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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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케빈 듀란트 VS 르브론 제임스 지면기사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는 미식축구(NFL),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가 꼽힌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축구는 프로리그(MSL)가 있지만 지명도와 인기가 한 수 아래다. 미국민 상당수는 월드컵 기간에도 야구와 농구를 볼 정도다.NFL 챔피언 결정전은 슈퍼볼, MLB는 월드시리즈, NHL은 스탠리컵으로 불린다. 반면 NBA는 그냥 파이널(final, 결승전)이라고 한다. 월드시리즈나 슈퍼볼에 비하면 아주 소박한 명칭이다.NBA는 30개 구단이 동부컨퍼런스와 서부컨퍼런스로 나뉘어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팀당 82게임씩 리그전을 벌인다. 성적이 좋은 상위 팀들이 컨퍼런스(지구)별 우승팀을 가린 뒤 마지막으로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2016~2017 시즌 NBA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시리즈 전적 4-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3점 슛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스테판 커리의 황금 듀오인 케빈 듀란트가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5차전에서 39점을 넣으며 맹활약하는 듀란트를 지켜보던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동안 아들에게 쏟아졌던 비난과 비웃음이 머릿속에 떠오른 듯했다. 지난해 듀란트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떠나 워리어스로 이적하자 지역 농구팬들은 물론 언론까지 '우승 반지를 차지하려 영혼을 버렸다'고 비난했다.최종전에서 42점을 쏟아부으며 분전한 '킹(King)' 르브론 제임스는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역대 프레이오프에 8번 나섰지만 3번 우승 반지를 끼는 데 만족해야 했다. '킹'이라 불리지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6번 진출해 6번 모두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6번 파이널 MVP로 선정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3시즌 연속 파이널에서 맞붙은 워리어스와 캐벌리어스의 상대전적은 2승 1패. 전문가들은 내년 파이널도 두 팀의 재대결을 점친다. 팀 승패도 궁금하지만, 새 황제 자리를 다투는 두 영웅 듀란트와 르브론의 맞수 대결이 더 기다려진다. /홍정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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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강경화 대치 지면기사
일본인 성씨엔 어이가 없다. 전 아사히신문 모스크바 특파원은 성씨가 '새 마누라(新妻)'다. 남자의 성씨가 그렇다. 반대로 여성의 성씨에도 '내 아내(我妻)'가 있고 전 민주당 의원은 부인의 키가 얼마나 큰지 '긴 부인(長妻)'이다. 귀신과 무덤을 뜻하는 성씨도 있다. 전 WBA챔피언은 '귀신무덤(鬼塚:귀총)'이고 큰 무덤(大塚), 평 무덤(平塚), 손 무덤(手塚) 등도 있다. 어느 언론인 성씨는 또 '진짜 귀신(眞神)'인가 하면 전 프로야구 선수는 '큰 귀신(大神)'이고 2014년 11월 도쿄대 총장이 된 사람은 '다섯 가지 귀신(五神:고노카미)'이다. '귀신 얼굴(鬼面)'도 있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단다. 2005년 9월 자민당 의원이 된 여성은 '돼지 아가리(猪口:저구)'고 전 총리엔 '개 기르는 사람(犬養)'도 있다. 심지어 남녀 신체의 은밀한 부위인 '가운데 뿌리(中根)'와 '옥 우물(玉井)'도 있고…. 예를 들자면 끝도 없다.한국인은 성씨가 아니라 이름이 문제다. 한글 표기의 한자 이름은 고약한 뜻이 연상돼 웃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몹쓸 병 '간경화(肝硬化)'로 들렸기 때문이다. 발음도 거의 같다. 그런데 그녀의 국회 인사청문회 인준 여부로 여야가 '强硬化 대치 중'이라고 해서 또 한 번 웃겼다. 조국 하면 '祖國'부터 떠올라 썩 괜찮지만 김상조는 '尙早'와 '喪助'부터, 안경환은 '안경알 테(眼境環)'부터 연상된다. 김현미가 '검은 쌀(玄米)'이면 김이수는 또 뭘 이수(履修)한다는 건가. 교통부차관은 '이성기'라고 했던가. 이미 조락(凋落) 잎이 된 안종범은 이름대로 주범이 아닌 종범(從犯)이 됐고 우병우는 병우(病友), 장시호는 豺虎(늑대와 호랑이)….강경화를 두고 여야가 强硬化 대치를 못 벗어나는 이유가 뭔가. 당초 문재인 후보가 인사 5대 불가원칙을 칙령(勅令)처럼 선포했던 게 자승자박 꼴이 됐다면 결자해지(結者解之)가 당위고 순리다. 강경화는 자질까지 문제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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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마크롱 선풍 지면기사
지난달 7일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Macron)은 1977년 12월생으로 39세다. 그런 그가 한 달 만에 프랑스 정계에 두 번째 토네이도 급 선풍을 일으켰다. 의원 0명인 그의 집권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Republique En Marche→전진하는 공화국)가 중도 민주운동당과 합세, 총선을 휩쓸어 제1 다수당이 된 건 세계 의회정치사상 유례가 없는 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마크롱의 승리를 victory explodes(승리 폭발)라고 했고 중국 인민일보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1차 투표에서 획승을 했다(法國總統馬克龍 首輪投票獲勝)'고 보도했다. 그 39세 청년이 대선과 총선 두 차례 기적을 창출한 비결이 뭘까. 우리 언론은 지난달 G7정상회의 때 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악수에서 악력(握力)을 과시하는 등 기죽지 않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프랑스의 자존심을 과시한 점을 들었지만 다르다.지난 1일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마크롱이 그 날 즉시 파리 엘리제궁에서 TV 연설을 했다. 연설 제목은 '지구를 다시금 위대하게 만들자'였고 전 세계를 겨냥, 영어 연설을 했다. "트럼프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도대체 지구의 장래를 외면하다니, 극심한 유감"이라고 비난했고 미국 과학자들을 향해 호소했다. "프랑스에 오시라. 함께 지구의 장래에 관해 논의하고 지구를 위대하게 만들자"고. 그러자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찬사가 빗발쳤다. '혜성처럼 등장한 엘리제궁의 UFO'라느니, (왜 모차르트인지는 몰라도) '엘리제궁의 모차르트'라는 등. 39세 마크롱 대통령의 그 날 TV 영어 연설이 바로 총선 석권까지 더블 미러클(겹친 기적)을 창출한 거다.젊은 정치 지도자들이 세상을 석권한다. 영국의 캐머런은 2010년 44세 총리였고 오바마는 2009년 48세에 44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캐나다의 트뤼도(Trudeau) 현 총리도 46세고 아일랜드의 리오 바라드카(Varadkar)도 지난 2일 집권당 당수가 됐고 곧 총리에 오른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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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통령의 두뇌건강 지면기사
대통령이 탄핵사태까지 부르는 원인은 두뇌건강 부조(不調)로 인한 판단력 마비다. 2015년 4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우마 호세프(Rousseff)와 박근혜 두 여성 대통령만 해도 그렇다. 그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작년 8월 탄핵당한 이유는 정부 회계분식이었다. 어떻게 언감생심 정부 회계분식까지 그녀의 두뇌가 용인했던 것인가. 지난 3월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역시 마녀 같은 최순실과의 관계, 그 한계를 분별 못한 두뇌건강 탓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고도 놀라운 나라가 브라질이다. 호세프 대통령 권좌를 물려받은 현 미셰우 테메르(Temer·77) 대통령이 '탄핵 바통'까지도 이어받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가 취임 3개월부터 탄핵 위기에 몰린 채 오늘까지 이른 이유는 오직(汚職)사건 수사방해 의혹이고 드디어 브라질 대법원이 메테르의 수사방해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 개시를 지난달 18일 결정한 것이다.공교롭고도 별난 건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위험 사유도 그의 대선 관련 '러시아게이트' 수사방해 사법방해 의혹 아닌가. 트럼프가 퇴진시킨 코미(Comey) 전 FBI(미연방수사국) 국장은 지난 8일 미 상원 정보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작심한 듯 "수사 중단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트럼프의 말인즉슨 'I hope this…'였지만 hope를 '요청'보다는 '명령'으로 이해했다는 거다. 그런 코미를 트럼프는 '국가기밀 누설자'라고 비난했고 10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코미(科米)가 기밀누설자(泄密者)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율은 34%까지 추락했고 '스스로 탄핵 무덤을 팠다'는 게 세론이다. 하지만 탄핵 확률은 낮다. 결정적 증거 부족에다가 상·하 양원엔 공화당 의원이 다수다. 설혹 미국 대통령 최초로 탄핵된다 해도 트럼프 뺨치는 보수파 펜스(Pence) 부통령이 인계하면 그만이지만 뭣보다 궁금한 건 트럼프의 두뇌건강이다. 문재인 대통령 두뇌건강은 어떨까. 미국 언론이 보도한 'moonlight 정책, Moon plays'와 일본 매체의 'ム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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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마초 지면기사
1975년 말 이장희와 윤형주를 비롯해 당대 유명 가수 8명이 구속된 것을 필두로 1976년 초까지 100여 명의 연예인이 대마초 연예인으로 분류돼 입건됐다. 그 가운데 수십 명은 구속됐고, 대마초 파동에 연루된 신중현은 물고문을 받고 수감 되기도 했다. 신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수감된 정신병원에서 서대문 구치소로 이감되자, '차라리 여기는 극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전 세계적으로 대마초가 마약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여전히 있지만,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대마초의 규제와 처벌을 엄격히 집행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사실 한국에서 대마초 흡연이 불법이 된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섬유용(삼베)으로만 재배되던 대마가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5년께부터 '도취감을 일으킨다'는 물질로 전파돼 대마초 흡연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에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던 기지촌을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마초 사용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단속법규가 없어 단속을 하지 못했고, 1976년 '대마관리법'이 본격적으로 제정된 이후 정부가 대마 흡연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전개, 대마 흡연자 1천460명을 적발하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그러자 1980년부터는 대마초 사범이 대폭 감소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필로폰 밀제조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연간 수십 kg 미만이던 국내 압수량이 1975년도에는 104㎏에 이르렀다.연예계 대마초 사건은 한동안 잠잠해 졌다가도 다시 터지곤 한다. 최근 인기그룹 빅뱅의 탑(최승현)이 대마 흡연 혐의로 의경 복무가 정지되자 약물을 과다 복용하고 의식까지 잃는 일이 발생했다. 가수 가인은 대마초를 권유한 지인이 있다며 이를 SNS에 폭로하기도 했다. 대마초에 손을 대는 연예인들은 연예계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인기가 치솟을수록 공허감도 커지는데 이를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고 토로한다. 대형 연예기획사에서는 소속 연예인들의 몸매 관리만 시킬 것이 아니라 전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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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현충일과 애국자들 지면기사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의 이야기다. 2014년 12월 개봉해 이듬해 상반기까지 누적 관람객 1천426만2천명으로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청년 가장 덕수는 독일 광부를 자원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극한의 역경을 이겨내고 같은 처지의 파독 간호사(김윤진 분)와 함께 귀국한다. 갱도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생환하는 장면이 짠하다.노동운동가 전태일은 1960년대 평화시장 봉재공장의 재봉사, 재단사로 일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했다. 청계천 공장단지 노동자들의 노동운동 조직 바보회를 결성했다. 서울시와 노동청을 찾아가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으나 전달되지 못했다. 1970년 근로조건 시위를 주도하다 11월에 근로기준법 화형식과 함께 평화시장 입구에서 온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라이터로 분신 자살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11월 27일 청계피복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노동 운동이 재확산됐다.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 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 간호사, 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추념사를 들으면서 파독 광부·간호사들과 청계 노동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파독 간호사들은 '조국이 우리를 잊지 않고 제대로 대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태극기가) 새겨졌다고 말했다. 파독 광부와 서해 바다 용사를 애국자라고 불렀다. 대통령 후보 문재인과 대통령 문재인은 분명 다른 모습이다. 새 정부에서는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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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치매 국가책임제 지면기사
영어 dementia(백치·치매) 앞엔 수식어가 붙는다. 'senile dementia(노인성 치매)'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무가베(Mugabe) 대통령은 재작년 9월 의회 개막연설 때 그 이전(8월)에 읽었던 일반교서 연설 원고를 반복해 읽은 망발을 연출했다. 그 때가 91세. 올해로 30년째 집권이다. 지난 1일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71)도 치매 아닐까. 미국 국민은 그를 '국가적인 수치'라고 했다. 그럼 60대 치매는 중년성 치매일까. 1970년대 미국의 아이돌(우상)이었던 가수이자 배우 데이비드 캐시디(Cassidy)가 자신의 치매증세를 고백한 건 지난 2월 예능잡지 'People' 인터뷰였고 67세다. 그는 70년대 TV 홈드라마 '파트리지(partridge) 패밀리'에서 장남으로 연기, 일약 유명세를 탔다. 파트리지는 '반시(半翅)'라는 새다. 그런데 그의 조부모도 치매였고 모친인 배우 이브린 워드도 치매를 앓다가 2012년 89세로 작고했다. 치매(癡매)란 '어리석을 치, 어리석을 매'자다. 말뜻의 범위야 넓다. 그런데도 일본에선 이 말을 기피해 엉뚱하게도 '인지증(認知症:닌치쇼)'으로 바꿔버렸고 중국에선 '어리석을 매'자가 아니라 '태'자다. 따라서 '치매'가 아닌 '치태'고 '치태'라는 말을 거꾸로 '태치(매癡:따이츠)'라고도 부른다. 어쨌거나 70~80대에도 사진처럼 생생히 기억하는 두뇌 능력을 유지할 수는 없을까. 그걸 정신의학에선 '포토그래픽 메모리'라고 일컫지만 그런 뇌 혁명을 겨냥한 연구는 활발하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팀은 타액으로 알츠하이머 증상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했고 미국 바이오의약계의 바이오젠(Biogen)사는 뇌의 유해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작년 9월 영국 과학지 'Nature'에 발표했다. 물리적인 뇌 청소가 가능하다는 거다.문 정권이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며 본인 의료비 부담을 10%선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 고무적인 국가 보건정책 낭보를 간호하는 가족은 물론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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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가뭄과 홍수 지면기사
같은 아시아 땅이지만 한반도는 극심한 가뭄인데 반해 스리랑카와 대만, 중국 남동부는 끔찍한 홍수가 휩쓸었다. 인도 남녘 끝인 방갈로르(Bangalore)와 마드라스(Madras) 건너편 인도양에 눈물방울처럼 떠 있다고 해서 속칭 '인도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나라가 스리랑카다. 하지만 Sri는 현지 토속어로 '훌륭한, 경건한', Lanka는 '휘황찬란한'이라는 뜻이다. 그런 'Sri Lanka' 6만5천여㎢ 국토를 무색하게 만든 건 지난달 하순의 대홍수다. CNN은 지난달 29일 스리랑카 남서부 폭우로 151명이 죽고 111명이 행방불명, 50만명이 고지대로 피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수도 콜롬보 남동 100㎞, 보석 가공 중심지로 유명한 라트나푸라(Ratnapura)의 피해가 극심해 주택과 도로가 거의 황톳물에 잠겼다. 그건 2003년 이래 최악의 스리랑카 홍수 피해라고 했다.3만6천㎢ 땅의 대만도 17년만의 홍수에 휩쓸렸다. 지난 3일까지는 타이베이(臺北) 북동쪽 대만 제일의 문호(門戶)인 지룽(基隆)을 비롯해 대만 철도와 도로교통 요충지이자 국제상항(商港)인 화롄(花蓮), 그리고 진먼다오(金門島)의 피해가 심했고 4일엔 대만 중남부 까오슝(高雄)과 차오저우(潮州) 등도 가옥과 교량 붕괴,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막심했다. 그런 대만 폭우를 지난 3일 중국 CCTV는 '홍수 광습(狂襲)'→'홍수가 미친 듯이 습격했다'고 했고 '재앙이 심하다(災情嚴重)'고 보도했다. 중국 남부 역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폭우 피해가 심했다. 3일 낮까지 푸졘(福建)성 성도(省都)인 푸저우(福州)와 룽옌(龍岩), 장시(江西)성 지안(吉安) 등이 홍수에 잠겼고 후난(湖南)성의 유명한 과일농사도 폭우 피해로 망쳤다.모스크바는 또 폭풍우 피해가 심했다. 지난달 30일 폭풍우로 모스크바 시내 가로수 등 수목 3천500 그루가 쓰러지는 바람에 차량 1천500대가 깔려 찌그러졌고 16명이 사망, 168명이 부상했다고 CNN 뉴스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자기 생애 최악의 폭풍우였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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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가적 수치' 대통령 지면기사
대통령이 '국가적인 수치'라면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은 뭔가. 그 역시 '국민적인 수치' 아닌가. 미국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을 국가적인 수치라고 했다. 그가 지난 1일 오후(한국시간 2일 새벽) 백악관에서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그날 당장 국민들이 벌 떼처럼 반기를 들었고 '그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아우성을 쳤다. 특히 워싱턴 주 인즈리 지사는 "온전한 지구를 자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 어른들이 부끄럽다. 미국은 이제 지구상에서 '파리기후협약'에 가입 안 한 단 두 나라(시리아, 니카라과) 수준으로 추락해 버렸다"고 한탄했다. 2일 현재 뉴욕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등 이미 10여개 주와 LA 보스턴 시애틀 등 177개 대도시가 트럼프를 비난했고 '미국 기후연합을 결성해 2025년까지 온실가스를 26~28%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미국은 일찍이 1992년 5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지구 서밋'에 맞춰 부시(父) 대통령이 그 해 10월 비준한 게 '지구기후변동조약'이었다. 그 이듬해엔 클린턴 대통령이 교대해 94년 그 조약을 발효시켰고 97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조약체결국회의(COP3)에서는 엘 고어 부통령이 주도, '교토의정서(京都議定書)'를 채택했다. 그는 그 공로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2001년 부시(子) 대통령은 그 '교토의정서'로부터의 이탈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그 43대 부시 대통령의 '거부'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을 포함,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한 파리기후협약(2015년 12월) 체결을 적극 주도했다. 미국 대통령들의 훼예(毁譽)가 그렇게 엇갈린 거다.트럼프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은 전 세계 언론의 비난은 물론 특등 동맹국 일본까지도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야마모토 코이치(山本公一) 환경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인류의 영지(英智)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보짓이라는 소리다. 중국의 巴黎(파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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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브라운 백 미팅 지면기사
유럽 영화나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보면 빵집 앞에 사람들이 즐비하게 줄을 서 있고, 빵을 구입한 사람들은 갈색 봉투에다 기다란 바게트 빵을 담고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갈색 봉투 안에는 빵 말고도 간단한 채소나 과일도 같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최근 환경문제 때문에 비닐 봉투(Plastic bag)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마트에서 종이봉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이런 갈색 종이봉투를 미국에서는 브라운 백(Brown Bag)이라고 하는데 몇 해 전부터 정부기관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브라운 백 미팅'이 많이 열리면서 이 용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운 백 미팅은 말하자면 간단한 점심식사를 곁들인 토론으로,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을 브라운 백에 담아 가지고 와서 격식 없이 진행하는 회의를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꼭 갈색 봉투가 등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브라운 백 미팅은 번다한 식사 대신 시간 절약은 물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할 수 있어 조직 내 의사소통이 활성화되고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도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구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기 때문에 '캐주얼 토론회'라고 불리기도 한다.문재인 정부의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는 아주대 총장 시절 학생들과 브라운 백 미팅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매월 첫 번째·세 번째 수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전 신청한 2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샌드위치·음료수를 나눠 먹으며 2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대화의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학생들은 가치관과 신념, 취미와 최근의 관심사 등을 질문하고 이에 김 후보자는 자신의 가난했던 청소년기와 유학시절·공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진솔하게 대답했다고 한다.그가 브라운 백 미팅을 자주 열었다는 것은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소통·서민적 행보를 중시했다는 뜻일 것이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부총리 자리에 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