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군대 계급과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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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군대 계급과 월급 지면기사

    군대 계급은 군 조직의 상하 관계와 지휘 계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서유럽의 군제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계급이 체계화 되기 시작했고, 우리 국군의 계급(사병) 체계는 미군 계급을 많이 따른 편인데 베트남 전쟁 등을 거치며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4계급으로 정착이 됐다. 중국군은 한때 문화대혁명의 광풍에 휘말려 계급제를 폐지한 바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일어난 중월전쟁에서 계급 없는 군대가 얼마나 전쟁에 무력한지를 통감하면서 결국 1988년 계급제를 다시 부활시켰다.우리 역시 지난 2014년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서 병영문화 개선방안으로 병사 계급체계를 일원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던 적이 있다. 현역 병사들의 계급을 없애고 모두 '동기'가 되도록 만들어 구타,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막자는 차원이었다. 훈련을 마친 병사를 '용사'로 통칭하고, 전역 6개월 정도 남긴 우수 용사는 분대장 격인 '용장(勇將)'으로 선발하는 방안과, 훈련소를 수료한 뒤 일병 계급을 달고 그로부터 수개월 후 상병이 된 다음 병장은 전역하는 날 달거나 상병 중에 분대장인 병사만 미리 병장 계급을 다는 방향이 검토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두 방안 모두 실현되지 못했다.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계급의 철폐는 곧 군대의 존폐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전쟁이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유지하는 것인데, 전쟁터에서 모두 동기들만 참여하면 과연 누가 누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한편 정부는 사병 월급이 지난해보다 87.8% 대폭 인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등병은 16만3천원에서 30만6천100원, 일등병은 17만6천400원에서 33만1천300원, 상병은 19만5천원에서 36만6천200원, 병장은 21만6천원에서 올해 40만5천700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여기서 '대폭'이라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이 추운 겨울에 목숨 걸고 근무하는 사병들의 월급은 아직 사회의 '최저임금' 수준에도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국방부는 "병사 봉급을 오는 202

  • [참성단]난폭운전=철창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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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난폭운전=철창신세 지면기사

    고속도로 진출로에서 승용차 운전자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앞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뒤차 운전자에게 다가가 위협을 가한 뒤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했다. 수년 전, 국민들을 놀라게 한 '고속도로 야구 방망이' 사건이다.대한민국에서 새해 꼭 없어졌으면 하는 게 있다. 난폭·보복 운전이다. 차를 몰다 놀라 식은땀을 흘린 적이 여러 번이다.난폭운전의 유형은 이렇다. 신호 위반과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이 대표적이다.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과 급제동, 안전거리 미확보, 무단 진로변경도 같은 범주이다.난폭을 넘어서는 게 보복운전이다. 특정 대상을 정해 상대 차량을 추월해 급제동하거나 급감속한다. 중앙선이나 갓길로 밀어붙이고, 뒤를 쫓아 고의로 충돌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욕설이나 협박을 하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상해를 가한다. 난폭운전이 '내 맘대로'라면 보복운전은 '상대성 감정 이입'이라 할 수 있다.지난해 경찰은 보복·난폭 운전은 사고 없어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새해 들어 경찰이 다시 새 칼을 뽑아들었다. 전보다 더 세지고 예리해졌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1년간 10차례 이상 과태료를 부과받은 상습행위자들은 난폭운전을 하다 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경찰은 상습적인 난폭 운전자는 특별관리하고, 이들이 3차례 이상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즉결심판에 넘기기로 했다. 삐딱하게 굴었다가는 최장 30일까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즉결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형사 입건해 수사하고,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기로 했기 때문이다.새 칼이 효력을 발휘할 지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건 우리 교통문화 수준이 국격(國格)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오죽하면 경찰이 해마다 더 강력해진 신제품을 꺼내드는 고육책을 쓰겠는가.새 칼이 무뎌지면 경찰은 더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이밀 것이다. 새 제품 출시 여부는 운전자들이 하기에 달렸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통남봉미(通南封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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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통남봉미(通南封美)? 지면기사

    유엔 제재에도 불구, 김정은이 저토록 기고만장(氣高萬丈)하는 이유가 뭘까. 정유제품 공급량을 지난 9월의 450만 배럴→200만 배럴에 이어 지난달 또 50만 배럴로 감축한다는 유엔안보리 제재안이 통과하자 김정은은 '이제 통 큰 작전을 과감히 전개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런 그가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핵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고 위협한 반면 남한엔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과 대남 대화를 제의했다. 박근혜 정권 때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봉쇄하는) 전략을 '통남봉미'로 바꾼 것인가 아니면 '통미통남' 양면 유화(宥和)책인가. 종내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고 '남조선 5천만'을 인질로 잡고 있는 한 미국이 섣부른 무력 도발은 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 그래서 기고만장 아닐까. 지난달 28일 비영리조직인 NPO법인의 '언론NPO'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은 70%가 북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답한 반면 미국인은 37.6%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북핵 해결도 미국인의 32.6%, 일본인의 67.4%가 어렵다고 했고. 일본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또 아무리 대북제재를 강화해도 20년은 버틸 것으로 내다봤다고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그 20년 내성(耐性)엔 역시 따꺼(大哥→맏형) 국가 중국과 탕슝(堂兄→사촌형) 국가 러시아가 작용한다고 믿는 거다. 그런데 통일부는 어떻게 김정은의 대남 대화 제의를 예상했을까. '한국 통일성이 내년 북조선 정세 리포트를 발표, 미국과의 직접대화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게 지난달 26일 일본 언론 보도였다. 통일부 전문위원회는 또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병기 개발에 쓰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문제는 한·미 동맹 이간질과 '통남봉미' 술책이다. 더욱 아찔한 건 일본 외무성이 지난달 20일 미국인 여론조사에서 '중요시하는 아시아 국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일본(33%)→중국(20%)→호주(16%)→한국(9%) 순이었다.

  • [참성단]새해 새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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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새해 새 복 지면기사

    새해 새 태양이 떠올랐단다. 헤밍웨이가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고 했던 그 새 태양이 떠올랐고 독일 극작가 하우푸트만(Hauptmann)이 희곡 '해 뜨기 전'에서 바랐던 그 새 해도 떠올랐다. 땅 위의 작가 문필가 등 모두가 2018년 새해에도 '새 태양이 떠올랐다'고 쓰고 말한다. 과연 새해 새 태양이 70억 인간의 지구 위로 떠오른 것인가. 아니다. 그건 환상적 착각이고 멀쩡한 거짓말이다. 해는 지구를 향해 떠오르는 게 아니다. 붙박이별(항성)인 태양은 늘 태양계 그 자리서 빛날 뿐이고 행성(혹성)인 지구가 24시간씩 자전하며 초속 18마일이라는 아찔한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公轉)하고 있을 뿐이다. 총알의 8배 속도다. 그렇게 지구가 태양을 향해 돌 때 머리를 숙이듯 자전의 각도가 기울어 보이는 게 태양일뿐이지 떠오르는 게 아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새해도 1월 정초 며칠만이 아니다. 올해 1년 내내가 새 해다. 새 달력의 시효가 열두 달인 것처럼 금년 12월에도 할 수 있는, 어폐(語弊) 없는 인사말이 복 많이 받으라는 거다. 그런데도 1월 한두 주일만 지나면 시효가 지나고 유효기간이 끝나버린다. 매년 받는 복 또한 늘 새로운 복 같지만 같은 복이다. '오래 살고(壽) 부자 되고(富) 건강하고(康寧) 도덕 지키기를 낙으로 삼고(攸好德:유호덕), 천수를 누리고 편안히 죽는(考終, 考終命)' 5복엔 변함이 없다. 중국에선 행운의 신도 복신(福神)이다. 욕심도 지나쳐 '(황해가 아닌) 동해처럼 한없는 복을 누리라(福如東海)'는 게 새해 인사말이다. 상점마다 들어온 복이 나가지 못하게 거꾸로 써 붙이는 것도 福자다. 일본인들도 정초 주문(呪文)처럼 외는 게 '복은 안으로, 귀신은 밖으로(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토)'라는 말이고….서양의 '해피 뉴 이어'의 happy는 다분히 행운(Good luck)의 복인데 반해 동양인의 복은 빌어서, 기구(祈求)해 얻는 복이다. 하지만 행운에 따른 복도, 빌어서 얻는 복도 쉬운 건 아니다. 끝없는

  • [참성단]팔라듐(palla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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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팔라듐(palladium) 지면기사

    영화 '아이언맨 1편'을 보면 억만장자 토니 스타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게릴라군의 갑작스런 공격에 의해 가슴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동굴 감옥에 갇히게 된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주인공에게 게릴라군은 자신들을 위한 강력한 무기를 개발하라며 그를 위협한다. 토니 스타크는 게릴라군을 위한 미사일 대신, 자신을 위한 철갑 수트(Mark1)를 만들어 동굴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영화상에서는 아이언맨 수트를 작동시키는 에너지원으로 가슴에 소형 아크 원자로를 설치해 사용하게 되는데 이 원자로를 가동 시키는 동력이 바로 '팔라듐'이라는 금속이다.팔라듐(Palladium)은 원자번호 46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Pd이다. 1802년 6월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하이드 울러스턴은 새로운 귀금속 원소를 발견하고는 같은 해 4월에 발견된 소행성 팔라스(Pallas)에서 이름을 따 '팔라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팔라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나 여신의 다른 호칭인 팔라스 아테나(Pallas Athena)에서 차용한 것이다. 최근 팔라듐의 현물 가격이 온스당 1천40달러로 2001년 1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값(온스당 1천270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연초 대비 오름폭은 53%로 금값 상승률(11%)의 5배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팔라듐의 고공행진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금 가격은 온스당 917달러로 이미 팔라듐에 추월당했다.팔라듐은 주로 휘발유 자동차의 매연 감축 촉매로 쓰이는데,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 유럽 등에서 매연 감축 수요가 높아지면서 팔라듐 몸값이 껑충 뛴 것이다. 이밖에 팔라듐은 전자재료, 치아 보철 재료, 외과 수술용 기구, 귀금속 장신구 등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된다. 또한 팔라듐은 수소를 잘 흡수하고 통과시키기 때문에 수소 정제에 이용되고 있어 미래의 수소 에너지 시대에 더욱 중요한 금속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전 세계 팔라듐 생산량의 약 80%를 생

  • [참성단]제천 참사와 '손학규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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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제천 참사와 '손학규 징크스' 지면기사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입국한 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발생하자, 그의 징크스가 다시 화제다.손 고문은 지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0월 스탠퍼드대학교 객원교수 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돌아온 것이다. 손 고문은 분당 위기에 놓인 국민의당에서 중재와 조정 역할을 할 것으로 관심을 끌었다. 오랜만에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을 좋은 기회였다. 이날 그는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살리기 위해 나의 마지막 티끌 같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고 의욕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가 귀국한 날 제천에서 29명이 사망하는 대형 화재사고가 나면서 화제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불운이다.그의 불운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친 날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날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2010년 장외투쟁을 시작하자마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했다.2016년 2년3개월간의 전남 강진 칩거를 마치고 만덕산에서 하산한 날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 산통을 깼다. 2014년 수원 병 보궐선거에서 낙선,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하는 날이었다. 또 지난 2월 국민의 당 입당 시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고, 한 달 뒤 대선공약을 발표하자 사드 배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론의 관심에서 비켜났다.뭔가 해보려고 하면 그때마다 큰 사건이 터지는 징크스는 10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그 역시 이런 지독한 불운을 인정하면서 '인생은 타이밍이다. 손학규가 결단하는 날엔 무언가가 터지는 웃픈 현실'이라는 포스터를 선보이기도 했다.시흥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불운에 지지층은 '해도 너무한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우연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절묘하게 들어맞는 징크스는 그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독한 불운(不運)이 이어진 '손학규의 정치'도 이제 종착역을 향한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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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소방관 지면기사

    fire man은 글자 그대로 '불 사람, 불 사나이'고 ①소방수(消防手) ②화부(火夫) ③야구의 구원투수 등일 뿐 존칭어는 아니다. 소방관, 소방사 등 '벼슬 관(官)'자와 '선비 사(士)'자가 붙는 경어(敬語)는 '파이어 워든(fire warden)'이고 warden은 파수꾼, 간수(看守)라는 뜻이다. 일본엔 '소방사(消防士:쇼보시)'라는 존칭어는 있어도 '소방수'는 없다. 반대로 중국엔 소방수 소방관 소방사 등 개별적 호칭이 없고 소방관들을 통틀어 소방대(消防隊:샤오팡뚜이) 또는 구화대(救火隊:지우후어뚜이)라고 한다. '소방관'에 해당하는 말도 '구화원(救火員)'일 뿐이다. 소방관이든 구화원이든 매우 위험한 직업이다. 1974년 개봉된 미국 영화 '타워링(Towering)'의 멋진 주인공인 소방서장 스티브 매퀸(McQueen)만 같으면야 얼마나 근사한가. 그는 138층 고층빌딩 화재를 진압했다.소방관이 위험한 건 '비상구'의 대명사 fire exit(불 출구)가 말해 준다. 불난 곳 거기가 바로 지옥이다. 불교에선 화마(火魔)의 지옥을 초열(焦熱)지옥, 대초열지옥이라 부르고 가장 뜨거운 여덟 지옥을 팔열(八熱)지옥이라 일컫는다. 그런 지옥으로 서슴없이 거침없이 돌진해야 하는 전사들이 소방관들이고 그리스신화의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 화덕(火德)의 왕 화제(火帝)의 권역으로 무조건 쳐들어가야 하는 사나이들이 그들이다. 맹렬한 화염 속에 앉아 있다는 화천(火天)→아그니(Agni)라는 화마도 두렵지 않다. 그런데 워낙 큰 화재엔 속수무책이기 쉬워 안타까울 뿐이다. 1971년 서울 충무로 대연각(大然閣)호텔 화재는 163명의 죽음에도 속수무책이었고 선진국 중 선진국이라는 영국만 해도 지난 6월 14일 런던의 24층 아파트 화재에 79명의 목숨을 그 초열지옥에서 구출하지 못했다.지난 21일 제천 화재에 이어 크리스마스인 25일에도 수원 광교에서 불이 나 1명이 죽고 14명이 부상했는가 하면 소방관 2명도 1~2도 화상을 입었다. 그런데 제천 화재의 29명 승천엔 소방관들

  • [참성단]天災 地災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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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天災 地災 人災 지면기사

    지구상의 재해는 인재(人災)도 한심하지만 천재(天災) 지재(地災)도 어처구니없는 공포다. 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했지만 23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다바오(Davao)시 4층 쇼핑몰에서도 불이 나 37명이 죽었다. 다바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가 시장을 지낸 지방이었고 현 시장도 그의 장남이다. 그런데 제천 화재는 2층에서, 다바오 불은 4층에서 떼죽음을 당한 점이 다르지만 같은 점도 있다. 두 나라 대통령이 모두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눈물을 흘렸다는 거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문대통령 숨소리에 울음이 묻어 있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자못 시적인 표현 아닌가. 23일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Rajasthan)주에서는 또 힌두교사원으로 가던 버스가 다리에서 추락, 33명이 죽었다. 모두 인재였다.필리핀 화재 전날인 지난 22일 그 민다나오 섬엔 태풍이 몰아쳐 어제까지 200여명이 사망했다. 2017년 올해의 천재와 지재는 엄청났다. 스위스의 국제적 재보험기업인 스위스 리(Swiss Res)는 24일 현재까지 자연재해 피해액이 전년보다 60%나 증가한 3천6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그 천문학적 자연재해에 비하면 인재 피해는 미미하다. 지난 8월 카리브 해 제국과 미국을 덮친 하비(Harvey), 마리아, 어마(Irma) 등 일련의 허리케인만도 1천300㎜라는 어마어마한 물 폭탄을 쏟아부어 38명 사망에다 피해액이 370억 달러였다. 지난 4일 발화된 미국 캘리포니아 주 토마스(Thomas) 산불도 여의도 면적의 380배, 서울 넓이의 두 배를 태웠고 1천300여 채 건물이 불탔다. 대피령 해제는 지난 21일이었다. 지난 여름 남아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홍수에도 700명,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폭우에도 467명이 죽었다. 스위스 리는 금년 재해 희생자가 1만1천명이라고 했다.천재 지재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우리 땅에도 지난달 포항 지진이 났지만 이웃 일본 중국의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에 비하면 약과다. 천재지변 천지재변(天地災變)이야 어

  • [참성단]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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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성탄절 지면기사

    성경이란 성스런 경전(經典), 성인이 지은 성전(聖典)이다. 기독교 성경만이 아니다. 불교에선 널리 유통된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비롯해 AD150년의 법화경(法華經), 원효의 열반경(涅槃經)은 물론 팔만대장경이 성경이고 공자의 논어 등 4서3경이 유교의 성경이다. 이슬람교의 코란(Koran), 조로아스터교의 아베스타(Avesta), 인도 바라문교의 베다(Veda)도 물론이다. 성탄절도 예수 탄생일뿐 아니라 모든 성인(聖人)의 탄신 탄일이 성탄절이다. 석가모니 성탄절은 음력 4월8일, 공자 성탄절은 음력 8월 27일(양력 9월 28일)이다. 유교에선 공자가 '지성선사(至聖先師)'다. 앞선 성인(先聖), 지덕(智德) 높은 최고 성인이다. 이슬람교도 창시자 마호메트 탄일이 성탄절이지만 수니파는 (이슬람력으로) 3월 12일, 시아파는 3월 17일이다. 그리스정교의 바실리우스, 라마교의 달라이라마, 조로아스터교의 조로아스터 생일도 성탄절이고….성경 하면 기독교 바이블만 연상하고 달력엔 오늘만 '성탄절' 표시가 돼 있어 기독교가 '성경'과 '성탄절' 용어를 독점한 격이다. 서점엔 '불경과 성경'이라는 책도 있다. 불경도 불교 성경이건만…. 예수 성탄절이라면 역시 산타클로스다. 중국에선 산타클로스를 '성딴라오런(聖誕老人)'이라 불러 웃기고 청년들도 산타클로스 역할만 하면 꼼짝없이 노인이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는 270년 소아시아(터키) 지방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세인트(聖) 니콜라스 이름에서 유래했고 그는 자비심이 두터워 남몰래 선행을 많이 했다. 붉은 옷에 흰 수염은 1840년 독일 서부 팔츠(Pfalz) 주에서 출생한 정치풍자 만화가 토마스 나스트(Nast)가 처음 그렸고 1862~66년 주간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에 산타 할아버지 삽화를 연재했다.눈이 안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못 되고 중국서 미세먼지만 몰려온다지만 그래도 예수 성탄절은 인류의 축일이다. 온 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고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 [참성단]해커와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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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해커와 크래커 지면기사

    1950년대 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취미 동아리인 테크모델철도클럽(Tech Model Railroad Club)에서 철도의 신호기와 동력 시스템을 연구하던 학생들이 복잡한 계산을 위해 MIT에 처음 도입된 컴퓨터 (PDP-1)를 장시간 사용했는데, 당시 컴퓨터는 크기가 강의실 하나를 다 채울 만큼 컸다. 그 컴퓨터는 사용 후 오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해당 학과에서는 몇몇 학생들이 시스템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전산실을 폐쇄한다.그러자 동아리 학생들은 학교 측의 통제를 뚫고 컴퓨터실에 몰래 잠입해 컴퓨터를 사용했으며, 보안을 뚫고 컴퓨터를 몰래 사용한다는 것 자체를 점점 즐기게 됐다. 당시 MIT에서는 그와 같이 '작업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는 프로젝트나 그에 따른 결과물을 지칭하는 은어로 '핵(hack)'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핵을 하는 사람을 '해커(hacker)'라고 지칭하게 된 것이다.'크랙(crack)'이라는 말은 1980년대 중반 해커들이 악의적 또는 금전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해킹하는 사람들과 자신들을 구별 짓기 위해 만들었다. 크랙을 하는 자들을 '크래커(cracker)'라고 한다. 크래커들이 보안 시스템을 뚫고 침입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데 반해 해커들은 컴퓨터 시스템에 관한 지식을 쌓기 위해 장난 정도로 이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커들은 자신들이 크래커들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해커와 크래커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통상 해킹(hacking)으로 표현하고 있다.가상화폐 거래소인 유빗(구 야피존)이 해킹으로 인해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다. 유빗에 따르면 손실액은 17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7% 가량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에도 해킹으로 인해 55억원 상당을 도난당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분담한 바 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는 '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