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28청춘 청년몰과 푸드트럭 지면기사
수원 남문 일대에는 전통시장이 모여 있다. 영동시장과 지동시장, 못골시장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주말에는 2만명 이상이 찾아 북새통을 이룬다. 농수축산물에 의류, 포목까지 없는 게 없는 만능 시장이다. 지역 명물인 지동시장의 순대는 전국구가 됐다.얼마 전, 지동시장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푸드트럭 음식을 먹기 위한 줄이 길게는 50m나 됐다. 10여 대로 구성된 푸드트럭은 돼지고기며 소고기구이·볶음, 햄버거, 생과일주스 등을 파는 데, 점포 앞에는 예외 없이 긴 줄이 서 있었다.처음에는 고전했지만 모 방송국에서 푸드트럭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이곳을 소개한 게 줄서기의 시작이 됐다. 품목을 다양화하고 맛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춘 게 성공 요인이다. 여기에 젊은 점포주들의 끼와 열정이 맛깔나는 양념이다.영동시장 2층에 있는 '28청춘 청년몰'도 인기몰이 중이라고 한다. 젊은 청춘 28명이 점포를 운영한다. 빵과 파스타, 스테이크, 한식, 분식 등 다양한 먹거리와 네일 아트숍, 공예점, 카페, 사진관 등 다채로운 점포로 구성됐다. 지난 7월 개장 이후 젊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28청춘몰과 푸드트럭의 성공은 기존의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 지동시장 입구 만두 가게는 주말이면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해야 할 정도가 됐다. 종편 프로그램은 밤을 새 기다리다 1착으로 만두를 맛보는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대형 쇼핑몰의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 선진 마케팅기법은 전통시장을 기죽게 한다. 그래도 전통시장 만의 매력이 있다. 사람 사는 맛이다. 티격태격하는 흥정이 있고, 덤으로 얹어주는 정(情)이 오가는 게 전통시장이다.며칠 전, 다시 지동시장을 찾았더니 푸드트럭이 줄었고, 줄도 길지 않았다. 다시 겨울이다. 행인은 줄고 추위에 줄 서는 건 고역이다. 푸드트럭은 어찌 시린 겨울을 이겨낼 것인가. 지자체와 시장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트럼프 방한 지면기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욕심 많고 즉흥적인데다가 신의까지 없다. 지난 6월 그가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느닷없이 선언하자 미국 국민은 '미가입 국가 시리아와 니카라과 수준으로 미국 국격을 추락시킨 대통령이 창피하다'며 아우성쳤다. 게다가 2015년 구미 주요 6개국과 이란이 합의한 이란 핵 문제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달 13일 언급했다. 불량배 정권인 이란이 미사일을 개발, 배비(配備), 확산시키는 등 테러 지원 국이 됐다는 이유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 이틀 뒤 '이란 핵 합의는 유지돼야 한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막무가내였다. 그러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옹이 그 5일 후 트럼프를 매도했다. '국제협약을 헌 신짝처럼 던져버리는 저속한 대통령, 그의 발언은 쓰레기 같다'고.트럼프는 이번 아시아 5개국 순방 첫 방문 국으로 일본을 택했고 극진한 환대에다가 찰떡 우의와 동맹을 과시했다. 그럼 그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신뢰도는 드높을까.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달 중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그에 대한 신뢰도는 겨우 24%였다. 지난해 오바마 신뢰도 78%보다 54%나 낮았다. 그렇다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대통령이 창피했다는 미국 국민의 최근 지지율은 어떨까.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취임 9개월인 그에 대한 여론조사를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했고 그가 일본을 방문한 그 5일 발표했다. 결과는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7%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59%였다. 또한 65%가 '그가 취임 후 성취한 건 거의 없다'고 했다.그런 그가 북핵 문제엔 강경, 의연하다. 지난달 9일 트위터에 '미국이 25년간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들여가며 교섭했지만 얻은 건 없다'며 강경 대응을 강조했다. 그가 좀 미덥지 않긴 하다. 그러나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다. 예우와 환대는 지당하다. 그런데도 Dotard(노망난 늙은이)로 매도하고 '미친 트럼프, 전쟁 반대!'를 외치는 시위란 있을 수 없다. 청와대 앞 시위를 허용한 그
-
[참성단]풍계리 지면기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얼마나 좋은 지명인가. '다(咸) 거울(鏡)처럼 맑고 깨끗한 도'인 함경도에다가 '길(吉)한 고을(州)'이 길주군인가 하면 '풍년드는(豊) 땅 맑은 시냇물(溪) 마을'이 풍계리다. 풍계리 주민은 그 맑은 물을 마시며 살았다. 그런 풍계리를 핵실험장으로 오염, 망쳐버린 죄야말로 천벌을 면치 못할 게다. 6차례나 핵실험을 강행,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린 대죄 말이다. 한 북한연구단체(전 통일비전연구회)가 최근 길주군 출신 탈북민 21명을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항문과 성기가 없는 기형아가 태어나고 원인 모를 두통 등 귀신병에 시달리는가 하면 풍계리 산천어는 씨가 마르고 묘목을 심어도 거의가 죽는다는 거다. 탈북 작가 김평강(53)씨도 엊그제 비슷한 증언을 했다. 그뿐인가. 일본 テレビ朝日(TV아사히)은 '거듭된 핵실험으로 지하 갱도가 붕괴, 200여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국영 조선중앙통신은 TV아사히 보도를 중상모략이라며 즉각 부정했다. 그럼 이런 경고도 묵살하고 부정할 건가. '한 번만 더 핵실험을 할 경우 산 정상부터 붕괴돼 지하 방사능물질이 대량 대기 중으로 분출될 위험이 크다고 중국 과학원 고위 과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려했다'고 보도한 지난 10월 29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사 말이다. 하지만 북한은 또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라는 게 지난 2일 국회정보위원회의 국정원 보고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5개국 순방과 연쇄 정상회담의 메인 테마와 어젠다(agenda)는 단연 노스코리아 핵이고 미사일 위협이다. 그러나 전쟁이 아닌 평화적 해법을 찾자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도 대북 압박과 제재밖에 방도가 없다는 거 아닌가.그런데도 미국 대통령의 오늘 방한을 반대하고 '전쟁 반대, 한·미동맹 철폐'를 외쳐댄 시위대의 정체는 뭔가. 어제 낮 중국 CCTV는 '한국인 수천 명이 전쟁을 반대했다(數千韓國民衆走上街頭反對戰爭)'고 과장 보도했지만 북한의 적화통일 야망을 막아
-
[참성단]일본에 간 트럼프 지면기사
아시아 순방 첫 방문 국으로 일본에 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골프광이다. 그는 어제 오전 도쿄 요코타(橫田) 미군기지에 도착, 재일 미군에 잠시 의례적인 연설 후 곧바로 사이타마(埼玉)현 카와고에(川越)시 카스미가세키(霞ケ關) 컨트리구락부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아베에게 제의했다.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와 겨뤄 보고 싶다"고. 마쓰야마는 작년 10월 WGC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함으로써 4대 월드 골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일본 선수로는 처음 기록을 세운 청년이다. 그 청년이 지난달 상하이 기자회견에서 '일본 총리와 미국 대통령 두 분과 함께 플레이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는 AFP통신 보도를 트럼프가 기억했던 거다. 트럼프는 아키히토(明仁) 천황도 만나고 1977년 13살 때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의 모친도 만난다. 느긋하기만 한 모습이다.역대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도 한유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1974년 제럴드 포드는 도쿄 닛폰부도칸(日本武道館)에서 일본 유도와 전통 씨름 스모(相撲)를 참관했고 1979년 지미 카터는 시즈오카(靜岡)현 시모다(下田)시에서 시민들과 미팅부터 했다. 로널드 레이건이 도쿄 교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별장인 히노데(日の出)산장을 방문한 건 1983년이었고 아버지 조지 부시가 나라(奈良)현 토이자라스(TOYS"R"US) 일본 2호점 개점식에 참가한 건 1992년이었다. 빌 클린턴은 1996년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 크라이슬러 판매점을 방문했고 아들 조지 부시는 2002년 도쿄 메이지징구(明治神宮)를 둘러봤는가 하면 오바마가 카나가와(神奈川)현 카마쿠라(鎌倉)대불(大佛)을 견학한 건 2010년이었다. 미국 대통령은 물론 미국인이라면 껌뻑 죽는 게 일본인이다. 트럼프보다 사흘 먼저 일본에 간 딸 이방카에 대한 아베 총리 등의 과공(過恭)은 목불인견이었고 늘씬한 미녀인 그녀의 여성기금에 무려 5천만 달러(약 550억원)를 기부한다는 거다. 2015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금인 10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다. 베이코쿠(米國)인에겐 과공이지만
-
[참성단]흔들리는 유네스코(UNESCO) 지면기사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 때문에 문화와 관련된 기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연합국 교육장관들이 영국 런던에 모여 전쟁으로 황폐해진 교육의 재건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만들어진 국제기구다. 각국 대표들이 여러 차례 논의 끝에 교육, 과학, 문화분야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국제기구를 창설하기로 뜻을 모았고, 1945년 11월 16일 37개국 대표가 런던에 모여 '국제연합 교육, 과학, 문화기구(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의 헌장을 채택하고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UNESCO가 만들어지게 됐다.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유네스코에는 현재 195개 정회원국과 9개 준회원국이 가입돼 있는데, 미국이 지난달 돌연 유네스코 탈퇴의사를 공식 선언했다. 미 국무부는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탈퇴 결정은 내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출범 이후 유네스코 탈퇴 의사를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긴 했지만 미국의 진짜 탈퇴 이유는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유대인(Jew)'들의 힘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 성지 관리문제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7월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해 유대인들을 분노케 한 것이다. 미국은 유네스코에서 가장 많은 회비(22%)를 분담하는 국가였는데, 두 번째로 많은 회비(9.7%)를 분담하던 일본이 이제 제일 많은 회비 분담 국가가 됐다.그리고 지난달 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무산됐다. 일본은 유산 등재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고, 유네스코는 일본의 눈치를 볼
-
[참성단]대기업 넘어선 공무원 임금 지면기사
6남매 가운데 큰형과 작은형, 작은 누나가 공무원을 했다. 73년 9급(서기보)으로 공직에 입문한 큰 형의 초봉은 고작 2만원 정도였다. 당시 공무원 초봉은 쌀 2~3 가마 값이 기준이었다고 한다. 공무원 급여에는 늘 '쥐꼬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밤에도, 휴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격무에 시달렸지만 월급 봉투는 늘 얇았다. 그래도 꼬박꼬박 나오는 게 위안이었다. 중학교 때, 야근하고 돌아온 작은 형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70년대, 시골 면서기들은 몸과 마음이 다 시렸을 것이다.생전에 아버지는 "공무원 하면 남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고 밥 굶어 죽을 일은 없다"고 했다. 형들과 누나가 공무원이 된 것은 '자의 반, 타의 반'인 듯하다.공무원들이 퇴직 전까지 받는 임금 총액이 민간기업보다 최대 8억원 가까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신력 있는 한국경제연구원 발표다.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인상률이 높고, 퇴직하는 나이도 늦기 때문이라고 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2000년대 초반까지 공무원 수뢰사건이 터질 때마다 등장한 게 싱가포르 얘기였다. 국내 신문과 방송은 '싱가포르처럼 공무원들의 월급이 대기업보다 많아야 엉뚱한 생각 안 하고 일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어느새 공무원들의 처우는 개선됐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직장이 됐다. 연구원 결과는 '공무원 임금 수준이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반면 공무원 노조는 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9급 초봉이 140만원에도 미달한다며 '이게 많으냐'고 반문한다. 비교 대상부터 잘못됐다는 말도 나온다.수십만 명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현실이 됐다. 공직사회가 맑아졌다지만 감사원은 여전히 바쁘다.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은 바람직하다. 우수 인재가 기업이 아닌 공직에 몰리는 게 꼭 나쁜 일은 아니다. 안정적인 지위와 좋아진 처우에 맞는 역할을 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공무원들이 밥값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
[참성단]머리 패션 지면기사
머리끄덩이를 휘어잡고 싸우는 여자들의 머리끄덩이는 한데 뭉친 머리끝을 가리키지만 여자들 머리 패션은 고래(古來)로 다양했다. 여염집 아낙의 쪽찐 머리서부터 사극(史劇) 속 중전마마의 '큰머리'와 빈(嬪) 또는 빈궁(嬪宮) 등의 어여머리, 사대부집 아낙이 예장(禮裝) 때 트는 또야머리 하며…. 감옥에 갇힌 춘향이의 풀어헤친 쑥대머리, 풀머리는 또 어떤가. 여자애들도 흔히 꼭뒤에다 틀어 붙인 트레머리나 귀밑머리를 땋은 첩지머리를 했고 단발은 드물었다. 남자들 머리 패션도 가지가지였다. 떠꺼머리총각의 길게 땋아 내린 머리나 텁수룩한 머리, 길게 늘어뜨린 말총머리, 어른들의 상투머리 등. 또 길고 더부룩한 머리를 도가머리, 길게 자라 더펄더펄한 머리를 '중다버지'라 했고 아래만 돌려 깎은 더벅머리를 활새머리라고 불렀다.중국영화 속 남자의 삐엔파(변髮:변발)는 뒤통수에만 동그랗게 머리를 남긴 채 길게 땋아 내린 헤어스타일이고 일본 사극에 등장하는 사무라이(무사)들의 정수리가 훤한 그 특유의 상투 머리는 '촌마게'라 부른다. 메이지(明治) 이전의 남자들 두발이 그랬다. 요즘도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Seagal)은 땋은 머리가 트레이드마크고 코이즈미(小泉) 전 일본 총리는 베토벤 머리가 특색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수리머리, 북한 김정은 머리는 미국 원주민인 모히칸(Mohican)족 같다는 것이고. 다 좋다 치자. 조랑말 꼬랑지머리든 요즘 부쩍 느는 달걀머리든. 빨강 파랑 노랑 염색머리까지도…. 그런데 두발이 이마와 눈썹까지 뒤덮는 머리 패션만은 영 글렀다. 꼭 4만 년 전 멸종한 이마 없는 네안데르탈인이 부활한 모습 같지 않은가. 청년들 머리뿐 아니라 중년까지도 대유행이다. 지난 8월 사망한 전자기타 폭 가수 조동진의 영정사진은 눈썹까지 없었고 그저께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도 이마~눈썹까지 보이지 않았다. 네이버를 창업한 걸출한 머리(頭)와 이마를 왜 머리로 덮어 감추고 있는 것인가. 이해진, 그 이름은 또 뭔가. 한글 표기 이해진은 꼭 '너덜너덜 해진'의
-
[참성단]중국 사드보복 해제? 지면기사
중국에선 사드(THAAD)를 '薩德(살덕)'으로 표기, '싸더'로 읽는다. 배치도 '配置'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部署(부서)'고 발음이 '뿌수'다. 어쨌든 한국 땅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야말로 참으로 치사하고 쩨쩨하고도 잗달고 옹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애꿎은 롯데에 몽니를 부렸고 중국 항공사의 한국 취항을 막는가하면 사드 관련 한국 단체에 해커 공격까지 해댔고 심지어 한국행 우편물까지 막고 조선족 TV시청까지 감시했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웬일로 중국이 몽니를 그만 부릴 참인가.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행 운항을 재개한다는 뉴스다. 상하이 저가항공사인 춘치우(春秋)항공이 지난 7월부터 중단했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제주 노선의 주3회 운항을 오늘부터 재개하고 역시 저가항공사인 지샹(吉祥)항공(Juneyao Airline)도 12월 28일부터 상하이~제주 운항(주3회)을 재재한다는 거다.중국의 사드 몽니 피해는 엄청났다. 그들이 '樂天瑪特(낙천마특)'으로 표기, '러톈마터'로 읽는 롯데마트를 비롯한 롯데 피해가 1조2천억 원으로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밝혀졌다. 롯데는 중국에 24계열사가 진출했고 롯데마트만도 115점포, 롯데백화점도 5곳이다. 그 24 계열사의 작년 판매고는 3조2천억 원이었다. 롯데뿐인가. 중국의 사드 해코지로 인한 한국 경제 손실은 8조5천억 원이라는 게 지난 5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이었다. 그런데 왜 해코지 몽니가 누그러졌는가. '시 황띠(習皇帝)'라 불리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국가 주석)가 '이제 그만 거두라'는 어명이라도 내렸는가. 그는 '21세기 옹정제(雍正帝)'를 꿈꾸고 있다는 거다. 청나라 전성기 토대를 닦은 5대 황제가 옹정제였고 그가 시 황제 롤 모델이라고 했다. 지난 18~25일 중국공산당 19차 전당대회에서 리커창(李克强) 리잔수(李戰書) 등 6명의 정치국상무위원을 거느린 채 2기 제위에 오른 시 황제의 위엄은 대단했고 그를 찬양하는 '습찬가(習讚歌
-
[참성단]김정은 덕 본 아베정권 지면기사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타로(麻生太郞)'는 '삼밭에서 태어난(麻生) 맏아들(太郞)'이라는 뜻이다. 그가 지난 27일 각의(閣議) 후 회견에서 "이번 중의원 선거(22일)의 자민당 압승은 북조선 덕분"이라고 말했다. 북풍몰이 덕이라는 소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선거 유세에서 줄기차게 북한 핵과 미사일 위험성과 납북 일본인 등 안보 문제를 강조했고 자민당만이 대처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을 판 거다. 결과는 중의원 465석의 절반이 훨씬 넘는 284석을 휩쓸었고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29석까지 합치면 3분의 2 의석을 넘어 아베가 노리는 평화헌법 9조(전쟁 불가) 삭제 개헌까지 가능케 된 것이다. 아베가 북한 김정은 쪽을 향해 '오카게사마데(덕분에…)' 웅얼거리며 꾸벅 절이라도 했을지 모른다. 선거 직후 아베내각 지지율도 52%로 11%나 상승했다.일본에선 북한을 '키타조센(北朝鮮)'이라 부른다. 그럼 한국이 '남조선'이라는 건가. 상하 양원도 일본에선 중의원(衆議院) 참의원(參議院)이고 중의원 권한이 참의원보다 강해 실질적인 상원에 해당한다. 미국에선 상원(Senate)이 강력한 권한 행사를 할뿐만 아니라 50개 주의 상징적 대표가 상원의원이다. 그런데 일본의 미사일 영격(迎擊→요격) 시스템이 '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다. Aegis는 그리스신화의 방패고 Ashore는 해변, 물가라는 뜻이지만 그 '해변의 방패'는 완벽하다. 그런데도 왜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면 영격하겠다고 해 놓고 그리 안했나? 지난 8월 29일과 9월 15일 두 차례나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했는데도…. 그게 바로 2차대전 후 '전쟁할 수 없는 나라'로 박아 놓은 대못(평화헌법) 때문일 게다.아베 정권은 이미 2015년 9월 안보법안(집단자위권)을 통과시켰다. 헌법 9조 삭제 개헌 전초작업이었다. 이제 그들은 그 헌법 개조를 서두를 참이다. 일본에 그런 빌미를 주고 군국주의 부활 꿈 실현에 적극 협조한 꼴이 돼버린 게 바로
-
[참성단]죽음을 선택할 권리 지면기사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는 미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으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딸과 의절한 채 살아가던 한 권투 트레이너가 친딸처럼 여기던 선수의 부상과 죽음 앞에서 윤리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왕년에 잘나가던 컷맨(지혈 전문가)인 '프랭키'는 돈도 안 되는 체육관을 혼자 운영하며 권투 선수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매기'라는 여자가 찾아와 자신을 선수로 키워 달라고 한다. 프랭키는 "여자 선수는 안 키운다"고 매몰차게 거절하지만 그녀의 열의에 감동해 결국 트레이너가 돼주겠다고 한다. 이후 매기는 연전연승하게 되고 두 사람은 웰터급 세계 챔피언을 준비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매기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전신마비 상태에 빠지고 만다.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매기의 몸은 점점 썩어들어갔고, 급기야 한쪽 다리까지 잘라내야 할 상황이 되자 매기는 프랭키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이를 극구 거절하던 프랭키는 매기의 거듭되는 부탁에 결국 그녀에게 아드레날린 주사를 놓아준 뒤, 병원을 나서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을 앞두고 최근 시범사업이 실시 됐는데, 관계부서로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말기 암 환자가 존엄사를 선택한 첫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해당 법률은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세가 악화 돼 사망이 임박한 환자가 연명의료(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를 합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이 법률 전문(前文)에는 '환자의 자기 결정을 존중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는 어느 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