 논문을 내지 않으면서 사회 진출을 자발적으로 미루는 일이 보편화됐다.왜 우리 사회는 이토록 취업을 하는 여정이 길고 험난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과잉 학력(overeducation)'을 꼽는다. 특수목적고등학교 양성 정책이 보여주듯 한국의 교육 제도는 고학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여기에 부모의 교육열이 불을 지피고 있다. 이는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청년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높아진 교육 수준에 비례해서 구직자 눈높이에 맞는 질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다. 이 격차가 질 낮은 일자리에 청년층을 내모는 현상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청년들이 '취업 절벽'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면서 국가의 근본적 경쟁력이 잠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전문가는 첫 직장을 잡는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정부는 2014년에 독일·스위스식 일터학습을 한국에 맞게 설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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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미스터 달팽이 2020년 11월 20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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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호텔 개조 임대주택 지면기사
2000년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요우커(遊客)가 급증한 2010년대 초반, 수도권과 제주 등지는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모텔까지 동원했으나 태부족이었다. 눈치 빠른 부동산 업자들이 숙박업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텔 운영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피하려 수익형 모델을 장착했다. 투자자가 객실을 구분 등기할 수 있고, 운영사가 매월 임대수입을 주는 구조다.객실이 부족한 데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자 투기꾼이 몰렸다. 순항하던 호텔 업계는 2014년 사스가 유행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후 3년간 요우커가 30% 급감했다. 지난해 회복세이던 관광업계는 올 초 시작된 코로나 19로 다시 치명상을 입었다. 전국 관광호텔 상당수가 극심한 운영난에 숨만 붙은 '좀비' 상태다.이낙연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전세난을 말하면서 호텔 객실을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관훈 토론회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다. 이미 국토부가 엠바고(보도 유예)로 예고한 내용을 미리 흘린 것이다. 어설픈 누설이다.반응은 더 실망스럽다. 전국에서 지탄이 쏟아졌다. 야권은 비판을 넘어 어린아이 놀리듯 조롱한다. 야당 대변인 입에서 '초등학교 학급 회의 수준의 대책'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 난민에서 월세 난민으로 밀려난 국민에게 호텔을 개조해 전셋집을 만들어 준다는 정부는 국민을 '일세 난민'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시가 숭인동 호텔을 개조한 청년 주택은 난방과 창문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숙박용과 주거용 건물의 차이를 간과한 때문이다. 입지 여건도 썩 좋지가 않다. 입주자들은 주변보다 임대료가 월 10만 원 정도 싸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불평한다.국토부가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전세난 타개를 위해 2022년까지 전국 11만 4천 가구, 수도권 7만 1천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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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전세난 돌파 근본책 찾아내야 지면기사
전셋값 폭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발표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에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방안'의 골자는 향후 2년간 전국 11만4천호, 수도권 7만호, 서울 3만5천호 규모의 임대주택을 매입약정 방식의 신축 매입임대, 공공 전세형 주택 등 조속히 확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민간의 도심내 주택공급 촉진을 유도하며 이를 위한 규제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으로 2021년, 2022년 전국 공급물량(준공 기준)을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늘려 그간 우려됐던 공급물량 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정부가 제시한 단기 정책 가운데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주거용 전환 사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호텔·상가·오피스 등을 리모델링해 2만6천가구(수도권 1만9천가구)를 주거공간으로 공급하겠다는 대책은 현재 코로나19위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돼 도심 내 상가나 오피스 등의 공실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 현실을 감안한 적절한 대안처럼 보인다. 다만 호텔이나 상가건물을 안정적 주거공간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임대주택 전세전환 대책은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전국공공임대 주택 중 3개월 이상 공실 상태인 3만9천100가구, 수도권 1만6천가구, 서울 4천900가구, 임대료 수준이 높아 입주자를 찾지 못한 공실을 전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에 가깝다. 전세난은 특히 서울과 수도권이 극심하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임대주택 공급 총량 확대에 주력했다지만 공급규모나 시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정부는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공급' 대책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기존 발표 정책이며, 호텔개조 사업 등은 아이디어 차원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정부의 전세난 대책이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일부 영향을 미치겠지만 근본적 전세난 대책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 정부 대책이 발표되는 날,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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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연내 처리돼야 지면기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지난 18일 정부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일부개정안 등 총 31개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회의로 전격 미뤘다. 정부가 제출한 전부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空約) 법안'이다.향후 국회 일정은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24~25일)→행안위 전체 회의(26일)→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12월 9일)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안위는 19일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관련된 31개 법안만 따로 심의하는 '원포인트 집중 소위'를 30일 한 차례 더 열고 12월 초 전체 회의를 갖기로 했다. 30일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한 '데드라인'인 셈이다. 행안위 법안소위는 지방자치법 개정안 심의를 연기한 이유로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을 비롯, 인사혁신처 소관 법안에 대한 논의가 길어진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를 두고 대통령의 공약이자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 추진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심의가 연기된 진짜 이유가 아닐 것이라는 반응들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벌써 개정안의 연내 통과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중 소위'에서 통과되더라도 이후 행안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일정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0대 국회의 행안위 마지막 법안소위가 관련 법안을 14개월여 계류시켰다 끝내 상정하지 않은 21대 국회의 데자뷰라는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자율권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비롯한 지방 4대 협의체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마이동풍(馬耳東風)이 될 가능성만 더 커지는 것이다.그런데도 민주당 관계자는 "연내 통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특례시 인구 기준만 해소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법안이 4년을 끌어온 데다,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는 거다. 그러나 당내 일각은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 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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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경인만평 이공명 2020년 11월 20일자]드론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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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맥주와 다람쥐와 치약에 관하여 지면기사
뜻밖의 작은 선물·어릴적 짝사랑 등우리는 사소한 일로 위로를 받는다이런것을 비웃는 사람도 많겠지만다정한 시선을 소환, 그들도 위로다서로를 안아 줄 시간은 넉넉하니까우리는 사실 사소한 것들에 위로받는다.한 며칠, 힘들다고 생각했다. 속엣말을 잘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얼굴에 드러나긴 한 모양이었다. 새벽녘까지 잠들지 못하다가, 그래도 다음 날 할 일이 있으니 침대로 가야지, 했다. 그러고 보니 현관문에 걸린 우유 가방에서 우유를 꺼내오지 않은 일이 생각났다. 날이 차니 우유가 상하지는 않았을 거야. 주섬주섬 현관문을 열었다. 초록 박스 하나가 현관문 앞에 놓여 있었다. 맥주 박스였다. 이게 뭐야? 이런 게 왜 우리 집 앞에? 박스 윗면에 볼펜으로 휘갈겨 쓴 글씨가 있었다. '쓸쓸할 땐 혼맥이 최고죠'. 후배였다. 20여분 거리를 굳이 운전해 와서 가져다 둔 거였다. 나는 속도 없이 웃었다. 그러고는 무거운 박스를 끙끙 들고 들어와 두 병을 마셨다. 마시면서 메시지를 보냈다. '캔으로 사지, 병은 버리기도 어렵단 말야'. 고맙다는 말을 하기 쑥스러워 그랬다는 걸 알아주기 바라면서.내가 다녔던 중학교 건물은 계단의 높이가 잘잘했다. 한 칸 한 칸 높지 않았다는 말이다. 키 작은 말라깽이였던 나는 4층에 있던 우리 반 교실까지 잘도 뛰어다녔는데, 한 번에 세 칸씩, 기분이 좋은 날엔 한 번에 네 칸씩도 오를 수 있었다. 내가 짝사랑했던 선생님은 그렇게 뛰는 내 등 뒤에서 "참말 다람쥐 같네!" 그런 말을 자주 했다.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훗날 나는 친구에게 다람쥐 같다고 말을 했던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가 참말 다람쥐 같았고, 참말 행복했다고. 그 생각만 하면 참말 마음이 좋아진다고. 이후 친구는 일 년에 한 번, 이 년에 한 번쯤 드물게 전화를 걸어온다. 살다 보면 다 그렇다. 자주 연락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대신 전화를 걸어 무턱대고 "요 다람쥐야!" 소리친다. 그럴 때면 거짓말처럼, 농담처럼 기뻐진다. 2교시 마친 쉬는 시간에 매점까지 달려 딸기우유와 보름달 빵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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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춘추칼럼]다시 좋은 세월이 오면 지면기사
코로나 대란에 우리 삶은 많이 제한적이다식사·예배 쉽지않고 회의·축제는 언감생심그중 아쉬운 것은 아주 막혀버린 외국여행언젠가 똘레도 골목을 서성 일 날이 오겠지최근 코로나 대란으로 우리의 삶은 많이 제한적이다. 예전에 일상적으로 편안하게 하던 일들조차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모여서 식사를 한다든가 술을 마신다든가 하는 일조차 편안하지 않고 교회에서 예배 보는 일도 쉽지 않고 대단위 회의나 축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그런 가운데 가장 아쉬운 것은 외국 여행이다. 가끔 여행가방을 들고 인천 영종도 공항을 거쳐 외국 바람을 쐬고 오는 것도 우리들 삶의 에너지를 보충해주고 지루한 일상을 새롭게 싱싱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었다. 그런데 그 길이 아주아주 막혀버린 것이다.나는 외부 나들이가 잦아 공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다. 이것도 코로나 이후에 일어난 변화인데 시외버스 시간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매표구 앞에 걸려있는 시간표를 보면 검은색으로 가려진 부분이 많은데 그것이 모두 버스 노선을 줄인 증거다. 아예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표는 완전히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다. 공주에서는 인천공항으로는 버스가 한 대도 가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것은 또 그만큼 비행기가 안 뜬다는 얘기다. 그러니 관광업이든 숙박업이든 제대로 되겠는가.이제는 누구나의 꿈일 것이다. 하루속히 코로나 대란이 평정돼 예전처럼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외국 여행 한 번쯤 다녀오는 것 말이다. 만약 나에게 시간의 여유가 생겨 다시금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스페인을 들고 싶다. 그냥 멀리서 생각할 때는 투우의 나라, 집시의 나라, 피카소의 고국 정도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정작 가보니 스페인이야말로 자연이 아름답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였다. 햇빛이 다르고 바람이 달랐다. 가슴이 확 열리는 느낌, 자유스러운 느낌이 있었다.그런 가운데 똘레도가 가장 좋았다. 내가 똘레도를 찾은 것은 오후의 시간 한나절. 똘레도의 골목과 관광 명소들을 둘러보며 기분이 좋았다. 발길이 허뚱허뚱 허공을 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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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발언대]주택용 소방시설은 안전한 가정의 필수 지면기사
어느덧 날씨가 건조해지고 불을 사용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사전에 발화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매년 증가 추세의 주택화재 피해를 줄이고자 2012년 2월 5일부터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신규주택에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기초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것이며 개정 법령 시행 이전에 지어진 주택은 유예기한을 두어 2017년 2월 4일까지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설치하며 초기 화재 발생 시 소방차 1대보다도 더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은 30여년 전부터 기초소방시설 설치 의무화를 시행하였고 그 효과는 현재 눈에 띄게 보여지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보다 일찍 주택용 화재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해 시행하였고 설치율 분석을 통한 시책 추진으로 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우리나라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이후 연평균 주택화재 발생건수는 0.17% 감소하였고 주택화재 사망자는 3.8% 감소하였다.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2019년 56%로 2018년 49%보다 7% 상승하였다. 그러나 설치율은 상승하였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체화재 중 연평균(12년~19년) 주택화재발생률은 약 18.3%이고 화재 사망자 비율은 47%가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기초소방시설을 신속히 설치해 주택에서의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소화기 설치 1대는 초기 화재 시 소방차 1대의 위력을 발휘하고 방마다 설치한 감지기는 전기배선 없이 건전지로 작동되어 10여년간 우리집 안전지킴이 역할을 한다. 기초소방시설을 1명의 소방관과 1대의 소방차라고 생각하고 모든 가정에 의무적으로 설치하여 재앙으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이 되길 기대해 본다./오제환 이천소방서장오제환 이천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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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고]해도 정말 너무들 합니다 지면기사
새벽부터 집행부 단톡방에 메시지가 올라온다. 긴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고 한동안 조용했는데 요새 또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업무도 해야 하고 조합 일도 봐야 하니 내 출근시간은 늘 여섯시 전후다. 오늘 출근길엔 메시지를 보다 사고가 날 뻔했다. 5분 발언이나 보도자료가 아니다. '북부 출신 도의원 명의의 기관 이전 요청'.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해도 해도 너무들 한다."우리 기관만 보자. 지난 2017년 1월 1일자로 2개 기관이 통합됐다. 직원 누구도 통합을 원하지 않았다. 뭣 모르고 열심히 일한 직원들은 갑자기 생경한 간판을 단 회사 직원이 됐다. 처음엔 별의별 일을 갖고 얼마나 다퉜는지 지금도 아찔하다. 대통령께서 인천국제공항공사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말씀하신 후엔 그 파급효과가 미쳤다. 무기계약직 86명이 전환됐고 이듬해 시설운영직 250여명이 전환됐다. 550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됐지만 합치라, 전환하라 말한 사람 중 누구도 잘 합쳐지고 있는지, 잘 적응되고 있는지, 인건비는 부족하지 않은지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 알아서 하란다. 막상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겪는 고통, 어려움 따윈 관심도 없다. 민간에서 단기간에 이만한 충격을 받으면 그 회사는 대부분 망한다. 그래놓고 정치인들은 자기네들이 훌륭한 일을 했다는 듯이 떠들어댄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서 언제나처럼 우리가, 노동자 스스로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식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툰다.그런 판에 또 뉴스가 나온다. 공공기관이니까. 희생도 해야 하고 책임도 져야 하는 건 알겠다. 정치인들이 임원으로 막 내려오고 온갖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정책을 하라고 해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이건 좀 선을 많이 넘는다. 우리 기관은 이미 양주, 포천 등 북부를 비롯해 권역별 센터에 시군별 벤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광교와 판교에 건물을 일곱 개나 운영하느라 미화, 보안, 시설관리 등 이번에 전환된 시설운영직이 250명이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가뜩이나 전환된 인원들의 관리문제로 여러 사람들의 머리가 지끈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