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SSG 랜더스 단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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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SSG 랜더스 단장 교체 지면기사

    메이저리그(MLB)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 단장인 '브라이언 맥과이어 캐시먼(55)'은 현역 최장수 기록을 쓰고 있다. 1998년 이후 24년째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겸 수석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양키스 선수 출신으로 1986년 입사해 12년 만에 단장이 됐다.팜 리그를 활성화해 홈런왕 '애런 저지' 등 대형 유망주들을 발굴, '양키스 제국'의 성벽을 높였다. 1억 달러(1천300여억원) 넘는 초대형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켜 이름 그대로 현찰을 뜻하는 '캐시맨(Cash Man)'이란 별칭을 얻었다. 재임 기간 양키스는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과 6차례 아메리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폭군인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캐시먼 이전엔 평균 3년마다 단장을 갈아치웠다. 그가 물러나고 괴짜 2세가 후임 구단주가 됐어도 캐시먼은 건재했다. 선수와 팬들의 사랑과 믿음 덕분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 보스턴지부는 2009년 MLB 올해의 경영인(executive)으로 선정했다. 2010년엔 아일랜드계 미국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2022 한국프로야구리그(KBO) 우승팀 SSG 랜더스 류선규 단장이 사임했다. SSG 초대 단장으로 2년간 재임하면서 최하위권 팀을 정비해 6위에 이어 우승으로 이끈 야구 경영전문인이다. 후임엔 김성용 퓨처스 R&D 센터장이 선임됐다.야구계가 시끄러워졌다. 급작스레 사퇴하면서 실세 개입설이 돌았다. 구단주와 친분 있는 인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게다. 신임 단장은 "어제 사장에게 연락을 받아 얼떨떨하다"고 했다.팬심도 차갑다. 일부는 트럭 시위에 나섰다. 상암동에서 "인천 야구에 비선 실세 필요 없다. 신세계의 인맥 야구 'out'"을 외쳤다. 구단은 입장을 냈으나 돌아선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용진 구단주는 지난 13일 SNS에 '힘든 하루'라 하더니 15일엔 '여기는 개인적인 공간이다.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구단 팔고 나가라'는 비판이 불편했나 보다.우승 많이 하면 명문 구단이

  • [참성단] 조폭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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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조폭의 그늘 지면기사

    시칠리아 마피아의 돈줄은 피조(Pizzo)이다. 보호비라는 뜻인데, 피조를 바치지 않으면 마피아의 등쌀에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 시칠리아 한 곳에서만 마피아가 챙겨가는 피조가 수조 원대라 한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거부하기 힘들다. 1991년 리베로 그라시라는 사업가가 피조를 공개 거부했다가 살해됐다. 간간이 '아디오 피조(보호비여 안녕)' 운동이 벌어지지만, 마피아의 보복 때문에 지지부진하다.최근 한 TV 교양프로그램이 소개한 마피아의 악행은 단순히 보호비를 뜯어가는 수준을 넘어섰다. 아그로(농업) 마피아는 대규모 농장에 불법 이민자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에코(환경) 마피아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권을 따낸 뒤 이를 되팔아 수익을 올린다. 불법 폐기물 처리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마피아는 소말리아 앞바다에 독성 폐기물을 버려 죽음의 바다로 만들었다. 사업자로 세탁한 마피아의 만행이다. 배후엔 부패한 관리와 기업들이 있다.한국 조폭(조직폭력단)들의 발전사(?)도 마피아와 다르지 않다. 일제시대 한국 상인들의 보호자를 자처한 김두한식 야인시대의 낭만은, 영세상인과 기업을 갈취하고 불법 산업에 기생하는 조폭들의 야만에 자취를 감췄다. 현대 조폭들은 룸살롱이나 파친코 영업권을 놓고 칼부림하던 과거 조폭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건설, 유통,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조폭 그룹 골드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원들이 피비린내 나는 암투를 벌이는 영화 '신세계'는 상상의 세계가 아니다.최근 검찰이 대장동 비리 최대 수익자인 김만배씨의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이 중 한 명은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김씨를 헬멧을 쓴채 오토바이로 호위해 '헬멧 맨'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그는 김씨 재판을 빠짐 없이 방청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의 전직이 쌍방울그룹 부회장이다. 쌍방울그룹은 경기도 대북사업비 횡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김성태 전 회장은 검찰 수사 직전 해외로 도주해 호화 도피 행각으로 유명해졌다.여러 언론사들이 김 전 회장과 헬멧 맨이 조폭 출신이라고 보도했

  • [참성단] 문 닫은 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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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문 닫은 소아청소년과 지면기사

    서기 2027년, 아기를 볼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어떤 이유인지 여성들은 임신하지 못했고, 후대가 끊긴 인류는 파멸로 향한다. 아이가 없는 영국 런던에선 이민자들 폭동·폭력으로 골치를 앓는다. 정부는 무차별 진압과 함께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 고령자들에 자살 약을 배부하는 정신 나간 짓을 한다. 이처럼 절망스런 시기에 시민결사대가 임신한 만삭의 흑인 여성을 인류의 희망인 '내일(Tomorrow) 호'에 데려다 주기로 한다.2016년 영국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은 저출산을 넘어 여성들이 임신 자체를 못하는 극단 상황을 그렸다.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하고 클라이브 오웬, 줄리앤 무어 등 유명배우들이 열연했다.영화는 온갖 역경을 뚫고 해안가에 도착해 보트를 탄 흑인 여성과 아기를 '내일 호'가 발견하면서 끝을 맺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어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의미하는 'Shantih Shantih Shantih' 자막이 흐른다.초저출산 여파로 전문의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현상이 심각하다. 올해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서 세브란스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정원 11명에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톨릭 중앙의료원은 13명 정원에 1명만 지원했고,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도 정원에 미달했다. 전국으로 확대해도 정원의 20%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소아청소년과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거란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은 최근 소아청소년과 인력 부족으로 입원 환자 진료를 중단했다. 병원 측은 전공의 수급이 수년째 막히면서 전공의 1명만 남아 입원 환자를 진료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일단 내년 2월까지로, 전문의가 충원되면 입원환자 진료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인천을 대표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입원환자 진료 중단은 충격적이다. 전국 여러 대학병원도 대동소이한 사정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을 돌봐줄 전문의가 없다면 미래 세대의 건강과 성장 발달에 악영향

  • [참성단] 벤투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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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벤투 리더십 지면기사

    카타르 월드컵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벤투 감독의 축구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묵묵히 자기 길을 고수하여 한국 월드컵 사상 세 번째로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와 축구 리더십이 다시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빌드업 축구란 '공격 전개'란 뜻으로 골을 만들어내기 위한 공격 전개의 움직임과 작업을 말한다. 수비수에서 중앙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전술적인 과정이 그것인데, 이를 통해 상대방의 조직력을 무너뜨리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요컨대 상대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전략을 짜고 수적 우위를 확보한 다음에 상대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프리맨을 만들어내고 이 프리맨에게 전진패스 또는 침투패스를 찔러주어 득점 찬스를 노리는 방식이다. 빈 공간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기습적인 롱패스를 통해 득점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서는 패스·드리블·볼 키핑·크로스 등 선수 개인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정확한 패스를 통한 공격 진로 구축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지난번 우루과이와 맞붙은 조별 리그 1차전이 바로 벤투식 축구의 전형이다. 벤투의 빌드업 축구에 말려 우루과이는 자신들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리는 정확한 패스 플레이와 흐르는 볼들을 모두 따내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90분 내내 경기를 주도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비겨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 2차전 상대인 가나가 이에 대비하고 나오자 이강인 등 선수 교체를 통해 전술 운용에 변화를 주고 긴 패스로 조규성의 멀티 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이기고 우루과이가 가나에 이기되, 우리보다 다득점에서 밀려야 하는 실낱 같은 가능성을 뚫고 마침내 감동적인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선수들은 이런 벤투 감독을 향해 벤버지(벤투+아버지)라 부르며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잘 따랐다고 한다. 이런 리더십이 지금 우리 정치와 경제에도 필요하다. 우리 정치권이나 경제 수장 가운데 벤투처럼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리더들이 있는가? 자기철학과 분명한 방향을 가진 리더가 있는가? 벤투 감독의

  • [참성단] 교원평가 존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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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교원평가 존폐 논란 지면기사

    학교 현장이 교원평가로 야단법석이다. 교원평가는 교사들의 능력을 진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식 명칭은 '교원능력개발평가'이다. 능력이 좋은 교사를 우대해 공교육의 질을 향상하자는 취지로 2010년 전국 초·중·고교에서 시행했다. 교사들은 반발했지만, 평가 없는 교단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지했다.최근 견원지간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교원평가 폐지를 합창하고 있다.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 교원평가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성희롱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한 학생이 여교사를 적나라하게 희롱했다. 교총과 전교조는 교원평가가 교사에 대한 성희롱, 인신공격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한다."화장이 줄어드니까 급식 맛이 좋아졌네요.", "난쟁이 새끼.",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실제로 실습해 주세요.", "지방대 출신이 운 좋게 선생이 돼서…." 전교조가 공개한 서술형 교원평가 사례들이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성희롱과 각종 비하 발언이 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다. 교총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학생들의 막말 평가로 인해 "교원들이 교직을 다시 생각할 만큼 충격을 받는다"고 밝혔다.선생님들의 상심에 공감하고 교권 회복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이 전체 학생을 대표하는지는 의문이다. 몇몇 극단적인 사례를 일반화하는 오류 아닌가 싶어서다. 반대로 이념적 선동과 정치적 혐오에 열중하거나, 각종 일탈로 교단에 먹칠하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교단 전체는 건강하고 헌신적이라는 믿음으로 학부모들은 학교에 자녀를 맡긴다.교총과 전교조는 교원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학생들의 악질 평가에 선생님들이 시달려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은 늘 있었다. 교원평가를 안하면 악질 평가도 없어지겠지만, 늘 있었던 비뚤어진 학생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런 학생조차 인내와 사랑과 권위로 치유하고 바로 세워야 선생님이고 학교다.교원평가제 운영 과정의 문제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늘 있었던 일부 학생들의 일탈을 이유로 제도 자체의 유용성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설령

  • [권순대의 '대사 한 줄로 읽는 연극'] 바다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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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대의 '대사 한 줄로 읽는 연극'] 바다로 가요 지면기사

    연극 '등장인물'(신재 연출, 11월 16~20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은 그 제목이 독특하다. 제목 앞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이라는 작은 글자가 붙어 있다. 그러니까 '아직 등장하지 않은 등장인물'이 정확한 제목이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이라는 제한이 붙어 있는 이유를 짐작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그 의미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공연 내용은 단순하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직접 가사를 쓴 '시원한 여름'과 '사랑의 마음'에는 그들의 소망과 마음이 담겨 있다. 바다에 가고 싶고, 물놀이도 하고 싶다. 소박하다. 그러나 '바다에 가요'라는 가사가 그들에게 얼마나 힘겨운 숙제인지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들에게 사랑의 마음은 친구들이 다칠까 봐 도와주는 마음이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줄게요. 마음을 다 주면 그 사람도 알겠죠'라고 노래한다.연극 '등장인물'의 출연자들은 중증발달장애인이다. 출연자가 장애인이라서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장애인 연극이 전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원사업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출연하거나 창작하는 여러 작품이 매년 꾸준하게 무대에 올라가고 있다. 연극 '등장인물'이 특별한 것은 그 중심에 해방을 향한 실천이 있어서다. 출연자는 2~3년 전부터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시작했으며, 그중에는 시설에서 38년을 지낸 분도 있다고 한다. 최근 탈시설 운동이 확산하면서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자립과 의존에 관한 낡은 관점에서 벗어나 상호의존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자립은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세상이 장애인용으로 돼 있지 않으니 장애인은 의존할 수 있는 것이 무척 적습니다. 장애인이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의존할 게 부족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 겁니다. 인간은 약함을 서로 보충하고 의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서 강해졌어요. 장애인만 의존하지 말라는 것은 이

  • [참성단] 세계 4강 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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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세계 4강 K-방산 지면기사

    동유럽 국가 폴란드는 6개국과 접한다. 국력이 쇠하면 언제든 주변국 먹이가 되는 운명이다. 18C 이후 독일과 러시아 등 강대국에 치여 수차례 속국이 됐다. 여성 최초 노벨상(화학) 수상자인 마리 퀴리(1867~1934)는 평생 타국을 떠돌아야 했다. 2차 대전 뒤 소련은 자유진영에 맞서는 꼭두각시로 삼았다.'폴란드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아직 죽지 않았으니, 어떤 외적들이 우리를 침략해도, 우린 손에 든 칼로 되찾으리. (후렴) 전진, 전진하라, 돔브로프스키(Dambrowski)여, 이탈리아에서 폴란드까지 그대의 지도 아래 우리 국민은 단결하리'. 폴란드 국가(國歌) '폴란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Jeszcze Polska nie zgina)' 4절 중 1절이다. 애국 시인 유제프 비비츠키(Jozef Wybicki, 1747~1822))가 1797년 작사했다.폴란드 국가에 이탈리아가 반복 등장하는 역사가 있다. 폴란드는 1795년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3국에 멸망했다. 비비츠키 등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에 집단망명했다. 망명정부는 당시 이탈리아 원정을 떠난 나폴레옹 군단에 병사를 파견해 오스트리아전에 참전토록 했다. 이탈리아에서 출정한 독립군이 오스트리아를 가로질러 조국 영토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폴란드에 수출한 대한민국 K2 전차와 K9 자주포 초도 분(1차 물량)이 지난 7일 현지에 도착했다.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다. 포·차가 인수된 항구 행사장에 이례적으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수도 바르샤바에서 4시간 거리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전이 장기화하는 위기상황에서 K-무기 도입에 대한 폴란드의 절박함이 어떠한지 짐작된다.폴란드는 올 들어 한국 방산업체들과 대형 수출계약을 맺었다. 120억 달러(15조6천억원) 수준이다. 탄약과 군수지원 물량을 보태면 400억 달러(52조여원)로 추정된다.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8%로 8위였다. 4위 중국 4.6%, 5위 독일 4.5%, 6위 이탈리아 3.1%,

  • [참성단] 최태원-노소영 이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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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최태원-노소영 이혼 판결 지면기사

    최근 TV 채널마다 이혼 남녀들을 등장시킨 관찰 예능을 방영한다. 예전엔 이혼과 함께 조용히 사라졌던 스타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혼을 떳떳하게 밝히고 활약한다. 이혼을 불편하게 바라본 사회적 시선이 완전히 바뀐 덕분이다.이혼을 금기시 했던 봉건적 잔재를 법으로 금지한 지는 오래됐지만, 이혼 자체를 일상으로 수용하는 의식 개혁은 최근의 일이다. 우선 신세대 여성은 남자 중심의 혼인 유지 관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결혼에 집착하지 않는 마당에 이혼을 두려워할리 없다. 구세대 여성도 전근대적인 혼인관계를 더 이상 참지 않고 황혼 이혼을 감행한다. 남녀 모두 세대를 넘어 불행한 일부종사를 인생의 낭비로 본다. 2012년 이후 10년 동안 한 해에 10만쌍 이상이 이혼한다. 바야흐로 '돌싱(돌아온 싱글) 시대'가 활짝 열렸다.이혼에 관대해진 의식 전환의 속도에 비해 사후 관리를 위한 제도는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 자녀 양육문제가 가장 크다. 양육비 지급 약정을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신상을 공개해 이행을 강제하려는 '배드 파더스'라는 익명의 단체는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2020년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는 법이 통과됐지만 실효가 떨어진다니 다시 살펴봐야 한다.이혼으로 경제력을 상실한 배우자의 생계도 해결할 문제이다. 법원의 이혼 위자료 판결이 보수적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지난 6일 법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의 이혼을 결정하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판결로는 역대 최고액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노 관장 요구액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50%를 요구했는데 평가액이 1조3천억원을 넘는다.해외 슈퍼 리치들의 이혼 재산 분할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는 이혼한 부인에게 수백억,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분할해줬다. 주목할 것은 금액이 아니라 기준이다. 미국에서는 양육비와 생계비 지급을 못한 이혼 배우자들의 파산이 흔한 일이라 한다

  • [참성단] AI와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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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AI와 월드컵 지면기사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인공지능(AI)과 인간의 갈등을 극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인류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철학적 통찰과 함께 대사가 거의 없이 대부분 영상과 음악으로 전개되는 독창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1968년에 나온 영화지만, 영화사에서는 여전히 철학적 영화로 또는 SF의 한 하위 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의 문법과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원작은 SF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아서 찰스 클라크(A. C. Clarke, 1917~2008)의 동명소설이다. 요즘처럼 장르의 경계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이미 두 세대나 앞서 작품과 영화가 거의 동시에 나오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영화는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인류의 기원으로 신비의 에너지체(體)인 정체불명의 검은 돌기둥의 계도를 받아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로 바뀌고 종래에는 현대문명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2부는 목성 미션으로 인류가 인공지능이 탑재된 슈퍼컴퓨터 '할'의 도움을 받으며 목성 탐사를 시작하는 내용이다. 작품 중반부터 인공지능 '할'이 조력자가 아니라 주재자로 바뀌고 주인공 데이브를 제외한 나머지 우주비행사들을 모조리 살해한다. 고투 끝에 데이브는 '할'을 상징하는 붉은 색 카메라를 끄고 여행을 지속한다. 3부는 목성과 무한한 창공 부분으로 데이브의 죽음과 탄생을 동시에 보여주고, 인류의 새 여명을 암시하며 끝난다. 지금 보면 매우 싱거울 수 있지만, 두 세대 전에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화상전화 등을 창안해낸 상상력과 독특한 영상문법 그리고 영화음악 등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영화다.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특징은 오프사이드 판정 등에 AI기술과 비디오 판독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판정시비를 없앤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어느새 AI가 스포츠는 물론 우리 일상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 놀랍고 새삼스럽다. 6일 새벽에 열린 브라질전에서 받은 페널티킥도 AI의 검증을 거쳤다면 어떤 판정이 나왔을까?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축구심판은 A

  • [노트북] '27번째 멤버' 오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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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27번째 멤버' 오현규 지면기사

    수원 삼성의 공격수 오현규가 벤투호의 '27번째 멤버'로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월드컵을 보름 여 앞두고 '캡틴' 손흥민이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만에 하나 대체될 상황을 대비해 최종명단 26명 밖 예비명단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전 공격수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엔트리 교체를 열어둔 국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오현규의 대체 합류 가능성이 있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벤투호는 기존 엔트리를 유지한 채 월드컵을 치렀다.오현규의 엔트리 합류 여부를 끝까지 지켜본 건 카타르로 떠난 선수 중 유일하게 그가 경인지역 프로구단 소속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3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데다,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그였기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비록 월드컵 무대를 직접 밟진 못했지만, 오현규에게 이번 동행은 분명히 뜻깊은 시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는 대표팀 경기마다 벤치에 앉아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의 움직임을 눈에 담았다. 현지 훈련도 빠짐없이 수행하며 동료들이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보고 다음 월드컵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도 확실히 다졌을 것이다. 마침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의 드라마를 썼을 때 잔디 위에서 선수들과 얼싸안고 극적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눈 것도 향후 그의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오현규는 카타르로 떠나기 전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런 무대에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수원 이병근 감독과 동료들, 수원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등 문턱에서 '소년 가장'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 무게를 견뎌냈던 오현규다. 이제 당당히 팀의 '간판' 공격수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joeloach@kyeongin.com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