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탈 원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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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탈 원전' 정책 지면기사

    핵 반응로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 같은 연료를 자극해서 핵분열을 일으킨다. 핵분열이란 중성자라는 물질이 흡수하면서 기존에 있던 원자를 2가지로 나누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가 반복돼 생기는 에너지를 '원자력'이라고 한다. 이 열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꿔 발전기를 돌리게 되면 전기가 만들어진다.원자력은 적은 양으로도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높은 가성비가 장점이다. 유지관리만 잘한다면 환경오염이 적고 폐기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 반면 지진 등의 영향으로 발전소가 파괴될 경우 인적 피해가 막대하고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단점이 있다.중단됐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사업이 재개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업 재개 여부를 위한 공론화위원회의 건의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발표된 시민참여단 471명의 여론조사결과 건설 재개 59.5%, 중단은 40.5%로 나타났다.김지형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전 연령대에서 조사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개의 비율이 증가했고 특히 20대와 30대의 증가 폭이 더욱 커졌다"며 "건설재개를 지지하는 시민참여단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안전성을, 건설 중단을 지지하는 시민참여단은 안전성과 환경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정부는 그러나 건설 재개와는 별도로 신규 원자력발전소 백지화와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등을 포함한 '탈 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24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자리에서다. 탈 원전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그렇더라도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시민참여단의 결론은 '원자력발전과 관련한 정책을 숙고(熟考)하라'는 뜻일 수 있다. 수십 년을 고민하다 원자력발전 정책을 결정한 유럽 국가의 예가 아니더라도 탈 원전 정책은 '뚝딱'하고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오늘 결정한 정책은 수년 뒤, 혹은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그때 잘못됐다고 한들 어찌 되돌릴 수 있을까./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단풍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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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단풍 예찬 지면기사

    단풍 없는 상하(常夏)의 나라는 얼마나 삭막하고 허전할까. 조물주의 특혜인 단풍에 한껏 취하는 지역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와 유럽 남서부, 북미 등 세 권역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단풍 하면 단연 캐나다다. 국기부터가 단풍 잎사귀 모양인데다가 지상 최장의 단풍 산맥 띠가 광활한 캐나다 땅의 종횡으로 뻗쳐 있기 때문이다. 횡으로는 서쪽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앨버타~서스캐처원(Saskatchewan)~온타리오~퀘벡까지 길고도 길게 뻗쳐 있고 종으로는 북극해 자락으로부터 솟아올라 캐나다 땅을 종단, 미국 서부 여러 주까지 지나 멕시코 국경까지 뻗어 있다. 그 종단 단풍 띠인 로키산맥이야말로 속된 말로 끝내준다. 찬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 식물생리학자 몰리슈(Molisch)도 그 북미와 일본 단풍을 최고로 꼽았다. 백두산보다도 1천m나 높은 해발 3천776m의 일본 후지(富士)산과 제2의 고봉인 3천193m의 키타다케(北岳) 등은 9월 초면 이미 붉게 물든다. 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단풍산맥은 북쪽 홋카이도(北海道)로부터 중부 토야마(富山), 야마나시(山梨)현까지의 긴 홋카이도~쿠로다케(黑岳) 줄기다. 고도(古都) 교토와 코베(神戶)의 고풍스런 단풍, 관광도시 닛코(日光)의 계곡 폭포와 어우러진 단풍에도 입이 벌어진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하늘 아래 첫 산으로 꼽는 해발 1천545m의 태산은 바위투성이일 뿐 단풍은 없다. 중국에선 허베이(河北)성 북부의 바이스(白石)산 바위 틈서리마다의 단풍이 장관이고 쑤저우(蘇州) 톈핑(天平)산 단풍도 유명하다. 후난(湖南)성 북쪽 천하제일 경치라는 장쟈졔(張家界)와 광시(廣西)성 꾸이린(桂林), 안후이(安徽)성 황산(黃山) 단풍도 꼽히고…. 붉을 단(丹), 단풍나무 풍(楓)자가 '丹楓'이다. 단풍엔 황엽도 있고 홍엽도 있건만 단풍이라고 하는 건 새빨간 잎이 단연 으뜸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엔 이름 자체가 단풍 산인 금강산 '풍악(楓嶽)'에다가 평안북도엔 '단풍덕산(丹楓德山)'도 있다. 못 가는 게 한이고 황폐한 북녘 산이 안타깝다. 휴전선 남녘은

  • [참성단]미국 전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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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미국 전직 대통령 지면기사

    지난달 28일 미국의 세 전직 대통령이 T셔츠 차림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 환히 웃는 모습으로 찍은 사진은 부럽다 못해 거의 충격적이었다. 빌 클린턴(민주당·1993~2001년 재임)과 조지 W 부시(공화당·2001~2009년), 버락 오바마(민주당·2009~2017년)가 뉴저지 주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프레지던츠컵 행사에서 관중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그랬다. 그들은 모두 연임에 성공, 8년씩 공평하게 집권한 후 야당에 정권을 인계했는가 하면 덕담 편지로 후임자를 격려했고 신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업적을 기렸다. 그런데 지난달 그 시점, 한국 정치판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가. 서울시장 박원순은 MB가 노무현에게 정치 보복을 했다며 MB를 고발했고 야당의 정진석 의원이 '무슨 소린가. 그는 부부싸움 끝에 자살했다'고 하자 노무현 아들이 정 의원을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판국이었다.어제 아침 신문엔 더욱 놀라운 미국 전직 대통령들 사진이 실려 확 눈길을 끌었다. 지미 카터(39대) 조지 부시(41대) 빌 클린턴(42대) 조지 부시 2세(43대) 그리고 버락 오바마(44대) 등 생존한 미국 전직 대통령 5명이 흔쾌히 어울린 모습이었다. 그들은 허리케인 하비(Harvey)와 어마(Irma)로 엄청난 피해를 본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및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이재민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A&M대학)에서 만났다. 더욱 놀라운 건 지미 카터와 조지 부시가 93세 동갑이라는 점이고 조지 부시 부자 대통령이 함께한 모습이었다.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어떤가. 병석의 노태우를 빼면 전두환과 MB, 박근혜가 전부다. 지독히 멋진 환상 한 컷 그려 본다. 퇴진 후의 문재인 대통령이 그들과 명도(明度) 드높게 어울리는 바로 그 모습이다. 가능할까. 하늘이 세 쪽 나도 불가할 게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 모습이야말로 마치 한국 정치판 인사들 좀 보라는 듯한 시위 같지 않은가. 적폐 청산이다 뭐다 과거보복 망집증(妄執症)이 중증(重症) 같지 않은가. 노무현 뇌물 건에다가 DJ 노

  • [참성단]3시간30분 시진핑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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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3시간30분 시진핑 연설 지면기사

    명연설도 10분이 맥시멈, 30분이면 하품 터진다. 그런데 중국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국가 주석)가 장장 3시간30분간 연설했다. 지난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 중국공산당제19차당대회의 시 주석 개막연설은 오전 9시에 시작, 12시30분에 끝났다. 아무리 '만만유유(慢慢悠悠)'가 몸에 밴 중국인이지만 3시간 반이라니! 단상에 나란히 앉은 당 대표들까지도 끝내 참지 못해 화장실에 들락거렸고 91세 전 총서기 장쩌민(江澤民)은 수도 없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거의 무너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의 "(연설이)길었네요" 한 마디에도 쓴웃음만 지어 보였다. 그의 길고긴 연설은 패기만만 자화자찬이었다. 구미와는 달리 독자적인 '사회주의 현대화'로 지상 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포부였다. 그 중국 꿈(中國夢) 실현을 2035년까지로 잡았고 미국을 제친 1등 강국 부상을 2050년으로 내다봤다.그런 시 주석 우상화가 한창이다. 당 대회 폐막 전날인 내일엔 당 규약을 개정하고 그 새 규약에 시진핑 이름과 함께 사회주의 강국 실현이라는 그의 사상을 포함시킨다는 거다. 그는 이미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반열에 올랐고 '시(習) 아저씨 시 아저씨 전 인민이 지지해요, 온 세계가 경애해요!'라는 '시따다(習大大) 찬가'까지 열창 중인가 하면 베이징 시 중심부 공원 등엔 그 찬가가 인쇄된 대자보까지 붙어 있다. 모레 폐막되는 이번 19기 중앙위원회에서는 새로운 정치국상무위원과 정치국원이 선정되고 그들과 함께 시(習) 지도부 제2기 체제가 확정된다. 그런 시 주석이 즐겨 하는 말이 있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거다. 그 앞 물결이 바로 미국이고 그 시기를 그는 2050년으로 잡은 거다. 30여년 후다.그런데 어처구니없는 건 '이제 미국과 거의 대등한 전력에 다다랐다'고 큰소리치는 북한이다. 그들은 이번 중국공산당대회에 축전만 보냈을 뿐 3시간 반 동안 열변을 토한 시 주석 연설도 못 들었나 안 들었나. 참

  • [참성단]예수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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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예수의 초상화 지면기사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수가 살아있을 때 그를 묘사한 작품은 하나도 없고, 사후 몇 백 년이 지나서야 예수의 초상화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서양화가들이 그린 대부분의 미술작품 속에서 예수는 금발, 혹은 갈색 단발머리에 수염을 길렀으며 잘생기고 온화한 백인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95년부터 3년에 걸쳐 완성한 '최후의 만찬'일 것이다.그런데 영국의 법의학자이자 전 맨체스터대 교수였던 리처드 니브는 지난 2001년 예수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3개의 셈족 두개골을 분석해 예수가 잘생긴 백인남성이라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그가 컴퓨터 단층촬영과 디지털 3D 기법을 활용해 만들어낸 예수는 담갈색 눈에 거친 수염, 짧은 곱슬머리와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녔다. 또 키는 약 1.5m로 작고 몸무게는 5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됐다. 예수는 목수의 아들, 그것도 중동지역인 팔레스타인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이 유럽 백인처럼 묘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다음 달 15일 열리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0년쯤 제작한 '살바토르 문디(구세주)' 그림이 경매에 부쳐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수 초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다. 이 그림은 예수가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으로는 크리스털 보주(寶珠)를 잡고 있는 모습인데, 그동안 서양화가들이 묘사했던 예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상 낙찰가는 무려 1억 달러(약 1천135억원)다.원래 다빈치의 제자 중 한사람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유럽 귀족들의 손을 거치며 심한 덧칠 등으로 손상돼 1958년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약 7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2005년 그림의 붓질과 염료 등을 정밀 감정한 결과 이것이 다빈치의 진품이라고 확인했으며, 6년간의 복원을 거쳐 재공개되는 것이다. 특히 20여 점밖에 남아있지 않은 다빈치의 완성품 중 하나라는 장점에

  • [참성단]LA 다저스의 류현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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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LA 다저스의 류현진 실종 지면기사

    한국프로야구(KBO) 포스트시즌이 종착역에 다가서고 있다. 정규리그 2위인 두산 베어스의 코리안시리즈 2연패가 관심거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결정전이 한창이다.한국 야구 팬들은 류현진 선수가 뛰는 LA다저스를 응원한다. 정규리그 최고 승률 팀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연승을 거듭, 월드시리즈 챔피언 등극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저스틴 터너와 지구촌 대표 투수 커쇼 등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가파른 상승세다.MLB 포스트 시즌에서 일본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정규리그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선 다저스 투수 마에다는 기대 이상의 호투로 코치진과 팬에게 믿음을 준다.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컨트롤이 주무기다. 시즌 도중 텍사스에서 영입한 '우승 청부사' 다르비슈도 제3선발로 뛰고 있다. 아메리칸 리그 뉴욕 양키스의 다나카는 빛나는 역투로 디비전시리즈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규리그 후반기에 호투했지만 시즌 막판에 부진했던 게 치명타가 됐다. 류현진은 불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포스트시즌 실종에는 사정이 있다.그는 어깨 부상으로 2년여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등판을 위한 준비운동 시간이 길다. 불펜진은 갑작스럽게 부름을 받고 불과 몇 분 만에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데, 그의 어깨는 여기에 맞지 않는 것이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그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수확의 계절인 가을 야구에서 쓸 수 없는 선수는 값어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는 다저스는 내년에도 가을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 선수가 가을 야구에서 뛰려면 4선발 안에 들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완봉승을 거두고 포효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과거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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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과거 죽이기 지면기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정 구속이 6개월 연장되자 14일 중국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박 피고가 '증거를 지우고 훼손할까(證據銷毁) 염려해 구속을 내년 4월 16일까지 연장(延長羈押)했다'는 거다. 기압(羈押)은 굴레를 씌워 붙든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녀의 목 굴레는 보이지 않건만…. 일본 아사히신문도 '굽을 구(勾)'자를 써 '勾留延長(구류연장)'이라고 했다. 형의 일종인 拘留와 구별해 '未決勾留'라고 한다. 어쨌건 구속기간 연장은 잔인했다. 재판과정의 그녀는 '차갑지 않은 시체(未冷屍), 걸어 다니는 시체'다.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영예와 영화 찌꺼기도 없는 허깨비에 불과하다. 그런 그녀가 뭘 더 바랄 게 있어 무슨 증거를 없앤다는 건가. 뇌물 건도 그렇다. 최순실 커넥션을 사전에 간파, 단절 못한 게 문제지 사적인 뇌물 추구로는 보기 어렵다. 구속기간 연장 후 처음 열린 16일 공판에서 그녀가 처음 입을 열었다. 모든 책임을 자기가 지겠다며 기업인과 공직자에겐 관용을 바란다고 했고 정치보복은 자기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자고 호소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까. 적폐 청산 명목의 과거 죽이기, 정치 보복에 혈안이 된 문재인 정권이 그러자 할까. 국정원 댓글이다 뭐다 MB 죽이기 문건은 뭐가 그리도 많고 끝도 없는 '박근혜 세월호'는 도대체 언제까지 우려먹을 참인가. 아직도 규명할 진상이 남았나. 그녀가 제왕적 대통령(imperial president)이었다면 문재인도 심상치 않다. 40년 귀중한 원전기술 노하우를 자신의 말 한 마디로 없애려 들고 정규직 채용과 월급 인상은 기업 사정이지 대통령이 간섭할 게 못된다. 그건 사회주의 발상이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강행도 이념과 코드가 맞는 인사로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게 아닌가. 지난 5월 중국 언론은 '노무현의 그림자(盧武鉉之影)가 총통(대통령)이 됐다'고 했고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일본대사는 최근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는 저서에서 문재인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판했

  • [참성단]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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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공수처? 지면기사

    공수처라는 말에 기분 잡친다. ①MB 정권 초장인 2008년 초등학생과 유모차 엄마들까지 서울광장 등으로 뛰쳐나가 악을 썼던 그 광우병이 바로 공수병(恐水病)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죽는다고 했다. 그래서 몇 명이나 죽었는지는 어느 병상 기록에도 없다지만. ②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空手來空手去)는 그 허망한 말 '공수(空手)'에도 기분 잡치고 ③무당이 죽은 사람의 뜻이라며 중얼중얼 전하는 말도 '공수'다. ④팔짱 낀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공수(拱手), 공수방관(拱手傍觀)의 공수도 버릇없고 얄미운 拱手고. ⑤공수증(恐數症)이라는 말도 있다. 강박관념으로 인해 늘 무언가 잊을까봐 중얼중얼 세거나 되뇌고 있는 정신병이 공수증이다. 공수병(恐水病)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각각 '쿄스이뵤'와 '쿵수이삥' 발음으로 통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공수처라고 했다. 그걸 신설한다고 하더니 드디어 법무부가 규모를 축소한 신설안을 제시했다. 수사 검사를 절반으로 줄여 25명 이내로 하고 공수처장은 국회가 선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거다. 수사 대상엔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3부요인 등 정무직 공무원과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간부, 전직 장성급 군 관계자 등이라고 했다. 그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툭하면 빼들던 특검 칼날은 더 이상 번뜩이지 않을 건가. 근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눈 채 번쩍거리던 그런 특검 칼날 말이다. 그런데 검찰 꼭대기의 특검이라는 것도 웃겼건만 이제는 공수처가 특검까지 누르고 올라타다니! 그야말로 옥상옥 그거 아닌가. 옥상가옥(屋上架屋)이라고도 한다. 지붕 위에 지붕을 더하는 짓이다. 중국엔 '옥상안상(屋上安床)'이라는 말도 있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참 신설도 잘하고 폐지와 변경에도 능사다. IQ 세 자리 수 모든 국민 중 정부 부(部) 처(處) 청(廳) 이름을 모두 외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지 모른다. 중소벤처기업부 미래창조과학부 새만금개발청에다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라는 것도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한 번도 바뀌지

  • [참성단]北의 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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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北의 세 여인 지면기사

    김정은이 지난 7일 로동당 중앙위 총회에서 두 여인을 당 간부로 발탁했다. 여동생 김여정(30)과 현송월 모란봉악단장(38)이다. 여성차별이 심한 북한에서 파천황(破天荒)의 이변이다. 로동당 정치국원 후보에 오른 김여정은 백두혈통에다가 오빠 김정은처럼 스위스 유학을 거쳐 김일성대학을 나왔고 김정은의 영향으로 2014년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됐는가하면 김정은의 권력승계 이래 그의 공적인 행사와 스케줄 관리를 맡아 왔다는 게 북한 사이트 NK리더십워치 증언이다. 게다가 2014년 그 해 김정은이 통풍과 당뇨 증세를 보였을 때는 일시적으로 실권 장악까지 했었다. 그럼 가수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당 중앙위원 후보로 발탁된 이유는 뭘까. 그녀는 김정은 부인 리설주(28)와 은하수악단 선후배 관계로 김정은의 애인 설이 파다했고 여성 10인조 밴드인 모란봉악단도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결성됐다. 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노래 '준마처녀'로 스타가 됐고 은하수악단이 있는데도 새로 모란봉악단을 조직한 현송월은 두 가지 사건이 그녀의 존재를 증명했다. 하나는 2013년 8월 그 악단이 제작한 음란영상 사건이었고 발각된 관련자 모두가 처형됐다. 그러나 현송월만은 살아남아 북한판 문고리 권력으로 부상했고 그 이듬해 5월 전국예술인대회 때는 대좌(대령) 계급장을 달고 첫 연설을 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하나 사건은 모란봉악단이 2015년 12월 베이징 대극장(國家大劇院) 공연 3시간 전에 철수한 사건이다. 김정은 우상화 일색인 리허설을 지적당했지만 시정을 거부했고 급기야 왕쟈루이(王家瑞) 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까지 만류했지만 철수를 강행해버린 여장부가 현송월이다. 그녀들 이름이 흥미롭다. 김여정(金與正)보다도 李雪主와 玄松月은 옛날 기녀 이름 같지만 시적인 이름이다. '눈 주인'과 '검은 솔에 걸린 달'이라니! 푸른 솔이 아닌 검은 솔이라 섬뜩하긴 하지만…. 어쨌든 장차 세 여인의 각축이 주목거리다. 감히 김정은 앞에서 시기 질시야 할 수 없겠지만 그의 핵과 미사일 광기 좀

  • [참성단]남한산성과 홍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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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남한산성과 홍타이지 지면기사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 극의 흐름상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최명길과 김상헌에 비해 그 분량은 아주 적지만 굉장한 무게감이 있었던 청나라 '칸(汗)'이 등장한다. 그는 청태종 홍타이지(愛新覺羅 皇太極·1592~ 1643)를 말한다. 청 태조 누르하치의 여덟 번째 아들로 태어난 홍타이지는 1626년 9월 칸으로 즉위했는데 그에게는 당면한 과제 몇 가지가 있었다. 초원지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목민들을 통합하고, 식량을 비롯해 부족한 생필품을 백성들에게 공급하는 것이었다.그동안 부족한 자원들은 주로 명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얻곤 했는데, 누르하치가 후금(後金)을 세우고 명나라와 대립관계로 돌아서자 교역이 단절돼 생필품의 심한 품귀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홍타이지는 부족분을 조선에서 충당코자 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왜란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들에게 물자를 대줄 만큼 사정이 넉넉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조선이 인조반정(1623) 후 노골적인 친명배금 정책으로 돌아서자 홍타이지는 조선을 정벌하겠다는 계획을 품게 된 것이다.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무조건 후금을 배척했던 인조(仁祖)는 결국 정묘호란(丁卯胡亂·1627)과 병자호란(丙子胡亂·1636~1637)을 막지 못했고, 굴욕적인 삼배구고두례 (三拜九叩頭禮·세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것)를 하고 나서야 겨우 왕위에 복귀한다. 그런데 홍타이지는 철군하면서 소현세자와 빈궁,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인평대군, 일반 부녀자들을 포함한 50여만 명의 조선인 인질을 끌고 청나라(1636년 후금에서 청으로 국호가 바뀜) 수도인 심양(瀋陽)으로 들어가버렸다.심양 구도심에서 북쪽으로 5㎞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소릉(昭陵)'은 홍타이지의 무덤인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몇 해 전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현재는 '북릉공원(北陵公園)'으로 불리며 능 안에는 호수와 울창한 수풀이 조성돼 있어 현지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병자호란 당시 심양에 끌려갔던 인질들 중 일부가 홍타이지의 능을 조성하는데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