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양날개 고장난 한국정치
    참성단

    [참성단]양날개 고장난 한국정치 지면기사

    새가 양날개로 날듯 정치도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난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유효하다.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여야 정당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건강하게 양립하는 상황은 국가안정에 필수적이다. 균형이 깨지면 특정 대의(代議)의 독주와 독선이 적폐로 쌓이고 사회는 혼란해진다.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추락은 목불인견이다. 전통적 보수층조차 흔쾌하게 지지하기가 불편한 기색이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해 벌인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으로 천하의 조롱거리가 됐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의혹은 '목포 호구'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의혹 따진다며 불러낸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게 면박만 당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고질적인 계파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견제 능력을 상실한 '마이너스의 손'으로 내부 권력 투쟁에 골몰하면서 대안정당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반면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나 홀로 독주(獨走)는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정상을 찾았지만 도덕적 우월성은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손혜원 투기의혹과 서영교 재판청탁 의혹이 만일 보수정당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민주당의 투쟁력을 감안하면 최소한 국회 앞에서 촛불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자유한국당 특보가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면 민주당 의원 누군가는 5시간30분 단식 대신 그야말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자기 검열에 관대한 도덕적 기준으로 권력의 정의가 야금야금 허물어지는 줄 모른다.정치가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나는 새라면, 한국 정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병든 새다. 오른 날개는 근위축증에 시달리고 왼 날개는 과잉발육 상태니 지상에서 졸렬하고 잔망스러운 발자국만 남긴다.날지 못하는 갈매기가 멀리 보지 못하듯 병든 정치로는 국운을 조망할 수 없다. 이해타산을 앞세우는 트럼프와 혐한감정으로 지지율을 관리하는 아베로 인해 전통적인 한미일 안보동맹은 위기다. 북한과 중국은 더할 나위 없는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격상은 무르익고 있다. 한

  • [참성단]노인 나이 65세→70세
    참성단

    [참성단]노인 나이 65세→70세 지면기사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는 모두 13개의 정규 앨범(미국기준)을 내놨다. 그중 최고의 앨범으로는 8집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꼽는데 이견이 없다. 이 앨범에는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폴 매카트니가 18세에 작곡했다는 '내 나이 64세일 때(When I'm Sixty-Four)'가 실려있다. 이 곡에 대해 매카트니는 "당시 영국에서 정년은 보통 65세였다. 64세는 은퇴를 준비할 나이다. 그때까지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지 연인에게 묻는 노래"라고 말했다. 78세인 폴 매카트니는 지금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며 노익장을 과시한다.영국은 65세였던 정년제도를 2011년 없앴다. 대신 근로자와 고용주의 합의만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일본은 1998년 기업의 정년을 60세로 늘린 데 이어 2013년 65세로 연장했다. 정년의 개념이 없는 미국도 은퇴를 미루고 60세가 넘어서도 일을 계속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2010년 연금 적자의 심각성 때문에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늦췄다가 2012년 사회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60세로 되돌렸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100세 시대'에 더는 노인 나이를 65세로 붙잡아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인 기준을 70세로 높이면 정년도 늦출 수 있어 노인 소득은 물론 연금재정에도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지하철 무임승차,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등이 65세에 맞물려 있어 노인의 저항도 꽤 클 것이다. 또 직업별로 제각각인 가동연한(稼動年限)도 바꿔야 한다.법이 정한 기업 정년은 60세지만 우리 현실은 50대 초중반에 직장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연금을 받기 위해선 62세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상황에서 노인 나이와 연금 수령 나이를 상향하면 노인 빈곤이 심화할 것은 너무도 뻔하다. 이미 65세 이상 노인

  • [참성단]공포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성단

    [참성단]공포의 스튜어드십 코드 지면기사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일지언정 '집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재벌가를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야망, 이들의 비밀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집사는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등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주요 캐릭터다. 사회성 짙은 영화를 주로 만드는 임승수 감독의 '하녀'에서 윤여정이 맡은 역할이 그런 경우다. 타락한 재벌가에서 철저하게 농락당하는 하녀를 지켜보는 집사 윤여정은 영화의 큰 기둥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집사가 칼을 들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한다면 공포영화나 막장드라마가 되기 십상이다.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지난 2010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한 기업의 주주 가치 증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의 재산을 마치 '집사(Steward)'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친구나 삶의 동반자처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주주권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집사가 칼을 빼려는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한 이후다.재계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불과 1주일 전 문 대통령이 삼성·현대차 등의 고충을 경청하며 "내가 수소차 홍보 모델"이라고 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날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해선 안 된다는 재계의 말을 대통령이 경청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반발하자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국민 노후자금 637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에게 당장 스튜어드십 코드보다 더 급한 일이 있다. 무엇보다 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5%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손실을 낸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정작 중요한 수익률엔 무관심한 국민연금에 노

  • [참성단]인공강우
    참성단

    [참성단]인공강우 지면기사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를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청와대 경내를 25분간 산책했다. 재계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뜨악했다. 그날 수도권엔 사흘째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동됐다. 전국이 미세먼지에 갇혔고 거리엔 인적이 사라졌다. 마스크도 없이 산책을 감행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을 지켜보는 여론은 걱정과 실소가 엇갈렸다.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자 대통령도 초조했나 보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인공강우 등 새로운 방안을 연구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질책성 하명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25일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한다고 발표했다.인공강우의 원리는 간단하다. 아주 작은 물방울인 구름 입자는 100만개 이상이 모여야 빗방울이나 눈이 된 뒤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진다. 구름 입자를 강제로 뭉치게 하는 것이 인공강우의 핵심이다.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입자를 매개로 구름 입자를 모으는 방식이 보편적이다.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중국은 요오드화은 로켓을 발사해 미리 비를 내리는 방식으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날씨를 관리했지만,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본이 갈수기에 댐을 채우려 인공강우를 활용하는 정도다. 무엇보다 구름이 없으면 시도조차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또 은(銀)화합물인 요오드화은 자체가 고가인데다 대량살포에 따른 환경오염도 문제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공강우가 의미있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이다.임기내 미세먼지 30% 감축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미세먼지가 자욱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을 것이다. 인공강우 실험이라도 해 보라는 독촉에 담긴 조바심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이벤트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실천할 근본대책을 만드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혹시 며칠 뒤 서해바다 어디에서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면 대통령의 선물

  • [참성단]명태(明太)
    참성단

    [참성단]명태(明太) 지면기사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꼬리 치며 춤추며 밀려다니다가/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허허허/명태 허허허 명태라고 음 허허허 쯔쯔쯔/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인용이 길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명태에 버릴 부위가 하나도 없듯, 이 시 역시 하나라도 잘라내면 참 맛이 사라져서다. 1연부터 마지막까지 온전할 때, 그리고 노래로 불릴 때 양명문의 시 '명태'는 영롱한 빛을 발한다. 여기에 곡을 붙인 건 '떠나가는 배' 작곡가 변훈이었다. 1952년 피난지 부산에서 열린 '한국 가곡의 밤'에 바리톤 오현명에 의해 초연됐다. 관객의 반응은 냉랭했다. 음악평론가 이성삼의 "이것도 노래냐"라는 노골적 비판에 충격받은 변훈은 작곡가의 길을 포기하고 외무부에 들어갔다. 이 곡이 한국 가곡 최고봉으로 우뚝 선 건 70년대 들어서면서였다. 그후 강산에는 이 곡을 모티브로 '명태'를 작곡해 7집 타이틀곡으로 삼고 이렇게 불러 제꼈다. '피가 되고/살이 되고/노래 되고/시가 되고/약이 되고/안주 되고/내가 되고/니가 되고/그댄 너무 아름다워요/그댄 너무 부드러워요/그댄 너무 맛있어요'.어린 시절 어머니는 동태찌개를 질리도록 밥상에 올렸다. 다음 날에도 꽁꽁 언 동태를 내리치던 어머니를 보면서 "또 동태찌개군"이라 푸념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지천에 널린 명태는 '시인의 안주'가 될 만큼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런 명태가 우리 근해에서 완전히 사라진 건 2008년이었다. 기후 탓이 크지만 무분별한 남획이 문제였다. 요즘 명태가 관심을 끄는 건 소량이지만 근해에서 다시 잡혀서다.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명태를 보호하기 위해 포획을 금지했다. 이제야 정신

  • [참성단]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참성단

    [참성단]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지면기사

    "그대는 나의 신민이 아니다. 허니 명할 수 없고, 명할 수 없으니 잡을 수도 없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대한제국 무관학교 교관을 거절하는 유진 초이를 보내며 한 대사다. 결국 유진 초이는 교관직을 수락했지만, 역사적 고종의 무기력은 드라마의 고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1864년 조선의 마지막 국왕으로 즉위해 1897년 대한제국 초대 황제에 이르기까지 고종의 43년 재위기간은 망국으로 치닫는 비극으로 점철돼 있다. 12세에 왕위에 올라 아버지 흥선대원군과 아내인 명성황후의 민씨 일족과의 권력투쟁을 벌여야 했다. 왕권을 회복했지만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갑오개혁, 을미사변, 아관파천, 러일전쟁, 을사늑약, 경술국치(망국)로 이어진 역사의 전개는 힘없는 나라의 군주에게는 너무 벅찼다. 아내인 명성황후를 일본 사무라이에 잃고, 일제의 강제로 아들 순조에게 황위를 물려주는 수모를 당했다.고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대한제국 군대를 한번도 출병시키지 못한 채 일제와 매국노에 휘둘려 망국에 이르게 한 유약한 혼군이라는 냉정한 시선이 대세다. 그러나 헤이그 밀사 파견, 의병 비자금 지원, 블라디보스톡 망명설 등 일제로부터 제국을 지키려던 황제의 행적으로 인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다만 그의 죽음이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만은 모두가 인정하는 정설이다. 1919년 1월 21일 그가 승하하자 독살설이 전국에 퍼졌다. 지금까지도 '설'이지만 강제로 퇴위당한 황제의 독살설에 격분한 조선민중은 만세독립운동으로 저항했고, 임시정부 수립 등 본격적인 항일투쟁 역사가 시작됐다.어제가 고종황제 승하 100주기였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합장된 남양주시 홍릉에서 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제향이 봉행됐다. 역사가 흘러 황제의 나라인 '대한제국'은 국민의 나라인 '대한민국'이 됐다.그러나 우리 운명에 관여하는 외세의 존재는 여전하다. 제국이나 민국이나 나라를 지키려면 외세의 영향을 압도하는 '국력'이 있어야 한다. 형편없는 군사력과 매국관료의 각자도생, 도탄에

  • [참성단]3년 차 징크스
    참성단

    [참성단]3년 차 징크스 지면기사

    아이돌 그룹엔 '7년 차 징크스'란 게 있다. 전속계약을 체결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전속계약 권고기간이 7년으로, 이때 팀이 해체되거나 멤버 일부가 탈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붙여졌다. 실제 씨스타, 레인보우, 포미닛 등 인기 걸그룹도 '7년 차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올해 7년째가 되는 EXID에 관심이 쏠린 것도 그런 이유다. 보이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B1A4는 진영과 산들이 팀을 떠나며 팀 재편이 이뤄졌고 인피니트, 블락비 등도 팀원의 일부와 작별했다. 그렇다고 7년째 팀이 모두 깨지는 건 아니다. 에이핑크는 올해 9년째를 맞는다.스포츠 쪽은 '2년 차 징크스'란 게 있다. 프로 생활 첫해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 상당수가 이듬해 성적이 내림세를 보인다. 징크스가 실제 존재하는지 통계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2년 차에 들어서면 상대 팀의 집중 견제와 주변 기대치에 대한 부담으로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대통령에겐 '6년 차 징크스'가 있다. 재선에 성공한 루스벨트 아이젠하워 닉슨 레이건 클린턴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6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 유일하게 3선에 성공했던 루스벨트도 6년 차였던 1938년 뉴딜정책의 입법화에 대한 반발 여론과 대공황으로 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아이젠하워는 비서실장의 뇌물 스캔들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고전했다. 닉슨은 6년 차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했고, 레이건은 이란-콘트라 사건으로 곤경에 처했다. 클린턴도 6년 차에 '르윈스키 스캔들'로 곤혹을 치렀으며 오바마 역시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며 국정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우리 정치엔 '3년 차 징크스'가 있다. 김영삼 정부는 대구 지하철 사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김대중 정부는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로 레임덕을 겪었고,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값 폭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이명박 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으로 위기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는 '비선 실세' 파동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문재인 정부가

  • [참성단]공인의 품격
    참성단

    [참성단]공인의 품격 지면기사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의회에도 '막말'로 공인(公人)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골치 아픈 의원이 한두 명쯤은 있는 모양이다. 요즘 백인우월주의 발언으로 뉴스의 중심에 있는 9선의 스티브 킹 하원의원이 그런 경우다. 공화당 소속 킹 의원이 지난 10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백인 민족주의, 백인 우월주의, 서구 문명이 어떻게 모욕적인 말이 됐는가"라며 백인우월주의를 편드는 발언으로 미국이 온통 시끄럽다. 그는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인 우월주의 후보자를 지지하고, 유대인 몰살을 주장하는 책을 홍보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불법 이민을 "서서히 진행되는 홀로코스트"로, 백인이 아닌 인종의 이민자 유입을 "백인 학살"이라고 비난한 것이다.미국 내 여론은 킹의 언행이 공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는 비난으로 도배됐다. 민주당은 킹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고,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론이 갈수록 험악해지자 공화당도 14일 스티브 킹 의원을 상임위원회 활동에서 배제했다. 그를 후원했던 인텔과 네슬레 자회사 퓨리나 펫케어, 유가공기업 랜드 오 레이크스는 킹의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후원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다.요즘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과 서영교 의원의 '판결 청탁' 논란 등 국회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손 의원은 목포시 '문화재 거리'가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일대 건물 10채를 사들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서영교 의원의 경우, 4년 전 국회로 파견 나온 판사를 불러 지인 아들의 '강제추행미수사건'재판에 청탁을 넣어 벌금 500만원으로 낮춘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더 조사해야 알겠지만, "공인이 꼭 그랬어야 했나"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숱한 발언으로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란 소리를 들어왔던 의원들이다.조선의 선비들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좌우명으로 삼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매지 않았다. 로마가

  • [참성단]송영길의 충언
    참성단

    [참성단]송영길의 충언 지면기사

    당 태종 이세민은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안시성주 양만춘에게 대패해 군사를 물리면서 "위징이 살아있었다면 원정을 말렸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태종의 명재상 위징은 살아생전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위징의 직언이 얼마나 심했던지 태종의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한다. 그 위징이 죽자 태종은 자신의 허물을 막아주었던 구리 거울, 역사 거울, 사람 거울 중 '사람 거울'을 잃었다고 탄식했다. 정사의 득실을 가려주었던 위징의 간언을 귀중하게 여긴 당 태종 역시 비범한 군주였다.백제 의자왕은 나당연합군의 침략을 경고한 성충의 충언이 지겨워 귀를 닫은 건 물론 그를 옥에 가두어 굶겨 죽였다. 성충은 죽어가면서도 한 말씀 아뢰겠다며 백제 방어전략을 상소했다. 그의 충언을 물리친 의자왕은 나라를 잃고 전쟁포로로 당에 끌려갔다.직언을 무시해 신세를 망친 최근의 지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자신을 자문하던 새누리당 원로그룹 7인회의 좌장인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으로 부터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고 정윤회를 멀리하라'는 충언을 듣는다. "이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나요?" 박근혜의 반응을 싸늘했다. 토사구팽 당한 김용환의 예언은 적중했다.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는 비선실세 파문을 일으켰고, 최태민의 딸 최순실은 비선실세로 드러났다. 최태민의 그림자가 박근혜를 몰락시켰다.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충심의 제안'이 화제다. 충언의 핵심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재개 결단이다. 논리는 명쾌하다. 산허리를 깎아 조성하는 태양광 발전은 대체에너지로 한계가 있으니, 석탄화력 발전의 공해를 줄이려면 원자력발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마침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공포로 인해 송 의원의 '충언'이 더욱 빛났다.그런데 당내는 물론 대통령의 반응이 차갑다. 3선인 우원식 의원은 4선인 송 의원에게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었다"고 비난했다. 충언에 담긴 메시지는 외면한 채 '시대 난독'이라니, 이런 모욕이 없다.송 의원의 충언은 민주당뿐 아니

  • [참성단]한국당의 공개오디션
    참성단

    [참성단]한국당의 공개오디션 지면기사

    2009년 한 케이블 방송의 '슈퍼스타 K'는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일으키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2010년 시즌2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오디션 직접 참가자만 130만명이 넘었다. 케이블TV 사상 처음으로 10%대 시청률도 기록했다. 특히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마지막 방송은 시청률이 무려 18%를 넘었다. 케이블 TV가 그것도 드라마가 아닌 음악방송에서 믿기지 않은 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특히 최종 우승자 허각의 인생스토리는 장안의 화제였다. 중학교 졸업생에 환풍기 수리공이었던 그는 "상금으로 아버지, 형과 같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수상 소감으로 전 국민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오디션 프로그램이 감동적인 것은 출연진 개개인의 나름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다. 허각이라는 스타가 탄생하기 2년 전, '브리튼스 갓 탤런트'라는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폴 포츠'의 성공기가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보잘 것 없는 외모의 소유자였던 휴대전화 판매원 폴 포츠는 이 프로에서 푸치니의 가곡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는 오디션 프로 덕분에 꿈에 그리던 테너 가수가 됐다. 여러 가지 이유로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그의 성공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자유한국당이 공개오디션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슈퍼스타K를 당협위원장 선출에 접목했다. 15곳의 당협위원장을 사흘에 걸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출한 것이다. 이 과정은 유튜브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중국 대사를 지낸 3선의 권영세 전 의원이 탈락하는 등 정치 중진들이 고배를 마셨다. 강남, 송파 등 주요 지역엔 30대 초반 후보가 선출되는 등 정치 신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이를 두고 단발성 이벤트로 유권자를 현혹한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공천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밀실인사' '계파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공개오디션을 통해 그런 악습과 구태를 걷어낸 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