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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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의겸과 면책특권 지면기사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장. 첫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지난 7월 19, 20일 개인일정을 "핸드폰이든 수첩이든 확인을 먼저 해달라"고 주문했다. 순간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김 의원의 질의 내용에 집중했다.핵폭탄급 의혹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국내 최대 로펌의 변호사들과 늦밤부터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더 탐사'의 유튜버와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의 통화 녹취에 이어 최초의 제보 여성이 남자 친구에게 술자리를 묘사하는 통화 내용이 국감장에 울려 퍼졌다.국민들은 3고 경제에 허덕이고 북한은 끊임 없이 도발하는 비상시국에 대통령이 '동백 아가씨'를, 최측근 장관이 '윤도현 노래'를 돌려 부르며 법조 엘리트인 로펌 변호사들과 술판을 벌였다?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권이 무너질 스캔들이다. 한 장관은 역공이 강력했다. '사실'이 아니라는데 "장관직과 향후 모든 공직을 걸겠다"며 김 의원에게 폭로의 근거를 추궁했다. 한 장관의 반격에 당황한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물어볼 권리, 즉 면책특권을 강조했다.이후 전개된 상황은 황당하다. 우선 술판이 벌어졌다던, 김 의원이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다"던 문제의 '청담동 바'가 없다. 당일 대통령의 행적은 서초동 자택을 지켰던 친야 단체에 의해 확인됐다. 이세창씨는 녹취록 짜깁기를 주장한다. 술자리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자 친구의 주장을 '더 탐사'에 제보한 남성은 잠적해 연락이 안 되고, 여성 측은 제보의 사실 여부를 밝힐 수 없단다. 그런데도 '더 탐사'는 유튜브에 '술통령과 한동훈의 진실'이라는 김 의원의 예고대로 게재했다.김 의원은 '더 탐사'와 협업했다는데, 언론의 기본인 팩트 체크가 엉망이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워낙 간단한 팩트 체크라 곧 진상이 드러날 테다. 김 의원이 쏘아올린 '청담동 술자리 스캔들'이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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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물쇠 효과 지면기사
인터넷은 1969년 미 국방부가 만든 아르파넷(ARPAnet)이 시초다. 미 국방부는 핵전쟁 같은 중대 사태가 발생해도 끄떡없는 네트워크 통신망을 구축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인터넷의 기원이 된다. 이후 인터넷은 끝없이 진화를 거듭하여 영국의 과학자 팀 버너스 리가 1989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밖에 있는 전 세계의 컴퓨터들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다. 여기에 일리노이대 학생이었던 마크 안드리센이 여자 친구 생일 선물용으로 만든 인터넷 검색엔진 모자이크를 더욱 발전시켜 1994년 넷스케이프(Netscape)를 설립했다.과학사 연구자들은 이를 근거로 1994년을 인터넷 대중화의 원년으로 간주한다. 군사용으로 또는 전문적인 소수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인터넷이 이때부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끝없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인터넷은 이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동반자 아니 생활 그 자체가 됐다.디지털 기술이 만든 온라인 세상은 가상공간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이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서로 만나고 소통할 뿐 아니라 상품 및 금융거래 등 일상의 거의 모든 영역을 이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우리는 인터넷과 온라인 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금융거래나 택시 이용은 물론 기본적 소통마저 제한되는 일상의 멈춤을 경험했다. 24일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카톡 국감이 열렸다.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톡의 위상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이를 자물쇠 효과 이른바 록인 효과(Lock In Effect)라 한다. 록인 효과는 원래 술집이나 클럽에서 단속을 피해 영업시간 뒤에도 문을 닫고 손님을 받고 계속 머물도록 하여 고객을 충성파 고객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일부 스마트폰부터 카카오 톡·페이스북 등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독과점 품목들이 상당히 많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와서 의례적인 사과와 예상되는 대책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거나 자물쇠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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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바다거북과 폐어구 지면기사
스킨스쿠버 장비를 한 여성이 바닷물 속에서 상어의 입에 손을 집어넣는다. 몸부림치는 상어의 입안엔 낚싯바늘이 걸렸다. 2m 넘는 상어를 제압한 여성은 20㎝ 크기의 대형 바늘을 입속에서 빼냈다. 고통에서 벗어난 상어는 다시 다가왔고, 둘은 피부를 맞대며 교감을 나눴다. 그리고 놀라운 장면이 이어졌다. 수십 마리 상어가 그녀 주위로 몰려든 것이다. 그중 몇 마리의 입에는 낚싯바늘이 걸려 있었다. 동료 상어의 모습을 보고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다.이 장면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이 지난해 공개돼 200만명 넘는 뷰어를 기록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이탈리아 태생의 크리스티나 제나토. '상어 다이빙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며 26년 동안 중미 바하마 해 상어 입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하는 활동을 벌였다. 빼낸 바늘만 300개를 넘는다고 하는데, 한곳에 모아둔 상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제나토는 "우리에게 상어는 무서운 존재로 알려졌으나 사실 인간에 의해 죽는 상어 숫자가 훨씬 많다"고 했다.국내 연안에 버려진 폐어구로 인해 바다거북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대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연구실은 최근 제주 북서부 연안에서 수중 탐사를 통해 바다거북 좌초와 폐어구의 연관 가능성을 입증했다. 좌초는 바다거북과 같은 해양동물이 그물 등에 걸려 수중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바다를 표류하거나 육지로 떠내려오는 것을 말한다.연구실은 지난 2020년 8월 바다거북이 자주 좌초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곳에서 수거된 해양 쓰레기 403개 중 폐어구가 288개(71.46%)로 가장 많았다. 또 폐어구 절반 이상(64.24%)은 레저 낚시와 같은 비상업적 어업으로 버려진 낚싯줄과 가짜 미끼였다. 연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두 마리의 사체를 부검하자 입안에서 낚싯줄이 나왔다고 한다. 연구실은 폐어구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대기·수질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 멈출 줄 모르는 인간들 탐욕에 자연계가 신음하고 있다. 멸종(滅種)하는 동·식물군이 급증하고 있다. 동·식물이 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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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오너 리스크 지면기사
2018년 강남 유흥클럽 버닝썬에 발생한 폭행사건이 나라를 뒤흔든 게이트로 커졌다. 버닝썬을 중심으로 일부 연예인들이 마약과 성폭력 범죄를 벌였고, 불법 난장의 뒷배에 경찰이 있었다는 의혹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유명 보이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는 버닝썬의 실소유자로 성매매, 성접대 범죄로 몰락했다. 승리 혼자 몰락한 게 아니다. 그가 운영한 라면 프랜차이즈 '아오리라멘' 점주들도 함께 파산했다.기업 소유주와 일가의 반사회적 일탈 행위는 회사 경영에 치명적 피해를 안긴다. 오너 리스크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이 전설적인 사례이지만, 오너 리스크의 실질적인 피해는 식품업계에서 두드러진다. 불매운동의 응징 효과가 즉각적이라서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주에 상품을 강매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지금껏 불매 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가리스가 코로나에 즉효라고 발표해 주가를 올렸다가, 과학적 검증에 걸려 개미 투자자들을 울렸다. 소비자들은 '남양' 없는 남양제품을 찾아내 불매 리스트에 올린다.전국의 파리바게트 점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최대 제빵업체 SPC의 계열사 SPL에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한 불매운동 여론 때문이다. SPC의 대응은 어처구니 없었다. 사고 다음날 문제의 배합기를 정상 가동했다. 동료가 사망한 현장에서 노동을 강요한 것이다. 망자의 장례식장에 빵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 공감 능력 상실이 사이코패스 수준이다. 그룹 회장은 1주일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질의 응답을 생략한 회견은 형식적이었다. 회견 이틀만에 계열 공장에서 노동자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 오너 리스크가 최악인 건 그 책임을 오너가 아닌 주주, 직원, 가맹점주들이 떠안는 구조라서다. 사고는 오너가 쳤는데 주주는 주가 하락에 울고, 직원은 경영악화에 시달리며, 가맹점주는 매출감소에 진저리친다. 정작 오너의 소유지분은 까딱없고 경영권도 그대로다. 주주, 직원, 가맹점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리스크를 극복하면 오너는 그 열매만 따먹으면 그만이다.오너를 향한 응징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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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강제수용소 '선감원' 지면기사
안산시 단원구에 속하는 선감도는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대부도와 연결됐다. 갯벌이 발달해 어패류 생산량이 많고 낙조가 아름다운 섬에 일제는 부랑아 수용시설을 만들었다. 악명 높은 선감원이다. 일제는 원주민을 강제로 내쫓은 뒤 전국 부랑아로 지목된 소년, 청년들을 잡아들여 강제수용했다. 거리 불량아들을 감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은 항일 독립운동 행위, 정치범, 사회주의자 등을 격리하는 시설이었다. 이유도 모르고 끌려오는 청년들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강점기 말인 1942년도에 지어진 선감원은 해방 이후에도 존속되다 1982년에야 폐쇄됐다. 광복이 되자 관리권을 넘겨받은 경기도는 '선감학원'이라 명칭을 바꾼 뒤 20살 미만의 소년들을 수용하는 부랑아 시설로 운영했다. 이후 30년 넘게 선도 수용시설로 운영되면서 강제 노역과 고문 등 비인권적 행위가 자행됐다. 육지와 격리된 섬 수용소는 철창 없는 감옥이었고, 수용자들에겐 악몽과도 같은 고통의 날들이었다. 그런데도 당시 정부는 이미지 홍보를 위해 선감원을 모범적 복지 시설이라고 국정홍보 기록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일제부터 시작된 잔혹한 인권말살행위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에도 40년 가까이 이어졌는데, 한동안 실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대로 묻힐뻔한 사건이었으나 선감원 부원장의 아들인 일본인이 1989년 '아, 선감도'란 제하의 소설을 발표하고 위령비 건설에 적극 나서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어 방송과 신문 등 국내 언론매체들의 다큐멘터리 제작 또는 기획보도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증폭됐다.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되면서 사회적 반향이 확산했고, 마침내 2014년 위령비가 세워졌다.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달 피해자 150여명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감동 일원에서 유해시굴을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19일 시굴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 봉분에 국화꽃과 빵을 올렸다. 피해자와 유가족이 동행, 당시의 비극적인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김 지사는 이날 "도를 대신해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상 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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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갈치 정치'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갈치 정치' 논란으로 시끄럽다. 발단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재명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였다. 여당이 이해 충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해명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 전량 매각해 여당의 공세를 진화했다.그런데 당 내부로 불이 번졌다. 대선 패배 직후인 주식 매입 시점이 문제가 됐다. 전재수 의원이 "실망스럽다"고 공개 비판했다. 대선 패배로 1천600만 지지자가 공황 상태에 빠졌을 때 정작 후보는 주식 투자나 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다. 이 대표에 대한 인간적 실망의 표현이었다. 이 대표의 열성 지지자 '개딸'들은 전 의원의 비판에 내부총질이라며 반발했다. 전가의 보도인 문자폭탄으로 탈당을 압박한다.안민석 의원이 개딸들의 공세에 힘을 보탰다. "갈치는 갈치를 먹고 큰다"며 "이 시국에서 갈치 정치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 했다. 전 의원의 이 대표 비판을 제식구 잡아먹는 '갈치 정치'에 빗댄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내부의 적이라는 얘기다.어느 사회에서나 조직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은 경멸의 대상이다. 사회적 매장을 각오해야 한다. 신념 공동체인 정치에서는 특히 그렇다. 내부의 적으로 찍히면 정치생명이 끝난다. 군사독재 시절 낮에는 야당하고 밤에는 여당하는 정치인을 '사쿠라'로 멸칭했다. 절대 악인 군사정권과 내통하는 사쿠라로 찍히면 야당 정치 이력이 끝장났다. 독재시대에 만개했던 '사쿠라'가 문민시대엔 '철새'로 하늘을 날더니, 급기야 '갈치'가 되어 바다로 나아갔다. 내부의 적을 호칭하는 정치적 멸칭이 급기야 육·해·공을 망라했다.반전이 일어났다. 전 의원을 '갈치'라 부른 안 의원을 조응천 의원이 '대왕 갈치'라 했다. 할 말을 한 동료 의원을 비난하는 일이야말로 동족 포식의 '갈치 정치'라는 비판인 듯하다. 조 의원 외에도 몇몇 원내외 인사들이 전 의원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호사가들은 성급하게 안 의원의 갈치 정치 시비로 당내 친문, 친명 사이의 계파 대립을 점친다. 당과 이 대표를 일치시키는 사람들과 분리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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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냉장고 파먹기 지면기사
작가 이북명(1910~미상)은 노동자와 하층민들의 생활상과 저항을 주제로 소설을 썼다. 지식인 중심의 문단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노동현장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주의 소설을 많이 남겼다. '조선일보'에 연재한 '질소비료공장'(1932)을 시작으로 '암모니아 탱크', '오전 3시', '출근정지' 등 일제강점기의 노동현실, 이른바 노동소설 창작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는 함경남도 장흥 출생으로 함흥고보를 졸업하고 주로 노동현장에서 근무했으며 고향이 북한인지라 해방 후에도 그대로 고향에 남은 재북작가(在北作家)로 일반 독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식민지 시대의 노동현실은 물론 화전민과 도시빈민 그리고 서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가운데서 1935년 '신동아'에 발표한 단편소설 '민보의 생활표'가 관심을 끈다. 이 소설은 당시 도시에 거주하는 공장 노동자들의 생활고와 고초를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민보의 월급은 야간 잔업수당을 다 합하여 26원 70전인데, 건강보험비 45전에 규약 저금 1원 등등을 공제하고 18원 75전으로 한 달을 살아가야 한다. 여기서 고향에 10원을 보내고 쌀값 6원과 집세 2원, 나뭇값 등을 모두 다 계산하고 나면 고작 65전이 남는다. 민보와 아내는 65전으로 한 달을 살려니 부부갈등도 생긴다.일제강점기나 현대사회에서나 봉급쟁이 급여생활자들의 생활고와 생활난은 변함없이 똑같다. 대기업과 신이 내린 직장의 고액연봉자들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서민들은 대출금 이자에, 자녀 학비에, 세금과 4대 보험에, 카드값에, 경조사를 챙기고 나면 마이너스 통장을 면할 길이 없다. 월급은 언제나 제 자리 걸음인데 치솟는 물가에 외식 물가 폭등으로 친구들을 만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부담이 되는 시대가 됐다.통계청 발표를 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채소류가 22.1%나 오르는 등 농산물이 8.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냉장고 파먹기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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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먹통 카카오' 지면기사
국민 메신저 '카톡'을 앞세운 카카오는 2019년 매출 3조원, 2021년 매출 6조원을 돌파하면서 2년 만에 매출이 2배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세 배 늘었다. 코스피 대표 성장주로 부상한 카카오 주가도 폭등했다. 2018년 11월 주당 1만7천260원에서 2021년 6월 17만3천원이 됐다. 30개월 만에 10배가 되자 동학 개미들이 달라붙었다. 증권가에선 굴뚝주와 달리 원가 부담이 낮은 플랫폼 사업의 수익성을 강조하며 매수를 권했다.액면분할에 카카오 게임 등 자회사 상장 호재로 최고가를 찍은 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주 4만7천300원으로 신저가를 썼다가 5만140원으로 마감했다. 1년 4개월 만에 최고가 대비 30%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악재가 꼬리를 물었는데,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피로감과 성장 둔화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뱅크, 카카오 페이 등 계열사 주가도 동반 추락 중이다. 탈출 못한 개미들은 죽을 맛이다.이 와중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휴일에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전기실 화재가 나 카카오의 서버 3만2천 대가 가동 중단됐다. 카톡이 10시간 넘게 불통되면서 택시 호출, 지도, 결제, 가상화폐 거래, 본인 인증 등 카카오 기반 서비스가 멈춰 섰다. 카톡을 활용한 개인 인증 기능, 연동된 정부 민원 서비스까지 불통이 됐다. '대한민국 일상이 멈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대란이다.불난 지 사흘이 지났는데 복구가 끝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서비스가 완전치 않다. 카톡, 다음, 카카오맵, 카카오T, 멜론, 카카오TV, 카카오스토리가 장애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대통령이 나서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하라 지시했다.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플랫폼을 독점한 기업들의 횡포는 갑질 수준을 넘는다. 카카오는 13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택시 호출에 쇼핑, 결제, 콘텐츠 산업, 금융업을 가리지 않는다. 단순 화재에 거대 플랫폼 기업의 치명적 약점이 노출됐다. 정보통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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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근식 사태 지면기사
2020년 연말을 강타한 조두순 만기출소를 전후로 벌어진 사회적 혼란이 재연되고 있다. 오늘 예정대로라면 아동·청소년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이 만기 출소한다. 출소 후 안산시의 부인 거주지로 돌아간 조두순과 달리, 법무부는 거처가 없는 김근식을 의정부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수용키로 했다. 전과자 갱생과 자립을 지원하는 공공시설이다.김근식은 2006년 5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인천·경기 일대에서 11명의 여학생들을 성폭행했다. 2000년 한 여학생을 성폭행해 5년6개월 징역형을 살고 출소한 직후 벌인 만행이었다. 치유불가능한 성도착증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의 공개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자수를 감경사유로 참작해 15년 형을 선고했다. 수감 중에도 재범 위험성 평가가 높아 심리치료를 받았고, 동료 재소자들을 공격해 형기가 연장되기도 했다. 대다수의 범죄 전문가들은 김근식의 갱생 가능성에 고개를 저었다.김근식의 출소 후 거주지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인천 맘카페에선 인천으로 올까 지레 겁먹고 대책을 호소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니 난데 없는 의정부행에 의정부시가 발칵 뒤집어진 건 당연하다. 의정부시와 시민들은 김근식의 의정부 입성을 원천 봉쇄하고 나섰다. 김동근 시장은 15일 갱생시설 앞 도로를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현장에 시장실을 차렸고, 시민들도 16일 결의대회로 동참했다. 법무부는 김근식을 24시간 밀착 감시한다고 약속했지만, 기피 시설에 이어 '기피 인간'까지 떠안기냐는 반발 여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변수가 발생했다. 미성년이던 16년 전 김근식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나타나 그를 고소했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6일 법원은 영장심사끝에 김근식을 구속했다.피해자 나영이(가명)네 가족은 조두순이 한 동네로 출소하자 도망치듯 이사했다. 조두순의 12년 형이나 김근식의 15년 형은, 나영이의 형언할 수 없는 피해와 11명 소녀들이 겪은 악몽에 비하면 터무니 없다. 미국이라면 11건의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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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승무원 부정 채용 지면기사
2014년 12월 28일 오전 6시 에어아시아 항공기가 갑자기 사라졌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섬 중간 지점에서다.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한 사고 비행기는 3시간 뒤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실종 이틀 뒤 마지막으로 포착된 장소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잔해들이 발견됐다. 승객 155명과 승무원 7명 등 162명이 희생됐다. 수습된 시신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항공기가 비상상황도 알리지 못할 정도로 급격하게 추락한 것이다.기체 결함에 승무원 과실이 부른 참사였다. 기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항되는 에어버스 A320-200기종. 조사결과 사고기 내에 오래전부터 균열이 있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여기에 조종사의 오판이 더해졌다. 비행 중 수차례 경고음이 울리자 기장은 서킷 브레이커를 껐고, 컴퓨터로 작동되는 오토 파일럿까지 갑자기 꺼지면서 기체가 기울어졌다. 부기장은 급격하게 항공기를 상승시켰고, 당황한 기장이 반대 지시를 내리면서 기체가 계속 상승했다. 비행기는 곧바로 속력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미국 항공 관련 기관이 1950년대부터 2006년까지 발생한 1천843건의 항공 사고 원인을 분석했는데, 조종사 과실이 53%나 됐다. 이어 기계적인 결함 21%, 악천후 11% 순이었는데 항공관제 실수와 과적 정비 미흡 등 사유도 8%를 차지했다. 항공사고 10건 중 6건은 인재(人災)인 셈이다.검찰이 이스타항공의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회사 경영진이 2015~2019년까지 서류 전형과 면접 등 채용 절차에서 점수 미달자 100명 이상을 승무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는 전체 채용인원의 20%에 해당한다. 국회의원과 유력 정치인들이 부정한 청탁을 한 정황이 더해지면서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이스타항공에서 특혜 채용자로 의심되는 부기장의 미숙한 행동으로 대형사고가 날뻔한 상황이 발생했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채용된 여성 부기장이 비행 도중 에어컨을 끄는 바람에 승객들이 호흡곤란에 빠질 위험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