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인간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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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인간동물원 지면기사

    '임신기간→9개월, 임신해서 태어나는 새끼 수→하나, 성기능 숙성도달 기간→13~17년, 몸무게→50~100㎏, 수명→75~85세, 식성→온갖 종류의 동식물'… 이게 바로 인간동물이다. 1990년대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동물원에 전시 중인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의 특성이 이렇다고 했다. 그 인간동물은 오랑우탄, 비비, 긴팔원숭이 우리 옆에 전시됐고 종명(種名)이 독일어 Mensch(멘시)를 비롯해 호모사피엔스, 휴먼 빙 등으로 표시돼 있었다. 2005년 8월 26~29일 런던동물원은 영화배우, 음악가 등 8명을 기획 전시했고 2007년엔 호주 애들레이드(Adelaide) 동물원이 오랑우탄과 함께, 2009년엔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이 '인간도 동물이므로 모든 동물은 인간처럼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인간동물을 동물원에 기획 전시했다. 도쿄 신주쿠(新宿)동물원도 그랬고…. 놀라운 건 우리 안 전시 지원자가 늘 넘쳐났다는 사실이다.그런데 인간동물을 멸시하다 못해 타매(唾罵) 타기(唾棄)한 인간이 있었다면 누굴까. 45세에 발광해 죽은 독일 철학자 니체였다. 그가 외쳤다. "인간(동물)은 허위와 간악 투성이다. 나는 인간 속을 거닐면 꼭 인간의 단편(斷片)과 지체(肢體) 사이를 걷는 것 같다. 냉정히 인식하는 자의 눈으로 볼 때 인간은 볼이 붉은 동물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는 일체의 존재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 아아, 구토 구토 구토!"라고. 그는 모든 동물 중에서도 인간이야말로 구역질 나는 동물이라고 매도했다. 전후(戰後) 일본 문학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사양족(斜陽族)'의 대표 작가 다자이오사무(太宰治), 39세로 천재적인 삶을 마감한 그의 '닌겐싯카쿠(人間失格)'를 보면 가슴이 무너진다. 세속의 우매와 추악 속에서 인간이기를 스스로 실격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그렸기 때문이다.저 인간동물, 저들로부터 처절하고도 참담한 이질감을 통감한다. 아아, 대한민국도 서울대공원에 인간동물 전시 계획을 세워 보는 게 어떨까. 전시 지원자가 없을 경우 강제로 포획, 동물원 우리에

  • [참성단] 이란의 핵 포기 代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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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란의 핵 포기 代價 지면기사

    요새 신바람 난 나라는 이란밖에 없을 게다. 지난 1월 16일 이란 핵개발 문제에 대한 구미 제국 등의 제재 해제가 발표되자 이란 국민은 환호성을 올렸고 각국이 동결시켰던 이란 원유 판매금 해제로 당장 챙길 돈만도 약 500억 달러(약 60조원)에다가 1~2월 원유수출 전망치도 약 20%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제재 해제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했고 미국과 이란 양국인 수형자(受刑者)와 함께 스파이 용의로 2014년 7월 이란에 억류됐던 제이슨 레자이언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지국장도 즉각 석방됐다. 일본도 이란과의 금융 거래, 일본 은행의 이란지점 설치 금지 등을 해제했다. 그뿐인가. 중동 순방의 시진핑 중국 주석이 1월 23일 로하니(Rowhani) 이란 대통령과 회담, 이란 원전 2기(基) 건설 등 향후 10년간 6천억 달러(약 712조원)와 고속철도 정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로하니 대통령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란만 대박이 아니다. 아바스 아호운디 이란 운수장관은 지난 28일 미국 노선 재개를 검토, 미국 항공기 500기(機) 발주가 필요하다고 했고 같은 날 이란 대통령으로선 16년 만에 유럽을 방문한 로하니 대통령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에어버스 118기를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A380 2층 대형기 12기 포함 총액이 250억 달러(약 32조4천억원)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또 푸조 등 프랑스 자동차와 합병으로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방침이라고 했고 마테오 렌치(Renzi) 이탈리아 총리도 만난 로하니 대통령은 이탈리아 기업과 170억 유로(약 22조원)의 사업계약도 체결했다. 그런 이란은 금후 5년간 평균 8%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Iran, 이란 사람'은 산스크리트어로 '고귀한, 고귀한 사람'이라는 뜻인 'ārya'에서 왔다. 이제 그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자존심으로 복귀할 차제다.이란의 핵 포기 대가는 엄청나다. 작년 7월 미 영 독 불 중 러와의 핵 개발 축소를 공약, 약속대로 이행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달 16일 확인한

  • [참성단] 지카 바이러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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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지카 바이러스 공포 지면기사

    지구상에 '파서(巴西)'라는 나라가 있다면 어딜까. 중국이 브라질을 '巴西'라 쓰고 '빠시'로 읽는다. 그 빠시의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대통령이 지난 27일 전쟁을 선포했지만 나라가 아니라 모기를 향해 선포했다(巴西向蚊子宣戰)는 게 중국 언론 보도였다. 무상 복지 폭탄으로 한 때 인기 최고였지만 결국 경제를 망쳐 탄핵 위기까지 몰린 그 할머니(69) 대통령 호세프를 일본에선 포르투갈어가 아닌 영어 발음으로 '루세푸'라 부르지만 아무튼 그녀가 모기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거다. 이른바 지카(Zika) 바이러스를 옮겨 소두증(小頭症) 아이를 출산케 하는 주범인 모기 박멸을 위해서다. 브라질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소두증 의심 출산은 작년 10월의 270명에서 27일 현재 3천448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정상아 머리 둘레 34~37㎝에 못 미치는 32㎝의 소두증 머리가 충분히 발육치 못한 채 미숙아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다.문제의 소두증은 이웃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는 물론 중미 엘살바도르까지 '임신경계령'을 내렸고 미주 대륙을 넘어 이미 전 세계로 확산됐다. 영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도 29일 현재 5명의 소두증이 확인됐고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까지 번졌다. 그런 확산 추세로 인해 미국 질병대책센터(CDC)는 29일 '완전유행체제'를 선언, 24시간 긴급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미국의 CDC 가동은 2010년 아이티 콜레라 유행 때와 2014년 에볼라 출혈열 만연 때 이후 처음이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동갑인 마가렛 챈(Chan→陳: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국장 할머니도 전 세계에 소두증 경계령을 내렸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리우 올림픽(8월)이 코앞에 닥친 소두증 발원지 브라질이고 토마스 바흐(Bach) IOC 위원장이 28일 WHO와 긴밀히 제휴하겠다고 밝혔지만 글쎄다.소두증이든 뭐든 전염병은 무섭다. 2만8천600명 감염에 1만3천명이 죽은 에볼라는 종식 선언 후인 지난 23일에도 두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WHO가 확인했고 작년 한국의 메르스(

  • [참성단] 고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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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고별사 지면기사

    2000년 12월 일반 선거에서 조지 W 부시 후보에 32만 표차로 이기고도 선거인단 선거에서 패해 대통령이 될 수 없었던 엘 고어는 선뜻 결과를 수용할 수 없었다. 결과에 승복하는데 한달여 시간을 끌었던 것은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인상적인 고별사를 남기고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이 시간 이후 부터 부시는 나의 대통령이다. 나는 그를 도와 정치권과 미국의 화합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부시에게 영광을."누구나 앉아보고 싶은 자리를 버려야만 하는 사람의 심정은 만감으로 가득 차게 마련이다. 그게 '절대 권력'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歸去來辭'는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그 백미(白眉)가 윈저공이라고도 불렸던 '킹 에드워드 8세'의 고별사다. 1936년 12월 11일 그는 라디오 방송에서 "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 없이는 왕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없고 그 무거운 책임을 짊어질 수도 없음을 알았다"라며 퇴위를 공식 선언했다.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벗는다는 그의 고별사는 충격과 감동을 던졌다. 닉슨의 고별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 1960년 美 대선에서 존 F 케네디에게 패한 후 언론을 꼬집는 고별사를 남겼다. "오늘이 마지막 회견이기 때문에 언론은 나의 말을 다 보도해줄 것으로 믿는다. 언론은 한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한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을 때는 반드시 한 사람의 기자를 보내 그 후보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취재토록 해야 한다." 2001년 9·11테러 직후 지지율이 90%를 넘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곤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이라크 전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고별사에서 "나에겐 국익이 최우선이었으며, 옳다고 믿는 것을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27일 대표직을 내려 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갔다. 여러 번의 퇴진 압력을 받았던 그였다. 그는 "끝이 새로운 시작이다. 혁신을 선택하던 그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자"라는 고별

  • [참성단] 카타르 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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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카타르 대첩 지면기사

    축구광들은 어제 새벽 잠 잘 시간을 뺏겨가며 카타르와의 축구 경기를 봤겠지만 오랜만에 국민 울화통을 일거에 카타르시스 시켜준 통쾌한 승리였다. '카타르시스(katharsis)'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유명한 '시학(詩學)'에 나오는 용어로 정화(淨化)라는 뜻이지만 쉽게 말해 몸 안의 불순물을 확 배설한다는 의학적 용어다. 그런데 카타르와의 축구를 본 의학도라면 내심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왜? 다름 아닌 '카타르(catarrh)성 염증'이라는 말이 내내 떠올랐기 때문이다. 머리 속에 생긴 병적인 점액체가 콧구멍이나 입안으로 흘러내리는 카타르 증상 말이다. 1대1로 거의 끝날 때까지 그런 상상으로 불안했겠지만 막판에 3대1로 승리,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축구 출전권을 따낸 거 아닌가. 8회 연속은 브라질, 이탈리아도 달성치 못한 쾌거다. 내친 김에 리우 올림픽에선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성적을 넘어 은메달 쯤 따는 게 어떨까.카타르에 졌다면 어불성설이다. 아라비아반도 동부 페르시아 만으로 돌출한 땅의 카타르(Qatar, 아랍어로 Daula al-Qatara)는 딱 경기도만한 1만여㎢의 작은 나라로 인구가 180만에 불과하다. 5천만의 한국이 그런 소국에 질 수야 없지 않은가. 하긴 인구 대국 중국과 인도 같은 나라도 축구엔 영 젬병이니까. 그런데 아랍어가 공용어인 이슬람 국가에다 거의가 수니파로 사우디아라비아 편인 카타르는 1인당 GDP가 8만 달러로 카타르 리얄(QR→통화)을 물 쓰듯 하는 세계 3위의 부국이다. 2015년 IMF 기준으로 그렇다. 그건 1930년대에 발견된 석유 자원 덕분이다. 영국의 보호령(保護領)으로 1971년 독립한 나라지만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강소국(强小國) 대열에 끼는 나라가 카타르다. 인구는 180만 중 4분의 3이 파키스탄 사람이다.스포츠 열광시대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 답답한 공방 끝에 승패를 가르는 대포알 같은 한 방의 골 위력이야말로 대단하다. 그야말로 10년 체증이 확 뚫리는 통쾌감 아닌가. 올

  • [참성단]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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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국민의당 지면기사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천정배의 국민회의와 합당을 선언했지만 당명에 대한 네티즌 논란이 분분하다. 뭣보다 국민의당을 '국민의 당'으로 띄어 써야 한다는 거다. '아버지가 방으로…'와 '아버지 가방으로…'는 다르다는 것이고 '국민 의당(宜當)'이라는 말도 유추가 가능하다. 그런데 '국민당'이면 국민당이지 소유격 조사 '의'가 왜 끼어든 건가. 그럼 대한민국도 '대한의민국'인가? '국민회의'라는 당명도 마찬가지다. '의'가 생략된 '국민회'가 정상이다. 국회를 '국회의(國會議)'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도 '공화의 당' '민주의 당'이 아니고 영국의 보수당 노동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 국민회의 따위, 그런 게 다 한글 표기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탓이고 중증 노이로제다. 안철수는 '안(no) 철수' 또는 '안(內) 撤收'라는 뜻 같고 천정배는 '천정(천장)으로 올라간 배(船)' 같지 않은가. 한자 이름의 한글 표기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변경 변질명사다.그런데 정당 이름들만 보면 역류성식도염처럼 뭔가 치밀어 올라 불쾌하다. 누리(세상)라는 옛날 말에다가 '새'자를 찍어다 붙인 망발의 새누리당부터 그렇다. 중국과 일본에선 '노예'나 똥칠 먹칠 옻칠 따위 칠하는 게 '누리'다. 더불어당은 또 뭔가. '더불어(與)당'은 야당이 아닌 여당이라는 뜻이다. 그건 망발 치고도 최악의 망발이다. 어느 두뇌로부터 그런 당명들이 순산 또는 난산되는 건지 들여다보고 싶다. 아무튼 참 당도 많았고 '국민'이 붙은 당명만 해도 대한국민당, 민주국민당, 국민당, 한국국민당, 통일국민당, 새정치국민회의, 국민신당, 국민통합21 등 숱하게도 부침(浮沈)했다. 미국 공화당은 1861년, 민주당은 1790년대 토머스 제퍼슨이 창당했고 영국 보수당은 17세기부터였다. 대한민국에선 1963~80년의 민주공화당이 17년, 1967~80년의 신민당이 13년 최장수였다.특정 지역 눈치 보기에 바쁜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등과 함께 과연 언제까

  • [참성단] 驚氣 일으키는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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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驚氣 일으키는 경기도 지면기사

    경기도가 '驚氣(경기)'의 경기도? 깜짝깜짝 놀라고 자다가도 경풍(驚風)을 일으켜 벌떡 일어나는(驚起) 驚氣의 道가 경기도다. 잔혹 범죄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競起) 道가 경기도기 때문이다. 이번엔 남편을 청부 살해한 독부 치고도 '맹독부(猛毒婦)'가 시흥에서 불거졌다. 22일 혹한의 밤 하고도 11시경 "드라이브를 가자"며 남편 박 모(49)씨를 유인 외출, 트럭으로 깔아뭉갠 뒤 뺑소니를 가장한 맹독부가 경찰에 발각된 거다. 그야말로 경기 경풍 일으킬 사건 아닌가. 경풍 하고도 천조경풍(天弔驚風)이라는 게 있다. 고개를 젖히고 눈을 멀거니 뜬 채 하늘을 쳐다보는 어린애 병이 천조경풍이지만 어른도 예외일 수 없다. 권상우 주연의 2004년 영화가 '말죽거리 잔혹사'였지만 서울 강남 말죽거리가 아닌 '경기도 잔혹사'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경기도 살인 잔혹사, 대충 예거해도 驚氣를 일으킬 정도다. 최근 사건만 해도 인천의 11살짜리 여아 상습학대 사건을 비롯해 부천에선 7살 초등학생을 상습 구타해 숨지자 시신까지 훼손, 냉장고에 몇 년씩 둔 악마 아비와 어미가 구속됐고 광주에선 40대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 자살했다. 경기도 잔혹사,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더욱 치가 떨린다. 2012년 수원의 그 악명 높은 오원춘의 토막살인, 2014년 박춘봉의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에다가 이름만 들춰도 소름 돋는 강호순과 조두순은 어떤가. 전자는 2006~2008년 수원 용인 평택 화성 의왕 시흥 오산 안양 군포 등에서 연쇄적으로 여성을 납치, 죽였고 후자는 2008년 안산에서 8살 나영이를 화장실에서 강간, 생식기와 항문을 망가뜨린 마귀였다. 17살 김모 양을 모텔서 살해, 시신을 훼손한 사건은 2013년 용인이었고….1986~91년 화성 연쇄살인사건, 그 '살인의 추억'은 또 어쩌랴. 10건의 강간 살인사건에 연 180만 명의 경찰이 용의자 300명을 추적하고도 해결된 건 8차사건 단 한 건이었다. 그게 대한민국 3대 미스터리라고 했다. 세월호에도 안산 학생들이 희생됐고 보육대란도 경기도 교육

  • [참성단] 지구온난화와 한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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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지구온난화와 한랭화 지면기사

    이 겨울 미국 뉴욕 워싱턴만 해도 지구온난화인가 한랭화가 맞나. 지난 크리스마스의 뉴욕은 기상관측사상 최초의 22도로 뉴요커들은 T셔츠 바람으로 활개를 쳤다. 그런데 지난 주말엔 한파에다 폭설로 blizzard warning(폭풍설 경보)이 발령됐고 6천여 항공편이 운항 취소됐는가 하면 거의 절반의 주(州)에 긴급사태가 선포됐다. 그런 냉·온탕 변덕 날씨를 중국 언론은 '전구홀랭홀열(全球忽冷忽熱)'이라고 했지만 아무튼 지구가 미쳤고 온난화 한랭화보다는 '지옥화(化)'가 아닐까. 중국 추위도 대단했다. 23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이 영하 32도, 20일 네이멍구(內蒙古)는 무려 영하 47도였다. 중국 TV의 그런 혹한 표현이 자못 웃긴다. 중국엔 '패왕급 한파가 내습했다(覇王級寒潮來襲)'고 한 데 반해 미국엔 '괴수급 폭풍설(怪獸級暴風雪)이 미국 동부를 습격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패왕급과 괴수급?우리 서울도 어제 영하 18도, 대관령이 영하 25도였고 백두산도 영하 30도로 백두산 3호 발전소 건설의 육탄 돌격대도 철수했다. 앨 고어(Gore) 전 미국 부통령의 2007년 노벨평화상 공로는 심각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였다. 그런데 2011년 2월초 혹한과 폭설이 몰아치자 그의 노벨상은 반납돼야 한다고 열변, 500명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사람은 바로 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쟁자인 독설가 도널드 트럼프(Trump)였고 짐 드민트(DeMint) 공화당 상원의원은 "앨 고어가 앓는 소리를 낼 때까지 눈은 올 것"이라고 놀려댔다. 남극 빙하도 녹아 작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커졌다고 주장한 건 또 그 전해인 2010년 1월의 아르헨티나 연구팀이었다. 길이 30㎞, 높이 60m의 그 나라 칼라파테 모레노(Moreno) 빙하가 오히려 커졌다는 거다.지구온난화든 한랭화든 견뎌낼 수밖에 없다. 매년 열리는 중국 헤이룽장 성 하얼빈 빙설축제의 거대한 얼음 성(城)과 탑 등의 오색 조명은 찬란하기 그지없고 우리 거제 펭귄수영대회도 거르는 해가 없다고 했다. 펭귄들이야말로 멋지고도 위대하다. 영하 19

  • [참성단] 이별 통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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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별 통보 방법 지면기사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분에 이기지 못해 저지르는 범죄, 즉 '이별범죄'가 크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보복 범죄를 당하지 않고, 탈 없이 헤어지는 '안전이별'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최근 온라인 사이트에서 확산되고 있는 '안전 이별법'은 이렇다. 1. 갑자기 통보식으로 이별을 고하지 마라 2. 애인이 욱하는 성격이라면 돈을 빌려달라고 조르면서 관계를 정리하라 3.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이별을 통보하라 4. 부모나 동생 등 가족이 중병에 걸려 간호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연락을 끊어라 등등. 웃기지만 이게 오늘의 슬픈 현실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애인관계에 의한 폭행·상해·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강간·강제추행, 살인미수 등 5개 범죄 피해자의 수는 3만6천362명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7천272건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인으로부터 살해당한 사람은 같은 기간 290명에 달했다. 살인미수 피해자 수는 2012년 53명, 2013년 58명, 2014년 64명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때는 죽고 못살 정도로 사랑했던 사이였을 텐데 헤어지는 순간이 다가오면서 '이별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최근 한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2030 세대의 이별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혼남녀 44.2% 이상이 '가장 선호하는 이별 통보의 방법'으로 '카톡 혹은 문자메시지'를 꼽았다. 이들은 "연인 사이에 가장 익숙한 연락 수단이 카톡이고, 글자로 이별을 통보하면 미안함도 적다"며 "감정에 흔들리는 등의 변수가 생기지도 않는다"를 꼽았다. '카톡'이 자신의 감정 상태와 이별을 결정한 이유 등을 가장 명확하게 전달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시인이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시를 쓰는 것. "사라지는 이의 서러운 모습은 나의 고달픈 호흡안에 잦아든다./

  • [참성단] 겁나는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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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겁나는 일기예보 지면기사

    일기예보(weather forecast)를 일본과 중국에선 '천기예보(天氣豫報)'라고 하지만 중국서는 豫자가 아닌 預자다. 그런데 요새 일기예보가 귀신처럼 정확히 맞아 겁날 정도다. '예보관(forecaster)'도 중년 남성이 아닌 하나같이 늘씬한 젊은 여성 미인들이건만 그래도 얼굴 쳐다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영하 15도 예보가 10~9도로 어긋나면 좀 안 될까. 전에는 일기예보 하면 KBS의 중년 간판스타 김동완부터 연상됐다. '내일부터, 오후부터'를 '내일부터서, 오후부터서'로 말하는 게 특징이긴 했지만…. 외국 일기 예보관은 남녀 구별이 없다. 일본 NHK TV는 젊은 남자 히라이(平井信行)와 히노키야마(檜山靖洋), 중년 대머리 미나미(南利幸) 등 남자들이고 중국 CC(중앙)TV도 장스(張師) 등 거의 남자다. 영국 BBC나 미국 TV들도 중년 남녀가 주류다.그런데 지난날 일기예보는 어긋나기 일쑤였다. 2010년 3월 3일 러시아 긴급사태부(部) 쇼이그 장관이 상원 업무보고에서 "일기예보가 틀리면 책임을 묻는 벌칙이 필요하다"고 하자 비리판드 기상청장관이 반발, "예보의 부정확성은 벌금도 감옥도 막을 수 없다. 100% 정확한 예보란 100년 뒤에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선 '천기예보'가 어긋나 인명과 재산 피해를 끼칠 경우 형사처벌 감이다. 미국도 대통령 취임식 날 쾌청할 거라는 예보와는 달리 폭설이 퍼붓자 기상국장 목이 날아갔지만 그건 아득한 1909년 태프트(Taft) 대통령(27代) 취임식 때 얘기다. 기상예보 선진국은 단연 일본이다. NHK '월드 웨더'를 보면 넓게는 세계 각국의 도시, 좁게는 국내 지역별 1㎢ 단위로, 시간도 10분 간격으로 쪼개 예보하는 '나우캐스트(now-forecast)' 예보 체제가 놀랍다. 4면의 바다 기상예보도 풍향 풍속, 수온 분포도, 파고(波高)까지도 '이케(거칠어짐), 타카이(높다), 야야타카이(약간 높다), 나기(잔잔해짐)'로 세분한다.그런 일본 기상예보를 과거엔 다분히 참고했던 게 우리 기상청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