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맥아더 동상 부조(浮彫)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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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맥아더 동상 부조(浮彫) 논란 지면기사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이 또 한 번 주목의 대상이 됐다. 동상은 국무회의의 의결과 국민 성금으로 1957년 건립됐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동상 건립에 마음을 모을 정도로, 당시의 맥아더는 대한민국에 각별한 존재였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의 국체를 지켜 준 영웅을, 무속인들은 신당에 모셨다.무탈했던 맥아더 동상이 2000년 대 주사파 운동권의 표적이 됐다. 2002년 양주에서 발생한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반미투쟁 전선을 형성한 통일, 노동, 대학 운동권은 상징적 이벤트로 맥아더 동상 철거를 시도했다. 2005년엔 반미 운동권과 보수단체가 자유공원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결국 맥아더는 제 자리를 지켰지만, 반미단체의 뒤끝은 2018년 두 차례 방화로 이어졌다.최근 논란은 결이 다르다. 동상 하단부를 장식한 인천상륙작전 부조(浮彫) 작품의 역사적 사실 논란이다. 작품은 맥아더 장군이 장병들과 해안의 파도를 가르며 뭍으로 상륙하는 장면을 새겼다. 그런데 이 장면이 1944년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상륙장면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해 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교체를 주장하면서 일이 커졌다.인천시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작품 존치, 교체, 제3의 방안 등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인천상륙작전을 필리핀 레이테 상륙작전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70년 가까운 작품의 역사성을 폐기할 수 없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다. 인천상륙작전 실사 부조를 제작해 현 작품과 함께 전시하되 사유를 명기하는 방안이 어떨까 싶다.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쟁지역에 살인을 수출하는 국가가 무슨 염치로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를 요청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대한민국을 구하려 6·25 전쟁에 참전한 UN16국도 살인 수출국이었단 말인가.맥아더 동상 부조 논란은 불과 7년 전 전쟁 고증마저 엉터리였던 당대 역사의식의 후유증이다. 피아가 확실한 전사(戰史)마저 논쟁거리로 만든 역사 인식이 반세기 지나 동상 철거 시위로

  • [참성단] 폭스뉴스 1조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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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폭스뉴스 1조원 배상 지면기사

    1960년 미국 앨라배마 주 공공안전 책임자 'L. B. 설리번'이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냈다. 전면광고 중 경찰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를 변호할 기부금 모금 목적의 광고 문안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 설리번은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라고 요구했으나 NYT가 거부하자 소송한 것이다.주 대법원은 설리번에 5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NYT는 연방대법에 상고했고, 1964년 승소했다. 대법은 "명예훼손 원고가 공직자이거나 선거 출마자라면 "언론기관이 허위 사실을 무모하게 무시한다는 인식으로 보도해, 실제적인 악의(actual malice)가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미 수정헌법 1조 '표현·언론의 자유'에 근거한 역사적 판결이다. 이후 언론사를 상대로 한 공직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이 급감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2017년 뉴욕타임스 사설과 관련,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뉴스 채널 '폭스뉴스'가 투·개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과 1조원(7억8천750만 달러) 배상에 합의했다고 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폭스사의 지난해 매출 140억 달러의 5%, 현금 보유분(40억 달러)의 20%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명예훼손 소송 합의금 중 가장 큰 금액"이라며 폭스사의 경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소송은 2020년 11월 미 대선이 끝난 뒤 폭스뉴스가 도미니언의 개표조작 가능성을 반복보도하면서다. "도미니언이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을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도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었으나 찬반 여론이 갈렸다. 패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승복하지 않았고, 지지자들은 백악관 점거를 시도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판결이 아닌 합의에 따른 배상이나 언론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반응이다.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폭스사가 배상액을 줄이려 협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허위보도에 대한 사법부의 잣대가 달라지는 느낌

  • [참성단] 수도권 제3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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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수도권 제3정당 지면기사

    한국 정치가 최악의 위기다. 4·19혁명 이후 대한민국 정치판을 견인했던 전통 진보 정당과 대표 보수 정당이 국민의 멸시 속에 자멸적 행보를 걷고 있다.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선대의 정치적 유산을 탕진한 채 취객처럼 비틀대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얘기다.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역이자 주체였던 민주당의 타락은 눈 뜨고 마주하기 힘들다. 민주화 족보가 불투명한 이재명이 개딸들의 호위 속에 당을 장악한 채 법정으로 출근한다. 민주화 운동의 성골인 송영길은 더러운 녹취록의 주인공이 됐고, 민주당은 '비리의 전당(錢黨)'으로 전락 중이다. 목숨 걸고 민주화를 이룩한 김대중의 업적, 전두환에게 명패를 집어던진 노무현의 정의는 이슬처럼 흩어졌다. "5년간 이룬 성취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하다"는 문재인의 영화 대사처럼, 민주당엔 맹목적인 자기애만 남았다.이단을 의심받는 목사 한 사람에 휘둘리는 국민의힘은 오래 전에 무뇌(無腦)집단으로 추락해 자생력을 잃었다. 후보조차 못내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생해 집권했으면 정신 차릴 만도 하건만, 기생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다, 이젠 숙주까지 말아먹을 작정이다. 산업화 세력의 후신을 자처하기엔 능력도, 결기도 없고 자유와 시장의 가치도 상실했다.보수, 진보의 두 수레바퀴를 굴렸던 시대의 큰 별들이 사라진 자리에, 586 정상배들이 적대적 공생을 획책하는 정치적 퇴행이 막장으로 치닫는다. 사방의 적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두 쪽 났다. 전선은 이념과 지역에서 세대로, 남녀로, 계층으로 확대일로다. 정상배들의 정치가 대한민국을 거덜 내고 있다.절체절명의 위기는 혁명을 잉태한다. 대중은 정치교체를 열망하고 최초의 총성을 고대한다.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정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수도권 30석을 가진 정당이 출현하면 한국 정치를 근본부터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민이 각성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며 조력할 의지를 보탰다. 민주당 중진 이상민 의원도 "정당, 정치세력의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연대를 밝혔다.정상배들이 정상

  • [참성단] 전세 유감(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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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전세 유감(遺憾) 지면기사

    전세는 우리나라 고유의 부동산 임대방식이자 주택임대차 제도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로 주택 가격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맡기고 소유자의 집을 빌려 거주하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경제개발과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1960년대부터 크게 활성화한 제도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주택 1천881만2천 호 중 개인이 소유한 주택은 1천624만2천 호로 86.3%"에 이르며, 전세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우리나라의 전세 제도는 중국의 전당(典當)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부동산학계에서는 거의 정설로 자리를 잡고 있다. '후한서'의 '유우전'에 '전당'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전당에 의한 임대차는 '고려사' 79권 '식화편'에 "공민왕 5년 6월 하교하길 부유한 자들이 대여하고 이식을 복리로 칭리함으로 빈민들이 아침에 저녁 일을 고려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르게 되어 자녀들을 전매하니 가히 슬픈 일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 임대차가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담보로 잡힐 게 없는 서민들은 자신의 자녀를 인질로 잡히고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전당은 고려 때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있었는데 토지에서 이탈한 농민들을 삯꾼 노동자로 부리면서 이들에게 가옥을 빌려주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전세에 대한 기록은 '황성신문'(1899년 4월)에도 등장하며 일제강점기 총독부에서 펴낸 '관습조사보고서'에도 조선에서는 가옥의 대가 7~8할을 주고 주택을 임차한다는 기록과 함께 월세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주택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에게는 삶을 옥죄는 인생의 장벽이었던 것이다.수도권 일대에 2천700여 채를 보유한 세칭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박모(31·여)씨가 17일 경제적 피해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벌써 3명째다. 의식주는 생존의 기본조건인데 정부의 복지정책이 아직도 서민들의 삶을 보듬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말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

  • [참성단] 황사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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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황사 발원지 지면기사

    영화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4 '고스트 프로토콜(Ghost Protocol)' 편에 지구촌 유명 도시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도쿄, 뭄바이, 시드니, 두바이, 모스크바, 파리를 배경으로 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주연 배우 톰 크루즈가 두바이 고층 빌딩에서 창문을 넘나드는 아찔한 장면과 모래바람 속에서 쫓고 쫓기는 자동차 추격신이 인상적이다.멀쩡한 하늘에 갑자기 짙은 먼지가 끼어 한치도 분간할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중동에서 발생하는 모래 폭풍 '캄신(khamsin)'이 모티브다. 사막 등 건조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래를 동반한 강력한 바람을 말하는데, 동양에선 황사(黃砂)로 통칭된다. 몽골과 중국 서부지역에서 발원해 대륙은 물론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미친다.올봄 발생한 대규모 황사를 두고 중국이 발원지로 몽골을 지목했다. '중국발 황사'라는 한국·일본 언론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올해 가장 강력한 두 차례 황사는 수도 베이징에서 600㎞ 넘게 떨어진 몽골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자국은 발원지가 아니라 피해자란 주장이다.관영 환구시보는 "몽골 황사에 대해 한국 일부 언론은 중국발 황사라고 보도했다"며 "심지어 재난이나 지옥 같은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기상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떠넘긴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한국과 일본은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이상한 나라가 맞는가. 세계기상기구(WMO)가 답을 내놨다. WMO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반경을 넓히는 가운데 인접한 중국 북부와 만주지역에서도 황사가 관측됐다. "강력한 저기압이 몽골의 고비 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중서부 사막 지역의 모래 먼지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황사는 몽골발도 맞고, 중국발도 맞는 셈이다.해가 갈수록 황사가 빈번해지고, 농도가 짙어진다. 몽골과 중국 중서부 지역의 사막화가 주원인이란 견해가 대체적이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몽골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이것도 모자

  • [참성단] 세월호 참사 9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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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세월호 참사 9주기 지면기사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절대 운항해선 안될 고철덩어리 선박을 무책임한 선원들이 몰았다. 304명의 희생자 중 250명이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전대미문의 대참사.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슬픔에 눈이 멀고 분노에 질식했다.나는 그해 5월 22일자 데스크칼럼 '세월호, 우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의 서두를 "하늘은 어린 생명을 빌려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열었다. 감당할 수 없는 희생에 담긴 유훈이 제대로 새겨 볼 새도 없이 세월호가 정치권의 지방선거 쟁점으로 격하된 실정을 타박했다. 우리 시대의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한민국의 변화를 집대성한 '세월호 백서' 작성을 위해 정파를 초월한 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시대의 전환을 위한 각고면려를 회피하면 국민적 공분과 우리의 죄책감은 위선"이라고 맺었다.정치권으로 떨어진 세월호는 유족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염되고 훼손됐다. 보수진영의 한 정치인은 참사 5주기 전날 단원고 유족들에게 '자식의 죽음을 발라먹는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진보진영의 유명 방송인은 세월호 고의침몰설을 줄기차게 전파했다. 막말 정치인은 정계에서 사라졌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최종 보고서에서 세월호 외력충돌설을 부인했다.어제가 세월호 참사 9주기였다. 오전엔 인천가족공원에서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추모식을 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에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거행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엔 여야 지도부가 대거 출동했다. 한 배에 탔던 희생자들이 일반인과 단원고 희생자들로 흩어졌다. 단원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집중된 관심으로 제사상이 갈라졌다. 안산에선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이 시민단체들의 찬반 논란으로 지연되고 있다. 논란은 4·16 즈음에 더욱 격해진다.정치는 역사적, 사회적 죽음의 유훈마저 오염시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재원은 4·3의 격을 따지고, 대통령 문재인은 천안함 유족의 "(천안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지난 9년 세월, 세월호가 정치 수로에서 표

  • [참성단] 아주대 개교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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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아주대 개교 50년 지면기사

    1994년 4월부터 1996년 3월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종합병원'은 레지던트 의사들의 성장기를 그렸다. 40% 넘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내 메디컬 드라마의 원조가 됐다. 젊은 이재룡, 전광열, 신은경, 구본승 등 새로운 스타들을 다수 배출했다. 김태영의 '혼자만의 사랑', 이신의 '애상'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8년 시즌2가 방영돼 시청률 18%를 찍었다.드라마가 뜨면서 아주대학교가 덩달아 상한가를 쳤다. 촬영 무대인 아주대병원이 상시 노출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 매주 드라마 촬영일엔 '라이징 스타' 이재룡과 신은경을 보려는 시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래도 학교 측은 병원에 전용 세트장을 마련해주는 등 적극 후원했다. 의대 신입생들 합격 점수가 크게 오르는 등 학교 위상과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효과를 체감한 때문이다.수도권을 대표하는 명문사학 아주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2일 기념식엔 동문과 외부인사, 직원 등 1천명이 참석해 들썩했다. 50년사를 돌아보고, 미래 발전계획인 '아주 비전 5.0'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개교 50주년 기념 주간-ai(Ajou Innovations) 페스티벌' 기간(10~14일),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아주대 하면 대우그룹과 김우중 회장을 떠올리게 된다. 최초 설립자는 1960년대 관선 경기지사를 지낸 박창원 유신학원 이사장이다. 처음엔 학교명을 아시아지역의 대표 대학이 되자는 취지로 '아시아대학교'로 하려 했다. 전범 국 일본에 동명의 대학이 있다고 하자 한문표기인 아주(亞洲)로 바꿨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1977년 대우그룹이 학원 법인을 설립해 인수하면서 도약기를 맞았고, 198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이공계가 강점인 아주대는 전국 대학 중 기술이전 수익부문 7위에 올랐다. 6~9위권인 의대는 영웅 석해균 선장을 구한 이국종 등 수많은 명의를 배출했다. 나웅배·오명·박재윤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총장을 지냈다. 지역 의료센터와 응급

  • [참성단] 조국 부녀의 강철 멘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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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조국 부녀의 강철 멘털 지면기사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딸 조민씨와 함께 한 달 가까이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저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의 홍보를 위한 독자와의 대화인데, 한때 나라를 들었다 놓은 조국 일가의 명성 때문인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녀의 발언이 주목받는다.지난달 서울 북콘서트에서 딸은 아버지가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라고 했다. 11일 부산 북콘서트에서 아버지가 화답했다. "지난 10년간 의사 자격시험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딸의 의사면허가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지금은 무료봉사를 하고 맛집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딸의 당당한 일상을 지지했다. 고난(?) 속에서도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는 부녀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조국 일가의 법난(法難)은 가혹하지만 자초한 결과다. 부인 정경심은 입시부정 혐의 전부와 사모펀드 비리 일부 유죄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조국도 자녀 입시부정 공모 혐의로 1심 재판에서 2년 징역형을 받았고, 부인은 이 재판에서 징역 1년이 추가됐다.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2019년 대한민국 법조1번지 서초동을 뜨겁게 달군 조국 수호 열기를 생각하면 허무한 결과다. 재판이 시작되면서 진정된 열기는 판결이 이어지며 차갑게 식었다. 서초동에서 조국 사수를 목청 놓아 외치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제일 먼저 흩어졌다. '조국'에 침묵한다. 김남국 의원 침대 머리맡에 아직도 조국 사진이 놓여있는지 궁금하다.박성제 MBC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김어준 방송에서 "딱 봐도 100만"이라던 촛불 군중도 사라졌다. 최근 정경심씨의 구치소 영치금 2억4천만원이 화제가 됐다.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조국 팬들이 입금해 준 돈이다. 그래봐야 수천 명의 십시일반일 테다. 민주당 의원들과 100만 군중은 사라졌고, 남은 건 딱 2억4천만원 어치의 팬덤 뿐이다.조국 가족이 진심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대중의 용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지자를 찾아 북콘서트를 열고, SNS 맛집 순례기

  • [참성단] 김치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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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김치와 건강 지면기사

    건강은 누구에게든 최고의 관심사다. 유한한 인생에서 건강을 잃으면 그야말로 만사휴의(萬事休矣)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든 신문이든 어디서든 건강 정보들로 차고 넘치며, 늘 건강 관련 보조식품 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 모든 건강 정보들을 다 취합해보면 결국 결론은 걱정과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살면서 좋은 자연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운동도 무조건 장수와 건강의 왕도는 아니라 한다. 만일 운동이 최고의 건강 비결이라면 운동선수들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심혈관 운동도 심장에는 좋을지 몰라도 수명 연장과는 관련이 적으며, 튀긴 음식과 술도 무조건 건강에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튀긴 음식과 술이 없다면 인류의 식생활 문화는 물론 인간관계와 예술의 발전에 지장이 컸을 것이다. 무엇이든 지나치거나 중독이 문제이지 이를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완벽한 몸으로 아무런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바람일 뿐 누구나 이런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의 비결은 오히려 단순한 데 있을지 모른다. 가령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된장찌개와 김치가 대표적이다.김치 같은 발효 채소 음식은 세계 곳곳에 다 있다. 독일식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양배추절임), 일본의 츠케모노(배추절임) 그리고 네팔식 김치 어짜르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김치는 절인 채소에 각종 양념을 첨가하여 발효시킨 것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풍부한 최고의 슈퍼 푸드다.지난 7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최고의 김치는 질그릇에 담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 영국 유력 학술지를 인용, 김치의 효능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결론은 김치가 유익한 박테리아가 함유된 훌륭한 슈퍼 푸드이며, 옹기 같은 질그릇(earthenware pots)에 담갔을 때 그 효과가 더 배가된다는 것이다. 건강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고 오히려 단순한 데 있을지 모른다. 불로초나 만병통치약이란 없으니 건강 관

  • [참성단] CIA의 도·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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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CIA의 도·감청 지면기사

    2015년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영국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그렸다. 튜링은 해독이 불가능한 독일군 암호를 풀어냈다. 암호 해독기를 개발해 종전을 2년 앞당겼고, 1천400만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셜록 홈즈' 시리즈로 낯익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튜링의 다중적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당시 연합국은 독일군의 무선통신을 상시 도청했다. 수신은 했으나 '에니그마(Enigma)'란 기계로 암호화돼 내용을 알아낼 수 없었다. 알파벳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다른 알파벳으로 바꿔 표기하는 복잡한 방식에, 입력할 때마다 규칙이 바뀌도록 설계돼 난공불락이었다.1938년 암호 해독에 투입된 튜링은 "기계 암호는 기계가 해결해야 한다"며 2년을 매달려 해독기 '봄(Bombe)'을 개발했다. 독일군은 매일 바뀌는 완벽한 체계로 응수해 튜링을 괴롭혔으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경우의 수를 줄여 해독에 성공한다. 극 중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거든"이란 대사가 한동안 회자했다.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등 동맹국 정부를 도·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엔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대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건엔 '한국 관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 전화해 물품(포탄) 전달 압력을 가할지 걱정'이란 대목도 있다고 한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미국은 피·아 구분없는 도·감청 행위로 악명이 높다. 국제사회는 "CIA가 마음 먹으면 불가능한 대상이 없을 것"이라 비판한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도 10년을 속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정보당국의 무차별 정보 수집을 폭로한 이후에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았다.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과 외교당국의 미지근한 태도가 기름을 부었다. 야당은 '후쿠시마 원전'에, '대통령실 도청'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