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소금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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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소금 단상(斷想) 지면기사

    소금이란 염화나트륨을 100분의 40 이상 함유한 결정체를 말한다. 소금은 채취 혹은 제조 방법에 따라 천일염·암염·기계염·재제염·가공염 등으로 구분된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제조한 것을 천일염, 지층이나 바위 등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을 채취한 것을 암염, 해수를 전기로 투석하여 제조한 것을 정제염 또는 기계염이라고 한다. 소금은 신경전달·근육수축·혈압 유지 등을 위하여 반드시 섭취해야 하며, 음식을 조리할 때 꼭 필요하다.우리의 경우에는 염도가 높은 간수를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이 대세였으나 1907년 일본으로부터 천일염 제조방식이 도입됐다. 인천의 주안염전은 한국 천일염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천일염은 그동안 광물로 분류되었다가 2008년에 이르러 식품으로서 법적 지위를 얻게 됐다. 천일염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랑스 게랑드(Guerande) 산으로 미네랄 등이 풍부하여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우리 국산 천일염도 게랑드 소금에 못지않을 만큼 우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을 포함하여 칼슘·칼륨·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소금은 옛날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 로마에서는 병사들에게 월급으로 지급했으며, 지금 봉급쟁이를 뜻하는 샐러리맨(salaryman)이란 말도 소금(salt)에서 파생된 말이다. 소금 상인들은 대대로 부자들과 유명인들이 많은데, '삼국지'의 영웅 관우도 중국 최대의 소금 산지인 해주가 낳은 인물이고 장개석도 소금 상인 집안 출신이다.요즘 난데없이 소금 대란사태가 벌어져 걱정이다. 동네 슈퍼에 가면 들어오기가 무섭게 소금이 팔려나가고, 대형마트에서도 소금 사기가 쉽지 않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처리수) 방류 계획과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과 유력 인사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자꾸 대중적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반대나 공포심도 문제지만, 방류에 앞서 일본 측과 우리 정부의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방사성물질은 아무리 잘 처리한다 해도 완전무결할 수 없으니 조금 더 치밀한 과학적 검증과

  • [참성단] 국가대표 손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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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국가대표 손준호 지면기사

    2022년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CSL)는 18개 팀이 팀당 34게임을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시즌 초반 2부리그에서 승격한 우한 '싼전'이 독주했으나 중반 이후 외국인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이 틈을 파고든 산둥 '타이산'이 연승하면서 두 팀 간 치열한 선두 경쟁이 볼만했다. 최종전을 마치고도 승점(78점)이 같았다. 골 득실차에 따라 우한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두 팀 간 경기는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서로가 승패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승점을 챙겼다. 다른 팀들과 게임에서도 양상이 묘했다. 한 팀이 지면 다른 팀도 지고, 이기면 같이 이기는 식이다. 산둥은 우한에 리그 우승컵은 내줬으나 FA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 8강에서 산둥을 만난 우한은 두 경기 모두 무기력한 졸전을 해 0-2(1-3, 0-3)로 완패했다.시즌이 종료되자 "서로가 작당해 산둥은 정규리그 우승컵을, 우한은 FA컵을 나눠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한 축구협회장과 산둥 소속 손준호 선수의 에이전트가 두 팀 사이의 거래에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마침 산둥 소속 우싱한(吳興涵) 선수가 "중국 프로리그는 모두 승부조작이며 한 경기에 40만 위안(약 7천6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승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중국 공안은 우한 축구협회장과 선수 에이전트를 체포한데 이어 소환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손준호는 지난 5월 귀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에이전트를 통해 200만 위안(약 3억6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다.손준호는 A매치 20게임에 출전한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다.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021년 시즌 산둥과 3년 계약을 맺고 중국리그에 진출했다. 연봉은 43억원으로, 리그 전체 6위에 올라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상황이 좋지 않다.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구금에서 구속 상태로 전환됐다고 한다. 현지 반응도 우호적이지 않다. 본인은 무죄를 주장하나 사회주의 국가에, 변호마저 변변치

  • [참성단] '과학'과 '공포'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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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과학'과 '공포'의 대결 지면기사

    미국 사회학자 배리 글래스너는 저서 '공포의 문화(THE CULTURE OF FEAR)'에서 공포를 이용해 대중을 조종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공포행상인으로 명명했다. 언론, 정치인, 압력단체, 광고회사 등인데 "시청률, 표심, 기금, 이익을 얻기 위해 위험들을 계속 부풀리고 퍼뜨린다"고 했다.책에 등장한 '우주전쟁' 소동은 조작된 공포의 대표적 사례다. 1938년 CBS라디오가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드라마 '우주전쟁'을 방송했다. 100만여명이 공포에 휩싸이고, 1천여명은 피난하는 대소동이 발생했다. 방송 중에 네 번이나 '허구'임을 알렸는데도 그랬다. 과학자, 교수, 정부관계자 등 연기자들의 연기가 그럴듯해 드라마의 현실감이 생생했던 탓이다.저자는 "공포의 대상이 달라져도 공포를 퍼트리는 전략은 어김없이 똑같다"며 "반복하고 호도하고 개별사고를 모아 사회적 흐름으로 부풀리기 같은 구닥다리 기법으로 공포행상인들은 여전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개탄한다.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는 광우병 공포 때문이었다. '뇌송송 구멍탁' 공포에 질린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켰다. 진보 진영 정당·시민단체·언론이 거들었고, 집회의 흥을 돋운 가수, 배우들은 '개념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인간 광우병 가능성을 부정하는 주장과 통계를 막연한 공포가 압도했다. 지금 미국산 쇠고기를 비롯한 수입 쇠고기 아니면 서민들은 미각과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광우병 걸린 한국인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이번엔 핵수산물이다. 일본이 핵오염물질 처리수를 방류하는 순간 우리 바다 먹거리는 모두 오염된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아예 "핵폐수"라고 단정했다. 방류로 인한 해양 오염은 무의미한 수준이고, 한국도 중국도 삼중수소를 바다에 희석한다는 과학자 설명에 귀를 닫는다.핵수산물 공포를 기정사실로 여기면, 미국산 쇠고기 안 먹으면 그만이었던 광우병 공포 때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발생한다. 소금, 젓갈, 어패류, 해조류 등 바다 먹거리는 우리 식탁의 알파요 오메가다. 해류가 바다를

  • [참성단] 소래포구 꽃게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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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소래포구 꽃게 파문 지면기사

    일본제국은 소래포구를 이 땅의 자원 수탈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았다. 돈에 눈이 먼 일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1937년 수인선 협궤철도가 놓이면서 포구 갯골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만들어졌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농수산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도구가 됐다. 뼈대만 남은 단선철도 침목은 포악했던 수탈의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포구에선 조석으로 바다 자원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어민과 상인, 주민이 어자원에 기대 살아간다. 서해만을 품은 소래포구는 철마다 새우젓, 꽃게, 밴댕이 파시가 성시를 이뤘다. 1980년대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이 됐다. '새우젓을 사려면 소래로 가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옛 소래포구 시장은 불결하고 불편했다. 상인들이 자리를 차지한 어귀 공지는 죄다 국공유지였고, 불법건물이 난립했다. 전선 줄이 뒤엉킨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2010년 이후 수년마다 화재사고가 되풀이됐다. 수백 개 점포가 일순간 사라진 2017년 화재는 기록에 남을 피해를 남겼다. 수십 년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돼 상인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갔다.절망의 땅에 어시장이 재개장했다. 2021년, 불난 지 4년 만이다. 구청과 상인들은 현대화사업 협약을 맺고 시장을 살려내자고 의기투합했다. 국공유지에 상인들이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 했다. 상인은 기부채납액에 상응하는 임대 자격을 얻어 점포를 열었다. 주말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등 시장은 빠르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지난 14일 소래포구 상인 대표들이 광장에서 "고객을 실망하게 해 죄송하고 사죄한다"며 큰절을 했다.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겠다는 다짐도 했다. 최근 불거진 '꽃게 사건'으로 여론이 싸늘해지자 자성(自省)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래포구에서 산 꽃게를 구매했는데, 바꿔치기를 했는지 집에 와 보니 다리가 절반 이상 떨어진 죽은 꽃게만 담겨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번듯한 건물에 어시장이 들어섰으나 '바가지 시장'이란 오명이 여전하다. 어시장의 자산은 '믿을

  • [참성단] 태양광 예산 도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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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태양광 예산 도둑들 지면기사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한달 여만인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전해 12월 영화 '판도라'를 보고 밝혔던 관람평이 6개월 여만에 대통령의 '탈핵선언'으로 현실이 됐다. 영화가 국가 정책이 되는 초현실에 국가 에너지 정책이 뒤집어졌다.원전은 찬밥이 됐다. 신한울원전 3, 4호기는 건설이 중단됐다. 6천억원을 들여 수명을 연장시킨 월성1호기는 청와대의 독촉에 산업자원부가 폐쇄시켰다. 대신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개를 달았다. 특히 태양광의 도약이 눈부셨다. 2030년까지 110조원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의 20%를 생산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2017)',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56.6%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2021)'의 주역도 태양광발전이었다.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찬가로 시종일관하면서 태양광 패널이 국토를 뒤덮었다. 정부 목표를 실현하려면 서울시 면적의 10배를 패널로 덮어야 한다. 정부는 아낌없이 예산을 풀었다. 논밭과 염전, 저수지, 해상을 뒤덮고 땅이 모자라면 산을 깎았다. 전국에 돈 잔치가 벌어졌다. 눈 먼 돈 먼저 챙기려 예산 도둑들이 암시장을 형성했다. 민주화운동가는 업체를 차려 서울시 돈을 빼먹고, 한 대학교수는 태양광 사업권을 중국에 팔려다 적발됐다.그 정도인 줄 알았다. 최근 감사원이 국가 공무원, 자치단체장 등이 연루된 태양광 사업 비리를 밝혔다. 산자부 과장 2명은 사무관을 시켜 유권해석을 허위로 작성해 민간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허가해주고, 이 회사와 자회사의 대표와 전무로 취직했다. 그 시절 산자부는 한편에서 경제성을 조작해 원전을 폐쇄하고, 또 한편에선 태양광으로 노후를 챙기는 직원들로 분주했던 셈이다. 감사원이 수사요청을 검토중인 한국전력 비위 추정자가 250여명이라니 기가 막힌다. 고교 동문 기업에 태양광 사업 특혜를 줬다는 군산시장의 비리는 애교에 가깝다.전 정권이 박해하고 산업의 씨를 말렸던 원전이 글로벌

  • [참성단] '어천지구'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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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어천지구' 맹꽁이 지면기사

    국토부는 지난 2019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 일원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공공임대아파트 2천500세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 건설계획은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에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서식지란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이듬해 법원은 주민 536명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환경영향평가에 충분한 근거가 없는데도 지구를 지정했다고 본 것이다. 맹꽁이는 장마철 물웅덩이 등에만 나타나는데, 국토부는 세 차례 현지조사 중 한 번만 우기에 조사했고 그나마도 비가 오지 않은 시간대에 평가했다. 맹꽁이는 5마리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주민 자체 조사에서 하루에만 125마리가 확인되면서 부실조사 논란이 불거졌다.소송 와중에 맹꽁이의 사체와 훼손된 알들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주민들 분노가 커졌다. 탐사에 나선 주민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물을 남겼다. 농가 습지에서 독성 약품이 들어있는 용기가 다수 발견됐다. 한 주민은 '우리 동네 맹꽁이들을 보호해주세요'란 게시물에서 개발로 인해 이득을 보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심과 달리 상급 법원은 국토부 손을 들어줬으나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화성시 매송면 '어천 공공주택지구' 주민들이 최근 습지 지역을 개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가 강행되면 맹꽁이가 대량 희생될 것이란 우려를 한다. 지구에 포함된 8만2천㎡ 미나리꽝 습지엔 맹꽁이들이 집단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시행청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난감하단 표정이다. 환경단체는 "맹꽁이는 땅속에 살기에 산채로 포획해 대체 서식지로 옮기는 게 불가능하다"며 LH의 대체 서식지 조성 계획에 반대한다. 멸종위기 2종인 맹꽁이들이 지구개발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개발과 환경은 늘 대척점에 선다. 2000년대 초 사패산 터널은 도롱뇽을 살려내겠다는 한 스님의 단식투쟁에 막혀 수년을 공전했다. 막상 터널이 뚫리자 도롱뇽 숫자가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천지구 74만3천여㎡엔 공

  • [참성단] AI 웹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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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AI 웹툰 논란 지면기사

    만화는 우리 일상 생활문화다. 신문·스마트폰·TV·영화·컴퓨터·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는 만화를 즐기고 있다. 출판만화, 그래픽 노블 등을 제외하고 요즘 만화의 대세는 웹툰이다. 웹툰은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과 웹(web)의 합성어로 주요 포털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일본 만화를 재패니메이션이라 하듯 한국의 웹툰을 가리켜 케이툰(K-toon)이라 한다. 케이툰의 약진이 두드러져 국외 독자들에게도 호평받고 있으며, 영화·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중심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만화(漫畵)란 말은 한중일 삼국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권에서는 카툰 또는 코믹스(comics)라 한다. 중국은 만화의 전통이 강하여 불교의 교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變相圖) 같은 종교화를 비롯하여 문학과 회화가 결합된 연속되는 이야기인 연환화(連環畵) 등이 만화의 먼 조상격이라 할 수 있다.신문만화를 지칭하는 카툰은 이탈리아어 카르토네(cartone)에서 나왔는데, 이 말은 원래 커다란 종이 한 장이라는 뜻이다. 영국의 윌리엄 호가트(1697~1764)는 만화 형식의 판화를 선보여 유럽 근대만화의 창시자로 통하며, 일본에서는 당대 최고의 우키요에(浮世畵)의 대가였던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가 일본 망가(まんが)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래도 오늘날과 같은 근대만화의 형식을 완성한 이는 스위스의 루돌프 토페르(1799~1846)다. 그의 '페스튀 박사의 여행과 모험'은 큰 인기를 끌며 유럽 전역에 퍼졌고, 독일이 낳은 대문호 괴테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만화가 대중화한 것은 미국의 신문만화인데, 1896년 2월 뉴욕의 일간신문 '뉴욕 월드'에 연재되기 시작한 '옐로 키드'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웹툰이란 말은 2000년 8월 16일자 '한겨레신문'에 처음 등장했는데, 어느새 한국대중문화의 중심이 됐다.요즘 웹툰이 AI로 인해 논란이 한창이다. AI로 제작하는 웹툰이 플랫폼 기업의 입장에서 지금 당장은 경제적이고 좋을지

  • [참성단] 이재명·싱하이밍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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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재명·싱하이밍 회동 지면기사

    한동훈 장관의 '빨간 책'으로 화제가 됐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 패권전쟁을 투키디데스가 현장에서 기록한 역사서다. 지중해의 전통 강국 스파르타와 신흥 강국 아테네의 패권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함정', 냉전의 역사적 전형으로 회자된다. 미·소 냉전 때는 물론 지금 미·중 신냉전 시대의 지도자들이 열독하는 이유다.책에 등장하는 '멜로스의 대화'는 아테네가 스파르타 동맹국인 멜로스에게 무조건 항복을 강요하는 외교협상 장면을 기록한 에피소드다. 멜로스 대표는 정교하고 합리적인 논리로 설득한다. 하지만 아테네 대표는 이리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항복만이 살 길이라고 을러댔다. 협상은 결렬됐고, 멜로스는 정복당해 해체됐다. 역사의, 특히 냉전시대의 정의(正義)는 강대국이 정의(定義)한다.외교 전랑(戰狼)은 신냉전 시대에 중국의 선봉이다. 반미동맹 구축과 미국의 고립을 목적으로 이리 같은 전투력을 발휘한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전형적인 전랑이다. 문재인 정권 때 감췄던 이빨을 지난 대선 때 드러냈다. 윤석열 후보가 한미 동맹을 강조하자, 국내 일간지에 공식 반론을 기고했다. 주재국 대선에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안하무인이 반중 감정을 키웠다.싱 대사가 지난 6일 작정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했다. 현재 한중 관계의 어려움은 중국 책임이 아니란다.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계속 챙기려면 중국과 협력하란다. "미국 승리와 중국 패배에 베팅을 한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말은 살벌했다. 꾸짖고, 회유하고, 협박하는 시대착오적 외교 수준이 19세기 제국주의를 넘어 기원전 아테네 시절에 닿았다.대한민국 제1야당이 판을 깔아줬다. 국장급 싱 대사의 대사관 면담 초청에 이재명 대표가 응했고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명분은 일본 방사능 처리수 방류에 대한 공동대응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물어뜯는 싱 대사의 연설을 조신하게 경청하는 처지가 됐다. 대변인들은 받아쓰느라 머리를 박았다.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를 당 대표 경선 돈봉투 사건이, 이를 김남국 코

  • [참성단] 애플의 '비전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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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애플의 '비전 프로' 지면기사

    식인상어 '죠스'로 명성을 얻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미래를 보는 예지력이 탁월하다. 1984년 지구에 온 외계인 'E.T'를 비롯해 다수의 SF 영화를 연출·제작했다. 톰 크루즈가 열연한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와 타이 쉐리던 주연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년)'도 그의 작품인데, 높은 평점에 흥행에도 성공한 수작으로 평가된다.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은 2054년 워싱턴 거리다. 최첨단 치안시스템 '프리크라임'은 범죄가 발생하기 전 먼저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한다.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인물까지 특정해 내고, 이를 토대로 특수 경찰이 잠재적 범죄자들을 체포한다.영화는 눈부신 과학기술문명으로 무장한 인류의 미래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극 중 프리크라임 팀장인 톰 크루즈는 손가락 하나로 가상의 모니터를 조작하고, 범죄자의 흔적을 쫓는다. 증강현실이 모니터 화면으로 구현되고, 프로그램 영상을 끌어오거나 크기를 조정하는 등 사용자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20년 전, 스필버그가 보여준 미래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지난 5일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헤드셋을 전격 공개했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애플이 선보인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는 컴퓨터나 아이폰의 컴퓨팅 기능을 3차원(3D) 공간에서 구현한다. 사용자는 스키 고글 모양의 헤드셋을 착용한 뒤 눈과 손, 음성을 통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컴퓨터'라며 아이폰 이후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1천 명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에 매달린 끝에 비전 프로를 내놨다. 스마트폰 시장이 시들해지자 가상현실 세계로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애플은 후속작인 비전 프로를 통해 A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이나 한계도 분명해 보인다. 헤드셋은 장시간 착용이 불편하고 불쾌

  • [참성단] '이래경·권칠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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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래경·권칠승' 파문 지면기사

    "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부귀영화에 빠지거라. 5·18 너만 홀로 더욱 빛나거라. 나는 떠난다. 내 5·18속에서 나 혼자 살련다. 나는 운다. 5·18역사왜곡처벌법에 21살의 내 5·18은 뺏기기 싫어."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2020년 12월 '5·18역사왜곡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발표한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의 끝 대목이다. 이 법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지식인들이 반자유적 입법이라고 반대했다. 모든 이유를 집약하면 최 교수의 시 한 줄이다. "자유를 위해 싸우다 자유를 가둔 5·18을 저주한다."민주당 주도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5·18역사왜곡처벌법'이란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개정될 무렵 국회에는 또 하나의 역사왜곡 처벌법안이 심사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천안함 생존장병지원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임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가 이랬다.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 법안은 불발됐다.지난 5일 발생한 민주당 혁신위원장 이래경 사퇴 파문이 일파만파다. '천안함은 자폭됐고 미국의 조작이다'. 그는 9시간 만에 사퇴했다. 당 수석대변인 권칠승은 항의하는 전 천안함장 최원일에게 '부하를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냐'고 막말을 했다. 권칠승은 7일 유감을 표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최 함장에 대한 직접 사과엔 함구했다. 당 최고위원 장경태는 사퇴한 이래경에 대해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허리를 분지른 이래경은 자신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여긴다. 이재명 대표는 공식 사과가 없다.5·18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일점일획도 처벌하는 법을 만든 민주당이다. 법이 없어도 천안함도 같은 기준으로 대해야 했다. 민주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