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광우병 괴담'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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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광우병 괴담' 소멸 지면기사

    광우병(BSE·소해면상뇌증) 괴담은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조건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되면서다. 광우병 위험이 증폭되면서 불안이 확산했다. 일부 매체는 허위·과장보도를 반복했다. 전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리고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위가 격화했다. 공중파 방송사의 고발 프로그램이 기폭제가 됐다. 광화문 거리는 불안에 떠는 시민들의 촛불로 뒤덮였다. 어린 학생이 "서른 살까지 살고 싶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주부들도 있었다. 정부가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기로 하면서 진정 국면을 맞았다. 뒤늦게 '내용이 과장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한우만 팔던 식당들도 미국산을 추가했다. 값비싼 한우를 대신할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 가정에서도 자녀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를 구워 먹는 게 일반화됐다. 2019년 전체 수입 소고기의 절반 이상이 미국산이었다. 한때 전체 수입량은 줄었으나 미국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여론조사기관이 소비자 인식조사를 했는데,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지난 20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도축장에서다. 미국 농무부는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에서 도축 부적합으로 분류된 소를 검사한 결과 광우병 발병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는 폐기돼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지역 소고기는 한국에 수출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현물 검사 비율을 3%에서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은 비정형이다. 오염된 사료를 먹어 발생하는 정형 광우병과 달리 8살 넘는 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형의 인체감염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미국에선 지난 2018년에도 비정형 광우병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검사 비율을 10%로 확대했다. 그래도 미국

  • [참성단] 히로시마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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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히로시마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지면기사

    1945년 5월 8일 독일의 항복으로 2차세계대전의 전세는 미국·영국·소련 연합국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연합국은 포츠담 선언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일제는 현실을 외면하고 본토 수호를 위한 1억 옥쇄(玉碎)로 배수진을 쳤다. 허세가 아니었다. 미국은 이오지마, 오키나와 상륙작전에서 일본군의 옥쇄전략에 막대한 인명과 장비를 잃었다. 일본 본토 점령에 따를 손실 규모는 예측만으로도 끔찍했다.일본은 미국이 망설였던 원자폭탄 투하를 자초했다. 그해 8월 6일 투하된 원자탄 '리틀보이'로 히로시마가 사라졌다. 일제가 영문을 몰라 항복을 망설였다. 8월 9일 원자탄 '팻맨'이 나가사키를 지우자, 쇼와 천황은 8월 15일 방송에서 '대동아전쟁 종결 조서'를 발표한다. 제국의 오판이 없었다면 히로시마의 비극은 없었고, 히로시마 때 정신 차렸으면 나가사키의 비극은 없었다.히로시마는 반핵의 성지이다. 원폭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폭심지에 있던 생명체는 증발했고, 열과 폭풍은 도시 전체를 파괴했다. 42만명의 인구 중 9만~16만명이 수개월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히로시마 군수공장에 강제징용된 조선인 14만명 중 3만명도 이때 희생됐다. 불과 10일 뒤 해방된 한반도 조선인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지만, 떼죽음 당한 히로시마의 식민지 조선인들은 잊혔다.히로시마 평화공원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서있다. 히로시마 재일교포들이 십시일반으로 1970년 공원 밖에 건립한 위령비를, 교포들의 끊임없는 청원으로 1999년 공원 안으로 이전했다. 일본은 가해국이면서 저 혼자 피해자 행세를 하느라 원폭 피해 동포들을 2차 가해했고, 고국은 지원은커녕 외면했다.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21일 위령비를 참배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첫 참배라니, 놀랍다. 히로시마 동포 3만명의 희생과 원폭피해자 및 유족들을 역사의 그늘에 방치한 모국이라니 부끄럽다. 윤 대통령은 19일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과 만났다. 이 역시 처음이란다."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서 고국이 함께 하지 못

  • [참성단] '거북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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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거북선 마케팅' 지면기사

    선조 임란 때 경상도 근해에서 조선 수군과 왜군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부산진과 가까운 거제 앞바다는 7년 내내 피로 물든 격전지였다. 경남도가 지난 2008년 거북선 찾기에 나선 역사적 배경이다. 특명을 받고 탐사에 나선 한국수중공사는 이듬해 10월까지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해저를 샅샅이 훑었다.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한 칠천량 바닥에 침몰한 거북선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탐사 전문가들에, 최첨단 장비가 동원됐다. 이런 낭패가 없다. 배 모양 흔적은 물론 선재로 쓰였을 나무 판지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밥그릇과 술병 등 7점을 인양한 게 고작. 그나마도 임진왜란 당시 수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애매한 감정이 나왔다. 용역비 2억4천만원, 탐사비 1억4천만원을 쏟아부었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 성금 8억원은 행사비·경비로 녹아내렸다.헛발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거제시는 2010년 국·도비 20억원을 들여 거북선을 제작했다. 길이 25m, 폭 8.67m, 높이 6.06m 크기다. '1592 거북선'으로 불렸는데 수입 목재가 섞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이 일었다. 한 업체는 국산 소나무가 아닌 수입산을 써 10억여원 차익을 남겼고, 대표는 구속됐다.불량 거북선이 지난 16일 경매에서 154만원에 팔렸다는 소식이다. 시초가 1억1천750만원에 시작됐으나 7차례 유찰되면서 제작비 0.077%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무게가 100t이 넘는 거북선을 관리하는데 1억5천만원을 썼다고 한다. 이번에도 주인을 못 찾으면 폐기 처분키로 했던 거제시는 한숨 놨다는 표정이다.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 전시된 거북선도 빗물이 줄줄 새면서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2014년 26억원을 들여 실물 크기로 만들어졌다. 내부엔 무기류 318점, 인물 모형 30점, 체험복 4벌 등이 갖춰졌는데, 시가 복구비 1천300만원으로 긴급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거북선 마케팅이 잇따라 헛발질을 하면서 수십억원 혈세가 낭비됐다. 전시행정, 탁상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코미디보다 더한데,

  • [참성단] 박원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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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박원순 다큐멘터리 지면기사

    최근 개봉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클레오파트라를 흑인 배우가 연기하자 '블랙 워싱'을 넘어 역사 왜곡이라는 주장이 나온 탓이다. 블랙 워싱은 '화이트 워싱'에 조응하는 신조어다. 화이트 워싱은 아시안인 칭기즈칸을 존 웨인이, 흑인인 오델로를 로렌스 올리비에가 연기하는 백인 중심의 콘텐츠 생산 문화에 대한 비판적 용어다.원작의 주인공마저 인종 세탁해 온 백인 우월주의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등장한 블랙 워싱은 PC운동(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과 맥락이 닿아있다. PC운동의 선두에 선 디즈니는 인어공주 등 메가히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면서 주·조연들을 흑인으로 교체했다. 화이트이든 블랙이든 인종 세탁은 창작물이라 가능했다. 원작 훼손 논란은 있지만 시대정신을 수용한 해석과 재창작도 자유의 영역이라서다. 하지만 사실을 다루는 장르인 다큐멘터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리스계 왕조의 백인 여왕을 흑인으로 세탁하면, 사실과 역사가 흔들린다.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 제작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인권위원회는 6개월간의 직권 조사 끝에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사실'로 적시했다. 논란의 핵심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여부다. 다큐 제작진은 "1차 가해가 명확히 밝혀져야 2차 가해 판단이 가능하다"며 국가기관이 단정한 1차 가해 자체를 부정한다.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부른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진보 여성단체는 침묵한다. 피해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박원순 무죄 호소인'들의 집요한 언어 폭력에 홀로 갇혀있다.다큐 '문재인입니다'는 어차피 팬덤용이니 그들끼리 공유하는 사실의 틀에서 보고 즐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첫 변론'은 차원이 다르다. 피해자의 존재 때문이다. 국가기관이 인정한 '피해'로 살 용기를 얻은 사람이다. '피해자는 박원순'이라고 주장하는 다큐가 극장에서

  • [참성단] 플래카드의 오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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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플래카드의 오남용 지면기사

    살다 보면 그것이 알고 싶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들이나 TV 광고나 전단지 등의 선전물들이 전하는 내용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알고 싶지 않은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받고 있다. 일상을 파고드는 고도화한 홍보전략들로 인해 일상생활 속에서, 심지어 TV나 컴퓨터를 켜거나 스마트폰 앱을 열어도 온갖 광고들로 넘쳐난다.종교단체의 홍보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헌법 제20조 제1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음악을 틀고 책자를 나눠주거나 큰 소리로 자신의 종교 경전의 구절을 외치며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일이다. 종교가 다른 이들도 있을 것이고, 종교를 '가스라이팅'으로 생각하고 아예 종교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에게 그것은 참으로 괴롭고 짜증이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종교의 자유란 말은 종교선택의 자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도 포함되는 것으로 종교 단체들의 과도한 홍보로 인해 믿지 않을 권리와 자유가 지나치게 침해되는 것이다.플래카드의 남용으로 인한 시각적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요즘에는 선거철이 아님에도 각 정당들의 정치관련 현수막들마저 가세하여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 플래카드(placard)란 말은 네덜란드어 플라켄(placken)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원래 이 말은 '붙이다'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일본어로는 프라카도(プラカ一ド), 다레마쿠(垂れ幕), 오단마쿠(橫 幕, おうだんまく)라 한다. 플래카드는 가로 방향으로 거는 것이고, 현수막은 위에서 아래로 즉 세로로 거는 것이니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지만, 요즘에는 다 현수막으로 표기하고 쓴다.전국에 내걸리는 저 수많은 플래카드들은 다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가? 플래카드의 남용은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도시미관마저 해친다. 탄소배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당들이 내거는 플래카드는 문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자극적이어서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정치의 진영화

  • [참성단] '바다 이야기'와 P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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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바다 이야기'와 P2E 지면기사

    국산 아케이드(오락실) 게임 '바다 이야기'는 2004년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스크린 경마를 만든 회사가 일본의 '파친코' 기기를 모방했다. 문어, 해마, 고래 등 바다 생물들이 등장하기에 바다 이야기로 불리게 됐다. 유사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전국에 도박장 게임 광풍이 불었다.게임에서 얻은 점수를 상품권으로 줬는데, 즉시 현금화가 가능했다. 업장 옆에 불법 환전소를 운영하는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수백, 수천 배 상금이 터진다는 소문에 게임장은 문전성시였다. 업주들이 자루에 지폐를 담아 귀가하는 등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역 조직폭력배가 가세하면서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색 도박장 간판이 도시 골목을 점령했다. 중독성이 강해 재산을 탕진한 피해자가 급증하고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면서 사회문제가 됐다.참여정부 시절, 친정권 인사들이 뒷배를 봐준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당시 문체부 차관이 경질됐는데, 오락실 게임과 관련됐다는 설이 돌았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고, 관련자들을 구속했으나 잡음은 그치지 않았다.사행성 게임장이 해악만 남긴 건 아니다. 경찰이 압수한 LCD 모니터와 PC가 물품보관소를 가득 채우면서 처치 곤란한 상황이 됐다. 불우이웃과 소외계층에 무료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실행됐다. 소프트웨어를 제거한 하드웨어가 미래 세대의 컴퓨터교육에 보탬이 된 것이다.김남국 국회의원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이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규제 완화를 노린 입법로비의혹으로 번졌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신문 기고를 통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양당 후보 진영에서 작동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P2E 관련 업체가 게임머니를 합법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여의도 정치권을 집중 공략했다는 게다.김 의원은 민주당을 자진 탈당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젊은 세대의 분노가 커진다. 실체가 불분명하고 등락 폭이 제한되지 않는 가상화폐는 투기를 넘어 도박에 가깝다. 아빠는 '바다'에 휩쓸

  • [참성단] 캠핑 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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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캠핑 공해 지면기사

    들쑥날쑥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캠핑인구는 500만~7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야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캠핑이 여가활동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기계적인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에게 캠핑은 해방구이자 삶의 활력소다. 방송과 유튜브가 쏟아내는 캠핑 동영상에 끌려 장비를 구입하는 '캠린이'들이 줄을 섰다.586세대가 청춘이던 시절, 배낭에 텐트와 버너, 식재료를 쟁여 짊어지고 기차와 버스와 도보로 산과 바다의 야영지를 찾아갔다. 설익은 밥에 장아찌 한 조각 올려 먹고 모기에 물리면서도 통기타 반주에 트윈폴리오, 산울림, 운동권 노랫가락을 합창하는 사이 별이 뜨고 졌다. 어른들은 사서 고생한다며 혀를 찼지만, '사서 고생'은 청춘의 특권과 낭만이었다.지금은 백패킹이 '사서 고생'의 명맥을 잇긴 하지만, 캠핑의 질과 수준이 확 달라졌다. 주말 고속도로엔 캠핑카가 즐비하고, 캠핑장마다 캠핑카와 차박용 SUV차량을 몰고 온 캠핑객으로 만원이다. 고참 캠퍼들은 텐트를 고급 카페처럼 꾸미고, 현란한 장비발로 캠린이들 기를 죽인다. 먹거리도 진공 포장된 육·해·공 식재료와 반조리, 조리식품으로 풍요롭다. 첨단 장비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캠핑장에서 구매한 장작으로 모닥불을 피운다. 서민들에겐 부담스럽다. 캠핑도 빈부격차가 심하니 씁쓸하다.수백만명의 캠퍼들이 주말이면 전국 각지의 캠핑장과 자연 깊숙한 곳으로 흩어진다. 부작용이 심각하다. 캠핑차량 주차와 쓰레기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보다 심각한 것은 환경파괴다. 몇 년 전 인천의 굴업도가 백패킹의 성지가 되면서 목기미 해변, 개머리 초지, 연평산 일대가 쓰레기 천지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최근 인천 신항 배후단지에 캠핑족들이 몰리면서 이곳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검은머리물떼새의 생태가 위기란다. 캠퍼들이 불을 피우고 연을 날리면서 포란에 민감한 검은머리물떼새들의 번식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차박 캠핑 성행과 야영장 부족으로, 캠핑족들이 파고드는 자연의 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자연의 주인인 동식물에겐 캠핑객은 불청객이다. 손님이 제멋대로

  • [참성단]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참성단

    [참성단]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2020년 1월 20일 중국인 입국자가 첫 확진자로 판정된 뒤 3년 4개월만이다. 코로나19 위기경보는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졌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5일 격리 권고로 완화되고, 입국자 PCR 검사 권고는 해제됐다. 병원 외 모든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어졌다.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아진 것이다.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은 중국 당국이 쉬쉬하는 동안 삽시간에 세계를 휩쓸면서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5월 10일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6억8천800여만명, 사망자는 세르비아 인구와 비슷한 687만2천여명이다. 천조국 미국의 인명 손실이 116만여 명으로 가장 컸다.우리는 11일 기준 누적 확진자 3천135만여명, 3만4천583명이 사망했다. 6·25 전쟁 이후 최대 참사다. 방역전쟁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신천지 사태 이후 쏟아진 확진자를 감당할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임종은 물론 장례도 없이 가족을 화장시킨 유족들은 단장의 고통을 삼켜야 했다. 마스크 대란, 백신 도입 지체로 정부는 혼쭐이 났다.팬데믹 공포에 질린 세계는 국경과 공항을 폐쇄했고, 2020년 세계 교역량은 9.2% 감소해 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세계 대도시에서 인적이 사라지고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 우리도 자영업자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무더기 폐업으로 생계를 잃었다. 전국민 코로나 지원금과 소상공인 지원사업으로 재정은 급속하게 악화됐다.비대면 사회의 도래로 인한 문화적 타격도 심각했다. 코로나19 원년에 중·고교와 대학에 입학한 세대는 동급생 얼굴도 모른 채 졸업했고, 마스크 착용으로 유아의 언어발달이 지체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화산업은 붕괴 직전까지 갔다.학계에선 기후변화와 생태계 붕괴로 제2, 제3의 팬데믹 유행을 경고한다. 시베리아 동토층의 갇혀있던 '좀비 바이러스'와 '고대 세균'들은 정체를 몰라

  • [참성단] 민노총까지 파고든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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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민노총까지 파고든 간첩 지면기사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진 미 중앙정보국(CIA)의 도청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첩보전의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첩보원이다. 도·감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직접 획득한 정보만 못하다. 특히 적대국 전복, 교란 공작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첩보원이 우리 편이면 음지의 애국자이고, 상대편이면 색출해야 할 간첩이다.휴전 중인 남북도 전설적인 첩보원들이 명멸한 첩보전쟁의 현장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박채서 소령, 갑자기 사람이 변했다. 술먹고 도박하고 동료들의 돈을 떼먹었다. 엘리트에서 망나니로 전락한 그는 결국 1993년 쫓겨나다시피 제대한다. 실상은 대북 첩보활동을 위한 '인간세탁'이었다. 대북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북한 김정일과 장성택을 접촉할 정도로 거물이 됐다. 그의 실체는 암호명 '흑금성', 안기부 요원이었다.북한의 할머니 간첩 리선실의 전설도 이에 못지 않다. 제주 출신 1916년생인 그녀는 일찌감치 남로당에 가입하고 월북한 뒤 1966년, 1973년 두차례 남파 임무 수행으로 첩보 능력을 인정받았다. 1974년엔 일본으로 건너가 무려 6년간에 걸쳐 재일교포 신순녀로 완벽하게 위장했고, 1980년에 고정간첩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존재가 알려졌지만, 이미 1990년 월북한 뒤였다. 공화국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천수를 누렸다.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10일 간첩 혐의자 4명을 구속 기소했다. 밝혀진 혐의 내용은 첩보전의 전형이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총회장님'(김정은), '본사'(북한 문화교류국), '지사'(지하조직) 등 암호로 소통했단다. 기소된 4명은 '영업1부' 민주노총의 전직 간부들이었다. 접선 요령은 주도면밀했다. 손에 들고 있는 생수 물병을 마시면 선글라스를 손수건으로 닦는 것으로 접선자를 확인하고, 미행이 붙으면 담배를 피워 알리는 식이다. '실개천', '오르막길' 같은 특정 단어가 들어간 민노총 홈페이지 게시글과 댓글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단다.민노총은 120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대한

  • [참성단] '푸바오'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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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푸바오' 반환 지면기사

    에버랜드의 귀요미 '푸바오(福寶)'는 2020년 7월 대한민국에서 처음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판다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뜻. 성장 과정이 유튜브로 중계돼 에버랜드 동물 중 인기가 가장 높다고 한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와 몸싸움을 하면서 티격태격하는 동영상이 정겹다. 할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놀아달라고 조르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조회 수가 급증했다. 누적 뷰어 수 1억을 돌파했다.지난달 16일은 푸바오가 태어난 지 1천일 째 되는 날. 푸바오를 위한 깜짝 이벤트가 마련됐다. 대나무 평상 잔칫상엔 특별히 공수한 죽순과 당근, 안개꽃 등으로 장식한 대형 축하케이크가 올려져 푸바오를 놀라게 했다. 할아버지(사육사)는 천일을 기념하는 명패를 선물했고, 엄마·아빠는 '푸바오 사랑해'라고 쓴 대나무 판을 공주의 방에 놓았다. 아침 일찍 에버랜드를 찾은 관람객들도 함께 축하해줬다.엄마 '아이바오(愛寶)'와 아빠 '러바오(樂寶)'는 2016년 4월 한국 에버랜드에서 처음 공개됐다.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주석이 판다를 선물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2년 만이다. 에버랜드 내 판다월드에서 생활하는 푸바오는 엄마 아빠보다 할아버지와 뒹굴기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얼마 전부터 푸바오를 사랑하는 삼촌·이모 팬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푸바오가 내년 중국으로 반환될 것이란 소식이다. 중국은 모든 판다를 자국 소유로 하고 각국에 대여하기에 성체가 되면 돌려받는 게 관례다. 일본 동물원에서 태어난 판다 '샹샹'이 지난달 쓰촨성으로 보내진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태어난 샹샹은 2년 전 중국에 귀속돼야 했으나 워낙 인기가 높아 미뤄졌다고 한다.중국의 판다 외교에 비난이 커진다. 비싼 대여료로 잇속을 챙긴다는 것이다. 자국에서 출생했는데도 중국으로 보내지는 건 과한 처사란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푸바오의 짝을 데려와 살게 하면 안되느냐고 항변한다.푸바오는 이름 값을 제대로 했다. 많은 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 이빨에 낀 죽순을 떼어내려 혀를 내밀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