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스텔스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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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스텔스 전투기 지면기사

    미 공군은 2006년 알래스카에서 스텔스 전투기의 위력을 검증했다. 블루포스가 가상적군 레드포스와 모의 공중전을 벌인 것인데, 블루포스에는 막 실전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12대가 참가했다. 결과는 경이로웠다. 랩터들이 수차례 모의 공중전에서 격추시킨 가상적기가 108대나 됐고, 블루포스와 레드포스의 격추대결은 241 대 2였다. 랩터의 피해는 전무했다.F-22 랩터는 한미 연합훈련에도 자주 등장했다. 몇 대만 출현해도 북한은 노발대발했다.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 시킨 뒤 전략폭격기들이 폭탄세례를 퍼붓는 한미 연합군의 전략은 북한에게 실제적인 위협이다. 70~80년대 김일성 주석은 북한 상공을 안방 처럼 드나드는 미 초음속 정찰기 블랙버드(SR-71)로 인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북한이 대공 미사일 개발에 총력전을 펼친 이유다. 랩터를 비롯한 한미 연합군의 스텔스 전력으로, 김 주석의 노이로제는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졌다.사실 스텔스 시스템은 완벽한 투명망토가 아니다. 레이더 탐지 면적을 최대한 줄여 방공망을 무력화한다. 랩터는 레이더상에 골프공 정도의 흔적은 남긴다고 하니 비행체로 감지하기가 불가능하다. 2017년 북한이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무장지대 최북단 까지 발진시키는 무력시위로 대응했다. B-1B랜서는 초보적인 스텔스 무장만으로도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고 한다.대한민국도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된다. 미국에게 구매한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3월말에 도착해 늦어도 5월까지 실전에 배치된다. 올해 까지 10대, 2021년 까지 40대가 들어온다. 7조4천억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차세대 공군 핵심전력이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 등 북한의 전략자산을 타격하는 우리 군 전략인 '킬체인'의 핵심전력이다.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한 북한이 미국과 대등한 외교적 위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 [참성단]수원의 떼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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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수원의 떼까마귀 지면기사

    "'까마귀라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는 말이 있는데 여러분도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가우시죠?" 지난해 11월 G20 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동포 200여 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흉조'라 해도 고향에서 날아온 것이라면 반가운 마음부터 든다는 뜻으로 고향에 대해 한없는 그리움을 문 대통령은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까마귀는 독특한 울음소리 때문에 죽음의 전조(前兆)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길조(吉鳥)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흉조(凶鳥)다. 전쟁터에서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을 가리켜 '까마귀 밥이 됐다'고 한다.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자연을 청소하는 '송장새'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까마귀는 다른 새에 비해 대뇌가 발달해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보다 영리하고 효심도 뛰어나다. '반포보은(反哺報恩)'이라는 말처럼 새끼 까마귀는 자란 뒤에 자신을 키워준 어미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 그래서 '반포조(反哺鳥)' '효조(孝鳥)'라고도 한다.울산 태화강 일대에는 10월부터 3월까지 아침저녁으로 수만 마리의 까마귀가 하늘을 날며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그 장관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몰려 온다고 한다. 울산시는 이 까마귀를 '겨울 진객(珍客)'으로 여기고 있다.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지역경제까지 좋아지니, 진정한 일석이조(一石二鳥)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래전 이 소식을 접했을 때 태화강 노을을 배경으로 까마귀 떼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부럽기까지 했다.하지만 '말이 씨가 된다'고 3년 전부터 수원 인계동 권선동 곡선동 일대에 무리를 지어 까마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신기했다. 하지만 어스름한 저녁 전깃줄에 무리 지어 있는 까마귀를 보노라면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길을 걷다가도 머리나 어깨에 무언가 '툭' 떨어지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가 떠오르기도 한다. 노상에 주차했다가 아침이면 까마귀 배설물을 닦느라 동네 사람들의 고생이 이

  • [참성단]Mr.Toilet 심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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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Mr.Toilet 심재덕 지면기사

    지난달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화장실 개선 사업 박람회'에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이 연사로 나섰다. 그의 손엔 인분이 든 유리병이 들려있었다.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어 세균이 득실거리는 인분에 그대로 노출된 후진국 위생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급 자족형 화장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게이츠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 세계를 여행하던 중, 더러운 화장실과 오염된 물 등 불결한 위생에 노출된 후진국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물, 위생, 보건 프로그램'을 위해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을 만들었다.하지만 게이츠보다 훨씬 앞서 '화장실 혁명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는 확신으로 일생을 깨끗한 화장실 보급에 열정과 노력을 바친 이가 있었다. "내 꿈은 모든 사람이 화장실에서 나오며 미소 짓는 것"이라고 말했던 '미스터 토일렛' 고(故)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다. 그의 주도로 2007년 설립된 '세계화장실협회'(WTA)는 저개발국에 화장실을 보급하고 위생 시설을 개선하는 일을 핵심사업으로 삼아 그동안 가나, 케냐,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15개국에 현대식 화장실 30개를 만들어줬다.심 전 시장이 화장실 문화 개선에 뛰어든 것은 1996년 '2002 한·일 월드컵 수원경기' 유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누군가 "제대로 된 화장실 하나 없는데 국제 경기를 유치할 수 있느냐?"는 조롱 섞인 말을 던지자, 그날부터 화장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 수원 전역의 공중화장실에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집안 욕실 바닥만큼이나 깨끗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그때부터다. 당시 그가 얼마나 화장실에 푹 빠져 있었던지 AP통신 버트 허먼기자는 그에게 Mr. Toilet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불행히도 그는 2009년 1월 14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단언컨대 그가 살아 있었다면 WTA는 지금쯤 유엔 산하 하나의 기구가 되었을 것이다. 오는 14일은 심재덕 전 시장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는 두 번의 민선 시장

  • [참성단]김정은의 베이징 생일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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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김정은의 베이징 생일만찬 지면기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8년 초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을 찾아 "북·중 관계가 한 집안 관계나 다름없어 이번 방문은 친척 집에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덕담을 했다. 류야오밍 중국 대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방문이었는데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자세히 알렸다.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어긋났던 양국 관계의 복원을 알리는 이벤트로 여긴 것이다.북·중 관계가 악화된 결정적 이유는 북한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한창이던 중 강행한 북한의 핵실험이었다. 북한의 대부를 자처하다가 체면을 구긴 중국과 핵실험에 성공한 북한은 서로 외면했다. 앞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한 2002년 2차 북핵위기 때도 북한과 중국은 대립했다. 중국은 6자회담으로 풀자고 달랬지만 북한은 미국과 담판짓겠다고 맞섰다. 화가 난 중국은 2003년 3일간 원유공급 중단으로 겁박했고, 북한은 꼬리를 내리고 6자회담에 복귀했다.중국에도 북한의 핵무장은 골칫거리였다. 역내 안정을 통해 경제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국가 목표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여겼다. 북한이 핵무장 국가로 중국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 2017년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에도 중국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 거론됐고, 국제사회도 이를 예상했다.하지만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향한 중국의 태도는 일변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 전후, 6·12 미북정상회담 직후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급기야 2019년 새해 벽두, 그것도 김 위원장이 생일에 맞추어 8일 중국을 찾았다. 중국의 환대는 극진했다.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대연회장에 생일만찬을 펼쳤다. 중국 최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10개월 사이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네차례 방중으로 북·중 관계는 꿀이 흐르는 밀월을 구가하고 있다.시진핑은 김정은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트럼프는 김정은을 상대로 외교성과를 내려 안달이며, 대한민국 정부는

  • [참성단]청와대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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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청와대 비서실 지면기사

    1442년 세종은 지금의 청와대 비서실에 해당하는 승정원에 도승지·좌승지·우승지·좌부승지·우부승지·동부승지 등 6승지를 두어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게 했다. 모든 왕명은 승지에 의해 해당 관서에 보내졌고 공문이나 건의사항도 이들을 거쳐 왕에게 전달됐다. 6명의 승지를 둔 것은 경국대전이 규정한 6전 체제에 상응하는 비서조직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각자 맡은 일도 달랐다. 승지들의 공식적인 직위는 정3품 당상관이었지만 이들의 힘은 더 컸다. 정승의 힘을 뛰어넘는 경우도 허다했다. 승지였던 한명회, 김자점, 홍국영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게 가능했던 건 왕을 가까이서 보필하고 언로(言路)를 독점했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정부'로 불리는 것은 비서실 권력이 막강해진 탓이다. 장관보다 청와대 비서관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34세의 1년 차 청와대 행정관이 주말에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군 인사를 논의한 게 가능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상훈은 '청와대 정부'(후마니타스 刊)에서 "대통령을 대신해 자신들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지휘하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강박관념은 '청와대가 권력이 되는 정부'를 낳는다"고 적었다. 지금 청와대가 꼭 그런 모습이다. 부시 정권 때 국방부 장관을 지내 '매파'로 알려진 도널드 럼즈펠드는 포드 대통령 때는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그는 공직 생활 중 터득한 행동요령을 모아 '럼즈펠드 원칙'을 만들었다. 첫 문장은 "대통령에게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할 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자리를 수락하거나 머물지 말아야 한다"로 시작된다. 또 "무슨 일이 있어도 '백악관이 원하고 있다'는 표현을 써서는 안 된다"고도 적었다. 청와대가 어제 비서실 인사를 단행했다. 비서실장엔 '원조 친문' 노영민 주중 대사가 임명됐다. 집권 3년 차 분위기 쇄신 인사라고는 하지만, 시중엔 '땜질식 회전문 인사' '여론 무마용'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인사 실패 책임과 직권남용 논란

  • [참성단]불황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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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불황의 전조 지면기사

    일본 아사히신문 2012년 3월 13일 '점(占) 중독 주의보'라는 제목으로 "점이라는 마법에 빠진 일본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기불황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2012년은 '잃어버린 10년'으로 유명한 일본 장기불황이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지금 일본 경제는 100% 고용으로 불황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웠다.한창 잘 나가던 일본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지 아무도 몰랐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지 또한 아무도 몰랐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제순환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 각종 경제지표는 해석 차이 때문에 혼란만 부추긴다. 그렇다고 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매일 체감하는 생활지표를 통해 시장을 읽는다. 불행하게도 체감 지표가 모두 불황을 가리키고 있다.불황을 예고하는 대표적인 전조현상이 보험해지 증가다. 중도에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인 보험을 깬다는 건 서민경제가 그만큼 힘들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보험해지율이 8% 이상, 해지환급금이 18% 이상 늘었다니, 서민 가계는 이미 불황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렴한 소주의 판매량 증가도 불황의 전조다. 지난해 연말 편의점 소주 판매량이 급증했단다.이 뿐 아니다. 연초 부터 한 대형마트가 초저가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국민가격' 프로젝트라며 990원 짜리 전복을 선 보였는데, 경쟁사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일 듯 싶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할인경쟁에 뛰어들었다. 백화점들도 불황형 매장인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잇따라 개장하고 있다. 백화점이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헐값에 사들여 직접 판매하는 매장인데 명품을 90%까지 할인해주니 사람들이 몰린다. 연말 달력 품귀 현상도 예사롭지 않은 전조다. 인쇄 업체들은 사라진 달력특수에 울었단다.불황의 전조를 나열하자니 영 내키지 않는다. 경제위기는 공포를 먹고 자란다는 격언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불황을 체감하는 중이다. 청와대와 여당만 의연하다. 경제위기와 불황경제를 걱정하는 여론을 정권을 겨냥

  • [참성단]풍수(風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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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풍수(風水) 지면기사

    경기도가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는 '굿모닝 하우스'는 옛 경기도지사 공관이었다. 지금은 주변에 차도 다니고 사람의 왕래가 잦지만 공관이 지어진 60년대 만해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팔달산 북쪽 끄트머리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동네 꼬마들도 가기를 꺼렸다. 눈이 많이 내린 겨울, 경사면을 따라 신이 나게 눈썰매를 타다가도 해가 지려고 하면 얼른 장비를 챙겨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왠지 기괴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조때 이곳은 전염병 환자와 시신을 안치하던 터였다. 수원 토박이 어른들은 이곳을 '환자를 수용하는 곳'이라고 해서 '병막(病幕)'이라 불렀다. 이곳을 공관으로 사용한 도지사들은 터의 영향을 받는다는 소문이 들렸다. 이인제를 비롯해 손학규 김문수 등 전 경기도지사는 정치적으로 큰 꿈을 펼치지 못했다. '공관의 저주'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풍수가 조광은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공관 자리가 "산자락을 깎아 인위적으로 터를 다졌기 때문에 여기서 사는 사람이 생기(生氣)를 받기 어렵다"며 "향을 억지로 맞췄지만, 이는 산자락을 왼쪽으로 끼고 있는 형상이어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원칙에도 위배 되고 바람 잘 날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청와대 터 풍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4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대통령의 공약 보류를 발표하면서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할 때,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풍수상 불길한 점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술 더 떠 "수많은 근거가 있다"고만 답했다. '청와대 터(경복궁 터)가 문제'라는 얘기는 조선 때부터 나왔다. 세종 15년 (1433년) 풍수가 최양선이 처음 '경복궁 터 음지론'을 제기했다. 세종의 지시로 영의정 황희와 신하들, 풍수가가 남산과 북악산에 올라 확인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왕이 직접 북악산에 올라가 '길지'라고 판명했을 정도다.그 후로도 풍수 논쟁은 지속됐다. 서울대 최창조 교수는 "청와대 터는 사람이

  • [참성단]유튜브 통한 내부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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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유튜브 통한 내부 고발 지면기사

    시작은 미미했다. 아마추어 사이클 선수 출신 브라이언 포겔은 어느 날 문득, '도핑을 해도 적발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약물복용으로 2012년 미국반도핑기구로부터 영구제명된 랜스 암스트롱이 모티브를 제공했다. 암스트롱은 고환암을 극복하고 일궈낸 인간 승리 드라마로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한 사이클계의 영웅. 1999년부터 7회 연속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500번에 가까운 도핑 테스트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처음엔 그저 암스트롱의 약물복용만 다루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 도핑 프로그램 책임자 그레고리 로드첸코프를 만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의 입에서 러시아 체육계의 불법적인 도핑테스트 실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다룬 게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선 진실을 알리는 게 혁명이다'라는 조지 오웰의 글로 시작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이카루스'다. 내부고발자 그레고리는 살해 위협에 시달리다 미국으로 망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러시아 참가가 금지되고 러시아 국적 선수들이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하는데 '이카루스'의 영향이 컸다. 이 영화는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포겔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지금 위험에 처해있는 휘슬 블로어(내부고발자)에게 드린다. 지금은 진실을 말하는 게 중요할 때"라며 조직 내 비리를 용기 있게 폭로하는 내부 고발자들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가 권력의 음모를 폭로하는 수단으로 다큐멘터리 영화가 종종 이용된다. 전달하려는 주장이 분명하고 설득력도 높아서다. 로라 포이트라스 감독의 '시티즌 포'도 그중 하나다. 에드워드 스노든. 그는 NSA(국가 안보국)의 정보분석 요원이었다. NSA가 무차별적인 도·감청을 저지르자 내부고발자가 됐다. 감독은 기밀문서 폭로로 미국정부의 1급 수배자가 된 스노든을 만나 그와 대화한 모든 과정을 필름에 담아 2014년 아카데미상을 받았다.유튜브를 통해 '1인 셀프 폭로'를 한 내부고발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연일 뉴스의 중

  • [참성단]김용민 옹의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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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김용민 옹의 100년 지면기사

    한 세기를 살아낸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 귀중한 역사다. 역사가가 기술하는 역사는 정치에 의해 비틀어진다. 6·25 전쟁 기원을 놓고도 역사가들의 정의는 흔들린다. 이념과 신념에 따라 김일성의 남침과 남침 유도설로 정치적 시선은 엇갈린다. 북한 입장에서 6·25는 승리한 조국해방전쟁이다. 하지만 사변을 몸으로 기억하는 당대의 민초에게 6·25는 삶을 원하지 않는 격변에 던져버린 비극일 뿐이다.경인일보 2일자에 소개된 김용민 옹의 100년 인생도 역사적 사변에 휘둘린 비극적 개인을 보여준다. 김 옹은 자신의 인생에 개입한 역사적 장면들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1922년 평양 포목상의 자손으로 태어난 김 옹의 첫번째 직장은 국민학교 교사였다. 일본인 교장의 조선인 교사 차별에 시달린 그에게 일제식민시대는 '지독히도 길었다'. '일제 36년'은 다섯에 불과한 글자와 숫자지만, 당대의 식민지 청년교사에겐 하루가 영겁 같았을 것이다. 참혹한 식민지 역사는 교과서가 아니라 김 옹의 기억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홍범도 장군이 전사했다는 오보에 평양시민이 숨죽여 슬퍼한 배경엔 당대의 절망이 있었다.김 옹이 기억하는 김일성과의 첫 대면은 그리스 비극을 닮았다. 항일 운동의 풍찬노숙으로 백발이 성성한 '김일성 장군'을 기대했던 평양집회에 등장한 건 새파란 '김일성'이었다. 평양 시민들의 당혹감은 비극의 전조였다. 환영받은 김일성은 김 옹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을 남쪽에 내팽개쳤다. 명문 평양고보 졸업생 김 옹은 피란지에서 1919년 생으로 거듭났고, 피란민 출신 아내와 함께 남쪽에서 양장점 주인으로 생계를 꾸렸다. 4·19, 5·16, 유신개헌, 광주민주화 운동, 세월호 참사가 차례로 흘러갔다."무슨 일이든 좋게 해결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었어. 다투지들 말고 오래들 살았으면 해." 김 옹이 남긴 한마디 말의 여운이 길고 깊다. 크고 작은 역사의 사변들이 할퀴고 지나간 인생이다. '좋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다'는 조언은 묵직하고, '다투지 말라'는 당부는 곡진하다.세상 모든 권력자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 [참성단]경기도  첫 여성 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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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경기도 첫 여성 부지사 지면기사

    '유리 천장'은 1979년 미국 컴퓨터 정보기술업체 휼렛패커드에 근무하던 캐서린 로렌스가 처음 언급했다. 그녀는 언론자유를 위한 여성기구 연례회의에서 "미국 기업 내 여성의 승진정책에는 제한이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 '유리 천장'이라는 제약에 놓여있다"고 말하면서 이 용어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1986년 3월 월스트리트저널에 '유리 천장은 여성들이 깰 수 없는 장벽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이 소개되면서 '유리 천장'은 대중화됐다.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평가해 '여성의 날' 발표하는 '유리 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올해 우리나라는 25.6으로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주간지가 지수를 만든 2013년 이래 6년 연속 꼴찌다. 이 지수는 고등교육과 임금격차, 기업체 임원이나 고위공직자의 여성 비율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은 '노동시장 참여율 격차'가 22%로 터키를 빼고는 가장 컸고, 기업이사회 여성 비율이 2.1%로 OECD 평균 21.8%에 크게 못 미친다.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여성의 사회진출과 그 이후의 승진을 가로막는 한국사회의 유리 천장은 견고하기 이를 데 없다.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첫째가는 여성을 일컫는 '알파걸(alpha girl)'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앞지르고, 교직은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 시험 성적 등도 남성을 압도하지만, 취업과 승진에서 여성은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2019년 새해, 경기도에 '첫' 여성 부지사가 탄생했다. 경기도는 어제 단행한 인사에서 이화순(57)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행정2부지사로 내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성평등 약속에 따른 발탁인사라지만 1천300만의 지자체에 이제야 처음으로 여성 부지사가 배출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음에도 지자체의 '유리 천장'은 그만큼 단단했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이 부지사에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