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2030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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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2030 대북관 지면기사

    20일자 아사히신문이 충격적이었다. 삐라 한 장이 그랬다. 땅바닥에 쓰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머리를 북한 사람들이 구둣발로 마구 짓밟는 만화였고 '이 땅에 핵 재앙 몰아오는 깡패두목을 민족의 이름으로 심판하자!'는 구호였다. 그 삐라 그림도 끔찍했지만 '북한 완전파괴'라고 쓴 곤봉이 트럼프 손에 쥐어져 있는 그 손바닥만한 삐라가 서울 시내에서 발견됐다는 것도 쇼킹했다. 문재인 정부가 봤을까. 요즘 대북관이 올바르게 확 달라졌다는 2030세대도 그런 삐라를 봤을까. 봤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이 땅에 핵 재앙을 몰아오는 깡패두목이 누구냐고. 그게 북한 김정은이라는 건 아프리카 오지(奧地) 2030도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그리고 '민족의 이름으로 심판하자'고 했다. 그건 한·미 이간질의 상투어다. 더욱 오싹한 건 또 그 소름끼치는 삐라를 트럼프가 본다면 그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가 드디어 폭발하지 않을까, 바로 그 점이다.20일자 북한 로동신문은 트럼프의 건강진단과 관련, '사람들을 아연케 하는 그의 발언과 행동은 정신이상에서 비롯된다. 그런 대통령을 맞은 미국인이 애석하다'며 미국 국민까지 들먹거렸고 '바보 대통령을 낫게 하는 약은 없고 파면만이 약'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온전한 천재'라고 했거늘…. 지난 16일자 로동신문은 또 13일 하와이의 북한 탄도미사일 오보소동 사건을 보도, '웃지 못 할 비희극(悲喜劇)이 벌어졌다. 전 미국인이 핵 공포증에 걸려 있다는 증거'라고 했고 20일 로동신문은 일본 NHK의 지난 16일 '북조선 미사일 발사' 오보 소동도 놀려댔다. 저러다가 정말 트럼프의 '화염과 격노'가 터져버리는 거 아닐까. 든든한 우리 2030, 이 점 알아야 하고 명심해야 할 중대사다.로마 교황이 지난 15일 칠레와 페루 행 기내에서 핵전쟁 가능성 질문을 받자 '그런 위험이 한도에 다다랐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그 '한도'라는 말을 '기리기리(ぎりぎり)'로 번역했다. '한도'가 두 개 겹친 '극한'이라

  • [참성단]소확행(小確幸)과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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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소확행(小確幸)과 비트코인 지면기사

    '소확행(小確幸)'은 글자 그대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일컫는 단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에 발간한 수필집 '랑겔 한스 섬의 오후'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에도 하루키의 책에 등장하곤 했다.하루키는 소확행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등으로 표현했다.생긴 지는 꽤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와서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018년 소비의 주요 흐름으로 소확행을 제시하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사실 소확행이 뜬금없이 나타난 트렌드는 아니다. 2000년대 초의 '웰빙', 2010년대는 '힐링'이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고, 2017년에는 '욜로'가 등장하면서 각박한 세상에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을 대변한 것인데, 올해는 소확행이 그 계보를 잇게 됐다. 비싼 돈을 들여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자주, 가까이에 동네 맛집이나 핫 플레이스에 방문하는 것, 많은 비용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 즉각적으로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소확행의 핵심이다.그런데 소확행을 실천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몰두했다가 낭패를 본 20~30대의 분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배되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을 날려 휴학해야겠다"든지, "전세금을 투자했다 마이너스 50%가 넘어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심지어 투자 실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일부러 컴퓨터, 욕실, 각종 세간살이를 손과 망치 등으로 부수며 인증샷까지 올리는 네티즌들도 있다. 가상화폐에 투자했던 이들은 소확행이 아니라 '일확천금'을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경제 양극화 속에서 사는 젊은이들이 오늘 하루 점심값을 벌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몇 십억을 벌었네, 몇 백억을 벌었네"하는 말에 현혹돼 한방에 팔자를 고치려고 가상

  • [참성단]박지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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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박지성의 눈물 지면기사

    전 축구국가대표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성종 씨를 처음 본 건 십 수년 전 수원 신(新) 영통의 한 호프집이었다. 당시 박 선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에서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 등 전설들과 함께 전성기를 누리는 대한민국 축구의 심장이자 자존심이었다.늦은 저녁, 이미 얼굴이 불콰해진 그는 길을 지나다 일행인 후배의 권유로 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후배가 권한 생 맥주잔을 시원하게 들이키며 박 선수에 대한 근황과 이런저런 추억담을 전해줬다. 30분쯤 더 앉았다가 선선히 일어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라졌다. 선한 얼굴에 행복이 묻어났다.당시 박 선수는 비시즌이나 국가대표팀 A매치가 있을 때 귀국했는데, 때마다 김 용서 전(前) 수원시장을 찾거나 안부 전화를 했다고 한다. 박 선수는 김 전 시장을 '아버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존경과 친근감을 나타냈고, 김 전 시장도 친아들처럼 아꼈다. 김 전 시장은 기자에게 "축구협회장으로서 어렸을 때(세류초등학교 시절)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인연이 있다"며 "착한 지성이가 대스타가 된 이후에도 잊지 않고 찾아와 줘 고맙고 기쁘다"고 했다.박 선수가 축구에만 전념하도록 성종 씨는 궂은일을 마다 하지 않았다. 체격이 작고 왜소한 아들이었다. 어머니 고(故) 장명자 씨 역시 죽을 고생을 했다. 궁핍한 살림에 자영업을 하기도 했다. 박 선수가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에서 뛰게 되자 된장과 고추장, 김치를 퍼 날랐다. 박 선수는 그들 인생의 전부였다.그런 어머니가 영국 땅에서 교통사고로 지난 12일 운명을 달리했다. 할머니도 같은 날 영면했다. 이런 슬픔이 없을 것이다. 박지성은 유난히 효심이 지극했다. 프로팀에서 처음 받은 계약금 5천만원을 모두 부모에게 보냈고, 용인의 멋진 전원주택에서 살도록 했다.신은 인간이 행복하도록 놔두지 않는 듯 하다. 짓궂은 아이처럼 돌을 던진다. 불교의 가르침에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말이 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두 부자(父子)의 한없는 슬픔을 위로한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한반도 기(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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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한반도 기(旗) 지면기사

    도종환 문체부장관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남북한이 한반도 기를 들고 입장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거세다. 거두절미, 한반도 기는 국기가 아니고 될 수도 없다. 그건 한반도 땅 둘레만 그린 그림일 뿐이다. 그런 깃발을 휘두르며 입장하는 건 개도 쥐도 웃을 일이다. 만약 중국과 대만이 한 나라라며 두 나라 모두 오성기(五星旗)와 청천백일기가 아닌 땅덩이 그림 깃발을 들고 올림픽에 입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EU(유럽연합) 27개국 역시 각각 모국 국기가 아닌 브뤼셀 EU본부에 나부끼는 그 푸른 깃발(원형 별)을 들고 입장할 수 있다는 거 아닌가. 북미 중미 남미 국가들도 '아메리카 기'를 만들어 들 수 있겠고. 아세안 10개국도 마찬가지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한반도 기를 들었다지만 2018년 2월은 딴판이고 대북 제재에 정면배치다. 남북한은 동족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異國)다. 6·25를 내란이라고 말하는 종북 좌파 세상이 됐지만 내란이란 한 나라 국내 전쟁이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쟁은 내란이 아닌 국가 간 전쟁이었다. 한반도 깃발의 '한반도'라는 말도 일제가 조선 땅 강점과 함께 부른 비칭(卑稱)이었다. 자기네 땅은 온전한 섬인 '혼토(本島)'라고 부른 대신 우리 땅은 중국대륙으로부터 비어져 나온 반쪽짜리 섬이라고 해서 '조센항토(朝鮮半島)'로 불렀고 조선인도 '항토진(半島人)'이라고 했다. 그런 조선반도를 '캉한토(韓半島)'로 부른 것도 일본인들이었다. peninsular(반도)도 펜(pen)처럼 육지에서 튀어나온 섬(insular)이라는 뜻이다. 그런 '한반도'라는 말이 대한민국 헌법 제3조(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에 올라 있으니 '오호(嗚呼)라' 할 판이다.'한반도'라는 굳어진 용어야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다음달 평창동계올림픽 때 한반도 기를 들고 마구 휘젓는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망발이자 망거(妄擧)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 때 제 나라 국기조차 들지 못한다는 건 트럼프가

  • [참성단]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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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지면기사

    비상저감조치의 '저감(低減)'은 낮추고 줄인다는 뜻이다. 어제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보하자 서울시가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처음으로 발령, 출퇴근(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 시간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했고 차량 2부제도 단행했다. 과감한 조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초미세(超微細) 먼지'라는 말도 '극미세(極微細) 먼지'가 합당한 말이다. 어쨌거나 인체에 미치는 미세먼지 폐해는 심각하다. 핵폭탄 폭발 때의 핵전자기파(EMP)나 생화학무기 등만 무서운 건 아니다. 미세먼지가 폐포(肺胞)를 뚫고 혈액에 침투하면 폐질환이나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기형아 출산 위험성도 높다는 거다. 또한 뇌 장벽도 뚫어 뇌졸중이나 치매까지 촉발한다는 게 작년 3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였다.그런데 한국과 중국의 대기에 떠다니는 미세먼지(PM2.5) 속 박테리아(세균)의 80% 이상이 겹치고 같다는 연구 결과를 작년 8월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팀이 발표해 새삼 주목을 끌었다. 중국에선 미세먼지를 '사진(沙塵:사천)', 그 먼지바람을 '沙塵暴(사천푸)'라 하지만 80% 이상의 미세먼지 세균이 중국산이라는 거다.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큰 산봉우리(大國)'라며 우러렀지만 그 정상회담에서 '큰 산봉우리'보다는 '미세먼지 좀 한반도로 날려 보내지 말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보상하라'까지는 몰라도…. 캐나다가 미국 북부 워싱턴 주 주민에게 아황산가스 피해 배상을 한 건 일찍이 1930년대였다.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서 넘어오는 연무(煙霧:haze)로 갈등이 잦고 유럽과 북미 34개국이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건 1979년이었다.중국 환경보호성이 '베이징을 비롯한 톈진(天津) 탕산(唐山) 스쟈좡(石家庄) 등 북부 28개 도시 대기오염의 개선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건 지난 10일이었다. 28개 도시의 작년 4/4분기 환경개선 목표를 상회, PM2.5 평균 농도가 1㎥당 71마이크로그램으로 전년 동기보다

  • [참성단]트럼프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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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트럼프의 혀 지면기사

    작년 11월 한국에 온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혀는 멀쩡했고 국회 연설도 근사했다. 경제정책 또한 파격적이고 훌륭했다. 온갖 규제 철폐부터 단행해 작년 한 해 1천여 건의 규제를 철폐 또는 효력정지, 시행연기로 완화했고 법인세를 35%→21%로 대폭 인하했다. 그러자 기업이 돈을 풀어 투자를 늘리고 그에 따라 고용도 증가해 작년 11월 25만2천명, 12월 14만8천명이 늘었다. 기업의 활기와 트럼프의 '미국(인) 제일주의'가 상승작용을 한 결과다. 주식시장도 호황, 뉴욕 주식시장에서 대기업의 다우공업지수가 2016년 11월 대선 전후 1만8천 달러에서 지난 4일엔 사상 최고인 2만5천 달러대로 솟구쳤다. 갤럽조사에서 지난 연말 '존경하는 인물'을 묻자 오바마가 10년 연속 1위, 트럼프가 2위로 도약했다. 그런데 그의 가볍고 요상한 혀가 문제다. 김정은 건만 해도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하다'고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말했고 김정은의 한·미 이간질에 대해선 '나라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를 만나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는 건 작년 5월 웜 비어 석방 협상 중의 아첨발언이었고. 그런 그가 최악의 설화(舌禍)를 불렀다. 11일 백악관 연방 상·하원 의원 회합에서 "왜 아이티, 엘살바도르와 아프리카 똥통(shithole)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까지 우리가 받아줘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damned(저주받은, 벼락 맞을)' 'shit(대변보다)' 등 상스러운 말을 남발했고 이번에도 미국 언론은 shithole이라는 추한 비속어를 어떻게 전할지 난감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옥외변소', 요미우리는 '쿠소타레(대변봄)'의 구어체 '쿠솟타레'라고 했지만 중국 CCTV는 '오물 국가(라지 궈지아)'로 전했다.그 '똥통 국가'들에선 격렬한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그런데 지난 5일 발매, 공전(空前)의 베스트셀러가 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저자인 마이클 울프는 그 책에서 '백악관 측근이던 배넌이 트럼프를

  • [참성단]랜선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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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랜선집사 지면기사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느끼는 개와 고양이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주인과의 스킨십이다. 개는 틈만 나면 주인의 쓰다듬을 받고 싶어 하지만, 고양이는 늘 도도한 자세로 사람을 쳐다보며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싶을 때가 아니고서는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고양이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랫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모신다'는 뜻으로 서로를 '집사'라고 부른다.'랜선집사'는 다른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 사진, 동영상 등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네티즌을 아우르는 말이다. 인터넷 망을 의미하는 '랜(LAN)'선(線)과 집사가 결합 된 것. 요즘 랜선집사는 비단 고양이뿐 아니라 개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원래는 TV 프로그램 중 육아예능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귀여운 아기들에게 열광한다는 뜻으로 '랜선맘', '랜선이모'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랜선○○'이란 말이 파생됐다.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 못하지만,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을 동경하는 랜선집사들이 늘면서 최근엔 말없이 반려동물 사진만 올리는 '고독한 오픈 채팅방'까지 등장했다. 오픈 채팅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불특정 다수가 익명으로 참여하는 그룹 채팅을 말하는데, 주로 '고독한 고양이' '고독한 강아지' 같은 이름으로 방이 열린다.랜선집사들이 운영하는 이런 오픈 채팅 방은 '채팅'이라는 말 자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 '강퇴' 당한다. 채팅방 공지사항에는 해시 태그로 '#짤환영', '#말금지', '#집사님 환영' 같은 문구들이 올라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와 강아지의 사진들만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하품하거나 잠자는 모습, 우유를 먹거나 애교를 떠는 모습, 드러누워 멍때리는 등의 사진을 보며 네티즌들은 무언의 교감을 한다.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람은 고독하지 않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인데, 고양이와 강아지의 사진들만 보며 사람

  • [참성단]'북한에서는 평창에 누가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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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에서는 평창에 누가 오나요' 지면기사

    지난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조명균 장관의 말에 북한 리선권 대표는 '민족에게 큰 선물을 안기자'고 화답했다. 하지만 북은 비핵화와 이산가족 상봉에는 거부감을 보였다.곡절 끝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민족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실무선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이제 관심은 북한의 선수 명단이다.북한은 겨울 올림픽 7개 종목 가운데 빙상, 스키, 아이스하키 등 3종목이 국제연맹에 가입돼 있다. 이들 종목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따낸 것은 없다. 다만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렴대옥 조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김 조는 지난 해 9월 독일 네벨혼 트로피(Nebelhorn Trophy) 대회에서 6위에 올라 올림픽 티켓을 따냈으나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을 잃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이 유력하다. 쇼트트랙과 스키도 1~2명의 선수가 출전할 전망이다.북한은 동계올림픽 첫 출전인 1964년 인스부르크 대회 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천m의 한필화가 은메달을 따내 기세를 올렸다. 두번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나왔다. 황옥실이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28년만에 북한에 두 번째 메달을 안겼다. 1998년 나가노와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선수단을 보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이번 대회도 북의 입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도 목이 터져라 응원해 북한 선수가 메달을 따는 기적을 이루게 하고 싶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고 갑자기 긴장국면이 완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북은 여전히 핵무장을 고집한다. 남북대화와 협력은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전제돼야 한다. 그래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통일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계획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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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계획경제 지면기사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주창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국부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중국 현대사의 양 거물이 된 이유는 바로 그의 경제 기적 창출이다. 덩이 중국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로부터 시장경제로 전환한 건 1972년 그의 개혁개방 선언과 함께였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이 굳어진 건 1978년 그의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부터였다. 그가 중국 남방 지역을 순회하며 '중국이 잘살려면 개혁개방이 필수'라고 역설, 촉구한 일련의 연설이 남순강화였다. 그로부터 중국의 시장경제는 연간 성장률 10%대의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했고 침체됐다는 작년 성장률도 6.7%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회주의 정치체제는 유지하되 경제만은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했는데도 정·경 상충이 없다는 그 점이다.또 하나 놀라운 건 덩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 모델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이었고 그가 존경한 인물도 박정희였다는 거다. 한강의 기적 연대(1961~79년)와 그의 개혁개방 남순강화 연대(1972~78년)도 일치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은 자유 시장경제 원리와는 괴리(乖離)가 심한 듯하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8일 또다시 강조했다. 동네 물가가 오르고 고용 인원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있자 상가 임대료 등 부담을 낮추라고 했고 영세업체 최저임금 인상도 정부가 돕겠다는 거다. 정규직 전환도 반강제적이고 파리바게뜨 제빵사 5천여 명 정규직화도 고용노동부가 강제했다. 그건 정부가 기획, 통제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닌가. 공무원 증원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도 무리다. 1976년 사망한 마오는 덩의 시장경제 시책을 간섭하지 않았고 그래서 중국 경제의 기적은 가능했다.들어봤을 게다. '카이사(Caesar→시저)의 것은 카이사에게'→'신의 것은 신에게 바치라'는 게 예수님 말씀이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경제는 경제인과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맡기는 게 정상이다. 경제란

  • [참성단]조명균 vs 리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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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조명균 vs 리선권 지면기사

    일본 중국 신문엔 '趙明均 李善權'이다. 오늘 판문점 남북회담 수석대표인 통일부장관과 북측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름이 그렇다는 건데 '격'에는 맞나? 2013년 6월 남북회담 때는 류길재 통일부장관 격에 맞춰 북측 김양건(金養建) 통일선전부장을 요망했지만 '호상(상호) 격이 안 맞는다'며 북측이 거절, 회담이 무산됐다. '전 로동당 서기가 회담 대표가 된 적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이번엔 통일부 '통'과 조평통 '통' 라인 대표가 격에 맞는 모양이다.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전격 남하한 북한 최고위 3인방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서기, 김양건 대남관계 총책의 경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격을 맞췄듯이 격도 그리 중요한가. 오늘 판문점 남북회담은 문재인 정부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녘을 향한 흔들림 없는 지극정성 일편단심 효력이고 효과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대선 때부터 '당선되면 북한부터 가겠다'고 했고 사드 배치에 반대했는가 하면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무슨 조건인지) 조건만 허락하면 북한에 가겠다'고 했고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도 제의했다. 그뿐인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대화로 녹이자고 누차 강조했고 군사실무회담과 적십자회담도 제의했다. 작년 7월 '베를린 선언'에선 또 남북정상회담과 평화협정 체결을 제청했고 그 달 제헌절엔 남북대화를 더블로 제의했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을, 대한적십자사는 추석이산가족 상봉을…. 그리고 8·15 경축사에선 '한국의 허락 없는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는 없다'고 단언, 북측을 감동케 했다. 북한은 2016년 5월 '북남 군사당국 회담'을 여러 차례 제의했다.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조평통 등 통일부가 확인한 제의만도 8차례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응하지 않았다. 그랬건만 왜 북측은 그간 문 대통령 열성에 반응이 없었을까. 속내야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