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여중락악: 대중과 함께 음악을 즐긴다 지면기사
맹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합종연횡의 전국시기였다. 진나라에서는 법가인 상앙을 등용하여 왕의 권력과 백성의 통제를 강화했다. 초나라와 위나라에서는 오기를 등용하고 제나라에서는 손빈과 전기를 등용하여 군사력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맹자는 당시 왕들에게 인정(仁政)을 펼치기를 권하였지만 당시 왕들은 그 말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럴 때 맹자가 사용한 대화법의 구체적 내용은 '함께 즐김'이었고 이를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였다. 음악도 그중의 하나였다.어느 날 제나라의 신하에게 왕이 자기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맹자에게 전하자 맹자는 왕이 음악을 좋아하면 나라는 잘 다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후일 왕을 직접 만나서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노라고 이야기하자, 왕은 겸연쩍게 말한다. "나는 그저 세속의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그러자 맹자가 이야기한다. "왕께서 음악을 좋아하심이 심하면 제나라는 거의 다스려질 것입니다. 세속의 음악이 곧 선왕의 음악입니다." 그러자 왕이 의심스럽게 묻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에 대해 맹자는 '함께 즐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악을 혼자 들으며 즐기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들으며 즐기는 것이 더 즐겁다는 인간의 상정(常情)을 꺼내 든다. 당시 학정에 백성들은 굶주림에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고대 궁실에서 혼자만 음악을 즐기게 되면 백성들은 그 음악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거꾸로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는 정치 환경이라면 그 음악소리를 듣고 즐겁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맹자의 함께 즐김이다. 왕이 선왕의 음악을 혼자 즐기는 것보다 세속의 음악을 백성과 함께 즐기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라는 맹자의 철학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
[경제전망대]견뎌내고 따라잡기 지면기사
코로나 사태로 바뀐건 트렌드 속도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 대응 필요중기부, 올해 예산 16조8천억 운영비대면·디지털·스마트화 중점 지원기술개발 등 '각종 사업 활용' 기대지난 한 해는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까지 불어난 지금의 상황이나, 또 이렇게 해를 넘길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사스·메르스 등을 극복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곧 일상으로 돌아갈' 거란 희망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왔던 한 해였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도 오히려 대기업보다 선방하고 중소기업이 만든 방역 물품 역시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아울러 우리는 방역협조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도 국가적 출입 제한 등 완전 봉쇄 조치를 취하는 수준까지 이르진 않았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우리 국민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협조와 노력 덕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긴급 정책자금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서야 했고 손님이 없거나 방역 조치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등 눈물과 어려움을 참아내 준 협조가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도 어려웠을 것이다.덕분에 '올해는 달라지겠지'란 희망을 가져본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지만 주요국을 중심으로 백신이 보급되고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주요 국가들의 경기가 개선되면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도 현재의 방역체계로 코로나가 안정되면 내수도 회복되어갈 것이다. 아울러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그렇게 그리던 일상으로의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그 시기가 올때까지 어떻게든 견뎌내야 한다. 정부도 작년의 전 국민 재난자금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에 이어 올해 초에는 '버팀목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은 오는 11일 지급을 목표로 집합금지 또는 영업 제
-
미스터 달팽이 2021년 1월 6일자(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사설]형평성 잃은 '코로나19' 집합금지조치 지면기사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과 함께 업종과 업소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똑같이 사람이 모이는 업종임에도 일부 시설에 대해선 집합금지 조치가 완화된 반면 일부는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비롯된 '기준'에 대한 논란이다. 정부도 부인하지 못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시설 간 형평성 문제가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서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모호한 기준과 차별적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업종은 헬스장, 필라테스,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이다.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로 사실상 휴업상태인 이들 업종은 이번에 또다시 집합금지조치가 연장됨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기간이 더 늘어났다. 같은 실내체육시설이면서도 동시간대 이용인원이 9명 이하라는 단서조건으로 영업이 허용된 태권도장과 발레교습소 등과는 대조적이다. 급기야 헬스장 대표들이 정부 방역정책의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헬스장 문을 여는 '오픈시위'에 나섰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만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한다.카페업종 역시 모호한 기준의 적용으로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개인영업이냐 프랜차이즈냐에 따라 업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대해선 음식물을 조리할 경우 착석을 허용한 반면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착석을 일절 불허한다. 소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그 결과 착석이 가능한 개인영업 카페에 사람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 가맹점주들은 정부의 형평성 없는 방역 정책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취약 지대를 키운다고 아우성이다.(경인일보 2021년 1월5일자 6면 보도)우리의 방역시스템이 지금까지 효력을 발휘했던 건 묵묵히 따라준 국민들 덕분이었다. 그렇게 '착하게' 호응해왔던 국민들이 모호한 기준과 선택적 방역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는 국면이다. 국민의 고통이 정점에 이르렀고, 인내가 한계에 달
-
사설
[사설]경기교총 운영, 교사단체답게 투명해야 지면기사
경기지역 교원 2만7천여명을 대표하는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경기교총)가 회장, 부회장 및 선출이사와 감사의 자격을 규정한 정관시행세칙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을 빚었다. 경기교총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정관시행세칙 변경안을 대의원회에 올렸다. 선출직 출마자의 자격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대의원회는 자격요건 강화에 반대하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변경안을 부결했다.하지만 경기교총은 부결된 개정안을 일부 손질해 2개월만에 이사회에 재상정했다. 당초 개정안을 손봤지만 선출직 출마 자격을 강화하는 기본 취지를 유지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 4일 열린 임시이사회는 재상정된 개정안마저도 부결했다. 표면적으로는 개정안 부결이 순리적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이 두 달 전 부결한 개정안을, 임시이사회가 다소 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밀어부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경기교총이 정관시행세칙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 한 이유와 관련해 석연치 않은 의혹이 남은 것이 문제다. 정관시행세칙 개정이 오는 6월 경기교총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강행된 점이 의혹의 불씨를 키웠다. 즉 특정 후보의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개정안에 의해 특정후보의 출마 자격이 제한된다면, 이런 의심은 합리적이다. 성직이나 다름없는 교사들의 단체인 교총에서 이런 정치적 의혹이 제기되는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경기교총의 이같은 행태는 다른 지역의 교총이 선출직 출마 자격을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추세에 역행한다. 만일 당초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15년 이상 경력의 교총 회원조차 회장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경기교총 전체 회원 중 1% 미만만 회장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한다. 피선거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 이는 교총의 민주적 정체성과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그나마 부결을 통해 이를 막았으니 다행한 일이다.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경기교총의 운영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경기교총의 정관 비공개에 대한 비판이 크다. 경남·울산·서울·대구 등 타
-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1월 6일자]빙하기 지면기사
-
[참성단]'우주의 기운' 지면기사
1990년 2월14일.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는 태양계와 작별하기 직전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전송해왔다. 사진 속에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이후 '창백한 푸른 점'은 지구의 별칭이 됐다. 이 촬영을 주도한 칼 세이건은 동명의 저서에서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오래전부터 인류는 광대무변한 우주의 기운이 일정한 법칙과 규칙으로 인간의 삶에 관여한다는 운명론에 입각해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왔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하늘의 기운이 땅과 사람의 기운에 미치는 영향을 읽어내는 점성술이 성행했던 배경이다. 우주의 기운을 빌려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의는 그리스 신전에서 채화한 성화로 불을 밝히는 현대 올림픽에서도 면면히 이어진다. 우리 전국체전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한 성화를 밝힌다.우주의 기운, 천기(天氣) 읽는 일은 정치적으로 중요했다. 점성술을 신봉한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는 천둥을 두려워했고, 번개를 막기 위해 월계관을 썼다고 한다. 유교권의 황제나 군주들도 역병이나 기근이 발생하면 자신이 하늘의 기운을 역행한 죄를 자백하고, 천기를 살펴 제사를 지냈다. 제갈량이 하늘에서 동남풍을 빌려 적벽대전에서 승리했듯, 권력을 얻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우주의 기운'을 마다할 리 없기는 현세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 일테다.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일 시무식에서 할리우드 영화 '토르'의 대사에 나오는 '우주의 기운'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집중된 대전환의 시간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밝혀 화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주의 기운인 천심(天心)이 작동하길 바라는 덕담일 것이다.하지만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다. 유교 세계의 군주들은 민생을 통해 하늘의 기운을 보았다. 하늘은 백성들의 행·불행으로 군주의 정치를 심판한다 믿었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우주의 기운이 아니라 정권의 사면이 더욱 간절한 처지이다.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지금 민생은 고단하고 민심은 흉흉하다. 정치인
-
[경인칼럼]양비론의 계절 지면기사
선거때면 진영 나눠져 부정적 비판만 난무논리의 비약 상대 배려 외면에 기준도 모호언론·지식인들 공정성유지 명분 흔한 논조본질호도 잘못된 여론 조성… 사회적 손실양비론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왔다. 선거가 다가오면 진영을 나누어 정당과 정파 간 비난은 더욱 신랄해지고 비전이나 정책은 뒷전이고 오직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통합론만 무성하다. 양비론의 매력은 대립 갈등하고 있는 두 주장이나 명제를 한꺼번에 비판하는 논리여서 쾌도난마(快刀亂麻)처럼 호쾌해 보인다. 일상생활에서도 양비론은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 형제가 사소한 일로 다툴 때 말리는 부모의 말은 대체로 양비론이다. 피해가 경미한 접촉사고 현장에서 화해를 유도하기 위해 교통경찰이 양측의 실수를 지적하면 좀 불만이 있어도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양비론은 위태로운 논리이다. 각각 다른 기준으로 대상을 비판하거나 지나치게 이상적 관점에서 현실의 대상을 평가할 경우 대상들 간의 상대적 차이는 무시되고 부정적 성격만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오십 보 도망가나 백 보 도망간 병사나 매한가지라는 '오십보백보'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 병사가 적진으로 도망갔다면 걸음 수를 기준으로 평가할 내용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양적인 기준과 질적인 기준을 의도적으로 뒤섞어 더 나쁜 대상을 옹호하는 물타기 논리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우리 사회에서 '논객'이라고 불리는 지식인의 주장에서 자주 발견되는 오류의 유형이다. 부분으로 전체를 공격하는 논리적 비약을 서슴지 않는다. 맥락도 없고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최소의 배려도 없는 언어들이 난무한다. 말은 시비를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증오와 환멸을 부르는 주술처럼 사용되는 것이다. 논객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의 주장을 싸잡아 비판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비판은 취향에 따른 선택과 달리 제3자나 비판 대상이 수긍할만한 기준이나 원칙이 있어야 한다. 기준이나 원칙이 분명하지 않은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그런데 양비론이 외형적으로 객관성과 중립적인 관점을 취하는 것처
-
[수요광장]우생마사(牛生馬死), 우보만리(牛步萬里) 지면기사
새해는 늘 새롭고 다른 설렘의 시작남탓 말고 정성을 다해 살아갑시다씨줄, 날줄 엮인 세상, 일체유심조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어요소의 우직 행보로 '여여한 세상'을새해 새 아침입니다. 붉게 솟구친 햇덩이가 온누리를 더없이 따뜻한 손길로 살포시 보듬어 감쌉니다. 새해는 늘 새롭고 다른 설렘으로 안겨오지요. 지난 한해는 '코로나19'로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지난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이른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의 의미를 지닌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지요. 잘못을 서로 남 탓으로 돌리고, 상대를 비난하는 싸움만 무성했다는 방증입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도 난무했지요. 그러나 그치지 않는 비는 없는 법입니다. 과거에 매달리면 밝은 내일은 보이지 않지요.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꿈과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겠는지요.새아침 문득, 화가 이중섭의 흰 소(白牛)가 떠오릅니다. 백의(白衣)민족의 굳은 의지와 늠름한 기상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유명하지요. 흰 소는 설산(雪山)에서 맑은 물과 향기로운 풀만 먹는 신성한 동물로, 꿈속에서 만나면 행운이 깃든다고도 합니다. 소는 한 식구와 같은 노동력의 핵심이었지요. 유순한 데다 우직하고 끈기 있게 일을 잘해 농경시대에는 최고의 역용(役用)동물이었습니다. 논밭을 파 엎고 무거운 짐을 운반할 때는 열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내곤 했지요. 그런가 하면 애경사가 생겼을 때는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든든한 재산이 되었습니다. 이제 농경의 기계화로 옛이야기가 됐지만, 저에게 소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오르막 내리막 가리지 않고 늘 뚜벅뚜벅 걸어가라는 가르침을 준 존재였지요.학창 시절, 시골에서 머슴처럼 소를 키우고 농사일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는 소의 얼굴은, 힘겨움 속에서도 포근함이 가득한 어머니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어둠 속 워낭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들에서 집으로 돌아
-
[오늘의 창]독자의 관심이 기사로 작성된다 지면기사
매주 목요일이면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책과 관련된 기사를 쓴다. 적게는 3~4개 작품에서 많게는 10개의 작품까지 분야는 상관없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나름 독자에게 알찬 정보로 이뤄졌는지, 재미가 있는지, 사회 현상을 잘 반영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 정한다.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면서 책을 선정하는 기준도 예년과는 달랐다. 2019년에는 사회적 관심사에 따라 '힐링'과 '소확행',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이 대거 소개됐다면 지난해에는 건강과 관련한 책들과 '부'와 '돈'에 집중된 책들이 많이 기사로 다뤄졌다.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집이 주된 생활 공간이 되고,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부자가 되는 기회를 잡고자 하는 움직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하는 도서가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속화된 사회적 대변혁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도서의 출간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기사화할 수 있는 책에 대한 선택의 기준도 출판계의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미디어콘텐츠 소비증가를 이끌었던 영화와 드라마 원작 소설에 대한 소개 기사는 간혹 작성됐다. 그러나 여행 관련 책 소개는 거의 다루지 못했다. 지난해 여행과 관련한 책이 많지 않은 점도 있지만 사회적 현상과 여행이란 주제가 서로 맞지 않다고 자체 판단돼 기사 작성 리스트에서 사실상 배제해왔다.올해 역시 코로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기사 작성 리스트를 정할 계획이지만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으면 당분간 여행과 관련된 책 소개 글은 쓰지 못할 듯 싶다. 책 기사는 정보 제공이 주요 목적이기는 하지만 독자와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글 자체가 외면받기 쉽다. 신축년 새해가 시작된 만큼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돼 '여행' 관련 책이 신간 리스트 상위에 배치됐으면 한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