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시게미쓰 타케오
    참성단

    시게미쓰 타케오 지면기사

    롯데 집안 뉴스가 터지자마자 의문점은 신격호 씨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였다. 그녀 외삼촌이 2차대전 군국주의 일본의 외무장관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가 아니냐는 것이었고 일부 언론에선 ‘그의 외조카가 신격호 씨 부인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외조카’가 아니라 생질녀다. 그렇다면 외삼촌과 생질녀 성씨가 같을 수는 거의 없다. 그런데 롯데 측에서 해명했다. ‘시게미쓰라는 성씨는 남편 신격호 총괄회장을 따른 것이고 원래 성은 타케모리(竹森)로 시게미쓰 외무장관 가문과는 상관이 없다’는 거다. 웃기는 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여성이 남편 성을 따른다는 점이고 어처구니없는 건 신격호 씨가 왜 하필 시게미쓰라는 성으로 창씨(創氏), 시게미쓰 타케오(重光武雄)라는 이름을 가졌느냐는 그 점이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군국주의 일본 외상 문제보다도 2차대전(일부 태평양전쟁) 전범(戰犯)이었다.전후 그 유명한 도쿄 전범재판(Tokyo War Crimes Tribunal)이 열린 건 1948년 11월 4일이었다. 판결문 낭독에만 1주일이 걸린 끝에 윌리엄 웹(Webb) 재판장이 단호한 목소리로 전범 28명에게 선고를 내렸다. 태평양전쟁 총책임자 도죠 히데키(東條英機)와 난징(南京)대학살 지휘자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 중·일전쟁 기획자 히로타 코기(廣田弘毅) 등 7명은 ‘데드 바이 행잉(교수형)’, 시게미쓰 마모루는 금고 7년형이었다. 전범 시게미쓰는 금고가 풀리자 정치인으로 변신, 개진당(改進黨) 총재와 민주당 부총재를 지내기도 했지만, 그의 이름 ‘마모루(葵→해바라기)’조차 안 좋은 느낌이다. 그런데 개명한 신격호 씨 성씨가 바로 그 시게미쓰라는 거다. ‘타케오(武雄)’도 장군 이름에나 어울린다. 지난달 31일자 도쿄신문은 롯데를 가리켜 ‘일본과 한국에 두 다리를 벌리고 걸터탄 거대그룹’이라고 했다. 신격호 씨가 한반도와 일본열도에 양다리를 뻗고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는 창씨 개명, 한국말을 팽개친 채 가족 간 대화에도 일본말만 쓰는 일본인이 돼버렸다. 아들 동주(東主)와 동빈(東彬)도 각각 ‘히로유키

  • 7월
    참성단

    7월 지면기사

    서양 사람들은 7월을 줄라이(July)라고 부른다.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가 태어난 달이라고 해서 ‘줄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서양인들의 7월 사랑은 끔찍하다. 7월은 그들에게 생명같이 소중한 달이다. 미국사람들은 1776년 7월4일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All Men Are Created Equal)로 시작되는, 토마스 제퍼슨이 초안을 작성하고 프랭클린이 다듬어 완성한 독립선언서가 공표된 날이라고 해서 그렇고, 프랑스인들은 1789년 7월14일 폭정의 상징인 바스티유(Bastille) 감옥을 불살라 버렸다는 자부심으로 7월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李陸史)는 ‘내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노래했다. 그리고 그 청포도를 따서 기다리는 손님을 대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손님을 위해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육사가 정안수를 떠놓고 빌면서 정갈한 마음으로 기다린 손님은 바로 조국의 광복이었다. 2015년 대한민국의 7월은 길고, 지루했다. 중국 지린성으로 연수를 떠난 지방공무원들이 탄 버스가 추락해 11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7월 첫날의 비보(悲報)였다. 이탈리아의 해킹업체로부터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은 쓸데없는 정치논쟁을 불러왔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렇다고 죽으라는 법은 없다. 태풍 찬홈의 간접 영향과 장마로 50년만에 찾아온 가뭄은 완전 해갈됐고,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메르스가 69일만에 마침내 종식됐다. 그런 7월이 간다. 총알의 14배 속도로 9년6개월만에 명왕성에 접근해 놀라운 사진을 수없이 보내는 뉴호라이즌스호와 이국만리에서 연일 맹

  • 재벌가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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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가 형제들 지면기사

    생활이 어려운 베토벤이 형 크리스토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거절 편지를 보냈다. ‘그까짓 음악을 해야 뭐 생기는 게 있나’ 빈정거렸고 ‘크리스토프 베토벤, 지주(地主)’라고 썼다. 화가 난 베토벤이 답장을 보냈다. ‘형의 돈도 설교도 필요 없소. 루드비히 베토벤, 뇌주(腦主)’라고. 그들은 지주와 뇌주의 갈등이었다. 소설 ‘카인의 후예’ 저자는 여럿이다. 오스트리아의 자허마조흐(Sacher Masoch)와 한국의 황순원(黃順元), 일본의 아리시마 타케오(有島武郞) 등. 아리시마가 쓴 건 ‘후예’가 아니라 비슷한 말인 ‘바쓰에이(末裔:말예)’지만. 그런데 카인의 후예에 왜 작가들 관심이 클까. ‘카인의 후예’라는 말 자체가 저주받은 무리, 죄인을 뜻하고 독수리의 첫 새끼가 둘째 새끼를 물어 죽이는 ‘카인의 증후’라는 말이 생길 만큼 인류 최초의 형제(카인과 아벨)간 살인극이기 때문이다. 같은 구약시대 이삭의 쌍둥이 아들 중 형 에서(Esau)가 아우 야곱에게 팥죽 한 그릇에 상속권을 판 경우는 썩 드물다.권력과 돈 싸움이라도 살인만 아니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3형제 갈등쯤은 아무것도 아니고 동생한테 영지(領地)를 뺏긴 형 프로스페로 공작이 동생에게 쫓겨 절해고도에 갇힌다는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비극도 약과다. 오(吳)와 촉(蜀)의 대신으로 갈라선 제갈근(諸葛瑾)과 양(亮) 형제도 그렇고 고구려가 망한 건 신라에 항복한 동생 연정토(淵淨土)와 형 연개소문의 이복형제간 불화 탓이었지만 서로 죽이진 않았다. 하지만 조선조 이방원의 ‘왕자들의 난’이야말로 얼마나 참혹한 살인극 시리즈였던가. 우리 재벌가 형제들의 재산권 싸움을 ‘왕자들의 난’에 비유하는 것부터 무서운 일이지만 재벌가치고 형제들 분쟁이 없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현대 두산 한화 금호아시아나 삼성에 이어 이번엔 롯데다. ‘형제위수족(兄弟爲手足)’이다. 형제는 손발과 같아 한 번 잃으면 다시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로 최선을 다하라는 게 좌전(左傳)에 나오는 말 ‘형제치미(兄弟致美)’다. 재벌가 형제들도 ‘

  • 장기 불황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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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불황의 늪? 지면기사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 늪에 빠진 건지 두렵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쳤고 5분기 연속 0%대 성장률로 금년 3%대 경제성장 전망부터 어둡다. 교역 1조 달러 달성도 올해는 미달 예상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교역액이 2011년 이후 줄곧 1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4년 만에 막을 내릴 조짐이다. 올 상반기 수출 2천687억 달러, 수입 2천223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1%와 15.6% 줄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6년 만의 감소 전망이다. 27일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2.6%, 원·달러 평균 환율 1천109원으로 가정했을 때 올해 1인당 GDP는 2만7천400달러로 작년 2만7천963달러에 못 미친다고 했다. 가정수치에 따라 더 줄어들 수도 있고…. 작년 1인당 GDP 순위는 1위가 룩셈부르크로 11만 달러, 2위는 노르웨이와 카타르의 10만 달러, 이어 스위스 8만1천 달러, 호주 6만4천 달러, 덴마크가 5만9천 달러였다.중국도 증시 폭락 등 경기둔화 조짐이 보이지만 그래도 썩 잘 나가는 나라가 중국이다. 엊그제 중국 세관총서(海關統計)는 금년 상반기 교역액이 11조5천300억元(약 2조달러)이라고 했고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지난 3월 ‘2010~2014년 중국의 무기 수출량이 5.4%로 미국의 31.1%, 러시아의 26.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대형 여객기 C919와 대형 수륙양용 비행기 AG600도 조립완성 단계”라고 중항(中航)공업 에어크래프트사(飛機公司) 탕쥔(唐軍) 사장이 밝힌 건 지난 3월이었고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또 지난 9일 ‘금년 6월 현재 휴대폰 생산량은 2억3천700만 대로 스마트 폰 화웨이(華爲), 롄샹(聯想), 샤오미(小米) 수출이 호조’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 슈퍼 컴퓨팅 대회에선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이 제작한 ‘톈허(天河)’가 5연속 1위를 차지했고.한국이 1990년대 이후의 일본 장기 경제침체, 그런 늪에 빠진 건 아닐까. 운수도 사납다. 세월호 망령에다가

  • 메르스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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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종식 지면기사

    가뜩이나 맥 빠진 우리 경제의 목을 조르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종식됐다는 뉴스다. 정말 불이 꺼졌을까.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건 아니고? 종식의 終은 ‘끝 종’자, 熄은 ‘꺼질 식’자다. 여러 날 번지던 산불 등이 꺼졌을 때 적합한 말이 ‘종식’이다. ‘메르스가 꺼졌다’면 그만큼 무섭게 옮아붙던 불길 같았던가. 하긴 ‘앗 뜨거워!’ 된통 당한 게 이번 메르스 사태다.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에야 안 꼴이다. 현명한 사람은 들어만 봐도 알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고 했던가. 가장 멍청했던 건 설마 요원의 불길처럼 사정없이 번질까 여긴 그 점이다. ‘설마 뭐는 아니겠지’ 여기는 걸 중국에선 ‘중부청(終不成)’이라고 하지만 두 번째로 멍청한 건 보건복지의 문외한인 경제학자를 장관 자리에 앉힌 것, 그리고 복지보다 보건을 앞세운 ‘보건복지부’라면서 예산의 80% 이상을 복지부문에 퍼붓는 따위의 보건 등한시, 그 점이다.전염병, 얼마나 무서운가. 시신에 검은 반점이 돋는 흑사병, 쥐벼룩이 전염시켰다는 그 페스트는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감소시켰고 그 병을 치료하던 의사들이 썼던 새 부리와 같은 모양의 마스크가 오늘날 방독면의 원형이 됐다고 했던가.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을 비롯해 천연두·콜레라·장티푸스·말라리아 등은 어땠던가. 1918~1920년의 스페인독감은 2천만 명이 사망했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번진 천연두는 원주민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1960년대 미국에서 최초 발견된 에이즈 사망자도 3천900만에 이르고…. 아직도 전염병은 무섭다. 중국 언론이 ‘埃博拉(애박랍)’으로 표기하는 아프리카 에볼라(Ebola)만 해도 지난 6월 종결 처리됐지만 2만7천여 명이 감염, 1만1천134명이 숨지고 2002~2003년 중국의 신형 폐렴 사스(SARS)도 774명이 사망했다.얼룩날개 모기가 옮긴다는 말라리아도 문제다. 아직도 전 세계에서 매년 2억 명이 걸려 50만 명이 죽는 게 말라리아고 뇌염·뎅기열도 옮기는 게 모기다. 이번 메르스가 발생 두 달여 만에 36명의 희생

  • 저질 대통령 후보
    참성단

    저질 대통령 후보 지면기사

    내년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에 저질 코미디언 같은 막말 후보가 떴다. 재산이 10조를 넘는 부동산 왕이라는 그의 성씨부터 웃긴다. 트럼프(Trump)라면 트럼프 카드 또는 그 놀이고 나팔(trumpet), 나팔 소리의 고어라는 게 우습듯이 좋은 뜻보다 나쁜 뜻이 많다. 트럼프의 으뜸 패, 훌륭한 사람, 호한(好漢)이라는 뜻에 반해 ①비방 ②헛소리 ③최후 수단 ④날조하다 ⑤겉보기만 좋은 물건 또는 겉만 번지르르한 값싼 물건(trumpery) ⑥세상에 종말을 알리는 나팔(the last trump) 등 나쁜 뜻도 여러 가지다. 그 트럼프 씨가 엊그제 유세에서 한국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한국이나 사우디나 돈을 많이 벌면서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한 해 1조원 가까운 주한미군 비용 부담과 한·미 동맹이 미국에도 이익이라는 점 등을 모르고 하는 소린가? 핵우산 값을 톡톡히 내라는 그 소린가. 대선이 1년 몇 달이나 남았는데도 공화당 경선 참여를 선언한 후보는 크리스 크리스티(Christie) 뉴저지 주 지사를 비롯해 이미 14명이다. 대통령 꿈에 김칫국부터 마셔대는 후보가 그리도 많다는 거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지난 16~19일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율 조사를 했다. 결과는 스코트 워커(Walker) 위스콘신 주 지사가 13%, 젭 부시(Bush) 플로리다 주 지사가 12%였는데 놀랍게도 24% 최고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 그 69세 부동산 왕이었다. 한국 비난뿐 아니라 그는 멕시코 불법 이민을 (미국) 강간범에 비유했고 같은 러닝메이트인 린지 그레이엄(Graham) 상원의원 휴대폰 번호를 “몇 년 전 그로부터 선거 헌금을 의뢰받았을 때 알았다”며 공개하기도 했다. 화가 난 그레이엄 의원은 휴대폰을 박살 냈고…. 그런 트럼프가 엊그제 CNN 인터뷰에선 “대통령이 되면 발언에 신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어디까지 트럼프(나팔)를 불어댈지 주목거리다. 2006년 콩고 대선 후보는 33명, 1993년 나이지리아 대선 후보는 무려 250명이었다. 미꾸라지가 이무기→

  • 외계인을 찾는 사람들
    참성단

    외계인을 찾는 사람들 지면기사

    ‘엑스 파일(X-File)’이 마크 스노우가 만든 그 유명한 배경음악을 시작으로 미 전역에 첫 전파를 탄 건 1993년 9월 10일이었다. 당시 이 시리즈가 미국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폭스 멀더와 데이나 스컬리 두명의 FBI요원이 UFO(미확인 비행물체)와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수사하는 부서에서 일하며 겪는 일을 다룬 이 드라마가 준 충격은 컸다. 특히 외계인의 비밀을 추적하는 멀더와 스컬리의 묘한 인간적 고뇌는 UFO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우주인 사랑도 각별하다. 1982년 먼 우주에서 우주선을 타고 날아 왔다가 홀로 지구에 남게 된 외계인과 지구 어린이와의 우정을 그린 SF영화 ET는 지금도 세계영화사의 최 정점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만큼 UFO와 우주인은 여전히 지구인들의 동경의 대상이다.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가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총 1억 달러(약 1천25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탐사 프로젝트로 외계 생명체의 신호를 찾아내는 ‘듣기(listening)’ 프로그램과 외계 생명체에게 지구의 디지털 메시지를 보내는 ‘메시징(messaging)’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비용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러시아 부호 유리 밀러가 전액 내놓았다. 한때 ‘우주인을 찾지 말라. 우리의 존재를 알리면 그들이 지구를 공격할지 모른다’며 지구인의 우주 진출을 펄쩍 뛰며 반대하던 호킹 박사가 “우주 어딘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우리들이 보낸 빛을 보고, 빛 속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될지 모른다”고 말한 것은 너무도 의외다.‘듣기’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과학자들은 외계인을 찾는 것보다 현존하는 최고의 천체망원경인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그린뱅크망원경과 호주 사우스웨일스주의 파크스망원경을 원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흥분하고 있다. 호킹 박사의 마음마저 돌린 이번 프로젝트가 엑스 파일의 주제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THE TRUTH IS

  • ‘스마트 모기’
    참성단

    ‘스마트 모기’ 지면기사

    스마트 폰, 시계, TV, 사물 시대다. 하지만 모기야말로 스마트 정도가 아닌 천재 아닐까. 바다 밑에 시추공을 뚫어 석유를 캐내는 식의 원시적인 기술이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의 혈맥을 짚어 피를 빨아올리는 기가 막힐 기술이라니! 그래서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 멍청하게도 선혈을 착취당하기만 하는 무력한 인간이라니! 쥐도 새도 모르게 적진에 침투하는 해커 식 동작과 기술이야말로 인간으로선 족탈불급 아닌가. ‘사람>모기’가 아니라 ‘사람<모기’다. 그러기에 일찍이 2차대전 때 맹활약한 영국 비행기가 ‘모스키토(mosquito)쌍발경폭격기’였고 쾌속 어뢰정에도 ‘모스키토 보트’, 미 해군 소함대에도 ‘Mosquito Fleet’라는 이름을 붙인 거 아닌가. 가장 유식한 물고기가 문어(文魚)라면 가장 유식한 곤충은 모기다. 모기의 날개에 문자 같은 게 씌어 있다고 해서 ‘虫+文’ 글자가 ‘모기 문’자다.“사악한 기질의 군중이 많이 모이면 분쟁을 일으키고 선동을 일삼는 것이 마치 수많은 모기떼가 모여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한(漢)나라 무제(武帝)에게 측근이 말했다지만 그런 모기떼가 가장 극성인 곳은 미국 미네소타 주다. 캐나다 접경지역인 북부 미네소타 주의 별명이 ‘The land of ten thousand lakes’―‘1만 개의 호수를 가진 땅’이듯이 모기떼 천국이 아닌 지옥이 바로 거기다. 하지만 그런 모기떼보다는 단 한 마리의 모기도 무섭다. 파리채로 내리치려는 순간 모기가 항변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나를 해쳐서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는가? 내 몸엔 그대의 피가 흐르고 있거늘!’ 그게 아니라도 불교에선 해충까지도 살생해선 안 된다, 된다 논쟁이 뜨겁다.일본에선 ‘카’, 중국에선 ‘원쯔(蚊子)’, 러시아에선 ‘까마르’지만 집안이든 휴가 떠난 피서지든 불문곡직 습격하는 게 흡혈충인 모기다. 그런데 왜 암모기만 무는 걸까. 암모기는 남자를, 수모기는 여자를 물면 공평할 텐데…. 섹시한 사람을 잘 문다니까 더욱 그렇다. 비타민B가 다분한 달콤한 피를 좋아한다고도 했고.

  • 살인죄 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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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죄 노파 지면기사

    노파의 범죄는 말도 안 되고 살인까지 한다는 건 더욱 그렇다. 왜? ‘노파심’이 뭔가. ‘남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마음, 남 걱정을 너무 하는 마음’이 노파심이다. 그런 노파심이야말로 천사 같은 마음 아닐까. 그렇게 착한 마음의 노파가 어떻게 지독한 억하심정으로 뒤틀려, 더더구나 동네 친구 노파들을 살해할 수 있다는 건가. ‘노파’라는 말 또한 얼마나 흥미로운가. 노파의 婆자는 ‘할미(할머니) 파’자다. 따라서 ‘노파’는 ‘늙은 할미’라는 뜻이다. 할미면 할미지 세상에 젊은 할미도 있다는 건가. ‘젊은 청년’처럼 뜻이 겹치는 말이 ‘노파’다. 그럼 ‘노파’가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 할까. 그냥 ‘파’다. ‘노파심’ 역시 그냥 ‘파심’이다. 신기하게도 한자의 본고장인 중국에선 노파심을 ‘파심(婆心:포신)’이라고도 한다. 예비 노파라는 뜻인지는 몰라도 마누라도 ‘노파(라오포)’라고 부르고 시어머니는 ‘파파(婆婆:포포)’다. 연극의 노파 역이나 배우는 ‘파각(婆角)’이고….‘할미 婆’자를 봐도 몹시 흥미롭다. ‘물결(波) 진 여자(女)’의 상형(象形) 글자가 婆자기 때문이다. 물결이 졌다면 이마와 목덜미, 그 주글주글한 주름살을 가리키는 건가. 이제 80~90대인 왕년의 할리우드 명 여배우들의 무상하고도 무참하기 그지없는 주름살은 어떤가. 어쨌든 노파심이 아닌 ‘마파심(魔婆心)’으로 뒤틀린 마귀할미가 아닌 이상 언감생심 사이다 병에다 살충제를 탈 수는 없고 그래서 동네 친구 노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건 믿기 어렵다. 사실이라면 ‘노파’가 아닌 ‘마파(魔婆)’가 분명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 ‘죄와 벌’은 주인공인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살해하는 내용이지만 거꾸로 그런 노파가 대학생을 살해하는 소설 플롯 설정이란 상식 밖이다.바라문(婆羅門)은 인도의 4성(姓) 중 최고위 승려 사제 계급이지만 글자 뜻은 ‘할미의 비단 같은 문’ 아닌가. 석가모니 불교 이전의 인도 종교인 바라문교의 ‘바라문’ 뜻도 다르지 않다. 83세 노파라면 저승이 낼모레다. 더구나 ‘사람이 죽음에 이르면 그 말이

  • 국가정보원
    참성단

    국가정보원 지면기사

    자국 정보는 철통보호, 상대국 정보는 샅샅이 캐내려는 국가간 첩보 전쟁은 무서웠다. ‘무섭다’가 아니고 무서웠다는 건 이미 옛날 얘기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해킹 전쟁, 사이버 전쟁 시대다. 옛날 첩보(諜報)의 諜자는 ‘염탐할 첩’자다. 누군가 수군거리는 소리를 몰래 엿듣거나 비밀 녹음기 따위로 염탐, 암호로 알리던 사람들이 간첩, 첩자(諜者)였고 그들을 막는 게 ‘방첩’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차대전 후 미·소 냉전시대의 미국 CIA와 소련 KGB 요원들이었다. 이스라엘의 모사드, 영국의 M15/ M16, 독일의 BND(연방정보국), 프랑스의 DGSE(대외보안총국), 중국의 국가안전부(MSS) 요원들 역할 또한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미국만 해도 국가안전보장국(NSA→National Security Agency) 시대다. 몰래 염탐하던 첩보시대가 아니라 적진의 심장부를 곧바로 뚫고 들어가 정보를 캐낸 뒤 뭉개버리는 해커(hacker)시대, 사이버 시대다. 이제 국가정보원 자격시험은 해킹 실력부터 봐야 할 거다. 해커들의 총성 없는 ‘제5의 전쟁’시대고 하늘 땅 바다 우주에 이어 인공뇌(腦)―컴퓨터로 전쟁을 벌이는 사이버 전쟁 시대다. hacking이란 도끼 따위로 쪼개고 자르고 망치로 두드리고 깨는 거다. 그만큼 무섭다. 작년 11월 10일 워싱턴포스트는 ‘미 우정공사(郵政公社)가 사이버 공격을 당해 직원과 고객 정보 80만 건을 유실했다’고 보도했고 ‘미 연방정부 인사국의 개인 정보도 해킹당했다’는 건 그 무렵 뉴욕타임스 보도였다. 작년 11월 20일 마이클 로저스(Rogers) 국가안전보장국장은 또 의회 보고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망이 다운, 블랙아웃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중국에선 ‘흑객(黑客:헤이커)’이라 부르는, 복면도 하지 않은 수백 수천 해커의 일제 공격이야말로 오싹할 정도다.국가정보원 역할은 그만큼 막중하다. 국가 안위(安危), 즉 안전은 보장하고 위험은 막는 엄중한 임무가 바로 그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요원이 국익에 반(反)하는 짓을 한다는 건 어느 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