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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MeToo 운동' 그 이후 주목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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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MeToo 운동' 그 이후 주목할 것들 지면기사

    검찰·문학·영화·연극계 등 전방위로 확산가해자 단죄위해선 '명예훼손죄 개정' 필요'#With You' 되도록 법·제도정비 뒤따라야지난 해 10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카고' 등 명작들을 만든 미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이 여배우 등을 상대로 수십 년 간 성추행과 성폭력을 벌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MeToo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과 성폭력이 폭로되자 미 배우 앨리사 밀라노(Alyssa Milano)는 트위터에서 '#MeToo'운동을 제안했고,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의 유명 배우들이 동참하면서 영화계를 넘어 언론, IT, 스포츠, 정·재계 등을 뒤흔들며 전 세계로 퍼졌다.지난 1월 29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란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하면서 대한민국판 '#MeToo' 운동이 촉발됐다.대검찰청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을 발족, 이번 주 초 안태근 전 국장 소환을 예고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앞서 지난 12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 모 부장검사를 긴급 체포한 데 이어 15일 밤 구속했다.지난해 12월 발행된 '황해문화'에 발표된 시인 최영미의 시 '괴물'도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문단의 원로 시인이 성폭력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 폭로됐고, 최 시인은 지난 17일 SNS에 "1992년 등단 이후 제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했던 남자는 네 명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와 가까운 문인들"이라고 추가 폭로했다.영화계에선 유지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프로그래머가 "영화제 전 고위 간부를 지낸 원로 영화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연극계에선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10여년 전 지방 공연 때 겪었던 일을 공개하

  • [데스크 칼럼]참 오랫동안 기다린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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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참 오랫동안 기다린 봄 지면기사

    문대통령-김여정 만남 전 세계가 깜짝한반도 전쟁위기 끔찍한 상황보다 좋아평화의 싹 트는 봄바람 불었으면 좋겠다봄이 오려나 보다. 그렇게 지독한 추위가 이어지더니 어느덧 봄 기운이 느껴진다. 제대로 봄이 오려면 아직도 몇 번은 찬 바람을 견뎌야 하겠지만, 지난달부터 내내 이어졌던 것같은 매서운 동장군은 이제 거의 물러가지 않았나 싶다. 벌써 몇몇 곳에서는 봄 소식이나 다름없는 '고로쇠 축제' 준비를 한다고 하니 봄이 코 앞인 것은 틀림이 없다.누가 그랬을까. 혹독한 겨울이 있기에 봄이 더 반갑다고. 아마도 추운 겨울만 이어지거나, 더운 여름만 이어지거나, 혹은 살기 좋다는 봄이나 가을 날씨라도 1년 내내 이어진다면 무언가를 기다리는 재미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연중 춥거나 연중 더운 지역에 사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니 맞는 말이겠다. 어쨌든 그렇게 혹한을 지내고 맞는 봄은 더 반갑고도 반갑다.지독한 추위 뒤에 오는 봄은 신기할 만큼 때를 딱 맞춰 남북관계에도 찾아왔다. 당장이라도 미사일이 날아가고 전쟁이 날 것처럼 찬바람이 몰아치더니, 갑자기 훅 하고 훈풍이 불어왔다. 급기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깜짝 놀랄 소식까지 전해졌다.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내려 입국하는 모습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무도 갑자기 찾아온 봄 바람이어서 한편으로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봄이 찾아오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때가 돼서 봄이 온 것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없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지난 시간 동안 북한과 차곡차곡 쌓아놓은 과정이 있었기에 이처럼 봄이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 북한의 전략적인 계산과 국제 정세가 더해졌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이번 훈풍이 그냥 찾아온 게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남쪽을 찾

  • [데스크 칼럼]e-나라도움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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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e-나라도움 하십니까? 지면기사

    기재부 운영 '국가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문화예술인 "지원 받기 너무 어렵다" 불만개통 1년 혼란 여전… 도움 안돼 "폐지를"처음 만나 어색할때 가볍게 화제를 모을수 있는 대화거리가 '날씨'다. 날씨는 어느 누굴 만나건 한 공간내 공통된 조건이고, 큰 이견차가 없기에 동질감을 느낄수 있는 화제로 딱이다. 모두에게 동질감을 갖게할수 있는 대화거릴 찾긴 쉽지 않다.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사안을 느끼는 온도차가 다르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봤을때 요즘 문화예술계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선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바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이다. 출입처나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때면 으레 '오늘은 뭘로 얘길 풀어가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요즘은 '안녕하세요?' 인사하듯 'e나라도움하세요?'라고 첫마디를 시작하면 술술 얘기가 전개돼 이슈거리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열이면 열 모두 짜놓은 듯 한목소리로 주제거리에 화답한다. 공통된 대답은 "어렵고, 힘들다.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누굴위한 것이냐."지난해 1월 (1차)개통한 e나라도움은 간단히 말해 '국가보조금을 단 1원이라도 지원받는다'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다. 더 정확히 말해 운영부처(기재부)가 공식 정의한 개념은 '국고보조금의 예산 편성·교부·집행·정산 등 보조금 처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 정보화해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조금이 꼭 필요한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모든 국가보조금 사업에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시스템인 것이다.시스템의 시작은 지난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12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그 핵심과제로 e나라도움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 첫걸음이었다. 이후 2015년 10월 기획재정부 내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구축추진단'이 설치됐고, 이듬해인 2016년 12월 e나라도움 구축과 운영의 근거를 마련한 '보조금 관

  • [데스크 칼럼]"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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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면기사

    지방선거 앞두고 후보자 서로 잘났다고 야단국민위해 결정적 순간 희생할 각오 돼 있는지"정치판에 방해"… 떠나려는자 오히려 잡아야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영국인들의 가슴을 적셔 온 희생정신의 상징 언어다. 주인공은 로렌스 티투스 오츠(1880~1912). 오츠는 영국인들의 우상이 된 로버트 스콧(1868~1912)의 남극 탐험대원이었다. 로버트 스콧 탐험대는 비록 노르웨이 출신의 로알드 아문센보다 1개월 정도 늦게 남극 극점에 도달하는 바람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영국인들에게는 이미 국가적 영웅이었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는 아문센이 가져갔지만 국민적 위상에서는 스콧이 뒤지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귀환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은 스콧 탐험대의 '영국 신사도적 마지막 모습'에 있었다. 미국도 1950년대 이후 남극 극점에 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데, 그 이름이 아문센-스콧 기지다.스콧 탐험대에서 말 관리를 맡았던 오츠는 남극점 도달 이후 귀환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동료들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강력한 폭풍설에 휘말려 대원 모두가 위태로웠다. 오츠는 스콧 탐험대의 귀환에 자신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동료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해야 한다고 작정했다. 탐험 대장인 스콧에게 말했다.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오겠습니다.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츠의 이 마지막 말은 스콧의 일기에 적혀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졌다. 스콧 일행도 끝내 귀환하지 못하고 남극에서 생을 마쳤다. 안전장소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였다.영국 국민들은 오츠가 스스로 탐험대에서 벗어나 목숨을 버림으로써 탐험대를 살리려 한 그 숭고한 희생정신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그 마지막 말에 담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조심스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틀렸으니 먼저들 가세요"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올 터인데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니 기다리지 말고 떠나라는 말이었다. 코끝이 찡하다. 우리는 어느 조직에 있든지 간에, 나 자신

  • [데스크 칼럼]제사와 상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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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제사와 상투 지면기사

    허생원 시절 양반같이 돈에 집착 불법 저질러역대 권력자 깨끗한 임기 마무리 약속했지만의지·실천없어 우리사회 병폐 나아지지 않아'한양 부자 변 씨에게 일만 냥을 빌린 허 생원, 과일과 말총 장사로 큰돈을 벌어 무인도를 사다.'17세기 후반 조선 팔도를 뜨겁게 달군 희대의 경제사건이 벌어졌다. 무일푼으로 끼니조차 잇지 못하던 생원 한 명이 단시간 내 100만 냥을 벌어 도적무리를 교화해 먹거리와 살 곳을 마련해주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다는 얘기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조선 후기 부(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허 생원의 일화는 대략 이렇다. 가난한 살림에 글만 읽던 허 생원은 어느 날 돈을 벌어 오라는 부인의 핀잔을 듣고 한양 최고 부자인 변 씨에게 만 냥을 빌린다. 그는 경기도 안성으로 내려가 모든 종류의 과일을 모조리 사들였다. 그러자 과일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허 생원은 갖고 있던 과일을 시장에 내다 팔고 목돈을 쥐게 된다. 허 생원은 이 돈을 들고 제주도로 가서 말총(선비들의 상투에 쓰는 망건의 재료. 말의 목에 있는 갈기나 꼬리에 있는 털)을 모두 사들였다. 그는 상투를 틀지 못한 선비들에게 말총을 비싸게 팔아 또 한 번 큰돈을 번다.허 생원은 그렇게 번 돈으로 섬 하나를 산다. 그는 도적들을 찾아가 소 한 마리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와서 자신이 사들인 섬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온 나라의 도적들이 섬으로 들어가자 나라가 조용하고 평화로워졌다. 이곳에서 도적들과 3년간 농사를 짓던 허 생원은 지금 일본의 나가사키(長崎)에 흉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거둔 곡식을 팔아 백만 냥을 벌었다. 그는 이 돈으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변 씨에게 빌린 돈의 열 배인 십만 냥을 갚는다. 연암 박지원의 한문 소설인 '허생전(許生傳)'의 한 대목을 살짝 각색해봤다.허 생원은 '사재기'와 '독점'으로 큰돈을 벌었다. 요즘 같으면 '도덕적 해이'나 '불법성 투기'라는 비난을 받았을 법한 일이다. 사안에 따라선 처벌받거나 과징금을 물 수도 있다. 그러나

  • [데스크 칼럼]정현이 더 빛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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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정현이 더 빛나는 이유 지면기사

    '비인기 종목'·'동호인 스포츠' 굴레 못 벗어후원사 구하기 힘들고 정부 지원 부실한 실정유망주들 세계적 선수 위해 국민적 관심 절실지난 한 주, 국내외적으로 여러 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었다.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정현은 '4강(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테니스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역대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세계랭킹과 상금에서도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을 넘어섰다.그러나 무엇보다 정현 선수가 더 빛난 것은 테니스 불모지에서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비인기 종목' '동호인 스포츠'라는 굴레에 둘러싸여 있다. 후원사를 구하기 힘들어 선수들이 자력으로 훈련비 등을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는 이미 알려졌고, 엘리트스포츠로 자리잡기에는 여타 종목에 비해 그 지원이 부실한 실정이다. 테니스부를 운영중인 초중고교 숫자도 적지만, '그러잖아도 좁은 운동장에 테니스 전용구장을 만들어 테니스부를 운영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특혜주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일부 학부모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우리 테니스계의 현실이다.처음엔 테니스가 '비인기종목'이라는데 반신반의했다. 주변에 동호인들도 꽤 있고, 테니스장도 간간이 볼 수 있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정현 경기 관련 취재를 지켜보며 실감하게 됐다. '동호인 스포츠' '비인기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것을.언론에서는 지난주 정현의 '신화' '역사'쓰기를 따라가며 그와 관련된 신드롬을 분석하고, 그의 스토리부터 가족관계 등 모든 것에 집중했다. 경인일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그의 경기가 열리는 날엔 기자들이 그 열기를 담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시민들의 열띤 반응을 생각하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 22일 펼쳐진 정현과 前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와의 16강전이 그랬고, 24일 오전 11시 테니스 샌드그렌과 벌어

  • [데스크 칼럼]음악플랫폼에 음악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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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음악플랫폼에 음악이 없다니… 지면기사

    인천음악플랫폼, 준비 안된채 시 요구로 개관지방선거 앞두고 치적 과시용 전락해선 안돼진정 플랫폼다운 기능 발휘하는 날 기대한다플랫폼(platform).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다. 부끄럽게도 20여년 전 대우자동차 사태를 취재하기 전까지 기자는 플랫폼에 대해 기차역의 승강장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골격'이라는 특화된 의미를 몰랐기에 '플랫폼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처음에 생소하기만 했다. 그런데 플랫폼은 기차역이나 자동차산업에서만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었다.요즘에는 플랫폼이 컴퓨터나 IT 또는 경제용어로 고착화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는 기초를 이루는 시스템을 플랫폼이라 말하고 인터넷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네트워크상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출연하더니 이를 기반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경제활동을 말하는 '플랫폼 경제'라는 용어도 상용화된 지 오래다.이처럼 많은 분야에서 플랫폼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그 응용의 폭이 본래의 뜻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기차역의 승강장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치가 창출되는 유무형의 기반 또는 공간이 있다면 이를 플랫폼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싶다.얼마 전 인천에 또 하나 새로운 분야의 플랫폼이 생겼다.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 둥지를 튼 '인천음악플랫폼'이다. 플랫폼이라는 시사성 강한 용어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을 열기 전부터 눈길이 갔다. 음악플랫폼이라는 명칭에서는 뭔가 아우라가 풍기는 듯했다. 그만큼 시민(수요자)과 음악인(공급자)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의 문화자생력을 키우는 데 '기본 골격'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시아 음악도시 중심'이라는, 인천시가 제시하는 인천음악플랫폼의 비전도 기대감을 부풀렸다.그러나 개관 다음날 정작 음악플랫폼을 둘러보니 딴판이다. 인천음악자료관에는 의자와 탁자만 덩

  •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선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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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선거의 의미 지면기사

    지방선거, '적폐청산' vs '정치보복' 맞설 전망야, '무능정권 심판론' 거론 민심 되찾기 복안한국당, 3연패땐 '보수진영 궤멸' 절박한 심정전국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축소판인 경기도지사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는 인구 1천300만명으로 전 국민의 4분 1이 몰려 있는 데다 경제적 영향력은 이보다 더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서울·인천시장 선거보다 관심도가 높다. 특히 수도권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4년 주도권이 달려 있다. 야권은 붕괴위기에 몰린 보수재건의 기틀 마련이 절실하다. 따라서 여야 모두 명운을 걸고 피할 수 없는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반을 훌쩍 넘는 대통령 지지율을 토대로 경기도지사 선거 등 이번 수도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흔들림 없는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보수 재건의 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라는 양극단 정당에 피로감을 느낀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 같은 위기감 속에 여야 주요정당은 인물론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할 태세이다.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야말로 인물론이 승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민주당은 외부 수혈보다는 기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도내에선 지지도가 높은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국회의원, 양기대 광명시장이 본선행에 오르기 위한 경선행 열차에 탑승해 있다. 본선보다 어렵다는 당내 경선을 누가 통과할지 주목된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높아 당선 가능성 보다는 누가 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느냐는 '충성심'이 키 포인트이다.반면에 자유한국당은 최근 복당한 남경필 지사가 유력후보군으로 등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남경필 지사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을 후보군으로 놓고

  • [데스크 칼럼]'1987', 그리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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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1987', 그리고 '지금' 지면기사

    영화 '1987' 뜨거운 열풍 민주주의 정착 '정주행'군부 독점 수직·비대칭 권력 수평적으로 환원해현 정당들 이념 대립 매몰 '민주적 대칭성' 망각지난해 말 30년 만에 소환된 역사, '1987'의 열풍이 지금까지 뜨겁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 1987년 대한민국. 굳이 영화로 되새김질 할 필요도 없이 가슴과 뇌리에 각인된 영상을 떠올리기만 해도 그때 그 광장의 뜨거운 감성이 솟구치는, 한국인만 공감할 수 있는 매우 각별한 시공간이다. 공권력이 시민 박종철을 타살한 이후 1987년 한해에 이어졌던 민주화 과정은 압축성장에 익숙했던 한국인에게도 현기증 날 정도로 전면적이었고 신속했다. 전두환의 4·13 대통령 간선제 호헌조치에 국민은 6월 민주항쟁으로 저항했다. 그 과정에서 연세대생 이한열이 목숨을 잃었고, 이한열을 대신한 국민이 거리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그러나 노태우의 대통령 당선으로 마침표를 찍은 '1987'의 종장은 얼마나 적막하고 고요했던가. 야당 후보들의 분열로 인해 즉각적인 민정시대를 열지 못한 채 반군반민의 과도기를 거쳐야 했으니,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국민의 헌신이 허탈해졌다.체제 전복은 한 순간에 가능하지만 신체제의 안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1987'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를 거쳐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7명의 대통령이 등장한 30년은 민주주의 체제 정착을 위한 국가제도의 정비, 사회구조의 조정, 국민인식의 전환기였다고 봐야 한다. 이제 시작인 문 대통령을 제외하면 6명의 대통령이 이끌었던 각각의 정부는 이런저런 공과에도 불구하고 거시적 관점에서는 1987년 시작된 신체제의 안정적 지속을 위한 역사적 소임을 나누어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 개인의 능력은 늘 의심받았을지라도 정부 그 자체로는 1987년 6월 정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라는 1987년 신체제의 정신 내에서 정주행을 멈춘 적이 없었다. 박근혜 탄핵은 1987 정신에서 벗어나 역주행한 통치자의 말로를 보여주는

  • [데스크 칼럼]금연 그 어려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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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금연 그 어려운 길 지면기사

    하루에 한갑 반씩 35년째 피웠던 담배보건소 도움으로 지난해 4월 6일 끊어흡연 즐거움 대신 10분 사색은 지금도담배를 끊어보려고 합니다. 흡연을 시작한 지 35년만입니다.멋있어 보였습니다. 고교 졸업 후 재수생 시절, 입시학원 옥상에 모여 쓰고 매운 담배 연기를 하늘을 향해 내뿜었습니다. 80년대 초반 대학시절 담배는 멋 자체였습니다. 저의 흡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이후 입대해 논산훈련소에서 한 달 15갑 지급됐던 은하수 담배는 훈련 중 조교의 "담배 일발 장전" 명령에 따라 휴식과 함께 했습니다. 당시 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물고 있는 '말보로' 담배광고는 젊은이들의 선망이었습니다. 또 선글라스를 낀 홍콩 주윤발의 담배 피우는 모습에 반해 담배를 배운 친구들도 있었습니다.흡연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진 이미지로 가공돼 젊은이들을 움직였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주윤발 발(發) 흡연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그는 출연영화에서 성냥개비를 물고 연기를 했습니다. 다국적 담배회사는 피우면 죽는다 해도 담배를 피우고 싶어질 만큼 멋있게 광고를 제작했고, 흡연하는 멋진 모습으로 젊은이들을 깊은 함정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했습니다.당시 사회적 분위기나 담배에 대한 이해도 흡연을 부추기는데 한몫 했습니다. 시외버스와 좌석버스, 심지어 스쿨버스에도 좌석 뒤쪽에 재떨이가 부착돼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흡연을 지속해 왔습니다. 도파민의 분비가 순간 쾌감을 부추겨주고 하늘을 향해 내뿜은 담배 연기는 응어리진 스트레스를 담아 퍼져나갔습니다.그러나 이것도 독극물인지라 이겨 내기 위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밤새 술 마신 사람처럼 속풀이 국물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체내에 축적된 니코틴, 타르 등을 배출시키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체의 자구책이었던 것 같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끊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몇 번이나 다짐했습니다. 과도한 흡연으로 피로가 누적돼 상쾌한 아침을 맞아보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건강뿐이 아닙니다. 담배냄새와 가래, 담뱃값, 라이터 피해 등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습니다. 실패의 연속이었