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이남식 칼럼]위기가 기회다 지면기사
한국 내수부진으로 투자·소비 위축'日 잃어버린 20년' 상황 비슷 우려 '노후경제·출산율' 해결열쇠 대학 수출산업으로 전환 변화 추구해야교육당국, 미래문제 해결정책 기대우리나라는 수출의 감소, 내수부진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경제성장률은 1%대로 하락하였으며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52시간제로 소득이 감소하고 저금리정책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며 이의 부실이 커지고 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인구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는 급증해 각종 의료 복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을 앞둔 현재 경제민주화나 복지의 명분으로 현금성 수당과 혜택이 늘어나고 있어 미래의 정부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부동산침체 및 가계부채 부실화로 인한 금융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은 향후 생산인구의 감소로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기대수명이 20년 늘어나는데 90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1970년 62.2세였던 기대수명이 2017년 82.6세로 불과 47년 만에 20년 늘어나게 되었다. 2017년 WHO와 영국의 임페리얼컬리지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OECD 35개국 중 우리나라에서 2030년에 태어나는 남녀의 기대수명이 90세가 넘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의 앞선 의료보험과 세계 최고의 의료전달 체계로 말미암아 이러한 결과가 예상되는데,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의료비용과 노인요양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150조원을 쏟아부은 출산율을 올리는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2009년 44만명의 신생아는 2018년 3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정도쯤 되면 이제는 관점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본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이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조만간 청년인구의 감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진짜 심각한
-
[이영재 칼럼]다시 읽는 대통령의 취임사 지면기사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조국 사태로 명문장서 조롱의 상징으로이제 남은 2년 6개월은 '대통령의 시간'잘못된 결정 있었다면 수정하는게 의무며칠 후면(1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5년의 반환점을 지나게 된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며 희망찬 취임사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집권기 반이 지난 것이다. "아직도 반이 남았다"고 하는 국민도 더러 있을 것이고, "벌써 반이 지났나"라며 시간의 빠름에 새삼 놀라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이제 언론은 반환점을 돌고 있는 문 대통령의 2년 6개월에 대해 많은 논평을 쏟아낼 것이다. 전임 박근혜 정권은 '불통'으로 일관하다 몰락했다. 그것을 지켜본 2년 6개월 전 문 대통령은 '불통'이 아닌 '소통'의 길을 가겠다는 구호로 집권했다. 마치 전 정권의 실정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 민심의 출렁임과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다시 꺼내 읽은 것도 그래서다. 취임사는 구구절절 명문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는 말할 것도 없고,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라며 소통을 강조한 부분에서는 지난 취임사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라고 했지만, 공허한 구호였다. 언론을 멀리한다며 전임 대통령을 그토록 비판했으면서도, 정작 문 대통령의 공식 기자회견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물론
-
[윤상철 칼럼]거짓말로 무너지는 사회 지면기사
'사기' 발생건수 모든 범죄 중 1위OECD국가 중 관련범죄율도 최고권력과 이익 취하기 위한 '거짓말'교양있는 시민도 진위 파악 어려워신뢰 상실하고 밑으로부터 '붕괴'영국의 총리 디즈레일리는 "세상에는 3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말했다. 거짓말, 지독한(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한다. 선의의 거짓말이나 위선적 거짓말은 사회적으로 권장되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편익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용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취하기 위한 지독한 거짓말은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켜 사회적 행위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나아가 온 사회를 타락하게 한다는 점에서 묵과하기 어렵다. 더구나 "하나의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곱 가지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마르틴 루터)." 여기에 불공정한 언론과 정치편향적인 조사기관,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이 만드는 통계까지 더해진다면 그 사회의 성원들은 정의/부정의, 삶의 목표, 후세대의 교육 등 일상적인 삶에서 아노미 상태에 이른다. 예부터 우리 사회의 '중요한 타자'들은 "착하지. 거짓말은 하지 마라"며 아이들을 격려하곤 했다. 이렇게 자리 잡은 사회적 규범은 경제적 저발전과 빈곤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이웃, 나아가 사회를 신뢰하는 기반이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거짓말이 많아졌다. 대검찰청의 '2018년 범죄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사기발생건수가 모든 범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의 2013년 발표한 '범죄유형별 국가 순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37개 회원국 중 사기범죄율 1위를 기록했다. 무고사건 역시 2015년을 고비로 연 1만건을 넘어섰고, 김영란법과 맞물리면서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본의 한 경제잡지에는 한국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 수가 일본의 66배, 인구 대비로는 165배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최근 이른바 조국사태에서 우리들은 한 번의 거짓말을 정당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만들어내는지, 한 사람의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추가
-
[전호근 칼럼]그레타 툰베리 지면기사
영향력 커진 스웨덴의 중학생매주 금요일 학교수업 거부하고의사당 앞에서 홀로 '기후 시위'급기야 선생님까지 함께 피켓들어인류의 미래 감히 빼앗을 수 있나얼마 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간 보아온 트럼프의 인격을 감안할 때 전혀 놀랄 일이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의 대통령이 어떻게든 의견을 표명해야 할 정도로 툰베리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내가 툰베리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지난 학기 '세계와 시민' 교과목을 강의하면서였다. 학생들에게 '세계 시민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일국 단위의 시민운동이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한 다음 그런 한계를 돌파한 사례를 찾다가 툰베리를 알게 된 것이다.툰베리는 스웨덴의 중학생으로 올해 열여섯 살이다. 애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고 나서 어른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리라 기대했으나 어리석은 어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걸 금방 깨닫는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한 끝에 그는 매주 금요일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홀로, 기후를 위한 스트라이크를 시작했다.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 툰베리의 제안을 거절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급기야 선생님까지 함께 피켓을 들더니 마침내 학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학교 측은 자신들의 학생에게 일어날 수업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학생을 돕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나는 정말 놀랐다. 학생이 수업을 거부하고 하는 일에 선생이 참여하고 학교가 따르는 일은 다른 곳에서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처음 툰베리가 수업을 받지 않고 피켓을 들겠다고 했을 때 그의 부모와 선생, 다른 어른들 모두 반대하면서 한 말은 이렇다.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장래 뛰어난 기상과학자가 되어 기후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지만 툰베리는 그들의 거짓말을 믿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미 세상에 넘칠 정도로 많지만 문제는 점점 심각해
-
[이명호 칼럼]일본의 노벨상, 부러워 하기전에 부끄러워해야 지면기사
日, 연구제안서 준비 기간만 10년장비 개발·성과 얻기 '12년 소요'우리나라, 연구자 프로젝트단위로정부예산 받아 1~5년 정도 수행자력 연구비 확보땐 통제도 안받아매년 10월이 되면 과학기술계에 되풀이되는 질문이 있다. 언제 우리나라는 노벨과학상을 탈 수 있나?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은 올해 일본 노벨화학상 수상을 거론하며 왜 우리나라는 노벨과학상을 타지 못하냐며 과학기술자들을 질책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 야당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과학기술 입국이라는 꿈으로 53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만들어 줬으면 지금쯤 되면 노벨과학상 나와야 한다"며, 아직도 노벨상 하나 타지 못한 것은 결국 과학기술인들의 노력이 부족하고 마음가짐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 답변도 판박이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일본 정도의 연구 인프라와 역사, 자율성, 지속성이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노벨상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덧붙여 "우리나라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25개 있다면 일본은 기초원천 연구를 수행하는 리켄(RIKEN·이화학연구소) 등은 우리나라보다 최소 2배 이상의 연구기관 규모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도 노벨과학상 수상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로 "출연연의 정비, 지원 등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과학기술계 책임자들은 "인력 규모는 물론 예산 규모도 일본이 우리보다 1.5~2배 정도 크다며, 연구의 질은 그 규모에 비례한다"는 답변을 반복하였다.정말 우리가 노벨상을 못 받는 이유가 노력 부족이거나, 규모의 문제일까? 우선 규모의 문제를 살펴보자. 과학기술계 정부 출연연 25개의 전체 인원은 1만6천명 수준으로 기관별 평균 630여명 수준이다. 가장 인원이 많은 기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 2천100명, 한국원자력연구원 1천200여명이고, 대부분의 기관들은 20%에 달하는 정원 외 비정규직까지 포함하여 200~300명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 융합 연구, 연구의 질을 위한 규모로서는
-
[홍창진 칼럼]마음의 문턱 지면기사
상대방이 호의적이지 않는 이유는생각보다 높은 내마음의 문턱 원인누군가 말문 닫는다면 나를 돌아봐그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관찰하고적극적으로 물어 관계를 회복해야산다는 건 결국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 서로 주거나 받는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를 시작으로 형제, 친구 이어서 학교와 직장 인연까지 평생에 걸쳐 무수한 인간관계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여러 관계 속에 돈이든 마음이든 무엇을 얼마만큼 주고받느냐에 따라 사람의 됨됨이가 평가됩니다. 그 평가에 따라 상처받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지요.나는 이 정도면 많이 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턱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때 상대는 아쉬워하고 아쉬운 표현을 들은 사람은 "너는 내게 무얼 해주었느냐"며 화를 냅니다. 하지만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봐야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서먹해지고 맙니다.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입니다. 그 프로그램은 어떤 관계에 놓인 두 사람이 5분간 대화 없이 눈 맞춤을 하고 그다음 서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제가 본 장면에서는 스물여섯의 미혼모가 일곱 살 난 아들과 출연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는 순간부터 눈물이 그렁그렁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젖은 눈을 쳐다보다말다 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약간 원망이 섞인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눈 맞춤이 진행되기 전에 왜 어린 아들과 눈을 맞추고 싶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사실 엄마는 스물이 채 되기도 전에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 아빠와 그의 집안에서 낙태를 종용해 결국 외부모가 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아빠 없이 홀로 아이를 낳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밤낮없이 일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않고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 날 일곱살배기 아들이 갑자기 가출을 했다는 겁니다. 엄마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었고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 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5분간의 눈 맞춤을 끝낸 엄마와
-
자궁내막증 생리통과 부정출혈 증상이 있다면, 원인 치료가 중요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바깥에 붙어 살게 되어서 염증을 유발하고 유착 반응을 일으켜서 계속되는 생리통, 심한 월경통, 만성적 골반통증과 부정출혈, 배변통, 성교통, 요통, 불임과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적인 여성 자궁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발생되는 자궁내막증은 월경을 하는 여성과 초경에서 폐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생길 있고 최근 젊은 20~30대에서도 자궁내막증 등의 여성자궁질환 발병이 늘고 있고 불임이나 난임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자궁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자궁내막증은 발병 후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발견초기에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증상이 심할 때에는 상당수가 낭종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한 경우도 많다. 그와 반대로 통증 증상이 호전되면, 낭종도 성장이 억제되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유지되거나 혹은 축소되기도 한다. 따라서 종종 증상이 심할 땐 증상 등을 호전 시 킬 수 있는 한방 치료를 받는 것이 병의 진행을 막고 낭종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 한방치료의 장점은 진통제 성분이나 호르몬 성분이 없으면서도 자궁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부작용 없이 증상들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염증이나 유착이 아직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궁내막증 증상은 없으나 혹이 있는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갑자기 증상이 생기면서 커질 수도 있으니 난소 혹의 축소를 목표로 삼아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자궁내막증은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자궁내막증 수술은 내막증의 결과인 복강 내 유착 제거와 난소의 혹 제거만이 가능해 자궁내막증 원인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궁내막증의 재발율이 높은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또 자궁내막증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호르몬 치료로 가폐경 상태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갱년기증상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양한방 통합 진료 시스템은
-
[방민호 칼럼]관전평 지면기사
조국이 문제다·윤석열이 문제다…요즘 나라가 '두쪽… 세쪽' 난 느낌'시비 가리지말라' 부처님 말씀 무색日·北·中·美 앞에서 두패로 갈려 난리패 나눈 어느 한쪽 선택당하지 않길…토요일에는 춘원연구학회 주관의 학술대회가 있었다. 춘원은 이광수의 호, 그러니까 이광수 문제를 연구하는 학회다. 서울여자대학교 정문 앞 어문교육회관이 대회 장소, 필자는 여기서 '김구의 '백범일지'와 이광수'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김구라면 기미년 삼일운동 직후 중국 상하이로 가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한 이래 광복 때까지 독립 투쟁에 헌신한 분인데, 어째서 이 분의 '자서전' '백범일지'가 '대일협력자'로 '악명' 높은 이광수에 의해서 정리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미 김원모 선생 같은 역사학자가 이 문제를 논문으로 밝힌 적도 있지만 역사와 문학이 만나고 항일 독립운동가와 대일협력자가 만나는 이 진귀한 풍경을 명쾌하게 논의하기란 쉽지 않았다.몇 주간 이기웅 선생의 열화당에서 3년여 각고 끝에 2015년에 펴낸 '백범일지' 한글 정본을 가지고 다니며 '상권', '하권', '계속' 편 등으로 이루어진 김구 '직필'의 '백범일지'을 읽다 보니 모르던 사실도 많고 '깨닫는' 일도 많다. 그중에 생각하게 되는 한 가지는 김구 선생이 '한국독립당'을 이끌어 나간 어떤 방침에 관한 것이다. 당시에 한국 독립운동가들은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 등이 여러 갈래를 치며 분립해 있었고 이 분산된 역량을 하나로 모을 지혜가 절실한 터였다. 이때 김구, 이시영, 조소앙, 차리석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한국독립당이 내건 이념은 '독립'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으니 어떤 주의보다 앞서는 가치는 독립일 것이요, 이 독립이 이루어지고서야 민주주의든 공산주의든 그 밖의 어떤 주의든 독립된 사회를 어디로 만들어 가자는 논의가 현실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요, 그러므로 현재는 모든 주의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가치 '독립'을 향해 나아가자는 것이 바로 한국독립당의 취
-
[이남식 칼럼]뉴욕의 새로운 문화중심 지면기사
독특한 구조·다양한 공연 '더 셰드'휘트니뮤지엄 잇는 하이라인 기대힙스터들은 브룩클린으로 이동 중류승룡 등단한 실험극장 '라 마마'한국계미국인감독 '문화중심' 기대1960~70년대에는 뉴욕의 많은 예술가들은 허름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넓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그리니치나 소호 지역에 몰려들었다. 백남준 선생의 스튜디오도 소호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점점 카페나 상점이 들어오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 첼시나 이스트 빌리지, 윌리엄스버그로 옮겨가게 되었다(서울에서도 홍대 앞에서 원남동·성수동으로의 이전이 일어난 것과 동일하다). 예전에는 고기를 부위별로 자르고 가공하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도 휘트니 미술관이 2015년 이전 개관하고 예전의 고가철도를 공원화한 '하이라인'이 들어오면서 뉴욕을 대표하는 갤러리들이 모여들고 있다. 특히 맨해튼 서쪽에 예전에는 철도차량기지로 이용되던 허드슨 야드 (Hudson Yards)를 덮는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는 50~70층의 8개의 대형 빌딩으로 주거, 오피스, 호텔, 쇼핑몰 등의 상업시설을 건축하는 약 30조원이 투자된 미국 최대의 민간개발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맨해튼 서쪽의 허름한 창고나 공장들로 쓰였던 건물들이 재개발되면서 이제는 뉴욕의 중심이 센트럴파크와 5번가에서 허드슨 야드로 바뀌는 듯하다. 특히 이곳에는 '더 셰드'(The Shed: 헛간이라는 뜻)라고 하는 새로운 전시장, 공연장(천장고가 2개 층에 달하는 2개 층의 전시장과 1개 층의 공연장 그리고 이벤트홀)이 올해 4월 개관하여 뉴욕의 새로운 문화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셰드는 건물에 철골로 된 외피를 만들고 이를 레일 위에 얹어 이 구조물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구조로 딜러 스코피디오 렌프로(DS+R) 건축사무소에서 설계하였으며 뉴욕의 하이라인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구조물이 최대한 밖으로 이동하면 공연을 위한 큰 공간이 만들어져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게 된다. 즉 가변식 극장이라 할 수 있다. 구조물을 건물과 겹치게 하면 앞
-
[이영재 칼럼]쇼는 중단되어야 한다 지면기사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등 초특급 뉴스각종 의혹 터져나오는 조국사태에 맥 못 춰2007년 '변양균·신정아 스캔들'과 데자뷰국론 갈리고 정치 천박한 민낯… 결말 뻔해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을 때만 해도 놀랍지도 않았다. 예견됐기 때문이다. 그 후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아열대 저기압이 시간이 흐를수록 초속 50m의 초강력 태풍으로 변해 그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LG 디스플레이가 5년 이상 기능직의 희망퇴직을 한다는 뉴스도, 공적자금 8천억 원이 투입된 한국GM이 파업을 결의했다는 뉴스도 조국 뉴스를 이기지 못한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다는 초특급 뉴스가 터졌지만, 이 역시 조국 앞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조국이 모든 뉴스를 먹어 치워서다.기시감이란 게 있다. 데자뷰.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뜻으로 처음 당하는 사건인데 언젠가 한 번 경험한 느낌이 드는 것을 말한다. 이번 조국 사태가 그렇다. 우리의 기억을 2007년 9월로 되돌려 보자. 당시 우리 사회는 변양균과 신정아 스캔들로 온통 벌집 쑤셔 놓은 듯 어수선했다. 청와대 권력 3위 변양균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미모의 큐레이터와의 스캔들. 검찰 수사 결과 변 실장은 신 씨와 '예일대 선·후배 사이'라는 인연을 계기로 수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로, 사적인 편지를 주고받는 '보통 이상의 사이'로 드러났다. 권력의 힘이 작용해 학위 증명서 등 필수 서류조차 없이 동국대 교수에 임용되고 광주 비엔날레 감독에 선임됐다. 동국대에 대한 예산 특혜지원 의혹, 정부 부처의 미술품 적극 구매 배경 등 각종 비호 의혹도 쏟아졌다. 여기에 관음증을 자극하는 낯뜨거운 기사 폭주로 국민은 넋을 잃었다.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 데 있었다. "깜도 안 되는 의혹이 춤추고 있다"며 언론 보도를 비난했다. 시중에선 3명만 모이면 "대통령이 뭔가 단단히 씌웠다"며 수군거렸다. 그러던 9월 11일. 노 대통령은 긴급 기자간담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