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재해복구 '품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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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재해복구 '품앗이' 지면기사

    2006년 7월, 사흘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안성천이 범람했다. 200채 가까운 가옥이 침수되고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대원들이 수해복구 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에서 유독 경상도 사투리가 도드라졌다. 경남 마산시 마산어시장 상인들이었다.상인 35명은 상점문을 닫고 자원봉사 대열에 동참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경남을 휩쓸었던 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수해자원봉사단에 받은 은혜에 보답하자는 생각에 먼 길을 달려왔다고 한다. 상인들은 "경기도 피해가 어디 남의 일입니까. 가슴 아퍼 몬 삽니다.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하고 도우러 왔지예"라며 흙을 나르고, 가재도구를 닦았다. 어려울 때 받은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이제는 처지가 바뀐 경기도민들을 위해 손을 내민 것이다.'품앗이'는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갚는 것을 말한다. '일을 한다'는 뜻의 '품'과 갚는다는 '앗이'가 결합한 합성어이다. '두레'와 함께 천 년 넘는 전통을 가진 공동노동 방식으로, 농경사회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농사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돋보인다. 산업화로 인해 농경문화는 퇴색했으나 재해의 현장엔 어김없이 봉사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품앗이 정신은 온전히 계승되고 있다.충청·경북에 500㎜ 넘는 극한 폭우가 쏟아져 50명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산사태와 제방 붕괴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유실되고, 가축 수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재산피해도 엄청나다. 망연자실한 수재민들을 도우려는 자원봉사자들이 수해 현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피해가 컸던 오송읍에는 복구 작업에 투입된 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한 '사랑의 밥차'가 등장했다. 명성이 자자한 경기도 수해자원봉사단도 곧 수해현장에 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미담이 넘치는 복구현장에 정치인과 고위 관료가 찾아오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국토부 장관은 견인차를 막고 인터뷰를 해 구설에 올랐다. '공무원의 웃는 얼굴을 보고 화가 났다'는 댓글이 도배됐다. 참담

  • [참성단] 옷과 지구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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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옷과 지구환경 지면기사

    옷은 몸을 보호하거나 미적·사회적 용도로 착용하는 의상이다. 그러나 옷은 이런 사전적 정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옷은 제2의 피부라 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옷의 기원에 대한 학설도 많고, 세계 각국의 의상과 복식의 역사에 대한 연구도 상당하다.근대 복식과 패션의 형성에서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이 있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마담 퐁파두르(1721~1764)와 현대패션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코코 샤넬, 바로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1883~1971)이다. 마담 퐁파두르는 프랑수아 부셰가 그린 초상화에서도 알 수 있듯 역대급 미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매우 지적이고 세련된 인물이었다. 그는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를 이끌었던 '백과전서파'의 후원자였고, 로코코 패션 돌풍의 주역이었다.코코 샤넬은 개인적 불행을 딛고 근대 여성 패션을 완성해낸 사람이다. 발 모양을 왜곡시키고 등뼈에 크게 무리를 주는 하이힐과 자유로운 동작을 제한하는 스커트, 또 지나치게 몸통을 죄고 압박하는 코르셋 등 복잡하고 불편한 의상들을 일신하여 단숨에 여성들을 중세적 의상들로부터 해방시킨 인물이었다. 1850년 블루머(Bloomer)가 제창한 여성복 개혁운동이 샤넬에 의해 완성된 셈이다.패션의 나라 프랑스가 옷으로 인한 환경 공해를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매년 수십만 톤씩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들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10월부터 '수선 보너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신발이나 의류를 수선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품목에 따라 6유로에서 25유로까지 할인해주는 제도다. 요즘의 옷들은 잘 썩지도 않고 또 폐기도 쉽지 않아 지구환경에 주는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업계와 정치인들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그러나 우리가 비싸고 멋진 옷을 잘 차려입으면 입을수록 지구환경에 주는 부담은 더욱 커진다. 현대사회는 문명의 진보와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우리 모두를 반환경적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진보적 경제학자 칼 폴라니는 모든 것을

  • [참성단] 마(魔)의 지하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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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마(魔)의 지하차도 지면기사

    박 사장 가족이 캠핑으로 저택을 비우자 기택이네 가족은 주인집에서 파티를 연다. 기습적인 폭우로 박 사장네가 캠핑을 취소하고 귀가하면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다. 도망쳐 나온 기택과 아들, 딸은 빗물과 함께 한 없는 아래로 흐른다. 상하 계층의 심리적 거리를 물리적 내리막 길로 은유한, 영화 기생충의 명장면이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기택의 반지하 집은 폭우에 잠겼다.지긋지긋하게 비가 내린다. 6월 초순부터 소나기성 집중 호우가 전국에 도깨비처럼 출몰하더니, 6월 하순 장마전선이 상륙하면서 전국이 폭우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9일부터 16일 오전 11시까지 3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 규모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었다.폭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급류에 휩쓸리거나 침수된 저지대와 지하시설에 갇힐 때 발생한다. 2020년엔 섬진강 제방 100여m가 붕괴돼 인근 지역경제가 무너졌고, 지난해 폭우 때는 수도권 저지대 반지하 거주 주민들의 삶이 망가졌다.가장 안타까운 건 막을 수 있었던 희생을 막지 못한 일이다. 2020년 부산시 초량제1지하차도에 차량 7대가 물에 잠겨 3명이 사망했다. 시간당 80㎜의 폭우가 쏟아지는데 아무도 지하차도를 차단하지 않았다. 2022년엔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실의 차량 대피 안내방송에 따라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던 주민 9명이 사망했다.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은 8분만에 완전히 물에 잠겼다.이번에도 청주시 궁평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침수된 차량 15대에서 어제 오후 2시까지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47번 버스는 오히려 정규 노선을 벗어나 지하차도로 진입했단다. 지하차도 옆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를 삼켰다. 이번에도 강의 범람을 예상하고 지하차도 진입은 막는 행정은 작동하지 않았다.최근 몇 년간 장마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목마른 여름 대지를 적셔 풍요로운 가을을 열어주던, 우리가 알던 그 장마가 아니다. 6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장기간의 우기로 변해, 국지성 폭우로 국토를 요절

  • [참성단] 모성애(母性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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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모성애(母性愛) 지면기사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 영양 쪽으로 어미가 다급하게 헤엄쳐온다. 뒤로는 사냥에 나선 악어떼가 빠르게 거리를 좁힌다. 새끼를 살리려 필사적으로 달려와 악어떼 앞을 가로막고 스스로 포식자의 제물이 된 어미. 강물로 뛰어든 엄마의 희생으로 새끼는 무사히 강을 건너 생명을 건졌다.마지막 순간까지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미의 슬픈 눈망울이 처연하다. 동영상 말미 '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인 자연, 하지만 엄마의 위대한 사랑을 이런 비극을 통해서도 보여준다'는 자막이 흐른다. "이거 보고 한 시간 울었다.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사람보다 낫다"는 등 9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수년 전, 영국 일간 '미러닷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동물보호구역에서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는 어미 원숭이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원숭이는 죽은 지 한 주가 넘은 새끼를 안고 털을 가다듬는다. 사체는 이미 수분이 빠져나가 미라처럼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이 사진을 촬영한 여학생은 "어미 원숭이가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슬프고 괴로웠다"고 했다. 당시 어미 원숭이는 쓸쓸한 얼굴로 계속해서 품에 안은 새끼 원숭이의 사체를 나무에 올리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이는 새끼 원숭이에게 나무 타기를 가르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경찰이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여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7년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친정엄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다. 처음엔 아이가 돌연 숨져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한다.수원에서 발생한 냉장고 시신유기사건 이후 부모에게 버림받은 영아살해사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출생한 기록은 있으나 주민등록에 기재되지 않은 사례를 추적하면서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인 것도 충격인데, 생매장을 한 엄마도 등장했다.모성애(母性愛)는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포악한 사자도 새끼에게는 자상한

  • [참성단] KBS 수신료 분리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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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KBS 수신료 분리징수 지면기사

    세계 각국의 공영방송이 국민에게 수신료를 징수한다.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때문이다. 정부 예산과 기업 자본이 유입되면 공공의 이익을 수호할 공영방송의 공정과 독립이 무너진다. 수신료는 공공재인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표시이다. 수신료 분쟁은 신뢰의 붕괴를 의미한다.KBS(EBS 포함)는 수신료를 징수하는 국내 유일의 공영방송이다. 1963년 임시조치법으로 쇠고기 한근 값인 100원을 수신료로 받기 시작했다. 1972년 한국방송공사법으로 수신료 징수 제도가 확정됐고, 1981년 컬러TV 기준 수신료 2천500원이 지금도 그대로다. 1994년부터 한전의 전기요금에 수신료를 통합 징수하면서 KBS는 막대한 수신료를 챙겼다.KBS 수신료 수난사는 열거하기 힘들다. 전두환 정권 때는 '땡전뉴스'에 항의하는 국민들이 대대적인 시청료 거부운동을 벌였고, 반대로 김대중 정부 때는 우파 시민단체들이 수신료 거부 위헌소송을 벌였다. 노무현 정부 때는 야당인 한나라당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주장하고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진보진영이 결사 저지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진보진영 언론과 시민단체가 수신료 거부 운동을 벌였다.공영방송 KBS가 정권교체가 거듭될수록 정권의 도구로 민심에 각인되면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역대 정부가 번갈아 앉힌 KBS 사장들이 한결 같이 시청료 인상을 호소하고 읍소했지만 국민적 거부로 좌절된 배경이다. 국민이 평가한 공영방송 KBS의 가치는 1981년 이후 40년 넘게 고정된 수신료 2천500원이다.12일부터 전기요금과 KBS(EBS 포함) 수신료 분리징수가 시행됐다. 정부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을 앞세워 수신료 강제징수 반대 여론을 밀어붙였다. KBS 김의철 사장은 분리 징수가 공영방송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KBS의 가장 큰 걱정은 수신료 수입 감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전파탐지차량으로 수신료 미납 시청자를 색출해 고액의 벌금을 물린다. 공영의 자부심과 국민의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KBS가 BBC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헌재로 달려가기 보다

  • [참성단] 성(聖)과 신(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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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성(聖)과 신(信) 지면기사

    동아시아 공용문자인 한자는 표어문자(表語文字)다. 표어문자는 단어문자라고도 하는데, 사전적 정의는 '하나하나의 문자로 언어의 하나하나의 말이나 형태소를 나타내는 문자' 체계를 가리킨다. 표어문자는 대부분 상형문자에 기원을 두고 발전해왔다. 상형문자는 구체적인 사물만을 나타내는 기호 또는 문자인데, 표어문자는 문자로 말과 형태소를 거의 모두 나타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참고로 단어가 독립적인 말이라면, 형태소는 단어를 더 쪼갠 것으로 뜻(의미)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다.편의성과 체계의 면에서 한글의 우수성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한자도 글자 하나하나를 가만히 음미해보면 참으로 깊은 뜻을 갖고 있다. 가령 성인 성(聖)자와 믿을 신(信)자만 봐도 그렇다. 성스러울 성 또는 성인 성자는 귀 이(耳) · 입 구(口) · 임금 왕(王)자가 조합된 글자다. 듣고 말하는 데 있어 최고의 경지(王)에 이른 사람을 성인이라고 한 것이다. 그만큼 말하고 듣는 것을 신중하게 하라는 뜻일 것이다. 믿을 신자 역시 사람인 변에, 말씀 언(言) 자를 합쳐 만든 글자다. 사람의 말에는 반드시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신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요즘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는 가장 뜨거운 쟁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이다. 상대방 입장이나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덮어놓고 반대의견부터 내세우거나 반대로 방류하는 물을 마시고 여기서 수영해도 된다는 말 모두 신뢰를 떨어트리는 무책임한 발언들이다. 방류 문제와 관련하여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다녀갔음에도 논란은 식지 않고 더 격화하고 있으며, 어업인을 비롯하여 국민들의 불안감도 여전하다.방류는 이른바 과학적 검증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사회·윤리적 차원 문제이기도 하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입장에서 무작정 탱크에 저장하는 것보다는 처리를 통한 방류가 더 안전한 선택임을 알리는 사회적 소통의 노력과 국제사회에 널리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진정성 있게 이뤄졌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그 누구든 자기 발언에는 반드시 책임을

  • [참성단] 킹 오브 클론, 황우석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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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킹 오브 클론, 황우석의 몰락 지면기사

    서울대 수의과 교수 황우석(1953년생)이 어느 날 영웅이 됐다. 1999년 체세포 복제로 만든 젖소 '영롱이'의 탄생을 알리면서다. 1996년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처음 성공한 복제 양 '돌리(Dolly)'에 3년 뒤진 시점이다. 2004년 세계적 권위의 과학지 '사이언스'에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도 성공한 사실이 발표되면서 영·미도 주목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앞서게 됐다는 줄기세포 기술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전 세계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들에 빛과 희망이 됐다.2005년 '스너피'란 이름의 아프간하운드종 개를 복제해내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노벨상이 유력하다더니 같은 해 11월 MBC PD수첩 방영과 함께 나락으로 추락했다. PD수첩은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됐다'며 난자 채취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난자 제공자에게 금품이 전달됐고, 일부 난자는 여자 연구원들을 상대로 채집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과학윤리문제로 번졌다. 공직에서 사퇴하면서 파문은 일단락됐으나 지지자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등 여진(餘震)을 남겼다.황우석 박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황우석 박사의 몰락'에서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황 박사는 '셰이크 만수르' UAE(아랍에미리트) 부총리의 투자를 받아 중동에서 동물복제를 한단다. 세계적 부호이자 왕족인 만수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 구단주다.황 박사는 2016년 UAE 공주 '라티파 알 막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방송에서 황 박사는 "제 상관(Boss)은 만수르다. 흠뻑 서포트(후원)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불러줬다"며 만족해했다. 바이오테크 연구센터를 돌며 동물복제 연구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황우석 사태 당시, 조사에 나선 서울대는 "연구결과가 조작됐다"고 결론지었다. 넷플릭스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업적을 세웠지만, 완전히 추락해서 무너졌다"며 "모두에 이로운 일을 하려고 했다는 게 그토록 심각한 부정행위의 핑

  • [참성단] 남자의 힘도 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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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남자의 힘도 흉기다 지면기사

    2015년 성인 여자 월드컵 우승 이후 여자 축구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7년 4월 FC 댈러스 남자 유소년팀과 연습 경기를 가졌다. 우승 주역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2-5 대패였다. 15세 이하 소년 팀에게 여자대표팀은 속수무책이었다. 한때 여성 테니스계를 지배했던 윌리엄스 자매도 세계 랭킹 200위 이하 남자 선수는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막상 203위 남성 선수와 대결이 성사되자 세레나, 비너스 자매는 속절 없이 패배했다.남녀의 체력과 운동능력은 격차가 크다.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기준으로 성인 여성은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아이와, 운동 선수급 여성은 남자 중학생과 신체 능력이 비슷하단다. 남녀의 신체능력 차이는 유전이라 극복할 방법이 없다. 한때 여성 호신술이 유행하자 전문가들이 더 큰 위험을 우려한 것도, 압도적인 남녀의 힘 차이 때문이다. 넷플릭스 운동예능 '피지컬 100'에 남녀가 운동으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냐는 비판과 의문이 쏟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남녀의 신체능력 차이로 모든 문명권에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은 금기였고, 여성은 보호의 대상이었다. 서구의 남성은 여성을 지키려 칼을 뽑았고, 동양은 여성을 규방에 가두었다. 여성들은 보호받는 대신 인권을 잃었다. 신체능력의 차이를 제도로 보완해 여성이 인권을 쟁취한 건 근·현대의 일이다.최근 남성의 여성 폭행 사건이 잇따른다. CCTV가 기록한 폭행 장면은 무자비하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는 이미 실신한 피해 여성을 짓밟았다. 의왕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모두 성폭행 의도가 인정됐거나, 시인했다. 최근엔 건장한 보디빌더가 주차 시비를 벌이다 연약한 주부를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침을 뱉은 장면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자기 몸의 절반도 안되는 피해여성에게 쌍방폭행을 주장한다니 어처구니 없다.여성들은 낯선 남자와의 고립이 두렵다며 집단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지능형 CCTV 설치 등 대책이 쏟아지지만 시간과 돈이 문제다. 법원의 엄벌이 절실하다. 월등한 신체능

  • [참성단] '경기은행', '인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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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경기은행', '인천은행' 지면기사

    경기은행의 전신은 1969년 창립한 인천은행으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본점을 뒀다. 1972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경기은행으로 행명(行名)을 바꿨다. 경기은행이 인천에 본사를 둔 게 의외이나, 당시엔 인천시가 광역지자체인 경기도에 속한 기초지자체였기에 이상할 게 없다. 외려 금융기관 사훈이 '인화와 단결, 성실한 봉사'라는 게 생경해 보인다.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악조건에도 1988년 총수신 1조원을 달성했고, 장학회를 세웠다. 이듬해 '경인리스금융'을 설립했고 1992년 구월동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신경기상호신용금고'와 '경은경제연구소'를 잇따라 출범시켜 세를 불렸으나 IMF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1998년 6월 퇴출은행으로 지정돼 한미은행에 인수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급작스런 퇴출로 적금 인출이 어렵게 되자 경인지역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하철 강남역 1번 출구 빌딩에 강남역지점이 있었는데, 2007년까지도 간판이 달려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았다. 지점이 있던 자리는 SK텔레콤에 이어 스타벅스가 들어섰다.직원들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었으나 일부는 한미은행에 고용승계가 됐다. 정부가 중앙은행을 보호하려 지방은행을 희생시켰다는 동정론이 확산했다. 퇴출을 막으려 로비를 한 은행장이 옥살이를 하다 사망하는 흑역사를 남겼다. 한때 경기·인천을 대표할 금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기은행을 부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진입 장벽이 워낙 높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신규 사업자 문턱을 낮춰 은행권 경쟁을 유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기본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승격할 전망이다.경기·인천을 대표할 지방은행 설립이 가능해졌다. 국내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제권이다. 인구 65만여명 지자체에 제주은행이 운영되는 마당에 1천700만명 생활권역에 은행이

  • [참성단] 한국과 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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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한국과 IAEA 지면기사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57년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이다.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 방지와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의 국제적 협력이 목적이다. 핵물질 안전기준을 만들고 관리하는 국제 공인기구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가입 64년 만에 한국이 의장국에 선출됐지만, 훨씬 전부터 국민에겐 북핵 문제로 익숙했던 기구다.IAEA는 1991년 북한 핵시설을 사찰한 뒤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했다. 북핵 판도라 상자의 뚜껑을 연 것이다. 미군 전술핵무기 철수를 결정한 한국과 미국은 경악했고, 북한의 핵무장 저지를 위한 외교전이 시작됐다. 북한은 경수로 원전 등 대가를 요구했고, 한·미는 IAEA의 사찰이 먼저라고 맞섰다.북한은 1994년 IAEA를 탈퇴했고, 2006년에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데탕트 외교로 IAEA의 영변 핵시설 사찰이 재개된 적도 있지만,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으로 핵무장국이 됐다. 비록 30년 북한 비핵화 외교는 허구로 끝났지만, 이 과정에서 IAEA는 한국과 자유진영의 대북 압박수단으로 각인됐다.IAEA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찬반으로 분열된 한국 정치판 한복판에 등장했다. 4일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사람 및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은 "극히 미미"하고, 한국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준"이라 했다.야당의 친일 공세에 시달린 정부와 여당은 반색했고, 민주당은 "깡통 보고서"로 규정했다. 불안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정부·여당이 IAEA를 천군만마로 환영하는 꼴이 한심하다. 국제기구의 공신력을 깡통으로 매도하는 민주당의 억지는 부끄럽다. 민주당은 IAEA의 발표 내용을 예상한 듯 사전에 IAEA 격하 공세를 펼쳐왔다. '분담금을 의식해 일본 입장을 반영한다'는 논리였다. 민주당의 친일 논리라면, 다짜고짜 깡통 운운할 게 아니라 친일 국제기구인 IAEA 탈퇴투쟁에 나서야 맞다.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IAEA의 안전성 검토는 방류 단계에서도 계속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