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수난 당하는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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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수난 당하는 ‘평화의 소녀상’ 지면기사

    단발머리 소녀는 의자에 앉아 두 주먹을 쥐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무례한 일본정부에 대한 분노가 담겨있다. 어깨 위의 작은 새는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영혼과 후손들을 이어주는 영매(靈媒)다. 빈 의자는 소녀와 나란히 앉아 역사의 아픔을 되새겨보는 자리다.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 속에는 나비 한 마리가 새겨있다. 나비로라도 환생해서 일본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절규가 날갯짓하는 듯하다. 일본정부는 줄곧 “일본군이 군대 위안부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라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여왔다. 용기를 낸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 [참성단] 로봇 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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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로봇 조끼 지면기사

    로봇은 과학소설(SF)의 영역을 떠나 일상의 현실이 돼가고 있다. 산업·의료분야는 물론 외식업계에서는 이미 로봇이 도입됐다. 지난달부터는 수원시청 청사 입구에도 안내 로봇이 배치돼 안내와 민원업무를 거들고 있다. 로봇이란 말은 본래 ‘노동하다’란 뜻을 지닌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나왔다. 로봇이 문학의 소재로 다뤄진 사례는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의 실험극 ‘로섬 유니버설사의 로봇(1920)’이 최초다. 로봇은 한국문학사에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등장했다. 한국 신경파문학운동의 기수였던 박영희가 1925

  • [참성단] 애기봉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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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애기봉 스타벅스 지면기사

    이념과 체제가 보병이라면 자본은 기병이다.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즉 소련이 해체 붕괴된 때가 1991년이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자본주의는 이미 1년 전에 동구권 사회주의의 심장인 모스크바에서 승리를 선포했다. 맥도날드가 모스크바 1호점을 개점한 것이다. 미·중 수교 이후에도 죽의 장막에 갇혀있던 중국 경제에 자본주의를 이식한 주인공도 코카콜라였다. 맥도날드,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자본주의 상징인 스타벅스가 한국의 휴전선에서 일을 냈다. 지난달 29일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스타벅스를 개점한 것이다. 애

  • [참성단] GPS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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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GPS의 함정 지면기사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는 1970년대 미국 국방부에서 폭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1993년 민간에 무료 개방되면서 이제 GPS는 일상과 뗄 수 없는 친숙한 기술이 됐다. 휴대폰에는 위치정보가 활성화되어 있고, 차량은 시동을 걸자마자 내비게이션이 작동한다.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이 언제 도착할지 알려주니, 지각하지 않는 것도 똘똘한 GPS 덕분이다. 전 세계의 통신, 교통, 물류, 자금 거래, 구조 활동, 자원 관리, 정보 수집, 군사적 목적 등 이제 관련 없는 분야를 찾기 힘들다.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 풍

  • [참성단] 11월 폭설 유감(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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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11월 폭설 유감(有感) 지면기사

    ‘첫눈’을 제목으로 많은 시인들이 시를 지었다. 정호승은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태주는 “늙은 아내의 말이 첫눈이다/ 그녀의 마음이 첫눈”이라 했다. 첫눈 핑계로 친구와 소주 한잔 걸치고 들어온 시인에게 아내가 건넨 말이 “나, 당신 걱정하는 거/ 당신도 알지요”다. 이해인의 첫눈은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라는 서원이다. 소설 설국의 주인공 시마무라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도착한 설국에서 고마코와 요코를 만났듯, 시인들은 첫눈을 통해 순

  • [참성단] 굴업도 직항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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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굴업도 직항 여객선 지면기사

    백패킹 성지, 한국의 갈라파고스, 미니 제주도. 모두 굴업도(掘業島)를 부르는 별칭이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에 속한 굴업도는 중생대 백악기 말(8천만~9천만년 전) 화산 폭발로 생성된 섬이다. 침식의 무한 반복을 기록한 암석과 화산재는 신비한 지형을 빚어냈다. 섬 동쪽에는 덕물산(해발 138.5m)과 연평산(해발 128m)이 솟아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너른 구릉과 초원이 덕적군도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백패커들은 목기미해변, 개머리언덕, 코끼리바위, 낭개머리, 한위바위까지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인증숏 남기기 바쁘다. 소사나무

  • [참성단] ‘신곡’과 ‘진단타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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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신곡’과 ‘진단타려도’ 지면기사

    공재 윤두서(1668~1715)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그림이 바로 ‘자화상’이다. 공재의 그림 중에서 ‘자화상’ 말고도 인구에 회자되는 유명한 그림이 한 점 더 있다. 바로 ‘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다. 그림은 나귀에서 떨어지는 희이 선생이란 별칭을 지닌 진단(872~989)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통상 낙상하는 그림은 큰 사고로 이어지는 불길한 그림인데, 웬일인지 나귀에서 떨어지는 진단 본인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고, 곁에서 시중드는 동자 아이만 허둥지둥 당황하는 모습이다. 숙종의 제화시가 덧붙여 있어 더 유명해진 이 그림의 사연은

  • [참성단] 정신 차려야 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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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정신 차려야 할 대한민국 지면기사

    1950년 11월 한국군과 UN군은 평양을 비롯해 압록강변 초산군과 혜산군에 이어 두만강 아래 청진시까지 북진했다. 불과 5개월 전 북한의 6·25 남침으로 단 3일 만에 서울을 점령당하고 낙동강 이남 한 귀퉁이로 몰려났던 절망적인 전황을, 9·15 인천상륙작전으로 극적으로 뒤집었다. 하지만 중공군의 인해전술과 동장군에 밀려 다음해 1월 4일 서울을 다시 뺏겼다, 3월 14일 재탈환했다. 6·25 전쟁의 전면전은 여기까지였다. 미국과 중공은 휴전 협상을 개시했고 이후 전선은 휴전을 앞둔 고지전으로 변했다. 2022년 개전 직후 러시

  • [참성단] 노노 상속
    참성단

    [참성단] 노노 상속 지면기사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내년 상반기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여성의 평균 수명은 90세를 돌파했고, 남성도 86세를 넘어섰다. 은퇴 후의 삶이 길어진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맞아 상속 연령도 늦춰졌다. 80, 90대 부모가 사망하면서 시니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노노(老老) 상속’이 급증한 배경이다. 80세 이상 피상속인에게 상속받아 상속세를 납부한 비중은 2010년 33%(1천344건)에서 2023년 53.7%(1만712건)로 높아졌다. 심상치 않은 통계다. 부(富

  • [참성단] 자살 단톡방
    참성단

    [참성단] 자살 단톡방 지면기사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사용자가 5천만명에 다운로드 수가 1억회를 넘겨 점유율이 94%에 달한다. 필자 또한 영락없이 카톡으로 하루를 열고 닫는다. 가족, 지인, 직장동료들과 파놓은 수십여개의 단톡방엔 공유하고 답해야 할 메시지로 가득하다. 재초대의 해자에 빠져 탈옥을 포기한 ‘카톡 감옥’의 수감자이기도 하다. 나와의 대화창은 참고 문헌과 영상자료를 저장한다. 전 국민이 이와 같으니 카카오톡은 온라인 대한민국이다. 우리 사회의 양지와 음지가 그대로 카톡 세상에서 펼쳐진다. 언제나 음지가 문제다. 버닝썬 연예인들은 여성들을 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