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무서운 10대 소녀들
    참성단

    [참성단]무서운 10대 소녀들 지면기사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피눈물까지 흘리는 피해자에게 '왜 더럽게 피 튀기느냐'며 또 때렸다. 피해자 어머니는 물 한 모금도 못 먹는 딸을 보며 울분을 토했다. 언론보도로 국민을 놀라게 하고서도 가해자들은 여전히 뭘 잘못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참에 SNS 스타가 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충격파가 가라앉기도 전, 강릉에서 벌어진 10대 소녀들의 집단폭행은 할 말을 잃게 한다. 여럿이 한패가 돼 또래를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을 보는 내내 참담했다. 신상 노출을 막기 위해 화면처리를 했지만 10대 소녀들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잔혹한 행위가 이어졌다. '감추고 싶은 얘기를 주변에 퍼뜨렸다'는 게 맞을 죄였다. 심신이 망가진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폭행장면을 생중계했던 가해 학생들은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학교 선생님들은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에 가까운데 정신적인 성숙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교실은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한다. 힘센 학생이 갑이고, 이유도 없는 폭력이 난무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중2라는 말도 있다.10대 청소년들이 더 세지고 더 난폭해지고 있다. 남학생이야 그렇다 치고, 여학생도 피해 다녀야 할 지경이 됐다. 강릉과 부산 소녀들에 비하면 예전에 '껌 좀 씹었다'는 언니들은 귀여운 수준이다.세상은 변해가는데 법과 현실은 여전히 한가하고 낭만적인 수준이다. 만 14세 미만은 촉법소년(觸法少年)으로 분류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만 14세 이상~만 19세 미만인 범죄소년도 교화·선도 우선의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 조숙해진 청소년이 10대 초반부터 어른 범죄를 저지르는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이들 취급하는 것이다.아들 가진 부모는 '우리 애가 맞고 다니는 게 아닌가', 딸 가진 엄마는 '혹시 못된 짓 당하는 게 아닌가' 걱정한다. 딸 가진 부모는 더 불안하게 됐다. 아들 부모도 걱정거리가 늘었다. '무서운 폭력 소녀가 내 며느리가 되면 어쩌나'.

  • [참성단]트럼프 부부
    참성단

    [참성단]트럼프 부부 지면기사

    비는 몇백㎜만 와도 대홍수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미국 남부 텍사스 주엔 태풍 하비(Harvey) 영향으로 무려 1천300㎜의 비가 쏟아져 38명이 죽고 엄청난 수해를 당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수해지역을 위문했는데 백악관을 나서는 24세 연하 멜라니아(Melania) 부인(47)의 복장이 기괴했다. 비가 오는데 시커먼 선글라스를 썼고 빳빳하게 줄선 바지에다 검은 하이힐을 신었기 때문이다. 상식과 예의, 통념 밖이었다. 텍사스에 도착, 에어포스원(전용기)에서 내릴 때도 하이힐은 벗었지만 여전히 선글라스를 꼈고 하얀 운동화에 검은 야구 모자를 썼다. 주변에서 말리고 일러주는 사람 하나 없었나. 머리가 얼마나 무념무상(無念無想) 무개념인지 알만하다. 유고 출신인 그녀는 키 180㎝의 패션모델이었고 보석과 시계 디자이너였다. 미국 영주권을 얻어 트럼프의 3번째 부인이 된 건 31살 때였고….트럼프는 개인 돈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수재 의연금으로 냈지만 지지율은 30%대다. 작년 대선에서 그를 승리로 이끈 경합 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주민까지도 60%가 '대통령이 부끄럽다'고 여론조사에 답했다. 그런 그가 한·미 FTA 개정에 이어 4일엔 아예 폐기 검토를 지시했다. 북한이 화성12 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으로 쏴대고 6차 핵실험까지 한 와중에 한 지시다. 그의 부창부수는 夫唱婦隨, 婦唱夫隨인가. 하긴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통과 직전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반대 시위대에게 '국회를 에워싸 통과를 막아 달라'고 했고 끝내 통과되자 '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이다, 나라 팔아먹은 짓'이라고 악을 썼다. 모 판사도 같은 말을 했고 김선동 민노당 의원은 의사당 단상에 최루탄을 터뜨렸다.하지만 한·미 FTA로 인해 한국 농업은 망하지 않았고 한·미 양측 모두 이득이 되지 않았던가. 북핵 소용돌이 속에 또 북한과 미국에 특사를 보내자고 국회 연설을 한 여성 당 대표도 있다. 한·미 정상이 40분 50분씩 전화 통화를 해대는 판에 특사 파견이라니! 북측은 또 뭐라

  • [참성단]북핵·미사일 완성
    참성단

    [참성단]북핵·미사일 완성 지면기사

    북핵과 미사일 완성까지는 멀었고 몇 년 더 걸릴 거라고 했었다. 작년까지도 그랬다가 북한이 남태평양 미국 땅 괌을 넘어 미국 본토까지 까부술 수 있는 ICBM을 완성하자 미국도 금년 들어 마지못해 인정했다. 그리고 북한은 수소폭탄까지 개발, ICBM에 그 핵탄두를 탑재하는 과정만 남겼다. 1메가톤 수소폭탄은 TNT 100만t, 50메가톤은 원자폭탄의 무려 1천배 위력이다. 이제 북한은 6차까지 핵 개발을 끝내고 미국 본토까지 칠 수 있는 ICBM 실험 두세 차례만 남겼다. 그런데 6차 핵실험을 아직도 수폭실험 전 단계인 '증폭형핵분열탄'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3일 오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직후 "북조선 수폭실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고 마쓰모리(松森敏幸) 기상청 지진쓰나미감시과장은 "5차 때의 10배 이상 진도로 수폭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5천만 한국인과 20만 재한 미국인의 목숨을 인질로 미국과 막판 담판을 벌일 참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 핍박을 거두고 북·미 평화협정이나 체결하자'고. 그럼 중국은 어떻게 나설까. 이번 6차 핵실험에 중국 외교부는 '결연히 반대, 강력 견책한다'고 했지만 시 주석은 외마디 언급도 없었다. 그는 3일 그날 푸젠(福建)성 아모이(Amoy)시(厦門:샤먼)에서 개막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수뇌회의를 주재, 브릭스 인프라 투자 및 금융완화 문제 등을 논의 중이었고 어제 중국 TV도 종일 브릭스 소리뿐이었다. 중국은 북한과 군사동맹협약(1961년)만 체결한 게 아니다. 경제기술협력협정조인까지 했다. 저우융캉(周永康)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2010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과 체결했다. 유엔안보리는 대북 제재 마지막 단계로 '중·러 대북 송유관을 틀어막자'고 제의할 거다. 그러나 중국이 동의할까. 중국이 '어루어쓰(俄羅斯)'라 부르는 러시아는 어떻고. 러시아는 지난 8월 하순 북한 '만경봉'호의 블라디보스토크 입항을 거부했다. 그러나 그건 대북 제재가 아니

  • [참성단]북한 6차 핵실험
    참성단

    [참성단]북한 6차 핵실험 지면기사

    북한이 어제 낮 12시 29분 6차 핵실험을 했다. 2006년 10월의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2차, 2013년 3차, 작년 1월과 9월 4차와 5차에 이어 6번째다. 장소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 일본서 감지한 인공지진파는 6.1, 한국서는 5.7인데 중국서는 별나게도 4.6 규모였다. 그저께 북한 중앙통신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보도한데 이어 어제는 6차 핵실험을 단행한 거다. '큰형(大哥:따꺼) 국가' 중국의 잔칫날이고 뭐고 개의치 않고 핵을 터뜨린 거다. 바로 어제 중국 푸젠(福建)성 아모이(Amoy)→중국 명 샤먼(厦門)에서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가 개막됐다. 주도국 중국이 중요시하는 회의로 '금전(金전:진좐)국가 정상회의(峰會)'라고 부른다. 바로 '금 벽돌 잔칫날'에 6차 핵실험을 한 거다. 중국에 묻고 싶다. 흉포한 아우 북한을 그래도 그냥 둘 것이며 대화로 해결하라고 할 거냐고.핵무기 한 개를 실험하기까지는 3억~4억 달러가 든다고 했다. 핵 실험장 시설비용부터 어제 6차 핵실험까지의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6년 대포동 2호 로켓 제작과 발사에도 400억원이 들었다. 그러니 툭하면 쏴대는 미사일 발사 비용이 총합 얼마였겠는가. 저런 북한을 이제 미국이, 유엔이 어찌할 것인가. 화성 12호 발사 바로 이튿날인 지난 30일 북한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상공을 통과한 미사일은 태평양을 목표로 한 군사작전의 제1보였고 그건 괌 봉쇄를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2일엔 또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해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그런데 대북 제재를 하면 할수록 거북 등처럼 거죽만 단단해지는 게 아니다. '내부 역시 잔뜩 독을 품은 채 단단해지고 있다'는 게 지난 30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였다.미국은 지난 30일에도 하와이 앞바다에서 북한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요격 실험만 할 때는 지난 듯싶다. ICBM에 소형 핵탄두 장착을 하는 짓만

  • [참성단]장안문(長安門) 현판
    참성단

    [참성단]장안문(長安門) 현판 지면기사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에 위치한 장안문(長安門)은 수원 화성(華城)의 북문(北門)이자 정문이다. 장안(長安)은 원래 중국 당나라의 수도였기에 '또 다른 서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통 '4대문'하면 서울의 숭례문(崇禮門)처럼 남문(화성에서는 팔달문에 해당)이 중시되게 마련이지만, 정조 임금이 수도인 한양에서 수원으로 행차할 때는 우선 장안문을 거쳐서 들어오기 때문에 북문인 장안문이 정문 역할을 했던 것이다.그런데 이 장안문의 현판(편액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을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썼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중앙일보 2015년 8월 14일 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에는 장안문이 있는데 화성을 복원할 당시 이병희 의원이 권유해 '장안문(長安門)' 현판을 내가 써서 걸었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말이 과연 사실일까?지난 4월에 출간된 '수원야사(이창식·한동민 지음)'에 따르면 김 전 총리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가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장안문 현판은 영·정조시대의 문신인 조윤형이 썼다. 화성의 남·북문인 팔달문(八達門)과 장안문 현판을 그에게 쓰게 할 만큼 정조는 조윤형의 글씨를 무척 좋아했다. 참고로 동문인 창룡문(蒼龍門)은 유언호가 썼고, 서문인 화서문(華西門)은 채제공의 글씨다.1975년 6월 7일 화성 복원공사 기공식이 개최됐고, 1단계 사업의 핵심은 장안문의 복원이었다. 당시 화성 복원을 담당하던 경기도청에서는 장안문 현판 글씨를 김종필 국무총리에게 의뢰하기로 했다. 경기도지사가 국무총리의 서류 결재를 받는 날 글씨 부탁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비해 화성 복원의 실무책임자였던 이낙천은 먹물과 종이까지 준비했는데 하필 그 전날 강화도로 출장을 가게 됐고, 폭설로 인해 제때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도지사만 서울에 올라가 김 총리의 결재만 받았고 글씨부탁은 하지 못한 채 내려오고 만다. 이후 국무총리를 대신해 조병규 경기도지사가 직접 장안문 현판을 쓰게 됐는데, 그가 썼던 글씨가 작고 필획에 문제가 있어

  • [참성단]독일 간병인의 연쇄살인
    참성단

    [참성단]독일 간병인의 연쇄살인 지면기사

    세계를 경악시킨 연쇄 살인마는 남녀가 따로 없다. 직업군도 다양해 종교 지도자에 평범한 회사원도 있다. 놀라운 건 의사와 간호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얼마 전, 국내 방송이 소개한 '세계의 사이코패스 톱 10' 명단에는 '죽음의 간호사'로 불리는 '지닌 존스'(미국)가 이름을 올렸다. 그는 5개월간 18명의 영유아를 살해했다. 병원을 옮겨가며 약물을 이용해 아이들을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의사인 헤럴드 시프먼(영국)도 포함됐다. 2002년 조사위원회는 시프먼이 살해한 환자가 모두 215명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가 살해했을 것으로 의심이 드는 환자 45명을 포함하면 희생자가 최대 26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2005년 목을 매 자살했다.독일의 한 간병인이 약물을 이용해 90명을 살해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이다. 올해 40살인 닐스 회겔은 자신이 돌보던 환자 6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약물을 과다 주입하는 수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독일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그가 최소 84명을 더 살해한 사실을 밝혀냈다. 2001년 이후 90명의 환자를 약물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회겔은 '약물을 주입한 뒤 본인이 직접 환자를 소생시키며 도취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병원은 그가 환자를 소생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도 증가한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검찰은 130여 구의 시신을 대상으로 약물 검사를 시행한 결과 증거를 확보했다. 시신에 대한 약물 검사가 여전히 끝나지 않아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언론은 2차대전 후 최악의 인명 피해 사건에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의사·간호사·간병인의 사이코패스 행각보다 더 충격인 건 미국의 법(法)이다. 텍사스 주(洲) 교도소에 수감 중인 지닌 존스는 2018년 출소할 예정이다. 텍사스 주는 감형제도를 두고 있는데, 모범 생활로 형기가 3분의 1로 줄어든 때문이라고 한다. 간호사가 연쇄살인을 한 것보다 그를

  • [참성단]일본상공 통과 미사일
    참성단

    [참성단]일본상공 통과 미사일 지면기사

    북한이 어제 6시경 또 미사일을 쐈다. 지난 26일의 단거리 미사일 3발에 이어 사흘 만이고 이번엔 고도 550㎞로 2천700㎞를 날아가 일본 상공을 통과한 채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지난번엔 동녘 깃대령(旗對嶺)에서 쐈고 어제는 평양 순안(順安)공항 부근에서 쐈다. 북한은 이제 이동식발사체로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장·중·단거리 미사일을 쏴댈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어제 29일은 경술국치(庚戌國恥)일이다. 1910년 8월 29일 일제에 나라를 강탈당한 바로 그날을 북한이 알고 날짜를 맞춰 일본 상공을 관통하도록 쐈을까 우연일까. 당찬 여성 방위상(국방장관) 이나타 토모미(稻田朋美)는 "만약 북조선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면 영격(迎擊→요격)하겠다"고 했고 신임 방위상 오노테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도 그랬다. 그런데 왜 요격을 안했나 못했나.일본이 죽을 맛이다. 전쟁을 못해 근질근질한 나라가 일본이다. 북한 미사일이 툭하면 일본 영해 또는 EEZ(배타적 경제수역)에 떨어져 조업 중인 황금어장 어민들이 늘 불안에 떨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엔 요격하겠다고 별렀던 일본 상공을 드디어 통과했고 홋카이도(北海道) 아오모리(靑森) 등 12개 지역에 대피방송까지 했다. 북한은 을지훈련 중인 한·미 연합군도 무시했다. 저 미쳐 날뛰는 흉악범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건가. 미국에선 북한을 용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바마 때 여성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지낸 수잔 라이스(Rice)는 지난 10일 뉴욕타임스 기고문 '북한 문제는 너무 늦지 않았다'에서 '과거 미·소간 핵문제 처리 방식처럼 북한 핵도 인정,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제 불가라는 건가. 트럼프 정권의 잦은 '대화 해결'설 또한 심상치 않다.그런데 북한은 왜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 또는 '집권자'라고 부르면서 연일 비난은 왜 하나. 레드라인 언급을 '주제넘은 망동'이라고 했고 '운전석에… 운운'도 '헛소리 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는 게 현명한 처사'라며 무시했다.

  • [참성단]권력 甲질
    참성단

    [참성단]권력 甲질 지면기사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과 함께 국어사전에 올려야 할 속어가 '갑질'이다. 그런데 상관, 상사, 고용주 등 갑들의 폭언과 횡포가 갑질이라면 갑은 1등, 을은 꼴등인가. 그게 아니라 A, B처럼 갑 다음 을은 2등이다. 갑을병정 갑자을축이고 군 입대 신체검사의 갑종합격과 옛 과거(科擧)의 갑과(甲科) 급제(합격)가 1등 합격이라면 을종합격 을과급제는 2등이다. 순서와 순리가 그렇다. 그래서 일이 제대로 안되고 순서가 뒤바뀌는 걸 가리켜 '갑자을축'이 아닌 '을축갑자'라고 하지만 아무튼 갑 바로 밑인 을에게까지 갑질을 해대는 건 갑뿐이다. 중국에서도 乙等(이덩)은 2등, 乙級(이지)은 2급이지만 별난 건 A형간염이 甲肝(갑간), B형간염이 乙肝(을간)인 건 그렇다 쳐도 짐승의 발톱은 甲爪(갑조), 일본뇌염은 乙腦(을뇌)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웃기는 건 또 일본에선 목소리가 날카롭고 드높은 걸 '갑으로 높다(甲高い:칸다카이)', 손등 발등이 튀어나온 걸 '甲高(코다카)'라고 하면서 乙女(오토메)는 소녀, 乙姬(오토히메)는 '용궁의 미녀(龍女)'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어쨌든 가정이든 사회조직이든 상하관계 주종(主從)관계 종속(從屬)관계 노사관계로 얽히게 마련이고 어느 정도 상명하복은 필수다. 그래야 질서는 유지되고 조직은 안정된다. 다만 정도를 벗어난 무리하고 불합리한 상식 밖의 갑질이 문제다. 그런 저질 갑질 행태가 '갑질 문화'로 정립될 수는 없고 '갑질+문화' 결합 자체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어느 4성장군의 공관병(公館兵) 갑질을 언급하면서 "갑질 문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뭣보다 무서운 건 권력 갑질이다. 적폐 청산 1순위가 바로 권력 갑질이다. 삼성의 돈도 뺏고 이재용 부회장을 감옥에 넣는 권력 갑질, 그 이름(在鎔)처럼 '녹여 버린' 짓이 그렇다. 현 정권도 다를 바 없다.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시시콜콜 죽은 정권 무덤을 파헤치는 갑질 행태가 얼마나 한심한가. 더구나 태극기집회자까지

  • [참성단]'단숨에 서울 점령'?
    참성단

    [참성단]'단숨에 서울 점령'? 지면기사

    북한이 26일 미사일 3발을 또 쐈다. 이번엔 괌과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이 아니라 한·미 을지훈련(UFG)에 불만, 쏴댄 단거리 미사일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금년 2월 이후 20발이 넘었다'고 했고 '이번엔 3발 모두 실패(failed in flight)'라고 발표했다가 곧 수정했다. '두 발은 성공했다'고. 그런데 동부 깃대령(旗對嶺) 발사 시점이 묘하다. '북한이 도발 자제 행동을 보였다'며 미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화 기대감을 표명한 지 4일 후였고 '괌 도발을 멈춘 건 현명한 판단이다.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칭찬한 지 3일만이다. 조명균 통일부장관도 언급했다. '대북제재 국면에 변화가 온다면 개성공단부터 풀 것'이라고. 그 소리는 못 들었는지 무시했는지 바로 이튿날 미사일 3발을 쏴댔다. 김정은은 26일 그날 인민군의 서해 기습훈련을 참관, '서울을 단숨에 점령하라'고 했고 남측으로 비난 협박 전단을 뿌렸다. 그러나 청와대는 당일 여당 의원 전원을 초청, 오찬을 만끽했고 그날 발사된 미사일은 '미사일이 아닌 300㎜ 방사포 같다'고 했다. 그런 한국측 평가를 CNN 등 미국 언론이 즉각 전했다. 'Artillery Rockets(대포 로켓)같단다'고. 그런데 북한은 왜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하는가. 아직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인가. 그런 북한에 더 긴장하는 쪽은 한국보다 일본이다. '이번엔 우리 EEZ(배타적 경제수역)를 벗어나 다행'이라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말했지만 지난 5월 29일 미사일은 일본 황금어장인 동해 중앙부 야마토타이(大和堆:대화퇴) 서쪽에 낙하했고 250㎞ 떨어진 곳에서 일본 어선들이 조업 중이었다. 지난 2차 ICBM도 일본 영해에 떨어졌고…. 이번 미사일 발사 전날인 25일 CNN은 우크라이나의 ICBM 기술을 훔치려던 북한 스파이 2명을 체포하는 영상을 우크라이나 지토미르(Zhitomir)발로 독점 보도했다. 왜 중국,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였나

  • [참성단]짝퉁 어보(御寶)
    참성단

    [참성단]짝퉁 어보(御寶) 지면기사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임금의 도장은 외교문서나 행정에 쓰였던 '국새(國璽)'와 의례용인 '어보(御寶)'로 구분된다. 임금의 집무용·대외적으로 사용되는 도장인 국새와 달리, 어보는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에서 시호·존호·휘호를 올릴 때 제작돼 일종의 상징물로 보관하던 것이다. 왕과 왕비뿐 아니라 세자와 세자빈도 어보를 받았고, 왕과 왕비의 어보는 왕실의 사당인 종묘에 안치됐다.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다가 지난 7월 대통령 전용기편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온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가 최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그런데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공개되던 당일, 문종·현종 어보와 함께 선을 보인 덕종 어보 1점과 예종 어보 3점이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위 '짝퉁 어보' 논란이 불거졌다.어보의 진위 논란에 문화재청은 "1471년, 1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던 덕종 어보와 예종 어보 등 4점이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어보들은 종묘에서 도난돼 당시 조선왕실의 업무를 맡아보던 관청인 이왕직(李王職)이 조선미술품제작소에 제작을 지시, 다시 만들어진 후 종묘에 안치됐으며 원품은 아니지만 모조품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참으로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가짜는 아니다'라는 논리다.더 큰 문제는 문화재청이 일제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어보들이 원품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심사에 등재 신청을 했다는 점이다. 조선왕실 어보 331점과 왕이 직위를 하사할 때 내리는 교서인 어책(御冊) 338점을 묶어서 신청한 것인데, 우리나라 문화기관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게 생겼다. 더구나 '종묘일기'를 보면 1924년 5월 6일 짝퉁 어보를 종묘에 봉안을 한 자가 친일파 이완용의 차남 이항구라는 기록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립고궁박물관은 최근까지 덕종어보 모조품이 '1471년 제작된 조선왕실 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