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윤상철 칼럼]불공정의 사회, 불신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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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철 칼럼]불공정의 사회, 불신의 사회 지면기사

    공정·진보 상징 법무장관 임명자자녀 입시과정서 특혜·편법 의혹분노한 20代 청년 후보퇴진 호소대통령은 "나쁜 선례될 것" 훈계개혁 배반 가치 내장 사회는 파산아들과 엄마는 설전 중이다. 대학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모자는 예민해져 있다. 엄마의 눈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아들이 느슨해 보이지만, 아들은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모자간의 대화 아닌 갈등은 길게 이어지지만 세대 간의 균열을 보여줄 뿐이다. 엄마는 걱정 섞인 질책을 하고, 아들은 물려줄 건물이 있는지, 소개해줄(아들 세대는 '꽂아줄'로 표현한다) 인턴이나 일자리는 있는지 항변하면서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이미 아들은 취업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체득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경쟁의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아들은 대학 입시와 군복무를 마칠 때까지 이 사회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부모와 학교로부터 배운 공정성과 정직성의 가치를 부정하지도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사회는 자신에게 반드시 보상하리라고 기대하였다. 이제 불공정한 이 사회에서 살아갈 방법을 깨달은 듯했다. 아마도 아들은 부모의 시대착오적 현실인식이나 사회적 무능력을 탓하거나 스스로 좌절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부모는 아들의 판단과 선택을 그저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 시점에 이른바 최고 대학의 법대 교수이자 공정하고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의 진보적 상징이었고, 젊은 세대의 멘토였으며, 이른바 촛불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사람의 특권적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보통사람들에게는 가시밭길이자 지뢰지대인 고교 이후 의학전문 대학원까지의 입시과정을 그의 자식들은 공항의 무빙워크를 걷는 듯했다. 그 과정에서 온갖 특혜와 편법 등이 동원되었고, 위법으로 의심되는 사안들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사회적 격려가 주어지기도 했다. 20대 청년들은 즉각 분노했다. 직접 관련된 대학의 학생들은 극한의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은 위법이나 불법, 탈법이나 편법을 넘어서서, 가치와 도덕의 아노미에 빠진 이

  • [전호근 칼럼]아침에 도를 듣고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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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아침에 도를 듣고자 하면 지면기사

    바라던 일 이루면 여한 없다던 공자윤봉길, 문자 그대로 목숨 바쳐 거사논어 어떻게 읽었는지 알 수 있어 선서문 말미 적힌 국호 '대한민국'그가 지키려 했던 나라 명명백백논어를 읽다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는 대목에 이르러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매사에 중용을 따르는 공자가 어찌하여 '죽어도 좋다'는 과격한 말을 했을까? 설마하니 도를 듣고 나면 죽어야 한단 말인가? 목숨 바칠 만한 도가 과연 있기나 한 걸까? 공자는 나이 오십에 천명을 알았다고 하니 그때 도를 들었다고 할 법한데 왜 죽지 않고 73세(혹은 74세)까지 살았을까?별의별 의심이 꼬리를 물어 생각이 길어졌지만 이 말을 꼭 죽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아니라 간절히 바라던 일을 이루고 나면 더 이상 여한이 없겠다는 일상적인 의미로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예컨대 나도 한때는 십삼경을 모두 풀이하고 나면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그때도 정말 죽을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이렇게 기억의 한 구석으로 밀려났던 논어의 이 대목이 다시 염두에 놓인 건, 언젠가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장부가 한번 집을 나서면 살아서는 돌아오지 않음)'이라고 적힌 글씨를 보았을 때였다. 처음에는 어떤 허풍쟁이가 저런 허튼소리를 했는가 싶어 아연했다가 종내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글을 남긴 사람이 매헌 윤봉길이었고 그의 삶이 과연 저 말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조문도 석사가의'를 문자 그대로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아, 그렇구나. 죽기를 기약하지 않고는 도를 들을 수 없는 것이로구나. 그렇다면 저녁에 죽고자 함은 아침에 도를 듣기 위해서구나. 이 사람은 논어를 제대로 읽었구나. 논어에 이르길 지사(志士)와 인인(仁人)은 삶을 구하기 위해 인(仁)을 해치는 일은 없고 자신을 죽여 인을 이룬다 하지 않았던가.그는 1930년 3월 6일 고향 예산을 떠나 중국 상해로 망명했는데 2년 뒤 일제가 상해를

  • [이명호 칼럼]그래서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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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호 칼럼]그래서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지면기사

    개인 권리, 공동체 위해 양보됐지만지금 그 반대 작용 나타나고 있어언론의 '무차별 신상털이' 당연시사회분열 등 고질적인 문제 반복전문가 집단 부재가 더 큰 '문제'얼마 전 한 정부부처 위원회에서 간담회 자리를 갖자는 연락을 받았다. 사회적 가치와 정부 혁신이라는 주제였다. 언뜻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동안 내가 쓴 글 등을 읽고 초대하는 것이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고 하여 수락하였다. 미팅 날짜가 가까워 오면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질문에 직접 답을 하는 것보다는 우회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가치를 논하는데 기본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를 중심으로 대화 자료를 준비하였다. 사회적 가치의 세부분야를 보면, 인권, 안전, 건강·복지, 노동, 기회제공·사회통합, 상생·협력, 일자리, 지역사회, 지역경제, 기업 CSR, 환경, 참여, 공동체·공공성 등 13 분야에 달한다. 보편적 가치로 필요한 내용들이었다. 그런데 의문이 드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추구해야 할 시대적 가치로서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가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가지 방면의 접근을 해보았다. 인류 보편성이라는 방면과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라는 방면이었다. 보편성이라는 방면에서 사회적 가치는 개인, 공동체,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라는 3가지 측면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역사적으로 변해왔다. 개인의 측면을 보면 크게 자유와 안전, 생존권이라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해 달라는 것으로 시대를 거쳐 진화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의 민주화 요구는 개인의 권리에 대한 요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의 존중, 즉 자아실현의 공정한 기회와 여건에 대한 요구로 바뀌고 있다.공동체의 측면에서 공동체의 안전과 번영에 대한 요구가 중요했다. 산업화는 부(재화)를 만들어 안전과 번영을 달성하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이 희생되었다. 오염, 양극화, 상대적 박탈감, 갈등 등. 앞으로는 공동체 내의 화합과 협력, 생태와 환경을 고려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

  • [홍창진 칼럼]열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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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진 칼럼]열린 마음 지면기사

    '밥 잘 사주는' 누나·오빠들 인기내 것 내어주는 건 사실 쉽지않아결혼 후 가정 이루면 닫히는 지갑산술적 돈 계산만 하면 친구 떠나베푼 지출 내역 많을수록 더 행복성당의 남자 청년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사람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입니다. 여자 청년들은 밥 잘 사주는 잘생긴 오빠를 제일 좋아하지요. 젊은이들뿐이 아닙니다. 칠십이 넘은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지갑을 잘 여는 사람이 제일 인기가 좋습니다. 밥을 사준다는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내 것을 준다는 기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 것을 내어주는 건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비롯해 주변을 잘 살펴보면 가진 것을 움켜쥐고 끌어안기 바쁠 뿐, 여간해서는 선뜻 내놓지 않는 것이 보통의 모습입니다. 나 혼자 사는 것도 너무 힘겨워 작은 것 하나 나눌 여유가 없다는 사고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습니다.가족조차 나누며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혼 전에는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용돈을 주기도 하고 사정이 어려운 형제가 생기면 없는 형편에서도 서로 돕곤 하지만, 결혼으로 각자 새로운 가정을 이루면 돈 지갑이 닫히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유산이라도 좀 남기면 변호사 비용을 들여서라도 제 것을 챙기기에 안달하지 먼저 나서서 양보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럴 때 유독 공평한 것이 정의라고 강조합니다.천주교 사제로서 암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한결같이 깨닫는 것은 생명의 소중함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간 서로 사랑하며 살지 않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아서 보고 싶은 사람도 많고 해주고 싶은 말도 많은데, 하나같이 바쁘고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피하기만 합니다. 가끔 안부라도 묻는 사람이라곤 병자 방문이라는 성당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찾아주는 성당 신부가 고작입니다. 그러다가 투병생활이 길어지면 가족마저 떠나고 돈 주고 고용한 간병인

  • [방민호 칼럼]사람의 통성으로 역사를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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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사람의 통성으로 역사를 생각할 때 지면기사

    동북부 대지진·후쿠시마 원전 참상日 국민 마음에 큰 구멍 뚫렸을 것'제국'의 총칼 아래 삼십오년 고통조국 산야 잃은 마음은 어떠했을까'아베' 같은 이들에게 묻고 싶은 말3·11 때가 생각난다. 2011년이었을 것이다. 일본 동북부에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정확히 말하면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 동북부를 강타하며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이었다. 그때 한국에서 유튜브가 막 활성화되고 있었다.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하나가 되어 있는 세상에서 나는 한밤 내내 유튜브를 통해서 전달되는 대지진과 쓰나미의 참상을 보고 안타까워했다.재난은 단지 땅이 흔들리고 바다가 밀려오는 것에만 있지 않았다. 미증유의 규모였지만 그렇게 갈라지고 넘어지고 휩쓸려 유명을 달리하는 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아물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연이어 벌어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태는 그날의 일들을 도저히 잊어버릴 수 없는 일들로 만들었다. 모두 네 개의 원자로가 있었고 그것들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작동이 중지되면서 냉각수를 돌리는 기능들이 마비되고 원자로가 달구어지면서 노심이 녹고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원전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풍문에 들으면 원래 곡창지대고 과일도 잘 되는 곳이라 했다. 그 좋은 땅들이 그날 이후 사람이 제대로 들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 나는 그날 일본 사람들의 마음에 큰 구멍이 뚫리고 말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토를 사랑하기는 일본 사람도 한국사람 못지않고 자신들만큼 완전하게 무엇인가를 해내온 사람들도 없다고 생각하는 그네들이다. 그런 사람들로서 뜻하지 않은 원전 사태로 후쿠시마 주변 반경 몇십 킬로미터까지는 아예 버려진 땅이 되어 버렸을 때 그들의 심정은 어떠했을 것인가?필자가 무슨 특별한 동정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면, 이렇게 남이 아픈 일을 당하면 동정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역시 사람의 보편적인 심성에서 우러나는 감정의 작용이라 할 것이다. 사람은 자기 새끼손톱 밑에 조그만 상처만 나도 아려하고 괴로워하는 짐승이다. 하

  • 무더위에 악화되는 하지정맥류, 다리 혈액순환 미리 확인해야
    보건·헬스

    무더위에 악화되는 하지정맥류, 다리 혈액순환 미리 확인해야

    장마철과 함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하지정맥류'로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일어나 정맥이 부풀어오르며 다리 저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혈관질환이다. 무더위에 악화되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과 증상을 파악해야 한다.하지정맥류는 최근 들어 운동부족,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으로 인한 후천적 요인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평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하지정맥류에 쉽게 노출되며 중장년층에서 주로 나타나므로 나이가 들수록 관리가 필요하다.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붓는다면 하지정맥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며 그 외 증상으로는 통증 및 다리 쥐, 가려움, 경련 등과 심각한 경우 색소 침착부터 출혈까지 다양하다.하지정맥류는 조기에 발견될 경우 자세 교정이나 운동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정맥류용 압박스타킹과 같은 의료용 보조 기구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시술 및 수술적 치료로는 경화요법 주사, 혈관 내 시술, 절개 수술 등이 있으며 질병의 상태와 환자의 체질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 염증, 피부 궤양 등 또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하지정맥류는 겉으로 혈관 돌출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다리의 느낌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거나 통증, 발 저림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질환을 의심해보고 전문가에게 상담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초음파 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통해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절개 수술이나 혈관 내 시술 등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진료받는 것을 권장한다.하지정맥류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다리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 [이남식 칼럼]한류의 위기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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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식 칼럼]한류의 위기와 기회 지면기사

    기생충·BTS… '글로벌 인기'속에한일 관계·버닝썬 사태등 저해 요인아이돌의 기본에 대해 재점검 필요소비국의 사회·문화 발전 기여하는'신한류'로 힘찬 전진할 때 아닌가최근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아이돌 그룹인 BTS가 미국의 빌보드차트에서 K-pop 한국가수 사상 최초로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순회공연을 통하여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03년 4월 '겨울연가'가 NHK를 통하여 방영되면서 일본 열도에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영향력에 모두가 놀랐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K-drama로 시작된 한류는 K-pop으로 이어지면서 완전히 전 세계적인 문화 장르로 소비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넷플릭스(Netflix)의 다큐 시리즈인 'Explain'(세계를 설명하다 시리즈)에서는 왜 K-pop이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는지 분석한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을 K-pop의 시발점으로 보며 그 이후 SM, YG, JYP와 같은 전문 프로덕션에 의하여 장기간에 걸쳐 양성된 아이돌 그룹이 일본,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성장하게 되었다. 이는 세계 최고의 작곡, 안무, 뮤직비디오 팀을 동원하고, 유튜브나 SNS를 통한 마케팅 등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을 대응하여 제작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하나의 곡에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섞는 매시업을 통하여 보다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사태 이후 한중 관계나 최근의 한일 관계 등 정치 외교적인 이슈들이 향후 한류에 상당히 마이너스적인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 '버닝썬' 사태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아이돌과 프로덕션의 일탈적인 행태로 말미암아 팬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주면서 한류에 대한 외면을 낳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하여 큰 인기를 얻고

  • [윤상철 칼럼]'없는 것'과 '가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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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철 칼럼]'없는 것'과 '가진 것' 지면기사

    집착·보상 욕구 부르는 빈곤·결핍집단 확산땐 조급증·의구심 낳기도결과의 평등, 사회 발전잠재력 침식강한 열망 오늘의 한국 만든 원동력역사의 변증법 개인·국가 성찰해야최근 주말드라마를 보다가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결핍감이 이후의 삶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지를 새삼 돌이켜 보게 되었다. '어머니를 존경하거나 사랑한 적이 없다'는 남자의 내면에 깔려 있는 결핍이 자신의 딸을 평생 짓누르게 될 걸 걱정하는 다른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갑작스러운 부자들이 자신의 자식을 교육수준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집안사람과 맺어주려는 정략적 결혼이 낳은 파국들은 TV드라마들의 흔한 소재이기도 하다. 빈곤과 결핍이 낳는 '상대적 박탈'이나 '지위불일치'가 가져오는 좌절과 보상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리를 두고 보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에 과하게 집착하고, 스스로 '가진 것'을 가볍게 여기기 쉽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개인 차원의 보상 욕구가 사회 수준의 문제로 확산되면 좀 더 복잡해진다. 제도, 법, 그리고 정책을 통한 사회적 조정의 과정에서 또 다른 불일치를 낳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국민들은 군사쿠데타와 돌진적 산업화를 용인했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유린되었고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산업재해, 그리고 사회안전망 없는 저임금에 시달려야 했다. 국가주의적, 자본주의적 발전전략은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낳았기에 이를 낙수효과가 부재한 이윤주도성장으로 인식하고 노동자를 중시하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나아갔지만 급속한 최저임금인상과 52시간 근무제, 그리고 과도한 복지확장은 경제성장을 지연시킨다. 과도하게 이상적이고 지연된 적폐청산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지만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권력을 활용하여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또 다른 유사 적폐를 낳고 있다.우리에게 없는 것은 더 커 보이고 우리가 이룬 것은 누구나 어느 나라나 다 쉽게 이룰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회의 진화발전과정이라는 생각이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동시에

  • [이영재 칼럼]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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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칼럼]그때는 몰랐다 지면기사

    주변국 사이 갈팡질팡, 구한말과 겹쳐 보여조·청·일·러서 한·미·일·북·중·러로 늘고북한이 핵보유국, 그때보다 복잡하고 험악또 잘못 선택한다면 후세 무능한 조상으로 그때는 몰랐다. 역사는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역사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무조건 외우는 거다." '미친개'란 별명을 갖고 있던 국사 선생님도 박달나무를 허공에 휘두르며 그때 그렇게 말했었다. "백제멸망 660 정말 슬픈데 /고구려도 망했다 668/ 발해건국 699에 번영하다가/ 멸망이 웬 말이냐 926." '연대 강박증'에 시달리던 우리는 윤극영의 동요 '반달'을 개사한 이런 노래도 불렀다. 하긴 당시 시험문제의 수준도 이랬다. '다음 사건을 시대순으로 옳게 나열한 것은 ?'. 그래서 '미친개'가 무조건 외우라고 했을 것이다. 그때는 몰랐다. 역사는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는 걸. '한국사 연표'를 직접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후에 알았다. 기존의 연표를 대충 눈으로 읽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다. 내 손으로 연표를 작성하되 여유가 있어 세계사 연표까지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국사와 세계사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이른바 '일타쌍피'. 가령 '고구려가 낙랑군을 점령한 313년 그해, 콘스탄티누스가 밀라노칙령을 공포해 기독교를 공인하고, 백제를 번성케 한 근초고왕이 죽던 해(375년)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런 식이다. 눈을 감으면 뭔가가 그려진다.그때는 몰랐다. 역사는 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발원지에서부터 바다에 이르기까지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흐름만 알면 역사공부는 끝난 거다. 그래서 연표가 중요하다. 이탈리아 메디치가의 번영으로 피렌체의 르네상스 문화가 절정을 구가하던 1453년, 동방의 조그만 나라 조선에서는 수양대군이 친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하여 김종서와 황보인 등을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한 계유정난을 일으켰다. 권력이 뭐라고, 그걸 잡기 위해 쇠몽둥이로 무자비하게 정적을 제거하고 '피의 축제'를 벌이며 마침내 조카의 목숨까지 빼앗은 그

  • [전호근 칼럼]오지 않은 학생들의 이야기
    기명칼럼

    [전호근 칼럼]오지 않은 학생들의 이야기 지면기사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결석한 학생열외자·꼴찌들의 이야기에 가까워내가 궁금한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모든 것을 던져 이룬 일등의 성취사람들 삶을 보려하지는 않아…지난 학기 학교 축제 기간 중 강의에 출석하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강의를 듣기 위해 한결같이 출석하는 성실한 학생들을 바라보고 정성을 다해 강의했지만 나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왜 결석했을까? 나는 강의 들으러 온 학생들이 왜 왔는지는 궁금하지 않았지만 결석한 학생들의 사정은 무척 궁금했다. 학생들이 강의에 출석하는 이유는 거개가 같을 테지만 결석한 이유는 다 다를 것이었기 때문이다.축제가 끝난 뒤 나는 지난 시간 출석하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무슨 재미난 일이 있어서 강의에 나오지 않았는지 물어보았다.한 학생은 신종 독감에 걸렸는데 친구들에게 옮길까 봐 안 왔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이 학생은 친구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이타적인 이유로 결석한 것이다. 거룩한 학생이다.또 다른 학생은 학과대표로 뽑혀 축구 시합에 나가느라 강의에 오지 못했다고 했다. 시합에 이겼느냐고 물었더니 아깝게 졌다고 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축구에 인저리 타임이 있는 것처럼 내 강의에도 인저리 타임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뛰라고 이야기했다.또 한 학생은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워서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아주 솔직한 학생이다. 자신에게 불리함에도 진실을 밝힌 학생에게 칭찬을 해주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또 어떤 학생은 미리 나에게 사정을 알리고 허락을 구했다. 학교에서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있어 티켓을 신청했는데 운 좋게 당첨되었단다. 무슨 공연인지 물어보았더니 무려 프랑스 오리지널팀을 초청하는 레미제라블 뮤지컬이란다. 나라도 강의 빼먹고 갈 것이라고 이야기해줬다.또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느라 참석하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국가의 정당한 부름에 따른 이런 학생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것이다.결석하지 않고 강의실에 온 학생 중에는 지난밤 학과 주점에서 과음한 탓에 강의시간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잔 학생도 있었다. 내 강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