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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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1월 18일자]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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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면의 '고서산책']활자와 책의 나라, 한국-손보기 '한국의 고활자' 지면기사
44종의 우리 활자 표본을 한지로 영인해 첨부한 귀한 업적단 300부만 인쇄 희귀 한정본그중 화성성역의궤 인쇄 정리자,계미자·갑인자·병진자 이목 끌어세계문화사에 빛나는 우리의 발명품으로 '한글'에 '금속활자'를 꼽을 수 있다. 금속활자가 등장하기 이전인 11세기 중반 흙에 아교를 섞어 구운 중국 송나라 필승(畢昇)의 진흙활자도 나왔지만, 고려에서 만든 금속활자에 비할 바 못된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이 뛰어난 '발명'이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영향력의 부재이겠으나 금속활자의 등장이 인류 문화사의 대사건임을 부정할 수 없겠다.우리 고서 내지 고문헌연구와 관련한 중요인물들로는 '한국서지'의 모리스 쿠랑·'고선책보(古鮮冊譜)'의 마에마 교사쿠(前間恭作)를 비롯하여 천혜봉, 손보기, 윤병태, 안춘근, 류탁일, 이종학 등의 교수 혹은 재야학자들이 있다. 고활자 분야로 국한시켜 놓고 본다면 파른 손보기(1922~2010)의 업적이 독보적이다. 파른의 '한국의 고활자'(1971)와 '금속활자와 인쇄술'(1977)이 바로 그것인데, 이 역저들 덕택에 필자도 우리 고서와 활자에 대해 까막눈을 면하고 약간의 이해라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한국의 고활자'는 44종에 이르는 우리의 활자들의 표본을 한지로 영인하여 첨부해둔 귀한 업적이다. 더구나 이 책은 한정본으로 단 300부만 인쇄된 희귀자료다. 국회도서관은 300부 한정판 가운데서 169번을 소장하고 있다. 필자는 300부 한정본에 포함되지 않은 '별쇄본'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 별쇄본은 한정본과 달리 소프트 커버에 '한국의 인쇄술'이란 논문이 빠져있고 고활자에 대한 해제와 표본만 정리해둔 책이다.그러나 이 책은 손보기 선생이 윤병태 선생께 헌정한 책으로 저자 사인이 들어가 있는 세상에 단 한 권만 있는 자료여서 필자가 애지중지하는 소장 자료 가운데 하나다. 유의미한 고서가 표지와 판권을 갖추고 내용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으면서 저자 서명까지 들어가 있다면, 고서시장에서는 특급대우를 받는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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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공동체를 생각하는 자본권력 지면기사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언론과기득권 세력형성 그중 최상층위치삼성 뇌물·가습기사건 사례가 증명영화는 파국을 맞지만 현실은 건재관대·비판 둔감탓 오만자본 제어를영화 '내부자들'에서 자본권력과 정치권력, 언론권력은 서로 주고받으며 기득권을 확대·강화한다. 눈여겨볼 점은 대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본권력이 최상층에 있다. 미래자동차 회장은 유력한 여당 대통령 후보와 언론사 편집국장을 요리한다. 이게 영화적 상상력만일까. 한국사회에서 자본권력은 과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도 다르지 않다.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며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18일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어제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내용이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말에 공감할 국민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경제계와 정부, 언론,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동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적법하고 엄정한 처벌을 주장했다. 그는 "뇌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을 받은 만큼 뇌물을 준 이재용 또한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력자와 필부 구분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법치가 바로 선다"고 덧붙였다.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데 이런 목소리는 오히려 유별나게 들린다.지난 12일 무죄 판결 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어떤가.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전·직 임원 모두를 무죄 판결했다. '공소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법원은 이들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물질과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를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옥시크린 대표는 6년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옥시크린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와 달리 SK케미칼, 애경산업이 판매한 성분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사람은 1천559명에 달한다.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다. 이 사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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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인천의 가치 더할 '인천 아리랑' 지면기사
전통연희단 서광일대표 공모로 우수학술상'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 못살겠네'국내 최초 기록, 경기 자진아리랑 계통 밝혀일제 언급 한국 노동운동 시발점 계승해야새해 벽두 인천 문화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제9회 국립국악원 학술상' 공모를 진행한 국립국악원은 심사를 마치고 얼마 전 최우수학술상과 우수학술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했다. 인천의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서광일 대표가 '인천 아리랑의 최초 기록과 선율에 관한 연구'로 우수학술상을 받았다(1월7일자 17면 보도=국립국악원 학술상 최우수에 황보영·우수상에 서광일). 현재 단국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서광일 대표는 세 번째 학기의 소(小) 논문의 주제를 '인천 아리랑'으로 정했다. 그 결과물로 국립국악원 학술상에 응모해 수상자로 결정된 거였다.서 대표는 논문에서 19세기 말 개화기 인천에서 불린 '인천 아리랑'의 최초 기록과 음악적 선율·곡조에 대해 규명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인천 아리랑'은 우리나라 최초로 기록된 아리랑이며, 음악적으론 '인천 아리랑'이 경기 '자진 아리랑(구조 아리랑)'의 계통임을 최초로 밝혀냈다. 우리나라에는 지역에 따라 가사와 리듬이 다른 아리랑이 50여 종류나 있다고 한다. 진도·밀양·정선 아리랑 등에 비춰 볼 때 인천 아리랑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 대표의 논문은 지금까지 우리 문학과 음악 관계자들에 의해 학문적으로만 접근된 인천 아리랑을 연구·정리함으로써 세상에 가치와 의미를 알린 것이다.서 대표가 인천 아리랑에 관심을 가진 건 2017년 10월 개봉한 영화 '대장 김창수'를 보면서란다. 인천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백범 김구가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철도 공사에 강제 동원돼 노역하는 장면이 영화에 나온다. "인천 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로 못 살겠네." 수감자들이 곡괭이질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고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인천 아리랑이다. 영화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은 영화 개봉 후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 아리랑을 경인선 부설공사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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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시교육청 챗봇 '응다비' 지면기사
"응다비야 행복배움학교에 대해 알려줘." "제가 이해하기 어려워요."'응다비'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천시교육청이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제공하는 민원 안내 '챗봇'(채팅로봇)이다.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역 공공기관도 챗봇을 도입해 운영하는 곳이 더러 있는데, 응다비도 그중 하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민원안내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구축했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최근 인공지능(AI) 챗봇인 '이루다'가 혐오발언,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운영을 중단한 일이 있었다. 난 사실 '이루다'의 존재보다 논란을 먼저 접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역에서 운영하는 챗봇은 어떤 수준인지,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다. 이루다와 비슷한 문제라도 발견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과 함께.휴대전화 바탕화면의 노란색 메신저를 클릭해 인천시교육청을 검색, 응다비를 찾았다. 응다비에게 "안녕"하는 인사부터 건넸다. "반가워요. 저는 인천광역시교육청 챗봇 '응다비'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기한 마음에 두 번째 질문을 건넸다. 인천 혁신교육을 상징하는 "행복배움학교에 대해 알려 줘"라고 채팅창에 썼다. 흠. 이때부터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응다비는 "제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재 학습 중입니다. 간단한 단어로 다시 문의해 주시거나 전화로 문의하실 수도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실망스런 마음에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인천광역시교육감이 누구지?"라고 물었다.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교육청이 주력하는 '동아시아교육과정'에 관해 물어도, 지역 학교명 등을 입력해도 대답은 '어렵다'였다. 반면 '학교설립', '검정고시', '졸업증명서' 등의 키워드에는 성실히 답했다.교육청 얘기를 들어봤다. 응다비 구축에 들인 비용은 550만원이 전부인데 인공지능이나 '딥러닝' 등과는 거리가 있다는 수준이라는 것. 시교육청 각 부서에서 제출받은 140개 키워드를 벗어나는 질문은 답변이 힘들단다. 혐오, 차별, 개인정보 유출 등의 걱정은 정말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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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육군참모총장 진정한 주임원사들 지면기사
명량해전 전야. 이순신이 휘하 장수들을 불러모아 말했다. "병법에 이르길 반드시 죽으려 하면 살고(必死則生) 반드시 살려 하면 죽는다(必生則死) 하였다. 너희 각 제장들은 살 마음을 먹지 말라. 조금이라도 군령을 어기면(小有違令) 즉시 군율로 다스릴 것이다(卽當軍律)."명령은 지엄했지만 공포는 현실이었다. 해전 당일 삼백여척의 적선을 마주한 조선 수군은 겁에 질렸다. 이순신의 배가 적진을 향해 돌격했지만 부하 장수들은 전선 뒤에서 머뭇댔다. 장군은 깃발을 올려 집합 명령을 내렸고,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먼저 도착하자 일갈했다. "안위야 군법에 죽으려 하느냐." 뒤이어 도착한 중군장 김응함도 추상같이 질책했다. 정신이 번쩍 난 안위와 김응함은 그제서야 적진 한복판으로 돌격했다.죽음을 무릅쓰고 명령을 수행하는 조직이 군대다. 상관의 명령이 안먹히는 군대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 강한 군대와 유능한 지휘관들이 상명하복의 군기 유지에 애쓰는 이유다. 이순신은 군기 빠진 군관과 병졸들의 볼기를 쳤고, 탈영병의 목을 베어 군영에 효시했다. 군기 위반엔 인정을 두지 않은 덕분에 전장의 공포 한 가운데서 겁에 질린 부하를 적진에 돌격시킬 수 있었다.육군 부사관들이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남영신 총장은 지난 연말 육군 주임원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나이 어린 장교가 나이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을 지시했을 때 왜 반말로 하느냐고 접근하는 것은 군대문화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칭 쓰는 문화, 그것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주임원사 몇 명이 총장 발언으로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진정서를 작성했단다.참모총장이 직접 훈시에 나설 정도면 장교와 부사관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인 모양이다. 실제로 장교의 반말 지시를 무시하고, 장교에게 경례를 생략하는 부사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장교들이 부사관과 병사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군기 문란 사건도 속출했다. 물론 장교들도 베테랑 직업군인을 예우하고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예우와 존중이 상명하복의 군기를 깨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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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1월 15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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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중대재해 반복한 LG디스플레이 지면기사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유해 화학 물질 유출 사고가 누출돼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지난 2015년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곳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안전 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사고는 지난 13일 오후 2시20분께 파주 LG디스플레이 P8 공장 5층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약 300~400ℓ가 누출되면서 일어났다.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중상을, 다른 근로자 4명이 1도 화상 등의 경상을 입었다. TMAH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며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치명적인 독성 액체다. 당시 TMAH 액체에 전신이 노출돼 의식을 잃고 쓰러진 2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했다.2010년 5월 월롱면 170만㎡에 설비를 갖춘 LG디스플레이 P8 공장은 첨단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패널)을 생산한다. 제품의 종류와 기술 수준에 따라 P7∼P9 라인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1만7천여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이번 사고는 관리 감독 부실이나 안전 부주의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 사복을 입고 있었고, 옷이 일부 찢겨 있어 화상을 입었다'는 소방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이날 사고는 2015년 1월 같은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지 6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장 9층에서 TM 설비(LCD 기판에 약품을 덧입히는 장비)를 점검하던 중 가스가 누출돼 변을 당했다. 법원은 사건 관련 LG디스플레이 원청과 하청업체 법인, 관계자 등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번 사고도 협력사 직원들이 배관 연결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5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기존의 유출 사고처럼 처벌만 강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정밀감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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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해양교육문화법 시행에 대비해야 지면기사
2021년은 '해양교육문화법' 시행 원년으로 타 시·도의 발빠른 대응과 달리 인천과 경기도는 잠잠하기만 하다.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될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해양교육문화법)은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해양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 및 인재양성, 해양문화 창달을 통한 국가의 해양역량 강화와 사회발전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해 2월18일에 제정되었다.해양문화교육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에게 해양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균등한 해양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실시할 것을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 장관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기본계획에는 주요 해양도시와 지자체의 해양교육문화 실태를 반영한 특성화 계획이 담겨야 한다.경상북도의 해양수산발전계획과 해양문화활성화 대응도 눈길을 끈다. 경상북도는 '글로컬 해양문화관광', '세계평화협력의 바다' 등의 비전을 세우고 39개 실천과제에 총 4조420억원을 투입하는 해양수산발전 기본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 '환동해를 해양문화·교육 메카로'라는 목표 하에 환동해 해양문화포럼을 개최하면서 해양교육문화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해양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부산시는 한국해양대학교, 국립해양박물관 등 기존 해양교육문화 인프라 외에 해양인문문화진흥센터 설립, 해양어린이박물관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해양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천은 물론 환황해권의 중심인 경기도 역시 해양교육문화법 시행에 부응한 해양교육과 해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은 국가 경제의 한 축이자 국민의 삶과 지역 경제 발전을 책임지는 미래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해양 영토 수호와 불법 조업에 대비하고 바다를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의 축으로 성장시키고 미래가치로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해양수산 행정혁신과 시민의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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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1월 15일자]사면 십자가 지면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