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유엔군 참전기념일과 에티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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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유엔군 참전기념일과 에티오피아 지면기사

    1950년 6·25 전쟁이 나자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참전한 유엔(UN)군은 21개국, 연인원 195만7천616명이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 기간 유엔군 15만1천129명(사망 3만7천902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다시 일어섰다.유엔군 가운데 '강뉴(Kagnew)'라는 부대 이름으로 참전한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있었다. 유일한 아프리카 군대로, 강뉴는 '상대에게 결정적 타격을 주거나 궤멸시키는 부대'란 뜻이라고 한다. 부대원들은 황실 근위대 소속으로 복무하다 정부의 파병 결정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영국 교관들에게 수개월 강도 높은 교육을 받고 1951년 4월 조국을 출발, 21일 동안 배를 타고 5월 6일 부산에 도착했다. 이후 양구·화천·철원 등 최전방 격전지에서 253회의 전투에 참여했다.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부상했다.한국에서 용맹을 떨치고 귀국한 용사들에게 황제는 수도 아디스아바바 동쪽 예카 지역의 땅을 하사했다. 한국 지형과 비슷해 파병 전 훈련을 받았던 지역이었다. 이들이 정착하면서 코리아타운이 형성됐다. 이제는 300명도 안되는 참전 용사들이 친척·후손들과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비참할 정도로 빈곤하다. 지독한 차별은 또 다른 고통이다. 1974년 공산화 이후 공산권 동맹국인 북한을 상대로 전투를 했다는 이유로 핍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전쟁 영웅'에서 '배신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대한민국 정부와 민간단체는 수년전 부터 참전용사와 가족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은혜를 베풀어준 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모른체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다.춘천시 근화동에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 있다. 돔 모양의 기념관에는 참전 용사들의 활약상을 담은 기록물과 물품,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마침 27일은 '6·25 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 기념일'이다. 휴가철 강원 지역이나 춘천에 갈 일이 있다면 이 기념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참성단]원전 杞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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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원전 杞憂 지면기사

    지진 등으로 인한 사고가 두려워 건설 중인 원전까지 중단한다는 건 어이가 없다. 그래서 떠오르는 말이 '기우(杞憂)'다. 중국 杞나라 사람들이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했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 '기우'지만 그게 언젯적 나라던가. 기원 전 11세기에서 기원 전 256년의 아득한 고대(周代) 국가가 杞였다. 위치는 현 허난(河南)성 동부 杞현 현청 소재지로 카이펑(開封)시 남동부 50㎞ 지점이다. 하긴 그런 아득한 옛날 사람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다. 지구는 둥근 게 아니라 평지고 하늘엔 지붕 같은 게 덮여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른다는…. 일본에선 '기우(키유)'를 '군걱정(토리코시구로)'이라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사고가 두려워 차도 안 타고 추락할까 겁나 비행기도 못 타는가 하면 땅 꺼짐 현상으로 생매장될까 길바닥도 못 걷는 게 군걱정이고 기우다.중국의 그 많은 원전(2030년까지 110기 건설)은 거의가 장쑤(江蘇)~저장(浙江)~푸젠(福建)~광둥(廣東)성 등 동쪽 끝 해안에 있다. 쓰촨(四川)성 지진대야 멀지만 문제는 대만 앞바다 상습 지진 해역이다. 그 지진은 강도에 따라 쓰나미(해일)가 저장~푸젠성 원전을 덮칠 수도 있고 바로 인천 건너 산둥(山東)성 원전은 어떤가. 사고가 났다 하면 하루 이틀 만에 한반도까지 낙진이 덮일 수 있다. 그런 재앙이 무서우면 서해 연안에 차단막이라도 쳐야 할 게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원전 공론화 위원 9명을 임명했다. 3개월 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2005년 노무현 때 대법관으로 임명, 2011년 물러날 때까지 진보 성향 판결을 했다는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해 원자력공학 전공의 에너지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다. 문 대통령이 원전 포기 '사론(私論)'을 요지부동 굳혀 놓고 공연히 공론화 통과의례를 치르겠다는 그런 뻔한 속셈 아닌가.'근종(근從)'이라는 말이 있다. 모시고 따라가는 게 근종이지만 근이 '발뒤꿈치 근'자다. 앞사람 발뒤꿈치를 졸졸 따라가는 게 근종이다. 추수(追隨)하는 거다. 공론화 위원들의 공론이야 뻔할

  • [참성단]말썽쟁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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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말썽쟁이 대통령 지면기사

    취임 6개월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끝없는 말썽, 시비, 논란, 비난, 파문을 일으키는 국가원수는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 지난 13일 파리 에펠탑에선 트럼프 부부가 마크롱 부부와 만찬을 즐겼다. 그런데 트럼프는 첫 대면인 마크롱 부인 브리지트를 게슴츠레한 눈길로 바라보며 "참 몸매 좋으십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의 그림도 묘했다. 나란히 앉은 트럼프(71)와 브리지트(64), 마크롱(39)과 멜라니아(47)가 엉뚱하게도 썩 어울려 보였다. 트럼프는 또 지난 19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담 때) 일본 아키에(昭惠) 여사는 영어를 '헬로(hello)'조차 못하더라"고 했다. 2014년 미국 포드재단에서 15분간 영어 연설을 했다는 그녀였건만. 그러면서 외손녀 아라벨라 쿠슈너(5)의 중국어 실력은 자랑했다. '똑똑한 유전자라 다르다'나!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일 놀랍게도 트럼프의 6개월 간 거짓말 통계를 보도, 주목을 끌었다. 그의 트위터, 언론 인터뷰, 기자회견 등 발언에 대한 팩트를 체크한 결과 6개월간 무려 836번의 거짓말 또는 오해 소지 발언을 했다는 거다. 하루 평균 4.6건의 거짓말을 해댄 거짓말 제조기다. 그래서 '피노키오(Pinocchio)'라는 불명예 호칭을 부여받았다고 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는 게 만화 속 나무인형 피노키오지만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Collodi)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이 만화 '피노키오의 모험' 원류다. 미국의 PBS 뉴스는 또 트럼프 이후 미국인의 예절이 악화일로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고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공동 조사, 지난 18일 발표한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 70년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저인 36%였다.드디어 민주당의 셔먼 하원의원은 지난 12일 트럼프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22일 트위터에서 자신은 물론 트럼프 주니어(아들)와 맏사위 쿠슈너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셀프 사면'을 언급, 또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기소돼도 대통령 특별사면권을 행사하겠다

  • [참성단]북한 여행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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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 여행 금지령 지면기사

    미국이 북한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21일 '오는 8월말부터 5년간 국내외 모든 미국인의 북한 도항(渡航)을 금지한다'고 했다. '체포와 장기 구속 등 심각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지만 직접적 계기는 1년 5개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달 식물인간으로 귀국, 숨진 대학생 웜 비어 사례다. 그런데 1년에 4천~5천명의 미국인이 굳이 북한에 간 이유가 뭘까. 생지옥이 어떤지 체험하기 위한 호기심 발동일까. 지난 20일 런던 톰슨 로이터 재단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은 2001년 이래 16년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쌀 옥수수 감자 콩 등 주요 농산물 생육을 망쳐 대규모 식량 수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빈센트 마틴 FAO 중국·북한 담당자는 '북한 전체 곡물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남포특별시, 평안남북도, 황해도 등의 가뭄이 극심했다'고 밝혔다.굶어죽지만 않으면 다행인 게 북한 인민이다. 지난 9일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6월말 청진 시 부령구역 창평리에선 남자 형제가 굶어죽었고 무수리와 석봉리에서도 부부가 연이어 아사자 시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런 지경에 미국의 북한 여행 금지령으로 관광 수입마저 대폭 막힐 판이다. 그런데도, 인민이야 굶어 죽든 말든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미쳐 있는 게 북한이다. 웜 비어의 죽음으로 미국 여론은 악화일로다. 대북 군사적 옵션도 찬성한다는 거다. 드디어 미 중앙정보국(CIA) 마이크 폼페오 국장은 지난 20일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김정은 축출'을 시사했다. "북핵 위협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계획의 초안을 작성 중"이라는 거다.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화하자는데 왜 답이 없냐며 애걸복걸 비대발괄 아닌가. 슬프게 빌고 엎드려 비는 게 '哀乞伏乞'이고 하소연하면서 간절히 청하여 비는 게 '비대발괄'이다. 일본에선 '절하며 엎어지듯 하는 게(오가미타오스코토)' 비대발괄이고 중국엔 '쿠쿠아이치우(苦苦哀求)'라는 말도 있다. 쓰디쓰고도 슬프게 구한다

  • [참성단]미니스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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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미니스커트 지면기사

    미니스커트는 1966년 영국의 디자이너 매리 퀀트(Mary Quant)가 발표해 전 세계에 선풍적인 인기와 유행을 몰고 온 의상이다. 우리나라에서 미니스커트를 처음으로 입은 사람은 가수 윤복희 씨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1996년 한 백화점은 자사 CF를 통해 1967년 윤씨가 미국에서 귀국할 당시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미쳤어!"라고 외치는 성난 시민들로부터 계란세례를 받는 흑백 영상을 선보였다.이 CF 때문에 윤 씨가 실제 봉변을 당했던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 CF에 등장하는 여성은 윤 씨의 대역배우이고 흑백필름 또한 CF를 위해 만들어진 '페이크 다큐(fake documentary)'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윤씨가 2008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백하면서 확인됐다. 그는 "바쁜 미국생활 중에 휴가를 얻어 귀국했는데 당시(1월)에는 너무 추워서 털코트에 장화를 신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윤씨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귀국한 것도,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계란을 던진 것도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그러나 윤씨가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킨 장본인은 맞다. 그는 귀국 후 한 패션쇼에서 미니스커트를 처음 선보였고, 앨범 재킷에도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진을 실어 유행을 선도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1968년 12월 미니스커트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까지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는 미니스커트 착용이 풍기를 문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경범죄 처벌 대상에 올려 여성들에게 벌금형을 물리기도 했다.이런 일이 요즘에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젊은 여성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공공장소를 걷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는데 사우디 당국이 이를 위법행위로 판단, 처벌을 고민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전통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 기회에 잘못된 의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어떤 결정이

  • [참성단]북한 주민의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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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 주민의 휴대전화 지면기사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370만명을 넘어섰다. 정확히는 지난해 말 기준 377만3천420명이다. 캐나다의 소셜미디어 관리 플랫폼인 '훗스위트'와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마케팅업체 '위아소셜'이 최근 공동으로 밝힌 내용이다. 이는 1년 전 보고서의 330만1천941명 보다 47만1천479명(14%)이나 증가한 수치다.그래도 여전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조사대상 213개국 가운데 210위로 꼴찌에서 3번째다. 인터넷과 사회연결망 서비스 이용률도 마찬가지다.북한의 인터넷 이용자는 1만6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0.06%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213개국 가운데 꼴찌다. 전 세계 평균 인터넷 이용률 50%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이용하는 비율에서도 213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한국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15%인 5천800만 명, 인터넷 이용률은 90%다.휴대전화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정보를 통제하려는 북한 당국의 검열 및 감시방법도 정밀해지고 있다. 미국 언론조사업체 인터미디어는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최신 IT 기술로 새로운 주민통제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북한은 주민이 어떤 기기를 사용하는지 감시하는 능력이 있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올 상반기 중국의 대북 수출이 50% 이상 급증했다. 주요 품목엔 휴대전화도 있다. 북한의 정보 통제 노력은 더 집요하고 치밀해질 것이다.하지만 장강(長江)의 도도한 물결은 막을 수 없다. 얼마간은 주민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겠지만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인터넷망을 막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국내·외 정세를 알 방법은 다양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하게 될 것이다. IT 기술로 무장한 휴대전화의 파괴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휴대전화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핵폭탄이 될 수 있다. 휴대전화의 위력은 이미 중동국가들의 민주화 혁명에서 입증된 바 있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국정농단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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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국정농단이라는 것 지면기사

    국정농단은 권력실세 1위 '그림자 대통령' 최순실 아줌마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그 어느 3류 대통령도 멋대로 휘둘러 자행할 수 있는 게 국정농단이다. 그런데 '농단'이 무슨 뜻인지 알고나 있을까. 국어사전은 '깎아지른 듯한 높은 언덕'이 농단이라고 했지만 한자 본고장인 중국의 壟자는 '밭두렁 논두렁 농'자고 壟자에 '끊을 斷'자가 붙은 게 '농단'이다. 밭두렁 논두렁을 끊다니? 그것도 남의 논밭 두렁을 멋대로 끊는다면 어떨까. 농단이란 바로 남의 논밭 두렁을 함부로 잘라 제 땅으로 만들 듯이 횡포를 부리는 짓거리다. 그럼 국민 지지율이 드높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가. 지난 1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ムンジェイン(문제인) 대통령이 울산 新古里 원전 5, 6호기 건설 공사를 정지시켰다'고 보도했지만 막중한 원전 공사를 대통령 맘대로 중지시키는 거야말로 대표적 농단 사례다.그것도 그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7월 김익중이라는 원자력공학 교수도 아닌 의대 교수의 강연(한국 원자력 정책의 미래)을 듣고 감명, 원전 중단을 결심했다는 거 아닌가. 그 교수는 최근 서울 금호고 강연에서 '앞으로 300년 동안 일본산 고등어 명태 대구는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후 4년간 일본인 60만 명이 죽었다'고 했다는 거다. 그는 또 1천여 회의 원전 반대 강연에서 '국내 원전사고 확률이 30%'라고 과장했다.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게 한국 원전 기술이고 이른바 '불의 고리'라는 지진대도 벗어난 안전지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인인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무려 9.0 규모였다.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강행, 무려 17만 4천명의 공무원 증원도 대통령 맘대로의 국정농단이다. 정규직과 임금 등을 기업이 아닌 제삼자가 정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원 채용도 눈 감고(blind) 하라고 했다. 그저께 더블로 제의한 대북 대화만 해도 그렇다. 미국은 '시기상조'라고 했고 일본은 '지금은 압박을 강화할 때'라는 반응인 반면 중국은 '

  • [참성단]남북 대화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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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남북 대화 제의 지면기사

    제헌절인 어제 남북 대화 제의를 더블로 했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을 오는 21일 판문점에서 갖자고 했고 대한적십자사도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접촉을 8월 1일 갖자고 제의했다. 그렇잖아도 북한은 작년 5월 '북남 군사당국 회담'을 여러 차례 제의했었다.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조평통 등 당시 통일부가 확인한 게 8차례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응하지 않았다. 그랬는데 그로부터 1년 2개월 만에 문재인 정부가 응답한 결과가 된 거다. 그 당시 문 정권이었다면 어땠을까. 군사당국자 회담이고 뭐고 정상회담부터 하자고 했을 게다. 북한엔 남조선 MB~박근혜 정부 9년이 잃어버린 세월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G20 '신 베를린 선언'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북측은 그 베를린 선언을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고 뭉개버렸지만 내심은 어땠을까. 북측에서 급한 건 북남 정상회담이다. 김정은은 DJ~노무현과 김정일 회담 후속편을 꿈꾸고 있을 게 분명하다. 2000년 6월 76세 노구를 이끌고 달려가 18년 연하의 김정일을 마치 제후국 제후가 천자를 알현하듯이 만났고 13억4천500만 달러를 조공(朝貢)처럼 바치지 않았던가. 2007년 노무현은 더 많은 돈을 진상했다. 문 대통령이 세 번째 천사가 돼주기를 바랄 게다. 핵과 미사일 개발은 한동안 중단하는 체 하면 그만이다. '난미엔(南面)'이라는 중국말이 있다. 옛날 군주가 조정의 북쪽에 앉아 얼굴을 남쪽으로 향했다는 뜻이다. 신하가 유배를 가면서도 북쪽(임금)을 향해 큰절을 올렸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그런데 중국어사전의 '南北對話(난베이뚜이화)' 뜻은 전혀 다르다. '주로 북반구에 속한 선진국과 남반구 개발도상국 사이의 정치적 경제적 협상'이라는 거다. '적십자'도 중국에선 '紅十字(훙스쯔)'라고 한다. 赤자가 아닌 紅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기도 적기가 아닌 '홍기(紅旗)'고 1960~70년대 문화혁명의 마오쩌둥(毛澤東) 수족 행동대원들이었던 '마오 빠' 홍위병(紅衛兵

  • [참성단]중국의 인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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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중국의 인권 수준 지면기사

    중국의 인권 수준은 바닥이다. 지난 14일 낮 중국 TV 뉴스 한 가지만 예거해 보자. CNN BBC NHK 등 전 세계 주요 TV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중국의 옥중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전날 사망 뉴스로 넘쳐났지만 중국 관영 CCTV의 그날 1시뉴스는 장장 55분 동안 단 한 마디 '류'자 소리조차 없었다. 그에 대한 인물 평가도 전 세계와 중국이 극과 극이었다. 15일 장례가 끝난 후에도 지구촌 언론은 인권투사 류씨에 대한 찬사와 동정 일색이었지만 중국은 한 마디로 냉혹했다. '범법자, 범죄자'라는 거다. 그러니 인권이 어떻다 이러쿵저러쿵 입방아 찧는 건 '중국 사법주권 침해고 내정간섭'이라고 겅솽(耿爽:경상) 외무성 부보도국장이 14일 말했다. 그런 중국은 류씨 유해를 서둘러 화장해 바다에 뿌리도록 했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와 SNS 등 추도문 확산 방지 등에 혈안이 됐다.중국의 인권 말살에 대한 전 세계 비난은 거셌다. '류씨의 죽음은 중국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중국엔 공산당만 있고 중국은 없다' '중국의 양심은 죽었다' 등. 해외 치료(간암)를 원하는 그의 마지막 소원마저도 그토록 외면할 수 있느냐는 게 네티즌 분노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위원회는 14일 공청회까지 열었고 크리스 스미스 의원(공화)은 "류씨 투옥은 사형선고와 같았다. 그의 죽음은 전 세계에 괴멸(壞滅)적 손실"이라고 질타했고 류씨와 친한 재미 민주투사 양졘리(楊建利) 씨 증언은 공청회 참가자들의 치를 떨게 했다. 류씨가 옥중 내출혈로 병원에 이송, 간암 진단을 받은 건 지난 5월 23일이었는데도 중국 당국이 그 사실을 공표한 건 한 달이 지난 6월말이었다는 거다. 그 사이 5~6㎝ 종양이 11~12㎝로 커졌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비참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라고. 중국은 류씨 장례식에 참가하겠다는 베리트 안데르센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 위원장의 입국까지 막았다. 14일 오슬로 중국영사관에 비자 신청을 했지만 각하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 [참성단]집배원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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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집배원의 비애 지면기사

    "아저씨, 아저씨 우체부 아저씨, 큰 가방 메고서 어디 가세요~♪"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따라 불렀던 '우체부 아저씨'란 노래다. 이 노랫말처럼 우체부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갈색의 큰 가방을 메고 도보나 자전거 혹은 오토바이를 타고 집집마다 다니며 소중한 사연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곤 했다. 그런데 우체부라는 호칭은 '잡부'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많아 정부가 1980년대부터는 '집배원'으로 부르기를 유도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집배원이라는 호칭이 완전히 정착됐다. 예전에는 해당 동네를 담당하는 구역의 집배원 얼굴을 동네 사람들이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등 주택의 변화, 택배회사의 난립으로 자기 동네의 집배원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어졌다.집배원의 시작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 업무 관청인 우정국(郵政局·1884)이 생겼을 때부터다. 이 당시 집배원은 '벙거지꾼'이라고 불렸으며, 당시엔 자세한 주소 없이 어디 어디에 가서 어느 집에 사는 사람이라는 말만 듣고 찾아가 배달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1884년 12월 4일 우정국 개국을 기념하는 축하 잔치가 열렸는데, 이 행사를 이용해 개화파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우정국은 개국한 지 겨우 5일 만인 12월 8일 폐지됐고, 우정국이 폐지된 후 1895년 우체사(郵遞司)가 설치될 때까지 10년 동안은 다시 역참(驛站) 제도가 계속 사용됐다.최근엔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의 발달로 우편 취급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택배 배송 업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집배원들의 노동 강도는 해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살인적인 업무량 때문에 과로사하는 집배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오죽하면 우체국에서 계약직 집배원 업무를 몇 년 간 하면 정규직으로 100% 전환 시켜준다고 해도 중간에 포기하고 나가는 사람이 태반일 정도다. 급기야 지난 6일에는 안양우체국에서 일하던 20년 경력의 집배원이 과로를 못 견뎌 분신자살을 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했다. 남들에게 기쁨을 전하지만 정작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