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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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왕과 아베 지면기사
15일 일본 전몰자 추도식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82)은 ‘지난 전쟁에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지만 아베 총리는 다르다. 종전 70년 담화에서 끝내 자신의 ‘오와비(사죄)’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두루뭉수리 얼버무린 담화를 15일 인민일보는 ‘언불유충(言不由衷)’이라고 했다. 충심에서 우러나지 않는 말, 속에 없는 소리라는 거다. 베이징의 ‘新京報’도 ‘그런 애매한 표현은 본인의 사상체계에서 나온다’고 꼬집었고 CCTV는 아베의 역사관을 가리켜 ‘개도차(開倒車:카이따오처→차를 거꾸로 모는 역주행)’라고 질타했다. 장이에수이(張業遂) 외교차관은 또 키테라(木寺昌人)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대(對) 역사태도의 엄중 착오’를 비난했다. 독일 언론의 비판도 거셌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Allgemeine) 등 주요 지는 한결같이 총리 자신의 말로 사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타이완 총통 마잉쥬(馬英九)와 북한 외교부 평가도 부정적이었고. 하지만 호주 공공방송 ABC TV는 아베 담화를 생중계, ‘그의 발언은 미래로 나가려는 일본을 성의껏 설명했다’며 긍정 평가했고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네드 프라이스(Price) 보도관도 “일본은 전후 70년의 평화와 민주주의, 법치 등 모든 나라의 모범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영국도 긍정적이었다. 2차대전 중의 수천 영국인 포로에 대한 언급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아베 독주에 실망감과 유감을 표명했고 일본 내의 반응도 엇갈렸다. 무라야마(村山富市)는 “전혀 사죄의 계승이 아니다”, 아사히신문은 ‘주어인 나(私)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베의 내심은 뭘까. ‘사죄 많이 했는데 뭘 자꾸 해! 지겹고 자존심 상한다!’가 아닐까. 그는 민족책임론에서 후손들이 해방돼야 한다고 했다. 칭찬하고 사과할 줄 모르는 건 인격이 덜 성숙했다는 증거다. 의학, 심리학 용어로 어택시어(ataxia)→인간실조(失調)다. 운동실조, 보행실조 같은 인간실조와 인격실조다. 말을 애매하게 얼버무리는 행위 또한 ‘실행증(失行症)’―운동신경장애와 같다. 그에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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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國心 지면기사
셰익스피어는 애국심이 매우 깊었다. 그는 “나는, 나의 조국의 좋은 점을, 나의 생명보다 더 깊이, 더 신성하게, 더 깊이 사랑한다”고 썼다. 윈스턴 처칠은 수상 자리를 떠나면서 짧지만,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영국이 앞으로 어떻게 되든, 그(영국)의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나의 조국이다.” 유난히 명언을 많이 남긴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모국을 사랑하는 자는 인류를 미워할 수 없다.”“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나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요’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白凡逸志’의 첫 대목에 나오는 문장이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조국의 독립만을 염원한 백범 김구의 무조건적인 애국이고, 직선적인 애국심(愛國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도산(島山) 안창호의 애국심은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한다. “우리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이완용도 아니다. 망하게 한 책임자가 누구냐. 그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왜 일본으로 하여금 손톱을 박게 하였으며, 내가 왜 이완용으로 하여금 조국팔기를 용서하였소? 그러므로 망국(亡國)의 책임자는 나 자신이다.”내일은 70번째 맞는 광복절이다. 조국은 여전히 양분돼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광복절을 맞이할 때마다 늘 스스로에게 자문하곤 한다. “나는 조국을 사랑하는가. 나는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칠 수 있는가.” 북한 DMZ 지뢰 도발로 우울한 광복 70주년이 돼버렸다. 그날 폭발로 河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가 절단됐고, 金하사는 오른쪽 발목 아래를 잃었다. 수술 후 “하하사는 괜찮은가”라고 묻고, “빨리 부상을 치료해 현역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金하사의 말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심이다. 총리 취임 후 첫 내각 회의서 처칠은 이렇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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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마을 지면기사
어느 시인의 시집 제목이 ‘해바라기는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지만 그 시인은 이렇게 읊었다. ‘선글라스도 끼지 않은 맨눈으로 해와 눈싸움을 하고 있다/ 신은 감히 태양에도 눈이 부실 줄 모르는 유일한 피조물(被造物)로 해바라기를 창조했다/ 겁 없이 태양을 쫓아 눈싸움을 하고 눈총을 쏴대다가 끝내 태양을 쏴 죽이는 유일한 강자(强者)로 해바라기를 빚어 꽂았다(전후 略)’…해바라기라면 네덜란드 화가 반 고흐(Gogh)의 해바라기 그림부터 떠올릴지 모르지만 가장 힘세고 대담하고 당돌하고 오만방자한 꽃이 해바라기다. 해가 서산에 지는 이유가 뭘까. 킬러 같은 해바라기에 쫓기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해바라기를 국화(國花)로 정했는지 러시아와 페루에 묻고 싶고 the Sunflower State가 미국 캔자스 주 속칭인 까닭도 그래선지 모른다. 캔자스 주는 주화(州花)도 sunflower다.중미가 원산인 ‘태양의 꽃’ 해바라기는 러시아와 페루에 많긴 많다. 유럽 중부와 동부, 중국 북부, 인도 등에도 흔하다. 그런데 ‘황금 꽃’이라고도 불리는 해바라기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중국의 ‘향일규(向日葵:시앙르쿠이)’를 번역한 말이 해바라기다. 葵자는 원래 ‘아욱 규’자지만 ‘해바라기 규’자로 통한다. 중국에선 ‘규화(葵花:쿠이화)’라고도 부르고 ‘규향(葵向:쿠이시앙)’이라는 말도 있다. 해바라기가 사무치도록 해를 향하고 그리듯이 마음이 쏠려 사모하는 게 ‘규향’이다. 일본의 ‘히마와리’라는 말도 중국과 같은 글자인 ‘向日葵’ ‘葵花’를 쓰고 우리말엔 ‘규화’ 외에도 향일화(向日花), 촉규화(蜀葵花)도 있다. 그런데 러시아 사람들은 ‘빧쏠네츠니크(해바라기)’라는 말이 길어서인지 ‘솔레유, 솔레유’ 한다. soleil는 불어의 태양이다. 해바라기를 아예 ‘태양’으로 부르는 거다.입추를 지나 어제 말복 날 본지에 뜬 해바라기 밭이 반가웠다.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해바라기 마을이었다. 세상만사 온갖 시름 확 접어두고 거기 해바라기 밭 앞에 서 보는 건 어떨까. ‘내 사랑은 해바라기 꽃/ 당신만을 바라보면서/ 까만 밤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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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소네 추억 지면기사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는 꽤 지적(知的)인 인물로 통했다. 그가 일본의 대표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 회고록을 실은 건 1987년 12월호였다. 그 중 프랑스를 방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을 만난 이야기는 생생하다. 그가 파스칼의 ‘팡세’ 주요 대목을 원문으로 줄줄 암송하는 등 지성을 한껏 과시한 대목이다. 그에 역시 지성파인 미테랑이 감동했고 그게 프랑스의 대일(對日) 호의에 큰 계기가 됐다는 거다. 1983년 1월 한국 방문 때는 또 청와대 연회에서 한국어로 연설, 일부 연회 참가자의 눈물을 자아내게 했고 2차 연회에선 전두환과 어깨동무, ‘노란 샤쓰’를 불렀다. ‘키이로 샤쓰 키타 무쿠치나…(노오란 샤쓰 입은 말 없는…)’로 불렀는지 그 역시 한국말로 불렀는지는 몰라도…. 그 때 전두환은 일본 노래 ‘시레토코 료죠(知床旅情)를 불렀다.그의 회고록 ‘정치와 인생’ 외에도 저서는 다수다. ‘21세기 일본의 국가 전략’, ‘보수의 유언’, ‘나카소네가 말하는 전후 일본 외교’ 등. 그런데 일본 원자력 산업의 아버지에다가 ‘나카소네 야스히로 상’까지 제정한 그의 별명은 ‘풍향계(風向計)’다. 처변불경(處變不驚)―처지가 변해도 놀라지 않고 처신을 잘한다는 거다. 그러기에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환영을 받으며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총리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경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인물이 나카소네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같은 월간지 ‘문예춘추’ 기고문에서 ‘역사의 부정적인 부분도 직시하는 용기와 겸허를 가져야 한다’며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 웬일일까. 이제 97세의 ‘걸어 다니는 현대사의 증인’ 그 마감 시간을 절감한 탓일까. 아니면 역시 91세 원로 무라야마(村山富市)의 용기에 자극받은 것인가.종전 9년 후 출생한 61세 아베에게 두 원로는 아버지뻘이다. 전쟁이 뭔지 체험하지 못한 연배다. 그런 아베가 패전 70주년 담화엔 두 원로의 충고를 담을 수 있을까. 전후 일본의 최고 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는 일본인들의 세계관을 ‘이키오이(떠 있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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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폐해 지면기사
유럽 축구장의 아우성 관중도 신기하고 미국 골프장의 구름관중도 신기하다. 더위와 추위를 피해 그 반대의 나라로 골프여행을 가는 한국인이 1년에 20만이라는 건 더욱 신기하다. 시간과 돈 걱정 없는 팔자 좋은 사람들이 그리도 많다는 건가. 행세깨나 하는 동창 모임의 화제에서도 골프는 빠질 수 없고 대통령들부터가 광적(狂的)이다.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광도(狂度)는 심각한 단계다. 지난 6월 20일 캘리포니아 주 코아첼라 밸리(Coachela Valley) 골프장에 간 것만 해도 그렇다. 캘리포니아 주는 무려 167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내습했는데도 물을 펑펑 써야 하는 데가 골프장이다. 더구나 낮 기온이 45도였다. ‘오바마와 고교 동창들, 그럴 수가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다. 2002년 2월 7일 훈센(Hun Sen) 캄보디아 총리가 말했다. “나는 국왕에 추대된다 해도 거절할 거다. 국왕이 되면 골프 칠 시간이 없을 거 아닌가”golf를 일본에선 ‘고루푸’, 중국에선 ‘까오얼푸(高爾夫)’ 또는 ‘까오얼푸치우(高爾夫球)’로 부르지만 골프는 발상지인 영국이나 정규 골프장만도 1만5천개라는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의 전유물을 벗어난 지 오래다. 고르바초프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방정책 후 러시아도 중국도 골프천국이 됐고 ‘중국에 기상천외의 골프장이 생겼다’고 보도한 건 2012년 12월 31일의 CNN 뉴스였다. 슈미트 커리 디자인사(社)가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섬에 개발 중인 세계 최대 골프 리조트엔 거대한 井(정)자로 뜬 그린과 만리장성 해저드(hazard→골프 코스의 장애물), 마야 유적의 봉합과 같은 페어웨이(fairway→티 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의 잘 손질된 잔디 구역), 판다 형상의 홀 등이 기발하다는 설명이었다. 내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다시 정식종목이 된다니까 전 세계 골프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거다. 좁은 국토의 대한민국도 골프장으로 넘쳐나고. 다만 삼림 파괴와 농경지 황폐화 등 폐해가 문제다. 광주시 곤지암의 한 농촌 마을도 몇 년째 골프장 확장 공사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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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지면기사
공사비 80억 달러로 6일 개통한 제2의 수에즈운하에 중국은 5억 달러를 보조했다. 기존 운하에 35㎞의 새 물길을 튼 것에 불과한데도 건설비는 그랬다. 중국이 광저우(廣州)~말레이시아~인도~케냐~이집트와 그리스를 잇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해상 실크로드를 뚫는 건설비는 상상을 넘는다. 게다가 지구촌 부동산과 광산자원 매입, 항만 철도 등 간접투자까지 차이나 머니 파워는 끝이 없다.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 전 날인 5일 CNN은 ‘미국의 조사회사 SNL 파이낸셜이 전 세계 은행의 총자산 랭킹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결과는 상위 5개 은행 중 4개가 중국이었다. 1위가 3조5천억 달러의 중국공상(工商)은행, 2위 중국건설은행, 3위 중국농업은행, 5위 중국은행 등. 4위는 영국 HSBC였다. 지난달 미국잡지 ‘Fortune’이 세계 500대 기업을 발표한 결과도 미국이 128개, 중국이 106개였다. 중국에 긴장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제2 수에즈운하 개통에 들뜬 이집트에 미국은 13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한다고 했지만 개통한 바로 그 날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는 동남아연합(ASEAN)+한·미·중·일의 아세안지역 포럼(ARF)이 열렸다. 거기서 케리(Kerry) 미 국무장관은 ‘세 가지를 당장 그만두라’고 중국을 다그쳤다. 남중국해(南支那海)의 ①암초 매립 ②대규모 건설 ③항공기 활주로와 대형함선 접안시설 등 군사거점화였다. 그러나 중국은 거절했다. “미국은 부외자(部外者)다. 미국의 항행과 비행에 어떤 제한도 받지 않는다”며. 그런데 일본이 미국을 편들어 중국의 약을 올렸다. 현 해상 상황을 일방적으로 변형시키는 행위를 반대하도록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부추긴 것이다. 일본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확정에도 토를 달았다. 지난 1일 요미우리(讀賣)신문 사설은 ‘북경동계오륜, 눈이 부족한 땅이라 불안이 크다’고 했고 도쿄신문은 ‘스키장 장쟈커우(張家口)시 대기오염이 걱정’이라며 올림픽과는 무관한 인권 문제까지 지적했다. 중국과 미·일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주목거리다. 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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具씨와 許씨 지면기사
옛날 경남 진주에는 사돈지간인 구(具)씨와 허(許)씨가 살고 있었다. 구씨는 장사 수완이 좋았고 허씨는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만석꾼 집이었다. 이들은 의기투합해 동업으로 창업했다. 경영은 가족이나 친척이 맡아서 했다. 일종의 ‘가족기업’인 셈이다. 창업 이념은 첫째도 인화(人和) 둘째도 인화(人和)였다. 기업은 승승장구했다. 영업에 강한 구씨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했던 허씨의 완벽한 조화는 그후 LG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렇게 시작된 두 가문의 동업은 고 구인회-고 허만정씨, 구자경- 고 허준구씨, 구본무(LG회장)-허창수(GS 회장)씨에 이르기까지 무려 68년간 지속돼 왔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구씨와 허씨가 계열을 분리하면서 아무런 잡음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부자간·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일상사가 된 대한민국 대기업 역사에 두고 두고 회자될 만한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이다.오래전 LCD 파트너를 구하려고 한국을 방문했던 네덜란드 필립스 社의 크리스털 리 전 회장은 LG와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모든 기업을 둘러봤지만 구씨와 허씨가 50년이상 동업자로서 아무 잡음 없이 경영하는 걸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는 기업이 양보와 타협, 신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구본무 회장은 “동업은 결혼과 같은 것이다.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함께 사는 것처럼 동업자도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양보와 타협을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구씨의 경영을 논할 때 등장하는 것이 ‘정도(正道)경영’이다. 고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성 산업은 물론 ‘먹고 마시는 것’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투자 사업을 엄격히 금지했다.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벌고, 먹고 마시는 소비성 사업으로 재계 5위가 된 재벌가 롯데가 경영권 다툼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나서 롯데그룹의 자금부터 계열사 지배까지 ‘집중 점검’하려는 모양이다.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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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막바지 지면기사
대통령들도 휴가는 꼭 챙긴다. 작년 8월 9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IS)을 겨냥, 이라크 공습을 명령한 뒤 매사추세츠 주 휴양지로 2주일간 휴가를 갔다. 그런데 군대는 전쟁터로 내몰면서 어떻게 군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이 태평천하 휴가를 갈 수 있느냐며 비난이 분분하자 백악관 측이 나섰다. “통신 장비를 갖춘 국가안보보좌관이 수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가 대세였다. 긴축재정으로 나라 살림이 어려웠던 2011년에도 휴가를 간 캐머런 영국 총리도 변명을 늘어놨다. “그래서 저가항공에다가 3성급 싼 호텔을 이용했노라”고. 메르켈 독일 총리는 또 작년 1월 스위스 스키장으로 겨울휴가를 갔다가 넘어져 골반에 금이 가 목발을 짚었다. 러시아의 푸틴만은 이번 여름휴가는 꿈도 못 꿀 참이다. 서방측의 경제 제재에다 유가 하락으로 빈곤층이 300만이나 증가 한데다 100만 내무부 직원 중 11만 명 해고에 서명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입헌군주국 왕들도 여름휴가를 간다면 어떨까. 화려하고도 한적한 왕궁 속 왕들이야 1년 365일이 휴가 아닐까. 그런데도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여름휴가를 지난달 25일 프랑스 남부 해안의 바로리스 호화별장으로 떠났다. 그는 지난 1월 압둘라 국왕이 90세로 서거하자 왕위를 계승한 왕세자가 아니라 80세 이복동생 왕세제(王世弟)다. 거기까진 그렇다 치자. 그런데 무려 1천명의 국왕 수행원이 별장 부근 호텔에 묵는 바람에 해안선 약 1㎞에 일반인은 얼씬도 못 하게 봉쇄한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 항의가 빗발쳤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했다. 아시아에만도 10명인 국왕, 그들의 휴가 행차가 궁금하다.올 여름휴가도 막바지다. 산과 바다에 온통 피서 인파다. 꼭 그렇게 몰려가 소요 소란과 잡답(雜沓), 분답(紛沓), 분잡(紛雜)을 떨어야 직성이 풀릴까. 쓰레기도 마구 버려 온 산과 해변이 쓰레기장이라는 뉴스다. 여가(暇)를 잡아 쉬는(休) 게 휴가다. 중국엔 ‘休休(시우시우)’라는 말도 있다. 도(道)를 즐기며 편안히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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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령 지면기사
아버지는 훌륭한데 아들은 변변치 못한 게 ‘호부견자(虎父犬子)’다. ‘호부무견자(虎父無犬子)’라는 말도 있다. 호랑이 아비에 개 아들은 없다는 거다. 두 말이 모순, 상충되는 거 아니냐 싶지만, 중국엔 ‘虎父犬子’라는 말은 없어도 ‘虎父無犬子(후푸우취엔쯔)’라는 말은 있다. 虎父에 犬子는 없다는 단정 아닌가. ‘그럼 딸은?’ 할지 몰라도 ‘子’에는 자식이란 뜻도 있어 딸도 포함된다. 부전자전(父傳子傳), 부전자승(父傳子承)이란 말은 있지만 ‘부전여전(父傳女傳)’이라는 말은 사전에 없는 까닭도 子→자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하고 ‘승어부(勝於父)’라고도 했다. 아버지보다 낫다는 거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듯이 제자가 스승보다 나을 수도 있고….호부호자(虎父虎子)의 예는 흔하다. 부자(父子) 대통령에다가 부녀(父女) 대통령만 해도 그렇다. 인도의 네루→인디라 간디, 파키스탄의 부토→베나지르 부토,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수카르노 푸트리, 필리핀의 마카파갈→아로요처럼…. 하지만 그 아비 대통령에 그 딸 대통령다웠는가 그 점엔 의문이 남는다. 불과 5년 동안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아버지 박정희 정권의 ‘한강의 기적’은 18년 걸렸고 아데나워의 ‘라인 강의 기적’도 14년 업적이었다. ‘타쓰노 코와 타쓰(용의 새끼는 용)’라는 말을 쓴 일본 작가도 있다. 그런 말답게 또 한 번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바라지만, 동생 박근령은 무슨 돌연변이인가.지난달 31일자 아사히(朝日)신문 외신면 머리기사가 박근령 건(件)이었다. 일본 동화(動畫) 사이트 ‘니코니코’ 생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의 사죄는 필요 없다. 천황이 사죄했는데 총리마다 번갈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도 “선조의 과오가 있다고 해서 참배하지 않는 건 후손의 도리가 아니다. 한국의 간여는 내정간섭” 발언에 이어 위안부 문제도 “한국이 국내에서 도와줄 일”이라고 덧붙였다는 거다. 그런 아내를 ‘소신과 용기 있다’고 칭찬한 사람은 14년 연하의 남편이었고…. 부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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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두뇌건강 지면기사
‘지난 6월 13일 영국에선 103세 신랑(조지 카비)과 91세 신부(드린 라키)가 세계 최고령 결혼식을 올렸다’고 CNN이 보도했지만 그들의 두뇌 건강이 궁금했다. 그런데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르는 그 커플로 봐서는 상호 이성(異性)인식은 물론 정신까지도 온전하지 않나 싶었다. 지난달 모 TV에선 96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강연해 온통 화제였다. 96세에도 1주에 5번 강연을 한다는 그의 물 흐르듯 거침없는 어조는 40대 교수 때나 다르지 않았고 ‘2년 뒤(98세)엔 공개청혼을 할 생각’이라고 말해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그런 두뇌 건강 비결은 뭘까. 끝없는 독서와 탐구, 연찬(硏鑽) 그거다. 일본 작가 오니시 교진(大西巨人→본명 ‘巨人’은 ‘노리토’)은 작년 3월 97세로 사거했다. 그는 장편 ‘신성희극(神聖喜劇)’을 25년에 걸쳐 완성한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만년까지도 ‘심연(深淵)’ ‘축도(縮圖)·잉코도리교(インコ道理敎)’ 등 작품 발표를 그치지 않았다.2009년 10월 101세를 한 달 앞둔 100세로 별세한 현대 인류학의 아버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Levi Strauss)의 만년 두뇌는 또 어땠던가. ‘슬픈 열대’ ‘야생의 사고’ 등 저서를 남긴 그가 세상을 뜨자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류학자 한 분을 잃었다”고 애도했지만 그는 장 폴 사르트르(Sartre) 이후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꼽혔다. 그런데 그의 두뇌는 100세가 다 되도록 생생했다는 게 그의 저서 ‘슬픈 열대’를 일본어 ‘悲しき熱帶’로 번역한 파리 체재 일본 인류학자 카와다 준조(川田順造)의 증언이었다. 레비스트로스가 별세하기 얼마 전 통화, 건재에 안심했었다는 거다.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의 유명한 무용수 도리스 트라비스도 정신력이 약했다면 101세까지도 왕년의 탭댄스 실력을 과시하진 못했을 것이고….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두뇌 건강이 좀 의심스럽다. 4년 전 차남(동빈)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도 그런 일 없다고 했고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라고 하는 등 정신이 쾌청(快晴)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