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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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자영업자 손실보상, 꼭 입법화가 필요한가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영업자 손실보상제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권과 마찰을 빚고 있다. 홍 부총리는 어려운 재정상황을 이유로 법제화 과정에서 재정 당국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이 "해외에서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 "기재부는 저항 세력"이라고 한 이후에 홍 부총리가 다시 브레이크를 걸은 셈이다.코로나19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물론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경제의 양극화를 부추긴 지도 1년이 지났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집합금지와 영업단축 등으로 피해를 본 계층의 고통은 임계점에 달한 상태다. 정부로서 손실보상을 입법화함으로써 이들이 처한 피해를 최소한이나마 보충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46%로 OECD 평균(GDP 대비 21%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양호한 수준이고, 가계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100%가 넘는 상황이고 보면 정부가 가계부채를 지원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적자재정을 지나치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확장재정정책이 세계적 추세이고 보면 영업제한조치나 집합금지로 인한 피해 계층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가 있을 수 없다.그러나 이에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발의한 내용에 의한 보상액의 액수는 4개월 기준 98조8천억원이 든다. 이는 올해 보건·복지·고용 예산(199조7천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홍 부총리와 재정 당국이 마냥 당정의 입장을 따를 수 없는 이유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도 선별이냐 보편이냐는 논쟁으로 여권의 대선주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또한 선진국들의 국가채무비율에 비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의 선진국들이 기축통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가채무비율을 평면적으로 단순비교할 일도 아니다.재정 당국도 막연하게 재정확장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며, 국민의힘도 손실보상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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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1월 25일자]못 본 걸로…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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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시민의 사과문 지면기사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습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이다. 역시 유시민은 '말'보다 '글'이 낫다는 생각이다. 사과의 진정성은 '사과문 약속' 이행 여부로 증명되겠지만 '사과문' 자체는 사과의 정석을 담은 명문이다.'대립하는 상대를 악마화했고',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져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유시민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 발언요지'를 올렸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문 대통령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된다." 하지만 검·언유착 수사와 재판에서 이같은 발언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정한 '검·언 유착 사건'에서 '검'의 실체가 희미해지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사과' 대신 '법정'을 택할 모양이고, 추 장관은 침묵한다.현직 부부장 검사 진혜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도 이해하기 힘들다. 진 검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법원을 향해 "사법이 (나치) 돌격대 수준으로 전락한 징후"라고 했다. 또 '꽃뱀'과 '문란한 암컷'을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누가 봐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겨냥한 조롱이었다. 법원과 피해자를 향한 진 검사의 과도한 악마화와 정서적 적대는, 유시민의 사과문을 그대로 인용해도 사과가 가능할지 의문이다.'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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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빚 권하는(?) 나라 지면기사
2000년초 '신용카드 대란'을 겪은적이 있다금융당국 알고도 '카드사 무한경쟁' 방치탓작년 '영끌'이어 올해는 '동학개미' 무한질주당시 데자뷔, '멈춰야' 목청에도 당정 '모르쇠'2000년대 초반, 이른바 '신용카드 대란' 당시. 무려 3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신용불량자가 돼 하루아침에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길거리로 쫓겨나 노숙자로 전락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양산되는 등 대한민국 전체가 금융 쇼크에 휩싸인 적이 있다.국내 굴지의 카드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 사회 초년생들과 뚜렷한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분별한 경쟁을 통해 신용카드를 발급해주었고, 그 한도를 높여 주었다. '공짜는 양잿물도 마신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말이 무색하게 너도나도 카드 빚더미에 내몰렸다. 10여년이 지나 "(당시)금융당국이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카드사들의 무한경쟁을) 방치했다"는 것이 현재도 카드사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의 전언이다.('신용불량자' 제도는 2005년 '금융 채무 불이행자'로 명칭을 변경한 채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이란 신조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유선생(유튜브를 통해 주식투자 기법 등을 강의하는 사람)의 학생'들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로 무장해 국내외 주식시장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국내 굴지의 관련 회사 회장도 5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형된 형태의 주식투자 강의를 할 정도로 관련 업계는 '주린이(주식 어린이)'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20여년전 벌인 무한경쟁의 데자뷔다.이 때문인지 증권업계 및 투자금융협회 등의 추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대략 700만명으로 파악하는데 지난 한 해에 1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동학개미들의 무한질주가 두려움을 넘어 공포스럽다. 일부 전문가들은 광기(狂氣)라고도 표현한다. '포모(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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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인의 '생활관상']코털 삐져나오면…금전유출 징후이나 손실 의미만은 아니다 지면기사
콧구멍은 재물창고를 여닫는 문콧대 바르고 정위난대는 단정해야그러나 코는 형체만 봐서는 안되며얼굴의 기색 변화를 잘 살펴야 마음가짐이 운명을 바꾸기 때문41세부터 50세의 중년 운을 주관하는 코는 얼굴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부위로, 관상학에서는 재물창고로 보며 콧구멍은 창고를 여닫는 문으로 보기 때문에 콧방울로 불리우는 정위 난대는 튼실하고 단단하며 코를 잘 감싸고 있어야 창고를 튼튼히 지킨다는 의미이니 모은 재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코가 구부러지거나 움푹 패여 있고 계단처럼 층을 이루고 있거나 콧방울이 하늘을 향해 있어 훤히 들여다 보이거나 너무 얇아 부실하면 모두가 창고문이 부실한 형상이니 돈을 벌어도 늘 새나갈 곳이 생겨 제대로 모을 수가 없는 것이다.콧대는 바르고 정위 난대는 단정하고 두툼하게 코를 잘 감싸야 귀격이다. 준두의 살집 또한 튼튼하고 건실해야 경제력은 물론 명예운도 좋고 배우자 운도 좋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코가 작고 짧고 뾰족하며 콧머리가 볼품없으면 사람됨이 옹졸하고 그릇이 작은 사람이니 뜻은 크나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 콧등에 결함이 있으면 재물이 모아지지 않고 배우자 운 또한 좋지 않으며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이마 관골 턱부위는 모두 낮은데 코만 홀로 크게 솟아 있으면 외로운 봉우리가 홀로 솟아있는 모습이니, 高峰一(고봉일력)이라고 한다. 이런 코는 부모·형제의 덕이 없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재물이 모여지지 않으며 있는 재물도 다 날라가니 부모에게 유업을 받거나 때로는 재물을 모았다 해도 일순간에 다 말아먹고 변변한 집 한 칸 없는 거지 신세가 된다.코가 거무튀튀하고 그 검기가 먹물을 발라 놓은 듯하면 파산하며 생명에까지 위험이 생긴다. 잿빛 같은 코를 갖고 돈벌이에 나서는 것은 산에 가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코가 짧고 콧대가 빈약하면 가난하게 살아가니 빈천한 상이다. 코 중간부위인 연수상(年壽上)에 가로, 세로 주름이 생기면 재물 손실이 크다. 코는 만물을 배양하는 흙과 같은데 주름이 생긴다는 것은 토양이 썩어서 초목이 씨앗 하나 남기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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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사업 지면기사
2021년은 한국인 최초 천주교 사제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인 김대건(1821∼1846년) 신부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하지만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잠시 안장돼 천주교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미리내성지를 보유한 안성시가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사업에 소극적인 것 같아 씁쓸하다.김대건 신부는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를 무릅쓰고 포교 활동에 전념하던 중 1846년 국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나이 25세에 처형당한 인물로 로마교황 비오 11세는 1925년 그를 복자로 인정했고 1984년에는 성인으로 대내외에 선포했다. 특히 2019년 11월에는 유네스코가 김대건 신부를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해 국내외 천주교 성직자들과 교인들로부터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이에 국내 천주교와 그의 고향인 충청도를 중심으로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는데 반해 정작 안성시는 남 일인 듯 미비한 수준의 예산 지원에만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천주교와 cpbc대전가톨릭평화방송, 충남 당진시, 한국조폐공사 등은 그의 일대기를 담은 동화책과 기념주화는 물론 라디오 특집드라마를 제작해 김대건 신부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올해 추진 중이다.안성시도 미리내성지에 민간경상보조비 2천만원을 지원키로 결정했지만 김대건 신부가 가진 대내외 위상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것 또한 현실이다. 미리내성지는 지역을 대표하는 안성 8경에도 포함돼 있으며 국내 천주교인들이라면 일생에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명소로 손꼽히는 만큼 매년 10만명 이상의 순례객과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현재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행사 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김대건 신부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인간의 존엄과 평등사상을 구현한 업적을 기리는 기념행사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본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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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1월 22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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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어느 전직 댄스 가수에게 보내는 충고 지면기사
13분 요약영상 담긴 '세가지 주장' 입국 자체 목적 아니라 돈 벌 속셈現 정부 헐뜯자 유튜브 수익 증가'가짜 분노'의 '진짜 목적' 아닌가'우파코인' 단물 빤다면 못 헤어나와열흘 전쯤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대가 유튜브 채널에서 큰 펀치를 한 방 날렸다고요. 좋은 소식은 금세 묻히고 나쁜 소식만 빠르게 퍼지듯 나도 호기심에 끌려 들어가 봤습니다. 친절하게도 긴 얘기를 13분짜리로 요약한 동영상이 있더군요. 그대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내용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습니다. 뒤에 태극기와 성조기 스크린을 배치하고 녹음 상태도 선명한 거로 보아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습디다. 요약본을 다시 요약한다면 그대의 주장은 세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 나는 병역기피자가 아니다. 둘째, 입국 금지하는 건 불법이다. 셋째,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좌파와 싸울 것이다. 너무 줄여 섭섭한가요?병역기피자가 아니라는 첫 주장은 좀 더 따져봐야 하나, 일단 접습니다. 두 번째 주장, 만약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외국인 입국을 막는다면 아마 해당 국가로부터 심각한 외교 문제를 일으킬 겁니다. 실제로 그대는 작년에 대법원에서 엘에이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거부 처분소송'에서 승소했더군요. 귀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이유에 "아이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는데 이 점에서 참 의문입니다. 미국인이 우리나라로 자녀와 여행을 하고 싶다면 특별한 비자 필요 없이 3개월까지 머물 수 있지 않나요? 아하, 그대가 원하는 건 바로 'F4 비자'. 즉 입국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다시 연예계 활동을 해서 돈을 벌겠다는 속셈이로군요.만약 한국에서 댄스 가수로 활동을 재개한다면 호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20년 전처럼 팬들이 줄을 설지, 그대 말대로 '계란을 맞고' 외면당할지. 자, 이 지점에서 좀 솔직해집시다. 그대는 근래 중국에서 드라마 출연으로 인기도 끌고 돈도 꽤 벌었다고 하더군요. 미국법에 의하면 세금을 50% 내야 하죠. 그런데 한국에서 경제활동으로 세금을 내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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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공의료 강화,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지면기사
코로나, 세계 2차대전 견줄 '재난'미리 예방하는 체계 갖추어야공공의료기관, 외국에 비해 부족'인프라 확충' 정부·지자체 지원 시급국민 생명권 안전하게 보호해야2021년 1월13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9천15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96만명이 사망했다.세계 제2차 대전에서 전쟁을 통해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대략 5천만명에서 7천만명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코로나19는 전쟁에 견줄 정도의 엄청난 재난임에는 틀림이 없다.문제는 신종 감염병으로 인한 이같은 재난이 앞으로도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5년 메르스부터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더욱 현명한 교훈을 얻었다. 이제 더 이상 국가적 재난상태에 대한 사후약방문식이 아닌 미리 예방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지난해 대구에서는 상급병원 5개, 병상수 4만개에 이르는 의료기관들이 있었지만 중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없어 한 환자가 나흘 동안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자택에서 숨진 일이 발생했다. 이것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적기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공공의료체계가 미리 구축돼 있어야 함을 시사한다.국립중앙의료원의 2020년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코로나 이전 22.2%에서 코로나 이후 67.4%가 공공의료서비스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들은 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라고 응답했으며 그 해결방안으로 지역공공의료기관 확충·강화, 의대 정원 확대,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을 들었다.그러나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은 총 221개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 병상은 9.6%로 OECD 평균의 10% 수준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보험방식 국가인 일본의 27.2%, 독일의 40.7%의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비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우리나라는 공공의료 부문의 비중이 부족함에도 의료진들의 높은 책임의식과 솔선수범 그리고 국민들의 수준 높은 의식 수준 덕분에 코로나19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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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바이든 시대 개막 지면기사
'미국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 중 백미(白眉)로 꼽히는 대목이다. 그는 무기력한 시대, 신임 대통령으로서 미국 국민의 분발을 촉구했다.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재선 취임연설문은 고작 135단어에 불과했다. 연설에 걸린 시간이 2분이 못됐다. 가장 긴 취임사는 1841년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의 8천445단어 분량 연설이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 2시간이 넘도록 연설을 한 후유증인지 해리슨은 취임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숨졌다. 역사상 가장 긴 취임연설을 한 주인공이 가장 짧은 재임 기간이라는 기록도 세웠다.게티즈버그 연설의 주인공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재선 취임연설은 역대 미 대통령 취임사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아무에게도 적의를 품지 말고 모두에게 자선의 마음으로 의로운 편에 굳건히 서서 우리가 처해 있는 일을 끝내도록 노력합시다. 이 나라의 상처를 싸매도록 온 힘을 다합시다. 전투에서 쓰러진 사람과 미망인, 고아들을 돌보도록 애씁시다'라고 연설을 마쳤다. 분량은 짧았으나 남북전쟁으로 갈라진 미국을 통합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로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평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미국은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고립주의적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힘이 아닌 동맹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은 축제의 장이 아닌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코로나19 등으로 관람석은 성조기로 채워졌고, 2만5천여명의 군인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전날 고별 연설에서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한다면서도 바이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