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이래경·권칠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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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래경·권칠승' 파문 지면기사

    "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부귀영화에 빠지거라. 5·18 너만 홀로 더욱 빛나거라. 나는 떠난다. 내 5·18속에서 나 혼자 살련다. 나는 운다. 5·18역사왜곡처벌법에 21살의 내 5·18은 뺏기기 싫어."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2020년 12월 '5·18역사왜곡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발표한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의 끝 대목이다. 이 법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지식인들이 반자유적 입법이라고 반대했다. 모든 이유를 집약하면 최 교수의 시 한 줄이다. "자유를 위해 싸우다 자유를 가둔 5·18을 저주한다."민주당 주도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5·18역사왜곡처벌법'이란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개정될 무렵 국회에는 또 하나의 역사왜곡 처벌법안이 심사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천안함 생존장병지원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임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가 이랬다.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 법안은 불발됐다.지난 5일 발생한 민주당 혁신위원장 이래경 사퇴 파문이 일파만파다. '천안함은 자폭됐고 미국의 조작이다'. 그는 9시간 만에 사퇴했다. 당 수석대변인 권칠승은 항의하는 전 천안함장 최원일에게 '부하를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냐'고 막말을 했다. 권칠승은 7일 유감을 표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최 함장에 대한 직접 사과엔 함구했다. 당 최고위원 장경태는 사퇴한 이래경에 대해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허리를 분지른 이래경은 자신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여긴다. 이재명 대표는 공식 사과가 없다.5·18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일점일획도 처벌하는 법을 만든 민주당이다. 법이 없어도 천안함도 같은 기준으로 대해야 했다. 민주당은

  • [참성단] 경기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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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경기민요 지면기사

    민요는 민족문화의 원형이요, 이 땅에서 살아온 서민과 민중이 부르던 노래다. 일을 하거나 연희나 의식을 치르면서 또는 삶의 애환을 담아 부르던 생활문화인 것이다. 정인보·신채호·박은식·안확 등의 국학파(國學派) 이후, 한국문학연구 1세대라 할 수 있는 조윤제·김태준·김재철·고정옥 등 경성제국대학 조선어문학과 출신 연구자들에 의해 비로소 근대적 학문 체계 내에서 한국문학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중에서 도남 조윤제에 의해 시가(詩歌) 연구가, 고정옥에 의해 한국민요가 연구되었다. 고정옥의 경성제대 학부 졸업논문이 '조선민요에 대하여'였고, 이것이 후일 한국민요연구의 신기원을 연 '조선민요연구'(1949)의 바탕이 됐다.민요는 민중의 노래지만, 전문적인 가객(歌客)이 부르던 민요도 있다. 토속민요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면, 통속민요는 전문적인 소리꾼들이 부르는 매우 세련되고 완성도가 높은 노래라 할 수 있다.한국민요는 이렇게 토속민요와 통속민요로 분류되지만, 지역에 따라 나눠지기도 한다. 국악계에서는 민요를 경기민요·서도민요·남도민요·동부민요로 대별하며, 이 같이 우리 민요는 각 지역마다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가진 상태에서 발전하고 전승돼 왔다.경기민요는 경기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민요들을 통칭하는 말인데, 창부타령(倡夫打令)·방아타령·양산도·군밤타령 등과 유산가·적벽가·소춘향가·집장가 등 12잡가가 있다. 경기민요는 묵계월·안비취·이은주 등 초대 경기민요 보유자들에 의해 지금에 이르렀으나 문화재청에서 경기민요 보유자로 특정 명창 제자들만 인정하여 경기민요가 위기에 봉착(6월 5일자 7면 보도)했다고 한다.민요는 행정 편의주의에 따라 재단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민요는 이 땅에서 살았던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또 앞으로도 불러야 할 노래다. 유튜브, K-팝 등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문화와 대중음악에 밀려 전통음악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승보유자 지정에 차별을 둬서 얻을 실익이 무엇인가. 고유의 전통문화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정체성은 증명

  • [참성단] 피의자 신상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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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피의자 신상공개 지면기사

    최근 과외앱을 이용해 또래 여성을 엽기적으로 살인하고 유기한 정유정의 신상공개가 결정됐지만, 포토라인에 선 범인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렸다. 공개된 증명사진으로는 "살인해보고 싶었다"는 사이코패스를 짐작하기 힘들었다.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범죄의 증거가 충분할 때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대개 피의자의 증명사진이 공개된다. 한나 아렌트의 통찰이 아니더라도, 악당의 얼굴이 따로 있을 리 없다. 하나같이 평범한 이웃의 표정이다. 피의자 신상공개 목적은 재범방지와 범죄예방이다. 형기를 마친 범죄자의 재범을 막고, 범죄자 정보로 시민들은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잔혹한 성범죄자들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등록시켜 공개하는 이유와 같다. 그런데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이 너무 엄격해 제도의 효용이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포토라인에서 얼굴을 가리는 피의자들의 증명사진 대신 머그샷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빗발친다.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가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뜨겁다. 가해자는 생면부지의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중상을 입혔다. 검찰이 20년을 구형한 1심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다. 그런데 폭행 후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2심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다. 검찰은 징역 35년형을 구형했다.피해 여성은 처음부터 신상공개를 원했다. 가해자를 아는 자신에겐 무의미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 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로 넘어갔다며, 검찰은 재판중이라며 거부했다. 유튜버는 "신상정보 공개로 피해자의 고통과 두려움을 분담해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적 처벌을 감수하고 신상공개를 감행한 이유를 설명했다.법치국가에서 사적 제재는 금지돼야 한다. 하지만 30세의 가해자는 전과 18범이다. 폭력 전과가 대부분이다. 18번의 사법처리과정에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면, 재범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었고, 피해자의 악몽은 없었을지 모른

  • [참성단] 야구대표 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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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야구대표 술 파문 지면기사

    체육부 기자는 낮보다 밤, 평일보다 주말·휴일이 더 바쁘다. 근무시간이 경기일정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야구, 축구를 좋아하는 것과 경기장에서 취재·보도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열성 팬이라도 전담 기자 3년이면 진저리를 내고 만다. 사회부와 더불어 3D 부서로 꼽히는 이유다.체육기자들은 술자리가 두렵다. 출입처 상대방의 엄청난 주량(酒量) 때문이다. 씨름이 아니더라도 신장이 큰 농구, 배구계엔 상식을 깨는 폭주파(暴酒派)가 많다.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주량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이런 종목 전담기자는 출입처 저녁 회식이 있는 다음날엔 오후에 출근하는 게 관례일 정도다.술 하면 프로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수년 전, 동갑내기인 홈런왕 이대호와 돌부처 오승환이 방송에 나와 술에 얽힌 일화를 전했다. 사회자가 "비시즌 때 서로가 지지 않으려고 소주 40병을 마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물었다. 이대호는 "그러면 죽는다"면서도 "둘이서 10병 정도는 마신다"고 했다. 오승환은 "각자 5병씩 마시는데, 금방 없어진다"고 주량을 은근 과시했다. 함께 출연한 정준하는 "나도 연예계 주당인데 이대호와 마시면서 필름이 두 번 정도 끊겼다"고 털어놨다.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대회기간 음주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 유튜브 채널은 최근 "WBC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이 일본 도쿄에서 호주전 전날과 일본전 전날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연 3일 술집에 왔다는 관계자 증언도 있다.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7-8, 일본전도 4-13으로 패해 짐을 쌌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 3명이 음주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기 전날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해당자들은 술은 마셨으나 경기 전날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KBO는 국가대표 운영규정을 살펴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프로스포츠 선수는 알아서 몸 관리를 한다. 경기력이 돈이기 때문이다. 술자리를 즐기는 선수가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자제해야 한다. 기량이 뛰어나도 대회

  • [참성단] 경계경보 오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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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경계경보 오발령 지면기사

    2차세계대전 중 독일은 1940년 9월 7일부터 이듬해 5월 10일까지 런던을 무자비하게 공습했다. 런던 대공습이다. 영국 국민은 강인하게 버텼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일제히 대피했다가, 폭격이 끝나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직장인들은 지하철역에서 숙식하며 출퇴근을 했고, 우유배달부는 배달을 빼먹지 않았다. 런던 시민들은 전시 표어인 'Keep calm and carry on'대로 동요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행동했다.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대도시에도 수시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울린다. 하지만 일상을 유지하려 애쓴다. 지난해엔 전쟁통에 새 시즌을 시작한 프로축구 경기가 공습경보로 네 번이나 중단된 끝에 4시간 27분만에 경기를 마쳤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그칠 날 없는 공습 사이렌으로 전 국민이 노이로제에 시달려도, 일상의 유지로 항전의 의지와 승전의 희망을 이어간 나라들은 승전국이 됐다. 전쟁 중에도 일상을 유지하려면 국민이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면 전쟁을 수행할 동력이 흩어진다. 강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고전하는 이유다.어제 오전 6시 29분께 북한이 대한민국 서해 쪽으로 우주 발사체를 발사했다. 정찰위성을 탑재했다는 발사체 일부가 한중 중간해역에 낙하했고, 북한은 실패를 자인했다. 대한민국 정부도 경계 발령에 실패했다. 행정안전부는 발사 직후 백령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서울시도 6시41분 문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그런데 행안부는 7시3분 서울시 경계경보가 오발령이라는 공지 문자를 발송했다.서울시가 혼란에 빠졌다. 새벽을 강타한 사이렌과 문자 경계경보에 놀라 TV를 켰지만 아무 정보도 없었고, 네이버는 트래픽 폭주로 먹통이었다. 서울시 경계경보는 발사 시점에서 한참 늦었고, 무작정 대피만 강조했지 아무 정보가 없었는데, 그마저 오발령이었다. 일본은 발사 1분 뒤 '북한 미사일 발사'와 '지하 대피'가 명시된 경계경보를 오키나와현에 발령했다.실제 상황에서 늑장 발령과 오발령은 국민 안전에 치명적이다. 경계경보는 전시 중 일상

  • [참성단] 금값이 된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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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금값이 된 금값 지면기사

    금의 표준 원소 기호는 AU, 원자번호는 79번이다. 금 원자는 모두 79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원소 기호 AU는 '빛나는 새벽'을 뜻하는 라틴어 아우름(Aurum)에서 유래했다. 금은 높은 온도나 혹독한 환경에서도 부식되거나 변하지 않는 데다가 태양의 상징물로 간주, 석기시대부터 애용돼 왔다. 기원전 5천년 전의 유물이 발굴될 정도이니 인류의 금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각별했던 것이다.이처럼 귀한 금속이기에 금은 화폐 대용으로도 널리 활용돼 왔다. 금본위제, 은본위제, 복본위제가 혼재, 경합하다가 경제가 세계적 규모로 확장되자 가볍고 유통이 편리한 금이 통화의 기축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복본위에서 금 단일 본위제로 이행한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산업혁명으로 산업과 금융에서 세계의 패자로 등장한 영국이 1821년 금본위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프랑스(1873), 이탈리아(1874) 등이 복본위에서 금본위로 전환하였고, 독일도 1871년 은본위에서 금본위로 바꾸고 러시아도 1876년부터 금본위제를 채택하는 등 이른바 고전적 금본위제가 자리를 잡았다. 금 본위제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골드러시를 촉발한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의 거대한 금광 발견과 뒤를 이어 1851년 호주에서 대규모 금광이 발견되어 세계 금 생산량이 10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금은 수요에 비해 채굴이 쉽지 않아 유통이 쉽지 않았고, 시장가격의 상승 등으로 금본위제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더구나 현대 경제에서는 돈이 계속 돌고 유통되어야 하는데 이 점에서 금은 활용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채굴된 금은 약 16만5천t이며, 2008년 기준 연간 금 생산량은 2천260t 정도라 한다.30일 기준 금값 시세는 34만4천원 선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물가채 금리가 상승세에 있고, 인플레이션과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으로 금본위제는 사라졌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금값이 금값인 시대다. 이것은 실물경제에 대중적 우려와 불안이 그만큼 크다는 뜻인데

  • [참성단] 이준석 학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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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준석 학력 논란 지면기사

    2007년 30대 여성 셀럽이 학력위조 의혹을 받았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된 인물이었다. 광주비엔날레 총괄 감독이 되면서 학력이 날조됐다는 풍문이 돌았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가짜 박사로 판명됐다. 그녀와 밀회를 했다는 장관 출신 청와대 인사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전국에 학력 검증 광풍이 불었다. 연예인, 교수, 사회 지도층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학벌 좋은 유명인들이 집중적인 표적이 됐다. 집요한 추적에 지친 여배우는 '이대 나온 여자가 아닙니다'라고 자백했다. 명문대를 나왔다는 방송인, 의대에 다녔다는 배우, 대학을 나왔다는 만화가가 거짓을 고백하는 대열에 동참했다.멀쩡한 연예인을 범죄자로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폐단도 있었다. 그룹사운드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는 스탠퍼드대 학사와 석사 통합과정을 조기 졸업했다. 미국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이 관심을 모았다. 2009년 한 네티즌이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자 명단을 확인해 보니 타블로가 없었다'는 글을 올렸다.그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카페를 만들어 마녀 사냥에 나섰다. 졸업장과 학력 인증서, 성적 증명서, 교수 확인서, 기숙사 동영상이 증거로 제시됐으나 누리꾼들은 믿지 않았다. 타블로는 카페 운영자를 고소했으나 회원들은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수년이 지나 허위 주장으로 결론이 났으나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집단의 비이성적 가해로 타블로는 만신창이가 됐다.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페북에 하버드대 졸업장을 공개했다. 허위학력 의혹이 번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모 유튜브 채널은 이 전 대표가 하버드에 입학은 했으나 졸업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고 하는데, 당시 하버드대에는 복수전공 제도가 없었다고 한다.타블로에 이어 이 전 대표가 표적이 됐다. 심리학계는 부와 명예, 성공을 이룬 젊은이에 대한 질투가 표출된 것이란 견해다. 이준석은 "어차피 또 위조라고 난리 치겠지만"이라며 "10억 내기라도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벌거벗은 몸으로 대중 앞에 서야 하는 게

  • [참성단] 유아인 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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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유아인 영장 기각 지면기사

    마약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스테디 꿀 소재다. 악당 범죄집단이 마약을 거래하거나 투약하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변호사, 의사, 사업가 등 상류층 인사들이 종이에 싸인 흰색 가루를 흡입하는 컷도 흔하다. 2014년 제작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배우 '매트 맥커너히'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식사를 하다 면봉으로 백색 가루를 코로 들이키는데, 마약의 대명사 코카인이다.종류가 다양하나 크게는 천연과 합성으로 나뉜다. 원재료에서 추출한 대마, 아편, 모르핀, 헤로인, 코카인은 대표적인 천연마약이다. 헤로인은 진분홍 양귀비를 정제한 것이다. 합성 마약은 다른 물질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것으로, 제약사들이 의약 목적으로 개발했다.마약은 강력한 진정·진통 효과로 인해 마취제로 쓰인다. 식욕 억제제나 불면증을 치료하는 수면 촉진제로도 활용된다. 문제는 강한 중독성과 심각한 부작용이다. 환각·환청에 신체 조정력을 상실하는 등 통제 불능이 되고 과할 경우 죽음에 이른다. 모든 나라가 치료 목적 외에는 유통과 투약을 허용하지 않고 엄벌하는 이유다. 아편 전쟁의 피해자 중국은 극형에 처한다.마약류 투약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씨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련 증거가 이미 상당수 확보됐고, 기본적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도 감안했다고 한다. 경찰은 유씨가 대마,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마약류 5종을 투약한 것으로 본다. 수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투약했다고 한다. 유씨는 대마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마약류는 부인하고 있다. "법원은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냐"는 말이 나온다.유씨는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됐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그동안 수차례 출두를 미뤄 경찰이 체포를 압박했는데 무엇을 반성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대형 로펌이 돈값을 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일각에선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마당에, 잘못된 시그

  • [참성단] 주정뱅이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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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주정뱅이 시의원 지면기사

    탈무드엔 하느님이 바쁘셔서 대신 보낸 사람이 엄마라 했는데, 술은 악마의 선물이라 했다. 술을 마시면 양처럼 온순한 단계를 지나 사자처럼 포악해지고, 원숭이처럼 춤을 추고, 이윽고 돼지처럼 추해진다 했다. 악마가 네 동물의 피를 섞어 인간에게 준 선물이 바로 술이란다.술 취한 개를 경계하는 금언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의 문화에서 술은 사회생활의 윤활유이며, 고통의 치유제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찬양받았다. 우리 음주문화도 남부럽지 않게 너그럽다. 작취미성의 남자들은 어제 벌인 주정과 주사를 안주 삼아 해장 술로 쓰린 속을 달랜다. 음주천국의 불문율인 주취감경을 법으로 인정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세상이 변했다. 술 권하는 사회의 권력을 거부하고 술 취한 개들의 폭력에 저항하는 시대는 낯설지만 확실한 추세다. 음주문화를 떠받쳐 온 전체주의적 사고와 전제적 억압은 꼰대의 퇴행으로 전락했다. 음주 범죄를 가중 처벌하자는 사회적 각성이 대세다. 그래도 음주사고와 소동이 끊이지 않는다. 대물림해온 음주문화의 뿌리는 워낙 깊다.민주당 소속 부천시의회 남성 의원이 음주 사고를 쳤다. 호남에서 열린 시의회 의정연수 만찬에서 술에 취해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희롱했다. 첫날엔 여성 의원 가슴에 부침개를 던진 뒤 "내가 떼어 주냐"고 했단다. 이튿날엔 또 다른 여성 의원을 신체 접촉으로 괴롭혔는데, 이 장면이 전국민에게 공개됐다.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코인 사태로 심란한 이재명 당 대표가 즉각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시의원은 곧바로 탈당했다. 그러자 경기도당은 탈당 후에도 징계절차를 지속한다 하고, 시의회 민주당 의원 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대응만 보면 전대 돈봉투와 코인사건 보다 시의원의 음주 성추행을 훨씬 심각하게 보는 모양새다. 만만해서인지, 시대의 반영인지 헛갈린다. 피해를 당한 여성의원들에 대한 사과가 없어 아쉽다. 시의원은 탈당해 도망갔으니, 민주당 중앙당이든 도당이든 민주당 시의원들이든 정중하게 사과했다면, 일벌백계의 진정성이 더욱 깊어졌을 테다. 주정뱅이 시의

  • [참성단] 오복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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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오복서점 지면기사

    고서점, 헌책방은 업태(業態)가 서점이 아니라 고물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연구자·애서가·학생·서민들에겐 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보물창고요, 귀중한 학술자료를 구할 수 있는 연구의 현장이기도 하다. 또 서점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야기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문화사랑방이 된다.세계 각국에는 대표적인 헌책방과 헌책방거리가 있다. 소장 도서를 펼치면 길이가 18마일(약 29㎞)에 이른다고 해서 18마일의 서가란 별칭이 붙은 뉴욕의 '스트랜드 북스토어', 파주 헤이리 출판단지의 롤 모델이 된 영국 웨일즈의 헤이 온 와이(Hay on Wye), 일본 교토의 진보초 등이 그렇다.우리도 헌책방거리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청계천 헌책방들과 인사동의 고서점들을 비롯해서 부산 보수동 책방거리가 남아있다. 서울 잠실나루역 근방의 '책보고', 인천 배다리의 '아벨서점', 부천의 '대성서적', 지금은 주인이 바뀐 오산과 평택의 '아사달', 천안의 '갈매나무 서점', 창고형 매장인 화성시의 '고구마', 그리고 수원 팔달문 주변의 '남문서점'과 '오복서점'이 그러하다.이런 서점들은 단순한 헌책방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공간이다. 비록 원하는 책이 있을 때가 드물어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정작 사려는 책은 사지 못하고 예기치 못했던 책들을 잔뜩 사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도 애서가들에게 고서점은 정신적 고향이자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통한다.1990년 2월에 문을 열어 33년간 수원 팔달문을 지켜왔던 '오복서점'이 5월 말 문을 닫는다. 새 건물주가 더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 하고 손님들도 줄어들어 오프라인 서점을 닫는 것이다. 온라인으로는 영업을 지속한다고 하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에서 전국구급 오프라인 고서점은 모두 사라지는 셈이다. 오복서점은 알만한 유명인들과 연구자들이 즐겨 찾던 수원의 숨은 명소였다. '홍재전서', '사민필지', 희귀 '사마방목' 등 귀중한 자료들이 이곳에서 발굴되어 박물관, 도서관, 연구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