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야생 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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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야생 개' 테러 지면기사

    지난 20일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범인은 지하철에서 폭발물이 든 가방을 터뜨린 후 경계근무를 하던 경찰을 향해 달려들었다. 경찰은 신속하게 대응사격을 했다. 여러 발의 총탄을 맞은 범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테러를 일으킨 남성은 36세의 모로코 국적자로 밝혀졌고, 범행 당시 '알라후 아르바크'(신은 가장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의 테러에 무게가 실렸다.며칠 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테러의 양상이 과거 '외로운 늑대형(Lone Wolf)'이 아닌 '야생 개(Stray Dog)'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야생 개' 유형은 훈련받지 않은 아마추어라는 점, IS(이슬람국가)와의 연관성이 느슨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브뤼셀 중앙역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을 전형적인 야생 개 공격 유형으로 꼽았다. 용의자는 온라인에서 배운 방법으로 만든 폭발물을 중앙역에서 터뜨리려 했다. 하지만 큰 폭발은 나지 않았고, 시민들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폭탄 제조기법이 조악하고 테러범의 수행 능력도 어설펐던 것이다.브뤼셀 폭탄테러 바로 전날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인근에서도 비슷한 공격이 있었다. 소총과 권총, 그리고 두 통의 대형 가스통을 실은 차량이 경찰차로 돌진했다. 이후 화재가 발생했고, 용의자는 경찰과 대치 중 사망했다. 용의자 외에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역시 '야생 개' 유형이다. '외로운 늑대'로 알려진 자생적 테러 공격은 여러 명이 치밀한 사전 계획 아래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크고 치명적이다. 반면 최근 잇따르는 '야생 개' 테러는 용의주도하지 못하고 폭발물 불발 등 실수가 잦다. 심지어는 아무 피해도 입히지 못한 채 경찰에 사살되는 경우도 있다.'야생 개'는 '외로운 늑대' 보다는 덜 위협적이지만 훨씬 근접한 일상의 영역에서 더 빈번하게, 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 커진다. 지구촌은 어느덧 테러가 일상화되는 시대

  • [참성단]트럼프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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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트럼프와 김정은 지면기사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36%가 증명하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국민 반발은 거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역을 맡은 주인공이 암살당하는 셰익스피어 연극 '줄리어스 시저'가 뉴욕에서 상연, 물의를 빚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상연 중인 문제의 연극에서 트럼프를 연상케 하는 검은 양복에 빨간 넥타이의 주인공 시저가 나이프에 척살(刺殺)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영화배우 조니 뎁(Depp)이 지난 23일 영국에서 열린 음악제(록 페스티벌)에서 "배우가 대통령을 암살한 게 언제였더라"고 말해 물의를 가중시켰고 BBC는 '조니 뎁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까지 하겠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영국의 가디언 지가 그의 '언제였더라' 질문에 '1865년 4월14일'이라고 적었다.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지 닷새 후인 그날 포드극장 연극을 보던 링컨 대통령(16대)이 남부 쪽 지지자인 배우 존 부스(Booth)에게 저격당한 거다.그 거리낌 없는 언론과 배우 등 연예인이 트럼프는 얼마나 미울까.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로렌스는 작년 5월 영국의 한 TV쇼에서 '트럼프를 만나면 엿이나 먹으라고 말하겠다'고 했고 작년 한 인터뷰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는 건 지구 종말과 같은 절망'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저께 일본 아사히신문은 '박근혜 정권이 김정은을 암살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였고 그 선택지에 사인도 했다'고 보도했다. 박 정권은 남북대결 노선을 바꿔 인도적 지원과 대화를 지향했지만 2015년 여름 DMZ 지뢰 도발에 이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더욱 잦아지자 그런 선택지까지 추가했고 자동차나 열차, 수상스키 등 사고를 가장한 암살방법까지 강구했었다는 거다. 그런 트럼프와 김정은을 동시에 헤아려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 북한이 아니라 미국부터 가는 그의 방미 직전 심정이 어떨까. 불안한가. 그래서 반기문도 부르고 전 주미대사들도 다수 불러 자문을 구했는가. 북한 조평통 대변인은 지난 21일 문 대통령을 가리켜 '입부리를 되는대로 놀린다'고 했고 '트럼프는 정신병

  • [참성단]天災 地災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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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天災 地災 人災 지면기사

    천재도 지재(地變)도 인재도 끔찍하다. 지난 24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선 큰 산사태가 발생했다. 티베트족과 강(羌:치앙)족 자치주인 그곳 마오(茂)현의 폭우가 빚은 산사태는 62가구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다. 어제 낮까지 시신 10여 구만이 발굴됐을 뿐 93명이 매몰됐고 3명만이 구조됐다. '네 줄기 냇물'이라는 뜻의 '四川' 지명도 안 좋지만 '死川'과도 발음이 같다. 그래선지 천재지변이 유별난 지역이 중국대륙의 한복판인 쓰촨성이다. 2008년 5월의 7.9 지진이야말로 최악이었다. 무려 7만 명이 사망, 1만8천명이 실종됐다. 쓰촨성은 삼국지의 유비(劉備)가 세운 촉한(蜀漢)의 도읍지로 뛰어난 경승(景勝)의 명승지지만 그만큼 산세가 험준하다. 높은 산엔 늘 안개가 끼고 비 오는 날이 많아 해를 보기가 드물다. 어쩌다 해가 떴다하면 개들이 신기하게 여겨 쳐다보며 짖는다는 거 아닌가. 그래서 생긴 유명한 말이 '촉견폐일(蜀犬吠日)'이다. 그런 쓰촨성 동남부 지역도 1주일이 넘도록 폭우(强降雨)가 심해 황색경보(黃色預警)가 발령됐다. 푸졘(福建)성에서만 30명이 사망, 수십 명이 실종, 360만 명이 피난했고 꾸이저우(貴州)성에서도 8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후난(湖南) 장시(江西) 저장(浙江)성 피해도 심하다. 홍수 피해를 중국에선 '홍로(洪 )' 재해라고 한다. 일본도 어제 장마(梅雨)와 대우(大雨) 경계령을 내렸고 25일 나가노(長野)현에선 5.6 지진도 발생했다. 폭염 역시 끔찍하다. 지난 20일 미 서부 애리조나 주 피닉스는 48도, 캘리포니아 주 디스바레이는 52.7도였다. 불사조(피닉스)가 데어 죽을 판이다. 지난 17일 포르투갈에서는 또 40도 더위에다 산불이 나 62명이 죽었다. 산불로 인해 그토록 숨졌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인재도 무섭다. 그저께 파키스탄 남서부 바하왈푸르(Bahawalpur)에서는 유조차가 전복, 폭발해 140명이나 사망했다. 탱크에서 유출되는 기름을 얻으려다 폭발해 그랬다니 어이가 없다. 지난 14일 79명이나 숨진 런던 고층아파트 화재

  • [참성단]문 대통령의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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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문 대통령의 일편단심 지면기사

    미국은 웜비어 청년의 장례를 치르면서 몹시 격양, 부글부글 끓었고 이구동성 북한의 핵 폐기까지 더욱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게 일치된 여론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사죄는커녕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미국에 돌려보내기까지 성의를 다해 치료했건만 고문사라니, 사실무근이다. 그의 죽음은 우리로서도 수수께끼"라고. 지난 23일 외무성 대변인이 그랬고 엉뚱한 궤변까지 추가했다. '그의 죽음은 전혀 석방 요청을 한 바 없는 오바마 전 정권에 의한 전략적 인내정책의 희생자'라는 거다. 얼마나 교활하고 간악한가. 그럼 동맹 한국에 대한 미국인의 감정은 작금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상·하원 등 정치권도 언론도 겉으로야 환영일색이지만 내심 영 찜찜하고 헷갈린다는 거다. 동맹과 동족 중 한국이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가 그렇다는 게다.문 대통령은 1+5가 뭔가, 2+4라고 했나 등 '사드 배치가 앞당겨진 이유가 나변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등 논란을 불렀다. 그런데다 동맹보다는 동족이 우선 아닌지 미국의 의심을 살만한 대북 제스처까지 연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4일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북한에 제의했다.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부터 가겠다'고 말했었고 지난 21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도 '(그 조건이 뭔지는 몰라도) 조건이 갖추어지면 방북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의 대북 일편단심은 퇴색하지 않았다는 증거 아닌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의 그 포은 정몽주 단심가(丹心歌)처럼 일편단심이야 갸륵한 거다. 다만 그게 어디, 누구를 향한 일편단심이냐가 문제일 뿐이다.지난 20일 도종환 문체부장관의 평창올림픽 남북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제의에 이은 문 대통령의 남북 단일팀 제의야 얼마나 순수한 스포츠 정신인가. 그런데 북한 조평통 대변인은 지난 21일 '북남관계가 개선되지 못하는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려 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입부리 되는대로 놀린다'는 막

  • [참성단]치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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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치킨의 역사 지면기사

    중세시대 지중해 유역에서는 쇠솥에 다량의 식물성 혹은 동물성 기름을 붓고 닭을 튀기는 조리 방법이 일찍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이것이 아라비아 상인, 지중해와 아프리카를 오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노예상 그리고 식민지 사람들에 의해 서아프리카 사하라 인근 지역까지 전해졌다. 그런데 프라이드 치킨이 오늘날의 모습을 하게 된 데에는 미국 흑인 노예들의 영향이 컸다. 19세기 미국 남부에서는 백인 농장주들이 닭을 먹을 때 목이나 날개 등 뼈가 많은 부위를 잘라내고 몸통만 오븐에 구워낸 '로스트 치킨(roast chicken)'을 많이 먹었는데, 흑인 노예들은 농장주가 버린 닭의 부위를 모아 목화씨로 짜낸 기름에 넣어 튀긴 다음 이를 뼈째 씹어 먹었던 것이다. 이를 '딥 프라이드 치킨(deep fried chicken)'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우리가 먹는 프라이드 치킨의 효시로 보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 한국전쟁에 투입된 주한미군들이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구할 수 없으니 닭을 튀겨 먹었고, 이런 요리법이 입소문을 타면서 치킨이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1960년대부터는 '전기구이 통닭'이 등장, 서울 명동의 '영양센터'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퍼지게 됐다. 그러다 1971년 '해표 식용유'의 등장으로 식용유가 본격적으로 양산되면서 가마솥에 닭을 통째로 튀기는 '통닭'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1977년에는 국내 최초의 치킨 체인이라 할 수 있는 '림스치킨'이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치킨을 조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는 '페리카나'가 등장해 양념치킨을 선보였고 198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KFC가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우리에게 익숙한 멕시칸치킨 (1986), 교촌치킨(1991), BBQ(1995) 등이 줄줄이 등장하며 치맥 열풍까지 만들었고, 치킨은 국민 누구나 좋아하는 넘버 원 간식이 됐다.자사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한 기업인의 철

  • [참성단]양평 리버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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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양평 리버 마켓 지면기사

    수려한 북한강 변에 매월 첫째·셋째 주 토·일요일엔 어김없이 장터가 열린다.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리버 마켓(River Market)이다. 오전 10시께 장사를 시작해 오후 7시께 파한다. 첫 선을 보인 2014년 봄날 20여 개 점포가 지금은 150여 개로 7배 이상 늘었다. 양평에 터 잡고 사는 예술인과 지역 주민들이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게 시발이었다.6월 초여름에 둘러본 리버 마켓은 색다르고 신선했다. 물건 파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친구·형제 처럼 살갑다. 상인은 호객하지 않고, 마케팅도 요란하지 않다. 30대 주부가 유기농이냐고 묻자 아니라면서 대신 잘 씻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서는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급한 게 없고, 다툴 게 없어 보였다. 손님과 주인 사이에 친밀한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강변 나무 그늘에서는 텐트를 친 젊은 가족이 푸른 5월의 멋과 여유로움을 즐겼다.이날 마켓을 찾은 사람은 2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1㎞ 남짓 노점 거리는 오가기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넘쳐 났다. 주차 요원만 10여명이 넘었는데, 차를 유도하고 사람들의 안전을 돌보느라 바빴다. 입구 초입에 긴 줄이 늘어서 가보니 컵라면과 김치를 공짜로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수공예품과 농산물을 파는 점포가 많았고, 먹거리가 군데군데 구색을 갖췄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산 노란 참외 1만원 어치가 제법 묵직했다. 5천원을 받는다는 도자기 체험 부스에서는 개량 한복을 입은 도예인이 능숙하게 손발을 놀렸다. 리버마켓은 중고품을 가져와 팔거나 교환하는 플리마켓(flea market)과는 다르다. 공방이나 농민들이 직접 만들고 생산한 물품·농산물을 판다. 둘째 주 토요일엔 여주 도자 세상으로, 넷째 주 토요일엔 충북 충주 목계나루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다. 모두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손님 대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 외지인들이어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서종면사무소 옆 메밀국수 집과 문호리 커피 전문점은 덩달아 명소가 됐다. 내 지역 맛집과 관광지를 알릴 특급 도우미다. 잘 나가는 리버 마켓, 다른 지역

  • [참성단]웜비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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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웜비어의 죽음 지면기사

    미국 대학생 웜비어 이름에 'worm beer(맥주에 뜬 벌레)'부터 떠올렸다. 그랬는데 그 곱상한 미남 청년이 북한 억류 1년5개월 만인 지난 13일 송환된 후 불과 6일 만인 19일 오후(한국시각 어제 새벽) 숨지자 미국 언론에 뜬 이름은 warmbier였다. 놀랍게도 '따뜻한 관, 시체'라는 뜻이다. 이름이 왜 그랬을까. 아무튼 그의 죽음을 미국 언론은 '오토 웜비어의 coma dies(혼수상태의 죽음)'로 1면 머리(워싱턴포스트) 등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어떻게 멀쩡한 22살 청년을 식물인간 상태로 만들어 죽게 하느냐는 분노였다. '북한은 그런 잔인하고 끔찍한 고문을 자행하고서도 식중독에 수면제를 먹었다고 했다니, 치가 떨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제야 알았는지 '잔혹한 정권'이라고 했고 어제 중국 CCTV도 웜비어→와모비이(瓦姆比爾:와무비얼)의 죽음을 논평 없이 보도했다.북한엔 미국이 불구대천지 원수다. 유치원 때부터 철두철미 반미 세뇌교육에다가 입만 열면 '미제(美帝) 승냥이들을 때려잡자. 조선반도에서 미국 놈들을 몰아내자'며 악을 쓴다. 그런 북한을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했고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는 '역사와 문명에서 하차한 나라, 역사에서 미끄러져 내린 괴물 같은 나라'라고 비난했다. 2015년 9월 북한을 방문했던 페이스북 간부 에릭 쳉(Tseng)은 또 블로그에 올린 기행문에서 북한을 가상의 독재국가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 비유했다. '헬(hell) 조선은 바로 북한'이라고 지구인은 증언한다. 생지옥(living hell)을 중국에선 '살아있는 지옥(活地獄:후어띠위)'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지옥이 바로 북한이라는 거다.그런 북한이 오매불망 갈망하는 게 한·미간의 툴툴거리는 불화→뒤얽히는 갈등→삐걱거리는 알력이다. 북·미간의 적대시가 제발 한·미간으로도 옮아가 찌그러지고 뒤틀리다가 아예 깨져버리기를 바라는 거다. 왜? 그래야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그래야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 무

  • [참성단]여성 함장과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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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여성 함장과 국방장관 지면기사

    해군 창설(1945) 72년 만에 첫 여성 함장(艦長)이 탄생했다는 뉴스다. 안희현(37) 소령이 승조원 50여 명의 450t급 기뢰탐색 제거함인 '고령함' 함장이 됐다는 거다. 그녀는 1999년 해군사관학교 첫 여생도로 2003년 임관, 구조함 항해사와 상륙함 부함장 등을 거쳤다고 했다. 다음엔 첫 여성 해군사령관이 나올 차례다. 미국 사상 첫 여성 해군사령관이 탄생한 건 27년 전인 1990년 6월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해군기지 참모장 등을 지낸 마샤 에번스 사령관은 3천 명의 수병과 1천 명의 군무원 등을 통솔한다고 했다. 공군장관도 있다. 1993년 8월 미국 상원은 클린턴 대통령이 지명한 쉴러 위드널(55) 공군장관을 인준, 미국 최초 여성 공군장관을 탄생시켰다. 그녀는 명문 MIT(매사추세츠 공대) 출신의 항공 엔지니어로 모교 교수를 거친 엘리트였다. 서방 최초 여성 국방장관은 또 1990년 핀란드에서 나왔다. 그 해 6월 엘리자베스 벤 국방장관이 성경책 위에 오른쪽 두 손가락을 올린 채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은 자못 엄숙하고 진지했다. 동양에선 단연 일본이다. 코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작은 연못의 백합꽃)가 시적인 이름과는 달리 거창한 방위상(국방장관)에 오른 건 2007년이었고 작년 8월엔 도쿄지사가 됐다. 중의원과 참의원 9차례의 정치인 경력이야 그렇다 치고 이색적인 건 이집트 카이로대학을 졸업, 아랍어 통역을 해왔다는 점이고 차기 총리로도 유력한 극우파다. 그녀에 이어 두 번째 일본 여성 국방장관은 작년 8월 등장한 이나타 도모미(稻田朋美)다. 그녀 역시 전범 귀신집인 야스쿠니(靖國)신사부터 참배하는 당찬 극우파 여성이다. 프랑스에서도 1990년대 자크 시라크 정권에 이어 두 번째 여성 국방장관(실비 굴라르)이 지난달 탄생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외교장관 강경화만 여야, 야·청의 강경화(强硬化) 대립 끝에 임명할 게 아니라 남성보다야 녹록하고 유연한 여성을 국방장관 후보에도 임명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뭣보다 북한에 유화적이면 긴장완화에 좋고 문재인과 이름 이니셜(MJI)도 똑같

  • [참성단]영국의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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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영국의 전락? 지면기사

    지난 14일의 런던 화재를 가리켜 워싱턴포스트는 'London inferno(단테 '神曲'의 지옥편)'라고 했다. 지옥도 불가사의 지옥, 납득할 수 없는 지옥이다. 그 '그렌펠(Grenfell) 타워' 24층 아파트처럼 고층건물 전체가 시뻘건 불길에 싸인 건 본 적이 없고 화재 발생 5일이 지나도 사망자 58명을 추정할 뿐 정확한 피해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예도 들은 적 없기 때문이다. 더욱 어이없는 건 '방화벽이 있으니 안심하고 구조를 기다리라'고 했다는 거다. 어서(세월호) 듣던 소리 아닌가. 최고(最古, 最高) 선진국 영국이 나락으로 전락하는 건가 몰락 조짐인가. England, Britain, United Kingdom, 일본에선 '이기리스'라 부르는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이었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제국 등 41개 식민지가 지구를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다.영국의 마그나카르타(大憲章) 법치(法治)만 해도 아득한 1215년이었고 청교도혁명으로 공화정부가 수립된 건 1649년이었다. 19세기 전반의 산업혁명도 영국이 주도했다. 증기기관차 시험제작은 1814년이었고 1920년엔 120개 철도회사가 존재했다. 지하철도 놀랍다. 찰스 피어슨(pearson)이 두더지 굴에서 착상, 세계 최초 런던 지하철 개통을 한 건 1863년 1월이었고 일본의 하야카와 노리스구(早川德次)가 그 런던 지하철을 견학, 도쿄 지하철 1호선을 완공한 건 1927년이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은 1974년이었으니까 이것만 비교해도 엄청난 격차다. 권력조직의 한 축인 노조도 영국에선 1868년 조직됐다. 일본의 메이지(明治)유신 바로 그 해였다. 식민지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던 셰익스피어의 나라, 6세기 그레고리오 성가(聖歌)에서 비롯된 음악 왕국도 영국이다.그런 영국이 한심해졌다. 메이 총리 물러나라는 시위는 격화하고 켄진튼 첼시 구청은 시민 항의로 업무가 마비됐다. 작년 6월 EU 탈퇴(Brexit) 후 지난 15일까지 독일 국적 취득자는 2천8

  • [참성단]금동반가사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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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금동반가사유상 지면기사

    "만약 박물관에 불이 나서 꼭 하나의 유물을 들고 탈출해야 한다면 저는 단연코 금동반가사유상을 가지고 나가겠습니다."10여 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학예사가 한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해당 학예사는 "금동반가사유상의 가치가 약 4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로 정해진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이 있다. 하나는 국보 78호, 다른 하나는 국보 83호인데 국보 78호의 경우 199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한국실 개관기념 특별전에 출품할 때 당시 환율로 300억원 짜리 보험에 가입한 바 있고, 국보 83호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문화교류전에 출품할 당시 400억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한 바 있다. 문화재를 꼭 금전적인 가치로 따질 수는 없지만 아무튼 최근에 두 작품은 20여 년 전보다 각각 100억원씩의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유물 중 국보 78호는 삼국시대인 6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83.2㎝이다. 얼마 전 표면의 부식을 막고 균열부위를 보강하는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지난 14일부터 상설전시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1912년에 일본인이 입수해 조선총독부에 기증했던 것을 1916년 총독부박물관으로 옮겨 놓았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보살은 머리에 화려한 관(冠)을 쓰고 있으며, 뺨 위에 살짝 댄 오른손 손가락은 깊은 내면의 법열(法悅)을 전하듯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오묘하다. 한마디로 이 불상의 조형미는 비사실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종교적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1963년 방사선 투과법으로 촬영한 결과 내부의 결함이나 고친 흔적이 없고 상의 내부가 비어 있는 중공식(中空式)으로 주조됐으며, 금동불로서는 크기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2~4㎜의 일정한 두께로 주조했는데 가히 이 시대의 첨단 기술이라 할 만하다. 다만 정확한 출토지가 알려져 있지 않아 백제 혹은 신라의 것이라는 여러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무려 400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금동반가사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