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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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1월 1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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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문재인 정권의 국난극복 능력 고대한다 지면기사
새해가 어김없이 밝았다. 국민은 새해가 지난해와 같지 않기만을 바랄 것이다. 지난 한 해는 결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참혹했다. 코로나19는 나라를 마비시켰다. 자영업자들이 죽어 나갔고 경제는 선방했다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재난 극복을 위한 국력은 정치권이 산산조각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민심은 정확하게 반쪽으로 갈려 극단적으로 대치했다. 현대사 초유의 대감염 시대를 맞아 우리는 단합하기 보다 내부의 갈등을 한꺼번에 분출시켰다. 새해를 맞는 민심은 불안하다.새해가 열렸다고 해서 지난해의 위기가 끝날 리 없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3차 겨울 대유행에 이어 봄철 대유행을 경고한다. 전면적인 백신 접종 때까지는 코로나 악몽이 이어진다는 얘기다. 버틸 여력을 소진한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은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집단 몰살을 면하기 힘들다. 코로나19는 산업지형의 변화로 한계기업으로 전락한 제조기업들의 수명을 재촉할 것이다. 코로나 빈곤층 확대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위협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나 홀로 독주하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새해에 더 확산되고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을 때 가장 빛나야 할 것은 정치분야의 리더십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기에서 살아남은 국가와 국민에겐 예외 없이 존중받는 정치 지도자와 정당들이 있었다. 김대중 정권은 민주주의에 입각한 실사구시 정책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 김영삼 정권이 초래한 구제금융 위기를 넘겼다. 훌륭한 정치 지도자와 정당만이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정권의 유지와 타도에만 매몰된 여야 상잔의 정치가 국난을 방치하는 실정이다. 지난 2년 동안 조국 사태와 윤석열 사태를 거치며 여야 정당은 서로를 적폐와 신적폐로 낙인찍어 위기 극복을 위한 국론을 만들 겨를이 없었다.아무래도 책임 크기를 따지자면 국정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거대의석을 가진 여당의 몫이 크다. 특히 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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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예비문화도시의 거점 전략 세밀해야 지면기사
인천시 서구와 연수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제3차 문화도시사업 예비도시로 선정됐다. 전국 41개 지자체가 응모해 10개 지자체가 선정된 이번 문화도시사업에 수원시도 포함되었는데 경기도에서는 유일하다. 이들 예비문화도시들은 올 한 해 동안 예비사업을 추진해 다양한 실적 평가를 거쳐 문체부로부터 제3차 '법정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받게 된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받게 될 경우 도시별로 5개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5~7개로 압축될 법정문화도시 선정의 관건은 2021년도에 추진할 예비도시사업의 성과이다.지자체별로 제시한 특성화 전략과 기반사업을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 문화도시사업의 목적은 지역의 역사 문화적 자원 특성을 활용한 문화전략을 마중물로 삼아 도시를 역동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문화 활동에서 특화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문화도시의 목표로 연결해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 전략으로 파급, 연계시켜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특성화에 집착하여 특정 문화분야나 예술 장르에 국한된 사업으로 문화의 여러 분야나 주민생활로 그 효과가 파급 확산되지 못하는 시행착오도 발견되고 있다.코로나19 위기를 반영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문화분야는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문화거점의 확충이 중요하며 문화거점은 도보권 생활밀착형으로 확충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 시대에는 이동을 최소화해야 하며, 대형 문화인프라는 거의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주거지에 인접한 도보권역의 방역체계를 구비한 소규모 복합 문화공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보권 문화거점은 생활권역내 다양한 문화활동 요구를 일상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주민 요구에 부응한 새로운 사업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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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1월 1일자]신축년 투우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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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약속을 내다 버리는 정치인
아직 공타의 진행이 남아 있지만 9호선 미사 발표는 미사의 한 시민으로서 환영할 좋은 호재다. 그간 9호선을 위해 앞장서서 애를 써준 모든 분들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12월 29일 9호선 관련 기사를 접하며 기사를 낸 정치인이 생각하는 가치관에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호선은 그들만의 노력이며 그들만의 잔치인가? 미사 시민은 만성 정체 교통으로 인한 고통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청에서 삭발 및 궐기대회를 했으며 서명부를 만들어 전달하는 등 여러모로 큰 노력을 해 왔다.그러나 기사 내용에는 정치인 그들만의 노력이 강조된 표현이 있었을 뿐 시민은 없었다. 미사는 이미 2016년에 강일과 함께 9호선이 추진되는 것으로 발표까지 난 상황이었으며 2018년 3기 신도시 발표 때는 있지도 않던 왕숙 9호선이었다.그러나 2020년 말 그들만의 회의 몇 번으로 수석대교와 묶어서 조건부 9호선이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남양주와 끝까지 상생을 주장하고 미사 시민들의 바람은 무시한 채 시간을 낭비한 시장 취임 후 2년여간 정작 필요한 하남 최신 교통 DB를 이용한 9호선 사업성 재평가는 시도도 해보지 않아 실질적으로 사업성을 낮추고, 늦추는 결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우리는 강일과 함께 해야 했던 상황임을 하남 시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 2024년 공사 시작도 늦지만 2028년 완공을 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어리석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지금이라도 시민의 바람을 가슴 깊이 새기며 정치인의 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9호선 추진을 더욱 앞당겨 강일동과 함께 하는 것으로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貪天之功(탐천지공). 하늘의 공을 탐내다, 남의 공을 가로챈다.9호선과 관련하여 축제 분위기에 도취하여 있는 정치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공이 있는 주인공을 제쳐 놓고 모두 자신이 한 일인 양 가로채는 사람의 행동은 언젠가는 밝혀진다. 또한, 자신의 공도 아닌 것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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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송구영신(送舊迎新) 지면기사
삼백예순의 나날들/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홀가분이 섞여 있다/ 우리 함께 했기에 좋았던 한 해/ 설레이며 새해를 맞이하라(서윤덕 시인의 '송년').2020 경자년(庚子年)은 전염병의 창궐로 일상이 무너진 참담한 한 해였다.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살기 위해 흩어져야 했다. 상투적으로 건네는 '건강하시죠'란 인사말이 진심 걱정하는 마음 씀씀이가 됐다. 인적마저 끊긴 세모(歲暮)의 밤거리, 칼바람이 매섭다. 너도 답답하고, 나도 우울하다. 시인도 지난 삼백예순의 나날들이 '좋았던' 건 아닐 듯하다.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 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황금찬 시인의 '나의 소망' 중에서).2021 신축년(辛丑年)이 밝았다. 동해안 정동진이 갇히고, 한남정맥 광교산을 둘러막아도 해는 솟아오른다. 새해를 맞는 마음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희망이 있고, 설레는 마음에 즐거움이 넘친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둘러보는 여유로움이 충만하고, 어린아이 같은 무구(無垢)한 마음을 가져본다. 수천 도(度) 열기를 응축한 시뻘건 해를 보면서 작은 소망 하나 축원(祝願)한다. 새해를 마중한 시인은 사랑과 소망을 노래했다.역술로 보면 신축년은 절기상 12월로, 새벽 1시 언저리다. 칠흑 같은 어둠과 꽁꽁 언 대지를 가리킨다.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한 역술인은 천재지변과 홍수, 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창궐을 예지해 유명세를 떨친 14살 인도 소년 아비냐 아난드의 예언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천재지변은 물론 전쟁과 이변으로 세계 경제가 붕괴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디난 일 애다디 말오 오는 날 힘써서라/ 나도 힘 아니 써 이리곰 애다노라/ 내일란 바라디 말오 오늘 나를 앗겨서라'(매암 이숙량(1519~1592). 오지 않은 앞날을 걱정하는 건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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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면기사
이러다간 신발 신을 일 없어질지도일주일에 두번 노트북앞에서 수업 열심히 사 모은 건 마스크 뿐인데바깥 출입 안해 마스크도 그대로집안정리에 유난히 애를 쓰게 돼코로나19로 아이 어린이집이 휴원이라 해도 내 할 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온종일 내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를 겨우 떼어내며 식탁에 둔 노트북을 눈으로만 흘금거린다. 잠시라도 짬이 나면 의자에 앉아보려 하지만 10분을 지속하기 어렵다. 여섯 살 아이도 심심함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그러니 매일 할머니에게 영상통화를 예닐곱 번은 한다."할머니가 S전자 주식을 5만6천원에 샀는데, 그게 8만원이 됐어. 장난감 뭐 사줄까?", "주식이 뭔데요?", "그런 게 있어." 뭐라도 한 줄 써보려고 식탁에 앉았다가 둘의 통화가 하도 기막혀 내가 끼어들었다. "애한테 지금 뭐라는 거야?" 엄마가 까르르 웃는다. "야! 내가 할 말이 얼마나 없으면 이러겠냐? 얘가 하루에 나한테 전화를 몇 번이나 거는 줄 알기나 해?" 하기는 귀엽다는 말도, 밥 잘 먹으라는 말도, 한두 번이지. 손녀에게 할 말이 동난 할머니도 죽을 지경인 거다. 아무리 그래도 주식 이야기라니. 대충 전화를 끊게 하니 아이는 이제 큰이모, 작은이모에게 또 줄줄이 전화를 건다.하도 조심하라고들 하니 마트도 놀이터도 나가지 않는다. 밤이 되어 아파트 단지가 고요해지고서야 잠깐 킥보드 끌고 산책을 나갔는데 요 며칠은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심해져 그나마도 하지 못했다. 정말 이러다간 신발 신을 일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상을 사는 방식이 다 바뀌었다. 모든 강연은 이제 온라인으로 바뀌어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줌 프로그램을 켜고 노트북 앞에서 수업을 한다. 강의하는 나도, 배우는 분들도 어색해 하지 않는다. 차비 들이고 시간 들여 오가지 않는 일이 훨씬 효율적으로 느껴져, 코로나 시국이 다 끝나도 아마 나는 계속 이 방식을 고수하게 될 것 같다. 수업이 끝나도 우리는 노트북을 끄지 않고 각자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와 두런두런 뒷이야기들을 나누며 바나나를 까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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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출범 앞둔 시·도 자치경찰위 인선 신중해야 지면기사
'방구멍'(연의 한복판에 둥글게 뚫은 구멍)을 특징으로 하는 방패연을 잘 날리려면 연을 지탱하는 5개 대나무 살을 쓰임에 맞게 잘 골라야 한다. 머릿살은 5개 중 가장 실한 것으로, 허릿살은 반대로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중살과 장살은 중간 굵기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로는 크기나 위치에 맞게 다듬어야 한다. 이 작업이 잘못되면 방패연을 날리기가 쉽지 않다. 연이 빙글빙글 돌다 땅으로 곤두박질치기 일쑤다.경찰법 개정으로 내년 상반기 출범을 앞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총 7명으로 구성되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교통,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등 분야 사건을 다루게 될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하게 된다. 자치경찰의 인사와 예산 같은 주요 정책을 다루고 감찰요구권, 징계요구권 등 권한과 함께 중요 사건·사고에 대한 점검 업무도 맡는 등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 시·도지사·교육감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의원 등 선출직들이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을 지명·추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이를 매개로 외압, 이권개입, 청탁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의 목소리마저 나온다.자치경찰 도입은 경찰행정의 분권과 민주성 반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할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철저한 검증과 인선으로 위원회가 첫발을 제대로 내딛도록 해야 한다. 경찰조직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높고, 정치적 중립성을 갖춘 인물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위원회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잘못 고른 대나무 살 때문에 애써 만든 방패연이 땅으로 곤두박질쳐서야 되겠나. 후회하면 늦는다. /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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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쥐의 해 가고 소의 해 오라 지면기사
수많은 전염병중 가장 치명적인 건 뭘까쥐들이 퍼뜨린 흑사병이 중세를 무너뜨려오랜기간 괴롭힌 천연두, 박멸엔 소가 역할'백신'은 암소 뜻하는 라틴어에서 가져와콜레라, 말라리아, 독감, 에이즈 등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수많은 전염병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黑死病)과 지금은 박멸된 적사병(赤死病)이라고도 불리던 천연두가 아닐까 한다.흑사병은 페스트균을 벼룩이 쥐로부터 사람에게 옮기는 병으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희생시키면서 중세 암흑기를 끝내고 르네상스를 태동시킨, 역사를 바꾼 전염병이다.흑사병은 14세기 중앙아시아 건조한 평원지대에서 시작하여 몽골군이 서쪽으로 침략할 때 따라왔다. 1346년 몽골군은 흑해 북쪽 제노바 무역기지 카파를 포위 공격하면서 흑사병으로 숨진 흉측하게 썩은 시신을 성벽 안으로 던져 넣어 적의 사기를 꺾으려 했다. 생화학 테러의 원조인 셈이다. 그 시체에 있던 페스트균은 벼룩을 통해 쥐에게 옮겨갔고 그 쥐는 상인들의 화물선에 무임 승선하면서 이탈리아반도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한때 배고픈 고양이들이 쥐들을 열성적으로 공격한 덕분에 흑사병은 조금 주춤하기도 했으나 가톨릭교회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불태워 없애기 시작하면서 마르세이유에서는 고양이 보기가 어렵게 되었고 그로 인해 쥐들은 대거 흑사병을 퍼뜨렸다. 마침 수년간의 대기근으로 허약해진 유럽인들은 속수무책 쓰러졌고 유럽 사회는 공포와 혼란에 빠졌다. 절대 진리로 군림하던 가톨릭교회조차 어쩔 도리가 없었다.사람들은 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회개하고 고행을 하거나, 반대로 종교를 버리고 '어차피 죽을 거 즐기다 죽자'며 쾌락주의로 빠져들었다. 전염병이 악마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감염자, 유대인, 이교도, 나병환자를 악마로 몰아 화형 시켰다. 인구가 너무 많이 줄어들어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농노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장원제도는 붕괴되고 중세를 지배하던 종교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르네상스가 싹트기 시작했다. 쥐들이 퍼뜨린 흑사병이 중세를 무너뜨린 것이다.흑사병에 결코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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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드러움'이 '카리스마'의 본질 지면기사
때로는 과격한 상사를 만나상처를 받은 경험도 있지만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부하직원에 당위성 설명하고 문제 해결하는 상사들 더 많아'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공무원 공채시험이 있으니 함께 응시해 보자는 친구 권유에 따라 지금의 9급인 5급 을류 공무원 시험에 합격, 1977년 5월14일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16년 6월30일 퇴직했다. 장장 40년 1개월. 재미있는 것은 공무원시험이 있는 것도 모르던 나에게 시험을 권유, 함께 응시했던 친구는 합격하지 못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향인 경기도 광주군청 재직 중 경기도청 전입시험을 거쳐 1천300만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30년의 공직은 인생 1모작의 황금기였다. 1991년 지방의회가 재구성되고 김영삼 정부가 지방의 세계화를 부르짖던 시절, 경기도와 자매결연 관계에 있던 일본 가나가와현 파견 근무를 시작으로 국제 교류와 해외 통상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40여개국을 종횡무진 발로 뛴 역동의 시간이었다. 특별사법경찰과장 재직시 농산물 원산지 표시위반 등 특정 업무에 대해 수사권을 부여받아 민생안전을 위한 법과 정의 실현에 최선을 다했던 시간들은 먹거리 안전을 위한 공직자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9급으로 시작된 공직, 사무관과 서기관을 거쳐 기초자치단체의 부단체장 경험은 바람직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인간관계에 있어서 리더십 또는 카리스마는 결코 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들은 모교에서 행정학을 강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30년만의 귀향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것 또한 그간의 공직 경험에서 얻어진 아래로부터의 의사소통 방식이 그 밑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끔은 듣기 싫기도 했지만 공직 생활 내내, 아니 지금도 솔직히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좋은 의미로 들릴 때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유약하고 카리스마가 부족한 사람으로 비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